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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학, 아뜰리에 나무(Lee, Soo Hag․Landscape Architecture Atelier Namoo)
    인문학적 풍경 01, 이국의 땅에서 시인 정끝별이 이야기했듯 "허수경 시인은 울음 같은, 비명 같은, 취생몽사 같은 시집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직후 독일로 휘리릭 날아가버렸다. 1990년대 초반이었고, 시인의 생부가 돌아가시고 난 직후였다. 동안에, 대책 없는 맨몸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국의 땅에서 고대근동고고학이란 생소한 학문을 공부했다. 독일에서 써내려간 그녀의 네 번째 시집인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문학과지성사, 2005) 말미에는 "고고학적 상상력과 시"(성민엽)라는 제목의 해설이 붙어 있다. 문학을 위해 고고학을 공부했다던 그녀는 이제 다시 문학의 자리로 돌아온 듯하지만, 몸은 아직도 이국의 땅을 딛고 있다. 어떤 인터뷰에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의 형식을 택하는 것"이라며 "삶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식 가운데 시야말로 가장 강력한 형식"이라고 말했던 그녀의 글에는 적지 않은 울림이 있었고, 때론 결연함이 때론 처연함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의 『초벌그림을 그리다』(도서출판 조경, 2006)에 실려있는 “고고학적 풍경 02”란 타이틀이 붙어 있던 ‘전곡선사박물관 국제현상설계’ 출품작을 들여다보며 허수경을 떠올리지 못했다. 인터뷰 중에도 허수경이 먼저 생각나지 않았다. 그가 그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녀가 배운 고고학에 대해, 고고학적 상상력에 대해서 언급하자 그제서야 고고학적 풍경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터뷰 때 나눈 허수경에 대한 이야기는 이게 전부였다. 아 그러고보니 그의 가방에 들어있던 그녀의 첫 번째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실천문학사, 1988)가 있었다. 그래도 그날의 주연은 오규원이었다. 그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오규원이 최고라고 했다. 그런데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계속 허수경이 맴돌았다. "나에게 조경은 한 편의 시와 같다"던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기에 오규원의 시로부터 풀어가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독일어도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그야말로 홀연히 독일로 떠나버린 허수경을 생각하며 늘 궁금했듯이, 그에게도 비슷한 궁금증이 생겨서 그랬을까? "갓 배운 언어를 익히면서, 슈퍼마켓에서 산 생필품 꾸러미를 작은 몸으로 끙끙대고 나르면서" 적응한 독일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을 때, 허수경은 어느 인터뷰에서 (독일로 떠났을 때를 돌아보면서) “20대가 저무는 나이였고 그대로 있다간 굳어버리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며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나를 내몰았다”고 했다. 남기준_프랑스 유학 이야기부터 해보고 싶다. 전에 들었거나 전해들은 바를 종합해보면, 입학 통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야말로 무작정 떠났다. 나 같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불어는 원래 잘 하는 편이었나? 이수학_그 어처구니 없음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놀라울 뿐이다. 유학 갈 형편도 아니었고, 실력도, 돈도 없었다. 불어는 유학 떠나기 전 석달 동안 학원 새벽반을 다닌게 전부다. 그 덕분에 프랑스에 도착한 다음 1년 후에야 입학할 수 있었다. 발단은 후배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였다. 미국 유학 준비를 다 끝내 놓고 출국날짜만 기다리고 있던 후배가 그랬다. "선배는 유학 안 가나?" 그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며칠을 몸살을 앓았다. 소금쟁이처럼 쉽게 움직이며 사는 삶에 대해서 늘 이야기했었기에, 가서 굳이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그냥 시간을 보내고 올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철저하게 준비해서 떠난 유학이 아니었다. 