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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돈, 조경설계 서안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 광장 개장 후 한 달여가 흘렀다. 개장 초기보다는 많지 않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물결이 광장 곳곳에 흐르고 있고, 각종 매체에도 아직까지 광화문광장에 대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0월 9일 한글날 추가로 설치되는 세종대왕 동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상징성 때문일까? 오랜 시간 차량에 점거되었다가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 광화문광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반가움 못지않게 우려와 안타까움도 담겨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플라워카펫과 프로그램분수, 완공 후 추가된 각종 시설물들이 광장다움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물론 플라워카펫이나 프로그램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추가된 가설 시설물에서 그늘을 피해가며 휴식을 취하고, 그럼으로써 지금의 광화문광장을 즐기는 시민들도 상당하다.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이다.
그런데, 만약 지금과 달리 최종 당선안대로 공사가 되어서 완공되었더라면 어땠을까? 당연히 완공 이후 그늘과 쉴 곳이 부족하다는 여론에 떠밀려 급하게 설치된 상당수의 그늘막과 벤치도 없었을 테고, 설계자와 소통도 없이 들어선 플라워카펫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광화문까지의 너른 공간에는 지금 설치예정인 동상보다 작은 규모의 세종대왕 동상과 우측으로 흐르는 역사물길만이 있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광장다움의 멋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그늘과 쉴 공간을 요구했던 여론은 오랫동안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가며 공사를 하더니 볼거리 하나 없다고 타박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참 쉽지 않은 문제다.
아이디어공모 당시 선정된 5개 당선작 가운데 조경설계 서안의 안은 가장 광장답게 공간을 비워낸 안이었고, 턴키 당선작 역시 그러했다. 오죽하면 설계자인 신현돈 소장은 이렇게 공간을 비워도 아이디어공모나 턴키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 고심이 컸다고 한다. 그럼에도 결국 비워냈고, 당선이 되었다. 그렇지만, 완공된 모습은 사뭇 다르다. 전체적인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비워졌던 곳에 추가된 몇 가지 요소들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뉴스를 통해 미리 선보여졌던 조감도와 다른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한 광화문광장을 보며 들었던 궁금증과 의아함은, 사실 지난달에 수록된 집담회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주요소인 프로그램분수는 설계 지침에서 꼭 포함시키도록 명문화되어 있던 부분이고, 플라워카펫 등은 전술한 바와 같이 협의 없이 추가되었고, 특정 기간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세종문화회관 계단부터 광장까지를 폭넓게 야외 행사를 위해 쓸 수 있도록 우측에만 계획했던 역사물길이 시공과정에서 좌측까지 추가되었다는 이야기 등등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집담회 이후 신현돈 소장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지면에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과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을 예로 들려준 대목에서, 특히 그러했다. 하여 이번달 조경가 인터뷰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청계천(1공구와 청계광장)에 이어 광화문광장을 설계한 조경설계 서안(주)의 신현돈 소장을 모시고, 광화문광장부터 초기 작품인 승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남기준_아이디어공모에 이어 턴키까지 두 차례의 경쟁을 거치며 고민도 많았을테고, 특히 광화문광장 일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을 것 같다. 광화문광장 조성의 가장 큰 의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신현돈_과거 육조거리가 있던 한양의 도시 용량은 인구 10만의 수도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거대도시의 하나로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시티가 되어버렸다. 광화문광장이 육조거리가 있던 터에 들어섰지만, 과거의 장소와는 아무래도 다른 역할과 도시기능(교통, 도시인프라, 상업지구 등)을 수렴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광화문광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는 비판적 시선도 있는데, 이번에 조성된 광화문광장은 하나의 시발점이자 허브로서 현대판 육조거리의 비종결적Open Ended 설계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의 광장 조성이 그 자체로 자기완결적인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원도심 구조의 재편을 촉발하는 발화점이 되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다. 즉 광화문광장을 허브로 해서, 주변의 경복궁, 정부종합청사, 시민열린마당, 미대사관, 문화체육관광부 건물 등이 새로 네트워킹 되고 재편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이 일대가 서울다운 경관 브랜드,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브랜드로서 재탄생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대사관 뒤편인 중학천길에 있던 한양 북촌과 백운동천이 흘렀던 효자동 일대의 서촌과 같은 문화적 잠재자원들도 있으니, 그런 큰 틀에서의 도시공간 재편이 체계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래본다.