남기준_그럼 그렇게 불현듯 홀연히 떠난 프랑스에서의 시간들은 만족스러웠나, 아니면 실망스럽고 힘들기만 했나? 프랑스 라빌레뜨 건축학교와 고등사회과학대학원이 공동개설한 "정원·경관·지역" 데으아(D.E.A.) 학위를 받았는데, 무엇을 배우고 얻었나? 이수학_사실 설계를 배우고 싶어서 떠났는데, 이론만 실컷 배웠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론 다행이다 싶다. 선생님이 모두 다섯 분이었는데, 건축사회학, 지리학, 유럽의 생태, 정원의 역사, 서양에서 경관이란 무엇인가, 동서양 비교 경관론, 설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조경이론들을 배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선생님 다섯 분이 모두 자기 책이 있었고, 거기에 자신만의 이론이 담겨 있었고, 그 책이 곧 교재이자 수업의 전부였다는 점이다. 사실 그래서 불어 실력이 부족해도 어느 정도 수업을 따라 갈 수 있었다. 또 라쉬스 교수가 작품을 발표하면 다른 교수들이 그의 작품에 대해 아티클을 발표했다. 그 글들을 모아 펴낸 책도 있을 정도인데, 그렇게 이론과 실제가 끊임없이 만나는 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공고히 다져나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물론 시트로엥 공원을 설계했던 질 끌레망처럼 다른 이들의 작품에 대해서도 의견을 표명하고 글을 발표했다. 그때 거창하게 이론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생각들이 나중에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커져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완전히 무작정 떠난 것은 아니고 한 가지를 가지고 갔다. 좀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바로 창덕궁 후원이었다. 학교 다닐 때 한번 갔었고, 유학 가기 바로 전에 친구를 따라서 한번 더 가볼 수 있었는데,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아무튼 정말 너무 좋았다. 그래서 창덕궁 후원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여러 책들을 뒤적거렸는데, 기존의 정원 관련 책에는 내가 원하는 대답이 없었다. 나중엔 아트란띠끄 정원만을 소재로 논문을 완성했지만, 처음엔 창덕궁 후원과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생각했었기에, 프랑스에 있는 동안 끝까지 놓지 않은 연구 주제가 결국 창덕궁 후원이 되었다. 공부를 하는 동안 파리에 있던 한국문화원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그곳엔 영인본 홍재전서부터 시작해서 내가 필요로 했던 기본 자료들이 모두 있었다. 결국 창덕궁 후원에 대한 공부가 조선의 역사로까지 확장되었고, 라쉬스 교수를 비롯 여러 선생님들의 이론적인 안목이 어느새 내게로 전해졌는지, 나중엔 작지만 나름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결과도 내놓을 수 있었다(한국조경학회지에 수록된 “창덕궁 후원의 경관에 관한 소고”). 기존의 책에 원하는 대답이 없다고 해서 과연 내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국이 아닌 프랑스에서 새로운 창덕궁 후원과 만나게 된 셈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점이 큰 장점이 아니었나 싶다. 지리적 거리가 어떤 사실을 굉장히 객관화시켜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 프랑스에 있는 동안 '한국은 일본과 중국과는 무엇이 다르냐?' 우리는 공자나 맹자, 노자의 사상을 마치 우리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프랑스인들은 '그건 중국 것이 아니냐'면서, 한국의 사상은 무엇인지 물어왔다. 그런가하면 산수화에 대해서도 중국과 일본, 한국의 차이점을 알고 싶어했다. 그런 상황들 덕분에 프랑스에 있으면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고, 우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는 시도들이 이어졌고, 탁월한 식견이 돋보이는 김윤식의 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옥성 안-바롱의 한국 산수화에 대한 글에서 몇 가지 단서들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정리된 것들이 발표한 논문 이외에 더 있는데, 게으름 때문에 모두 정리하진 못했다. 다시 해야되는데 이러고 있다.
  • 좋은 공원, 준 콜우드 파크 설계공모(June Callwood Park Design Competition)
    준 콜우드(June Callwood) 준 콜우드는 자신을 기념하는 공원이 어떠한 공원이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2007년 82세의 나이로 사망한 준 콜우드는 캐나다의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사회 활동가였다. 언론인으로써 살아온 지난60년 동안 콜우드는 2천편이 넘는 글과 칼럼을 잡지와 신문에 투고했고 여러 편의 책을 저술하였다. 또한 그녀는 저명한 TV 프로그램의 진행자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언론인으로서의 활동보다도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사회 활동가로서의 자취였다. 그녀는 사회적 빈곤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왔으며 특히 어린이들과 여성들의 인권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1960년대 후반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디거 하우스를 시작으로, 1974년에는 캐나다 최초의 여성 보호 시설 중 하나인 넬리스를, 1982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제시스 센터를, 1988년에는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케이시 하우스를 설립하였다. 이외에도 그녀는 크고 작은 50여개의 사회 복지 단체를 설립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평생을 싸워온 그녀에게 "캐나다의 양심," "캐나다의 마더 데레사," "성녀 준"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2005년 토론토시는 그녀를 기념하여 새로이 지어질 작은 공원에 그녀의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하였다. 준 콜우드 파크는 West8의 안이 당선되어 얼마 전 준공된 센트럴 워터프론트의 서쪽에 해당하는 포트 요크 지역에 있다. 이 지역은 캐나다 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 그리고 토론토 시가 2000년도에 계획하여 착수한 워터프론트 개발 사업 중 2단계에 속한 지역이다. 아직 대상지의 주변은 본격적으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토론토 시는 워터프론트 개발 사업과 함께 이 지역이 급격하게 성장하리라 예상을 하고 공원의 부지를 설정하였다. 준 콜우드 파크는 남쪽으로는 12 헥타르 규모의 콜로네이션 파크와 온타리오 호수를 면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토론토의 중요한 역사적 유물인 포트 요크와 이어져 있다. 남북으로 긴 선형의 이 준 콜우드 파크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원이면서 동시에 포트 요크와 호수의 워터프론트를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토론토 시는 이 공원의 디자인 안을 현상 설계를 통해 뽑기로 결정하고 기본적인 지침 사항을 발표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준 콜우드의 바람에 따라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최종 결선 작품에는 네 개의 회사가 뽑혔다. 토론토의 건축사무소 gh3, 역시 토론토에 기반을 둔 캐나다의 유명한 조경가인 자넷 로센버그(Janet Rosenberg & Associates), 마샤 슈왈츠의 파트너였던 샤우나 질레스-스미스가 독립하여 차린 그라운드와 토론토의 PMA, 토론토의 dTAH와 함께 한 뉴욕의 발모리 어소시에이츠, 이렇게 결선에 오른 네 개의 작품 중 gh3의 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 노량진, 흑석 뉴타운 푸른공원 조성 아이디어 공모
    서울 동작구청은 뉴타운 개발에 따른 기존 도시모습의 보존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내 노량진, 흑석뉴타운 지구 내 들어설 푸른공원을 ‘과거의 흔적’ 보존을 테마로 하는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노량진 노들나루공원과 흑석 어울공원에 대해 공원 설계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일반부문과 전문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공모에서는 두 공원 모두 (주)전통조경이엔지의 안이 전문부문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본지는 당선작을 소개한다. 노량진 노들나루공원 당선작 _ 노들의 기억을 걷다…: (주)전통조경이엔지설계참여자 _ 대표 박복만, 김경훈, 유원근 위치 _ 노량진 뉴타운 지구 내 | 면적 _ 16,122㎡(폭 30~50m, 길이 600m) 흑석 어울공원 당선작 _ 문화를 담는 삶의 그릇: (주)전통조경이엔지설계참여자 _ 대표 박복만, 김경훈, 유원근 대지면적 _ 12,209㎡ | 조경면적 _ 4,890㎡(녹지율 40.8%) | 도입수종 _ 느티나무, 소나무, 양버들, 메타세쿼이아 | 주요시설 _ 문화복합시설, 빛담길, 기억의 길, 흔적의 길, 빛내림 광장