남기준_9월호 에디토리얼에도 썼지만, 개인적으로 해치마당에서 점진적으로 올라가면서 바라보이는 스카이라인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설계자로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신현돈_이번 광화문광장 설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차량과 은행나무가 점령하고,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왜곡된 국가상징축을 바로 잡는 것이었다. 서울의 원도심을 과거의 기억으로 환원시키고 서울의 역사자원을 드러내고 경관을 강화시킴으로써 국가 상징축의 회복이라는 이상을 실현코자 했던 것이다. 아울러 세계의 어느 나라 수도에도 없는 서울만의 독특한 경관요소이자 잠재력이라 할 수 있는, 주산인 북악산과 조산인 북한산, 정궁인 경복궁과 광화문이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서정적이며 서사적인 경관을 점진적으로 연출하여 국가상징 경관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한 기억을 담아내고 싶었는데, 이를테면 육조거리의 폭은 역사물길로 표현해놓았고, 국가 중심축은 광화문 홍예문의 중심에 장대석 포장으로 되살렸으며, 해태상의 원위치 복원과 월대 표현, 황토현 재해석 등을 시도했다. 또 역사물길은 경복궁의 명당수 개념을 재해석한 것이고, 물의 출수부 디테일은 향원지의 열상진원과 창경궁 통명전의 열천 등에서 선인들의 지혜를 빌어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광화문 사거리를 횡단하는 역사물길도 좋아하는 부분인데, 획일화된 도시에서 작은 제스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검토 단계에서 차량 통행으로 파손될 수 있다며 우려가 많았는데, 과거 한양의 물길을 재해석한 이런 작지만 의미 있는 디테일이 역사 고도古都의 시각적 흔적을 표현함으로써 서울 도심의 경직성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아이디어 현상 때는 세종문화회관 지하 유턴 차도를 도심재생 문화갤러리로 만드는 제안을 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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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9) 리빙 시스템: 문화적 산물로서의 생태적 디자인
미학적 측면의 리빙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될 수 있을까?
올해 초에 던져놓은 질문이었다. 필자는 프롤로그에서 리빙 시스템이라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설계 관련 주요 키워드에 포함시켰다. 왜 나는 생태라는 상용어를 쓰지 않고, 부엌가구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리빙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하고 되물어 본다. 미학과 생태라는 다소 거창한 대결구도를 전략적으로 빗겨가기 위한 꾀일 수도 있고, 생태라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어느 정도 한정하여 디자인에 관한 논의를 주되게 전개하고자 하는 전략일 수도 있겠다고 답을 내려 본다. 기존의 텍스트들처럼 이 글 역시 생태의 관점에서 보는 미학, 혹은 미학의 관점에서 보는 생태 같이 생태와 미학간의 주와 부를 규정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조경이 예술이냐 과학이냐 하는 치열한 논쟁에 동참할 의도는 없다. 예술조경과 과학조경의 이슈와 입장에 대해서 이해는 도모하되, 실용적 측면에서 조금 더 쉽게 통합하여 활용하는 방식을 찾고자 한다.
조경설계가 타 공간디자인분야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점은 생명과 관련된 소재 즉 식물, 토양, 물 등을 주된 재료로 다룬다는 사실이다. 살아서 자라나는 재료의 사용은 조경설계의 대상을 정태적인 것만으로 한정지을 수 없게 하며, 그 설계규모가 어떻든 간에 필연적으로 새로운 계가 구성되게 한다. 시스템은 계의 구성방식을 지칭하며, 동시에 그 자체로 디자인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스템은 기능적 디자인과 형태적 디자인을 동시에 요구하며, 바로 이 교점이 미학적 측면의 리빙 시스템을 구축하는 여정의 단초가 될 것이다.