  • 의정부 역전근린공원(캠프 홀링워터) 조성계획 현상설계 공모
    경기도 의정부시는 미군부대(캠프 홀링워터) 이전 부지를 활용하여 의정부역 역세권 지역에 의정부의 상징성·기념성·예술성 등 창의성이 있는 경관을 보여줄 수 있는 도심형 공원을 조성하고자 현상공모를 시행하고 지난 7월 31일 당선작을 발표하였다. 이에 당선작으로 선정된 (주)동명기술공단+(주)씨토포스+최신현의 안을 소개한다. 당선작 _ 도심 숲 속 행복 찾기: (주)동명기술공단(정주현)+(주)씨토포스(김윤제)+최신현(영남대 교수)설계참여자 _ (주)동명기술공단(정주현 전무, 김종국, 이종원, 김웅범, 김희정)+(주)씨토포스(이대영 소장, 김동원 팀장, 홍광호, 손명보, 정혜령, 정훤용, 김지환, 조민혜, 한승욱, 김현) 디자인 컨셉 _ 도시 속 가장 유연한 땅을 만들다-녹색을 칠하다: 미군기지 터에 새로운 색을 입힌다.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 보다 미래에 더욱 짙은 녹색으로. 그 색은 시간의 지남에 더욱 짙어지고 풍요로운 색으로 성장해 나간다. -활동을 그리다: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고, 한 발자국 거리의 담 너머로 완벽한 분리와 전혀 다른 모습과 문화로 가득 찼던 이곳에 우리들의 활동을 그려낸다. 자유롭고, 같은 모습으로 우리들의 마당의 모습으로 다시 그려진다. -녹색 일상을 경험하다: 녹색 대지 위에 펼쳐지는 활동은 나의 이야기이자, 내 생활의 일부가 된다. 내 집 앞마당이 되고, 사람을 만나는 장소가 되고, 일상의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추억의 장소가 된다. -의정부 도시의 표정을 갖다: 의정부의 새로운 얼굴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 표정은 매 순간 바뀌게 된다. 사계의 표정, 밤과 낮의 표정, 세월의 표정까지 시간과 세월로 의정부 도시만의 표정을 갖게 된다. -기다림-설레임이 되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도,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도 이제는 설레임이 된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간직한 이곳에서의 기다림과 10년 후의 공원모습을 기다림도 마냥 설레인다. 사업명 _ 역전근린공원(캠프 홀링워터) 조성사업|위치 _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42번지 일원 | 면적 _ 29,000㎡|공원 녹지율 _ 60.2%|시설율 _ 39.8%|건폐율 _ 2.0%
  • 아이반 힉스의 인첸티드 포레스트(Ivan Hicks & Enchanted Forest)
    정원은 살아서 움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여야 한다. 따라서 살아 있는 정원, 사람의 행위와 관념이 투영되는 정원은 변화해 간다. 정원에 있는 공간과 이에 대한 개념은 발전되거나 새로이 정원 속에 첨가된다. 이러한 변화의 좋은 예로 그룸브릿지 플레이스가 있다. 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고전적인 대저택 중의 하나인 그룸브릿지 플레이스는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1632-1723)의 친구인 필립 팩커의 작품이다. 팩커가 1640년대 유럽여행을 한 이후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디자인 한 것으로 주랑과 정원에 있는 정형적인 수로가 이탈리아의 영향을 증명해 주고 있다. 저택은 완공 직후 훼손되었다가 곧바로 1660년대에 찰스2세에 의해서 복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정원은 이후에 필요에 따라 많은 곳이 첨가되고 확장되었다. 전체적인 정원은 저택을 둘러싸고 있는 정형식 정원과 인근의 숲에 새로이 조성된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19세기에 만들어진 드렁큰 가든은 셜록 홈즈 소설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가장 좋아 했던 곳으로 소설의 무대이기도 하였다. 정형식 정원을 나와 래버린스를 지나 포도밭을 가로 질러 언덕위로 올라가면 저택으로부터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 아이반 힉스의 인첸티드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낡은 문이 나온다. 이 문을 통과하면 바로 힉스의 익살스러우며 매력적인 정원이 시작된다. 인첸티드 포레스트는 길고 어두운 숲길을 지나오면 골짜기에 물길을 따라 여러 주제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 정원이다. 봄이면 블루벨이 만발한 숲길을 빠져나오면 골짜기의 상단부에 고대부터 내려온 아주 오래된 숲을 표현하기 위하여 호주로부터 나무고사리를 들여와 골짜기를 만들었는데 이는 원생적이며 이국적인 느낌을 발산하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골짜기 아래로 이끈다. 골짜기의 양 옆으로 조성된 여러 정원은 인디안의 천막, 집시들의 마차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정원과 신화나 신비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일련의 정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에 관한 정원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해신인 넵튠의 조각이 있는 블루 풀부터 시작된다. 골짜기의 물길을 따라 내려오면 힉스의 판타지 정원인 서펜츠 래어를 만나게 된다. 신성한 연못과 신성한 뱀의 이야기를 담은 전설을 표현한 정원으로 아이들의 흥미와 초현실적인 정원예술을 매력적으로 구성해 놓은 정원이다. 이곳의 뒤쪽 숲 속으로는 더블 스피럴이 조성되어 있다. 두 개의 나선형으로 디자인된 이곳은 삶과 자연이라는 상호 교차적인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이 정원을 뒤로 하고 조금 더 골짜기를 내려오면 켈틱의 나무에 관한 신화를 바탕으로 조성된 미스틱 풀이 있다. 물위로 돌출된 동물의 해골과 옹이가 있는 여러 개의 나무뿌리줄기는 우주의 질서에 관한 인식을 표현하고 있으며 검은 물위에 걸린 버드나무가지로 만든 고리와 연못위에 걸린 반짝이는 유리조각들은 미풍에 흔들리며 햇빛을 반사하여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효과를 나타낸다. 힉스는 이곳에서 본인의 정원을 보며 방문객이 인생의 의미를 숙고해 볼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골짜기의 하단부 저수지를 지나면 힉스의 익살이 반영된 거대한 공룡알이 있는 공룡 둥지를 만나게 된다. 윌로우 나무가지로 엮은 서양공룡과 산책로 주변의 벤치를 공룡의 뼈 모양으로 만들어 놓아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 물향기수목원 물방울온실
    조경설계․시공: 에스빠스조경(주) 건축설계: Acon건축건축시공: GM월드건설(주)위치: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물향기수목원 내규모: 1동 1,132㎡공사기간: 2008. 1-2009. 5자료제공: 에스빠스조경(주) 지난 2006년 5월 문을 연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 내에 최근 물방울온실이 개장했다. 아열대 식물의 종 보존 및 볼거리 제공과 전시․교육공간 확충을 목표로 건립된 물방울온실은 겨울철에는 윈터가든의 역할도 맡게 된다. 유리온실의 전체적인 형상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조성된 물향기수목원의 핵심 아이템인 물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조성되었는데, 큰 물방울과 작은 물방울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다. 또 진입부분의 바닥포장도 물방울이 퍼져나가는 동심원 형태로 꾸며졌다. 진입부가 있는 큰 유리온실에는 아열대식물원, 유실수원, 향기원, 수생원 등이 마련되어 있고, 이웃한 작은 유리온실에는 토피어리원, 선인장원, 식충식물원, 칼라원, 난 작품 공간 등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메인 공간에는 수생원과 함께 폭포와 연못, 계류가 조성되어 있어 청량감을 더해주고 있으며, 폭포 상부로 관찰데크가 연결되어 있어 유리온실 내부의 전체 조망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폭포 하부로도 동선이 나 있어, 쏟아지는 폭포 물줄기 너머로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느낌도 맛볼 수 있다. 아열대 식물원은 워싱턴야자, 코코넛야자, 카나리아야자 등으로 아열대 정글 속에 온 듯한 경관을 연출해놓았고, 야자수 사이로 관찰 동선이 연결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 허브식물들을 식재해 놓은 향기원은 실내온실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향기를 선사해주며, 유실수원에는 이색적인 아열대 유실수인 파파야, 구아바, 망고 등이 식재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수생원은 폭포와 연못, 계류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데, 헤고류와 사이프러스, 수련 등으로 수생 경관을 연출해 놓았다. 토피어리원은 작은 유리온실의 진입부에 꾸며져 있는데 원숭이들이 정글속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연출해 놓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난 작품 공간에는 다양한 희귀 난과 서양란을 이용한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밖에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들과 아열대 다육식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선인장원, 희귀멸종식물인 벌레잡이 식물들을 전시․홍보하며 식물의 종 보존과 대량 번식을 목적으로 조성된 식충식물원, 색깔이 화려한 관엽식물들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색채 경관을 조성한 칼라원 등도 조성되어 있다. 식재되어 있는 식물은 약 3백여종 1만2천주이다.