생태와 미학의 상관: 3편의 아티클
리빙 시스템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내밀었다고 해서 근저에 깔려있는 생태와 미학의 상관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배정한의 저서 『현대 조경설계의 이론과 쟁점』의 5장인 ‘생태의 그늘’은 이 상관에 대한 정리된 진단을 제공하고 있다. 이안 맥하그로 대변되던 생태적 조경과 피터 워커로 대변되던 예술적 조경의 이원적 대치구도로 설명의 막이 오른다. 생태학적 이념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자연 이원론에 대한 조망에 이어, 생태와 미학 간의 반복되는 갈등의 이유를 과학-예술 이원론의 노선 차이에서 찾아내고 있다. 일방적인 사고만을 조장하여 통합적인 생성을 가로막는 이원론적 패러다임을 극복하는 대안적 사고로서 “생태-문화 통합적 접근”, “생태-상상적 조경개념”, “환경미학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피상적이고 상업적으로 포장된 생태 미사여구적 설계에 대한 경계와 함께 ‘본질적으로 모든 조경은 생태적이어야 한다’는 원론적 처방까지 내려주었다. 생태와 미학의 연관을 조망하는 이 아티클이 처음 소개된 것이 2001년이니 이미 8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8년 전 진단서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고스란히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 크게 무리가 없으니 이론상에서의 통합적 패러다임은 아직 요원한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단기간에 급격한 개발드라이브를 경험한 우리는 국토개발 vs 환경보전이라는 대립각을 만들어내었고, 생태와 미학이 소통할 기회를 구하지 않은 채 각자의 길을 걸었던 서양의 이원론적 구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판단된다.
2008년에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조경학회 생태조경연구회의 연구성과로 집대성된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가 발간되었다.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의 원리와 이론적 토대가 소개되었고 계획 및 설계방법론으로서 도시 생물다양성 증진, 물순환 시스템 개선 그리고 에너지 절약의 세 가지 카테고리가 제시되었다. 국내 생태조경 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15편의 논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편인 이명우의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의 원리와 변천”과 장병관의 “국내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서 생태건축가 반 더 린이 제안한 생태조경설계의 다섯 가지 원리가 중복 소개 되었다. 이는 생태와 설계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탐색하던 필자의 눈에 바로 띄었으며, 다음과 같이 인용되었다.
1. Solutions grow from place: 설계는 장소의 세밀함에 근거한다는 것
2. Ecological accounting informs design: 생태적 수지가 설계를 결정한다는 것
3. Design with nature: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
4. Everyone is a designer: 설계는 전문가의 작업이 아니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5. Make nature visible: 자연을 보이게 하는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
모든 생태조경 연구가가 공감하는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내용은 조성된 공간이 생태조경설계방식을 따랐는지를 판정하는 기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벼운 맘으로 필자의 생태설계 지수를 이 원리에 대응하여 측정해 본다. 1번 항목은 100% 공감. 따라서 20점. 2번과 3번 항목은 원리의 해석에 따라서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을 듯싶다. 이 항목들이 환경결정론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설계가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없고, 자연과 생태의 원칙을 설계에 반영하라는 것이라면 당연함으로 받아들인다. 15점씩 해서 30점. 4번 항목 역시 상황과 해석에 따라서 의견의 갈래가 생긴다. 대부분의 예술적 조경가를 독단적 설계가로 규정하고, 미학적 설계의 가치를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일로 전락시키는 의도는 1%도 동의할 수 없다. 이것은 맥하그식 생태종교의 그릇된 과학-예술 이원론적 패러다임이 증폭된 사고일 뿐이다. 설계는 광의로 해석하면 조성될 공간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행위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 그것이 새로운 공간의 주요 개념으로 선정 될 수도 있고 작은 참고사항이 될 수도 있다. 