  •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
    설계 _ (주)유신코퍼레이션(아뜰리에 17)시공 _ 흥륭종합건설(주)발주 _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위치 _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강동구 천호동(광진교)사업규모 _ 보행공간 조성: 보도폭 10m, 연장 1,056m녹도조성:1,921㎡자전거도로 정비: 폭 2.5m, 연장 1,056m하부전망대: 1개소 582㎡공사기간 _ 2007.11~2009.6사진 _ 백수현 달리는 차 안에서 창 밖을 보다보면 문득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으면서 바깥 풍경을 음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특히 서울의 남과 북을 연결해주는 한강의 많은 다리들을 건너다보면, 멋진 풍경과 분위기에 취해 이러한 생각이 더 간절해지기 마련이다.물론 걸어서 건널 수는 있겠지만, 빠르게 달리는 차들의 소음과 흔들리는 다리를 접한다면 이내 포기하고 말 것이다. 이제 이런 생각이 든다면 광진교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천호동을 잇는 총 연장 1,056m의 ‘광진교(廣津橋)’가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 조성사업을 통해 지난 7월 1일, 보행자 중심의 다리로 첫 선을 보였다. 이번 사업은 4차로 중 2차로를 보행로와 휴식공간으로 전환하여 시민들의 문화공간을 더욱 다양화하고자 한 자치구의 아이디어를 서울시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제출하면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2007년부터 추진되었다. 한강다리 중 두 번째로 만들어진 광진교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선총독부의 보조와 지방관민의 기부를 받아 2년 만인 1936년에 준공되었다. 길이 429.5m(너비 9.4m), 왕복 2차선 규모의 다리(1952년 미8군에 의해 608m로 늘어남)였다. 1994년 노후화로 철거되었으나, 천호대교와 주변도로의 증가된 교통량을 흡수하고 구리지역으로의 원활한 교통흐름을 유도하고자 1997년부터 진행된 보강ㆍ확장 공사를 통해 현대적인 모습의 다리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역사를 지닌 한강의 소교(小橋), 광진교의 재조성은 시민들이 직접 걸으면서 한강을 조망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기존 3m였던 보행로의 폭을 10m로 확대해 보행의 편안함을 더했으며, 폭 2.5m를 확보해 자전거도로를 마련했다.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를 통해 광진구 아차산에서 강동구‘광나루 자전거공원’까지 산책이 가능해졌다. 또한 1,921㎡에 달하는 녹지에 홍단풍, 매화나무, 회양목, 꽃잔디 등의 초목을 식재하여 푸르름이 가득한 교량으로 변화시켰으며, 세련된 스타일의 벤치와 경관 조명시설을 설치하여 ‘디자인서울’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시민들은 안전하고 상쾌하게 한강을 걸어서 다닐 수 있고, 자전거를 이용한 통행도 가능해져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의정부 행복누리공원
    조경설계 _ (주)KG엔지니어링조경시공 _ 효성종합건설발주 _ 의정부시위치 _ 경기도 의정부 가능역(가재울 교차로)~녹양역 고가철도 하부 구간면적 _ 19,514㎡(폭 12~41m, 길이 1,120m)사업비 _ 21억 9천 1백만원사업기간 _ 2009.1.23~2009.7.9사진 _ 박광윤 의정부시는 경원선 고가철도 하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버려진 도심지 유휴 공간에 시민들을 위한 휴식 및 운동공간을 조성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밝고 깨끗한 의정부 만들기”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무엇보다 생활체육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철도청 소유의 부지라는 제한된 여건 속에서 추진된 프로젝트여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가치있고 의미있는 공간으로 이곳은 경원선 고가 하부의 무질서 하고 폐쇄된 공간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실제로 공원을 조성하기에는 어둡고 불리한 형태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최고의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기대하기는 힘든 공간이지만,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성의있는 태도를 보였다. 고가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하늘과 닫힌 어두운 공간을 안락한 만남과 휴식 공간으로 배치했으며, 길기만한 부지를 길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산책 및 자전거 이용을 수용했다.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과 중앙광장은 물론 작은 야외무대까지 마련되어 공간을 매우 알차게 구성해 놓았다는 느낌이다. 의정부 행복특별시, 도시 브랜드 홍보 공간의 특성상 기둥의 디자인과 활용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기둥은 공원을 넓고 자유롭게 조성하는데 약점이 되었지만, 밝은 디자인을 입혀 어두운 공간의 이미지를 밝게 탈바꿈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목재 펜스로 가리거나, 플랜터로 장식하기도 하고, 철재 벤치가 둘러싸기도 했으며,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자칫 과도함을 줄 수 있을 듯 하여 도시 브랜드를 홍보하는 기둥은 거리를 두고 배치되었단다.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의정부시는 지난 3월부터 “의정부 행복특별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도시 브랜드 홍보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행복누리공원에도 기둥은 물론 홍보벽, 볼라드 등 시설물 디자인에 도시 브랜드 이미지가 적용되었다.
  • 송도 중앙공원
    설계 _ KPF, ARUP, (주)유신코퍼레이션,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시공 _ 포스코건설발주 _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위치 _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면적 _ 411,324㎡공사기간 _ 2007.2~2009.7사진 _ 백수현 3년여 동안의 공사 끝에 지난 8월 4일 준공한 송도 중앙공원은 송도국제업무단지의 핵심 편의시설로서, 총 개발 면적의 약 10%에 달하는 40만㎡의 규모를 자랑한다. 중앙공원은 해안지대, 습지대, 고지대, 계곡부, 산지로 이어지는 한국 지형의 형태적 특성을 공원의 지형으로 표현하였으며, 수변공간과 문화공간, 녹지공간이 조화롭게 꾸며진 도심 속 공원이다. 동고서저의 지형은 구릉이 있는 산책로와 낮은 잔디밭으로, 강은 수로로, 다도해 남해는 인공섬이 있는 수변 공간으로 연출되었다. 국제업무단지를 중심으로 한 도시환경과 공원이 만들어 내는 자연환경의 조화로운 공존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 중앙공원은 드넓은 녹지공간 확보 및 쾌적한 도시 만들기를 통해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위상 제고와 거주자들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중앙공원은 오는 10월 25일까지 계속되는 인천세계도시축전의 주행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앙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원을 가로지르고 있는 연장 1.8km, 최소 12m에서 최대 110m의 폭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수로이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수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조경과 미관을 위해 소규모로 만들어진 기존의 수로들과는 달리 수상택시를 운영해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곳은 국내 최초로 인공적으로 해수를 끌어와 물을 채우고 있는데, 서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밀물 때 자동으로 바닷물이 물탱크에 저장되며, 이 물은 펌프를 통해 수로에 공급되고, 다시 수로를 통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나가도록 설계되었다. 공원에는 10,510주의 교목과 409,275주의 관목 그리고 962,881주의 초화류가 심겨져 있는데, 바다를 매립한 곳이어서 흙과 지하수, 공기에 소금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염분차단층 공사를 먼저 하고 나무와 풀을 심었다. 나무는 주로 염해에 강한 해송이나 모감주 등을 택했고, 강화도나 충남 태안 등 해안가에서 먼저 키워 적응력을 갖게한 뒤 옮겨 심었다. 또한 빗물을 조경에 사용할 수 있도록 빗물 저장장치가 설치됐으며, 이용객들의 건강을 위해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함으로써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는 등 자연스러운 모습의 친환경적인 공원을 추구하였다. 중앙공원의 세부적 공간구성을 살펴보면, 수로를 중심으로 넓은 녹지공간에 ‘산책정원’, ‘조각정원’, ‘수변산책정원’, ‘초지원’, ‘테라스정원’이 들어서 있다.
  • 광화문 광장 집담회
    광화문 광장은 권력과 지배중심의 세종로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만하고, 차량 중심의 공간에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우리의 달라진 사회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60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역사적·정치적·문화적 컨텍스트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기에 다른 곳에 들어선 광장과 동일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상징성과 장소적 무게감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광장의 성격은 무엇이고, 무엇을 담아야 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가…? 완공된 광화문 광장을 주제로 세종로의 역사와 문화, 광화문 광장의 의미와 성과, 설계 진행과정의 숨은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집담회에는 광화문 광장의 설계를 맡은 신현돈 소장(조경설계 서안)과 아이디어 현상공모에 해안건축과 공동으로 참여한 유승종 이사(현 희림건축 조경부), 김한배 교수(서울시립대 조경학과)가 자리를 함께했다. 일시 _ 2009년 8월 11일 오후 4시장소 _ 광화문 광장 인근 카페주최 _ 월간 환경과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