포괄적인 개념에서 의사소통에 의한 참여식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면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사고와 개념을 공간언어로 전환하는 설계 작업이 전문가의 분야가 아니라는 설명은 원문의 곡해이길 바란다. 필자는 반대로 모든 조건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가장 아름다운 방식의 공간언어로 구현해내는 조경설계는 교육과 경험을 두루 쌓은 전문가만이 수행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5점. 마지막으로 5번 항목은 명확하게 3번 항목과 구별하지 못했다. 자연과 닮거나 인공적으로 보이는 스타일의 문제는 굳이 설계원리의 위계에서 언급될 사항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10점. 위의 5가지 원칙을 20점씩의 배점으로 산정했을 때 필자의 반 더 린 생태설계원리 점수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65점짜리로 자평된다. 솔직히 필자는 반 더 린이 어떤 컨텍스트에서 이러한 원리를 제창하였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액면상의 원리만 놓고 보았을 때 모든 조경설계의 균형감 있는 생태원리로 제시하기에는 보완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푸념을 중얼거리게 된다. 분명한 것은 이 원리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고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시 2008년도에 소개된 아티클 "Sustaining beauty. The Performance of appearance"에서 엘리자베스 마이어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생태를 지속가능성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단어로 치환하고, 지속가능성은 생태적 건강, 사회적 정의 그리고 경제적 번영의 세 가지 원칙 안에서 이해된다고 설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마이어는 지속가능성의 원칙에 미학적 고려가 포함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지적하면서 미와 미학의 역할을 규정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미학을 연결하는 11가지의 매니페스토를 제시하였는데, 이 매니페스토는 동시대 조경가의 프로젝트에서 추출한 지속가능성의 인자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형성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실천에 근거한 이론을 정립하여 생태와 미학간의 거리를 좁히려는 건강한 시도라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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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로 보는 조경이야기(1): 연재를 시작하며
연재에 부치는 글
설계에 있어서 공간이나 형태 구성의 단계는 디자이너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디자이너의 내부적 사고체계에서 일어나는 닫힌 구조를 갖는다. 외부의 제3자가 명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작품을 보더라도, 나타난 결과물들이 설계과정 안에서 어떤 이유로 생성되었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작품을 이해하려 하게 된다. 설계 자료, 작가 노트, 작가의 개인적 성향, 이즘, 시대상황 및 역사적 배경 등을 이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이들 자료는 객관성을 입증 받기 쉬우며, 그래서 큰 번민 없이 그를 통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들로는 구성의 생성적 측면에서 벌어지는 내재율을 총체적으로 해석해내기가 불가능하며, 결국 우리가 하는 공부는 역사와 작가적 관점을 가지고 작품들에 대입하며 확인하는 것에 그치기 십상이다.
본 연재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소위 생산적 작품분석의 유효한 방법론으로 구조주의의 접근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자면, 작품을 하나의 완결된 구조로 인식하고 그 안에 숨겨진 구성의 질서를 살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본 연재는 이론적 근거와 실천적 토대를 구조주의와 구조언어학의 방법론에 둔다. 필자가 참조로 하는 구조 개념은 시공적 관점에서 내력시스템으로서의 구조가 아니고 네덜란드의 구조형태주의자들 역시 아니다. 오히려 확정된 관점에서의 구조 개념, 의미를 명쾌하게 드러내기 위해 전체상을 구축하는 창조자의 사고과정으로 보는 관점을 택한다.
요컨대 연재의 주요 목적은 구성상에 있어서 그 생성의 내재율을 살펴보고자 함이다. 따라서 연재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론으로서의 구조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실천적 가치로서의 방법론이 될 것이다. 내용상으로도 그런 방법들을 사용하여 개별 작품들을 해독해 보는 형식을 취할 참이다.
이와 같은 전체적 윤곽에 따라, 대략 다음의 순서를 가지고 격월로 연재가 진행될 것이다.
1. 연재를 시작하며
2. 조경구성의 체계와 구조의 이해
3. 구조로 본 작품 읽기1~5
개별 작품들의 해독에 할당되는 연재의 분량은 유연하게 가져가도록 할 것이다.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조경의 선들 사이에서 디자이너에게 미력하나마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구성의 힘
추상적 의미나 상징 등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디자인 언어의 상위체계로서 마땅한 기능이다. 반면에 형태와 공간구성은 이러한 추상적 의미를 구체적이고 구상적인 형태언어를 통해 명료하게 드러내도록하는, 설계에 있어서 사실상의 핵심 영역이다. 작가가 내세우고자 하는 상징적 의도나 의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디자이너에겐 그 사유를 구체적인 실체로 번안하는 과정이 빈약하다면, 결국 그 의미는 쓸데없는 사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자이너로서 다른 이의 작품을 보고 배운다는 것은, 바로 이런 구성의 원리들을 배우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그것들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전개해 나가는데에 있어서는 크게 효용이 없는 것 같다.
선유도 공원으로 답사를 간다. “…과연 알려진 바와 같이 기존에 물처리장으로 쓰였던 구조물을 그대로 존치하고, 녹색의 생명들이 그 위에서 자라나게 하겠다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이곳저곳에서 충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기둥구조물을 해체하지 않고 담쟁이덩굴이 자라나게 하여 초록색의 기둥들로 변화시킨다는 발상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역시 재생과 공생의 개념이 잘 표현된 의미있는 작품이다…”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지각은 분명히 실제적인 공간을 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의미에만 매달려 있다. 초록기둥의 정원을 보고 재생과 공생의 개념이라는 의미를 대입하는 것과, ‘바로 그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디자이너가 ‘형태’와 ‘공간’이라는 디자인 언어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초록기둥이라는 요소를 보고 그것과 연결되는 의미를 떠올리기는 하지만, 의당 해야 할 당연한 고민, 이를테면 어째서 그런 초록기둥들의 중간에 한 줄이 통째로 없어져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아해 하지 않는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작품은 형태로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나타난 형태 안에 감추어진 비밀을 풀어보려 하지 않는다. 눈은 형태를 보는 듯하나 실상은 그것을 통해 다른 것을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의 설계는 공허하다. 생각하는 의미와 그려야 하는 선 사이를 채울 것이 없다. 그 공허를 메꾸기 위해서 더 강한 의미를 만드는데에 치중한다. 이곳과 저곳 사이에 딸랑 선 두 개를 긋고는, ‘연결성을 극대화했다’라는 식의 소위 의미과잉의 병폐도 여기에 기인한다. 의미가 대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그것이 설계의 질, 공간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구성의 힘, 그것이 없다면, 조경은 조성인가 디자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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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장릉
김포 장릉(金浦 莊陵)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산 141-1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522,297㎡(약 157,995평)으로, 조선 제16대 인조의 아버지 추존왕 원종(1580~1619)과 어머니 인헌왕후 구씨(仁獻王后 具氏, 1578~1626)의 쌍릉(雙陵)으로 조성되었으며, 추존왕릉 조영의 전형으로서의 가치 및 능침, 석물 등의 능의 상설 및 정자각, 비각, 수복방, 지당 등이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70년 5월 26일 사적 202호로 지정되었다.
造營 _ 인조의 부왕 정원군(定遠君)이 광해군 11년(1619)에 서거하자 양주 곡촌리에서 장사지냈던 것을 인조 5년(1627) 8월 27일에 김포현 성산(城山)으로 천장하고 인조10년(1632)에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존하면서 능호를 장릉이라 고치고 이에 따라 흥경원의 조성 당시 왕의 예로서 하지 않았던 석물(石物)을 왕릉제로 개수하였다. 이후 1969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하여 재실 남쪽에 저수지를 준공하였고, 1970년 사적 제202호로 지정된 이후 조경정비 등의 보수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제향일은 양력 10월 5일이다.
立地 _ 장릉은 김포시청의 남서쪽 약 1km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계는 북성산을 중심으로 한 계곡에서 발원된 이후 2개의 수계로 나누어진다. 능 우측 수계는 장릉 연지를 거치지 않고 서측으로 흘러 장릉저수지로 유입되며, 능 좌측 수계의 명당수는 홍살문 앞 금천교를 통과해 우측 수계와 합류하여 연지로 유입되어 출수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주변환경으로는 북쪽으로는 사우동, 남쪽으로는 인천시 계양구 오류동, 동쪽으로는 고촌면 풍곡리, 서쪽으로는 인천시 서구 검단2동이 인접하고 있다. 또한 장릉저수지의 서쪽으로 장릉의 원찰인 금정사(金井寺)가 위치하고 있다.
空間構成 _ 1)配置形式장릉은 능의 공간위계를 따라 진입공간, 전이공간, 능침공간으로 구분되며, 능침, 정자각, 홍살문이 일직선상으로 남쪽을 향하여 배치되어 있다. 이에 진입공간은 홍살문 밖의 공간으로 금천교와 재실, 연지가 해당되며, 전이공간인 홍살문과 정자각 사이에 참도(參道), 배위(拜位), 수복방(守僕房), 비각(碑閣)이 위치한다. 정자각을 지나 낮은 언덕에 조성된 능침공간은 2기의 봉분을 중심으로 곡장(曲墻)내에 석양(石羊)과 석호(石虎) 그리고 능전(陵前)에는 혼유석(魂遊石), 망주석(望柱石), 문석인(文石人), 무석인(武石人), 석마(石馬) 등이 위치하는 바,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릉의 능침방향은 계좌정향(癸坐丁向, 북북동에서 남남서향)의 쌍릉으로 병풍석을 양릉(兩陵) 모두 세우지 아니하고 능침 아래로 얕은 호석(護石)을 둘렀으며 난간석 또한 설치하지 않았다. 각 능 앞에 혼유석 1좌씩 모두 2좌가 있으며 그 동서 양측에 망주석 1쌍과 양릉의 밖으로 양석(羊石)과 호석(虎石)각 2쌍을 교호배치하였으며, 그 밖으로 삼면의 곡장이 있다. 병풍석과 난간석을 설치하지 아니한 것은 추봉(追封)한 다른 왕릉의 전례에 따른 것이며 석물만을 왕릉으로 개비(改備)하였기 때문이다. 중계엔 문석인 1쌍과 마석 1쌍을 상면 설치하고 중앙에 팔각형장명등 1좌가 있다. 하계엔 무석인과 마석 각 1쌍이 문석인과 같이 설치되었다. 능원 아래에 정자각이 있으며 정자각 동측에 비각이 있다. 비각 아래에 수복방이 있으며 정자각 남측 참도가 시작되는 곳에 홍살문이 있다. 홍살문으로부터 남측 아래로 내려오면 재실이 있고 재실 서남측에 연지(蓮池)가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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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조경학회-순천시 업무협약 체결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성공 개최를 위해 상호협력체계 구축하기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전라남도 순천시(시장 노관규)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를 맞아 도시의 구조를 생태적으로 건강하도록 재편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도시들의 신 성장모델이자 세계적인 선진 녹색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품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바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오는 2013년 유치가 확정된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난 8월 27일에는 (사)한국조경학회(회장 조세환)와 MOU를 체결하고 상호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생태수도의 완성,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순천시는 오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국제정원박람회로 기록될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를 개
최함으로써 순천만과 더불어 명실 공히 ‘대한민국의 생태수도’로 거듭난다는 야심찬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원박람회 개최는 크게 3가지의 전략적 목표가 있다.
첫째는 도심과 순천만 사이에 완충지역으로 생태적인 정원박람회장을 조성하여 순천만으로의 도시 팽창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고, 둘째는 포화상태에 다다른 순천만 관광객들을 정원박람회장으로 유도함으로써 천혜의 순천만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정원박람회를 통해 자연정원(순천만)과 인공정원(정원박람회장)이 융합된 새로운 정원문화를 제시하여 정원을 통해 도시를 재생하는 녹색성장형 지역개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그것이다.
오는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개최될 정원박람회는 순천도심과 순천만 상류 사이의 1,527천㎡의 부지에 직접사업비 966억원과 연계사업비 615억원을 포함 총 1,581억원을 투입해 세계정원, 습지정원, 테마정원, 수목원 등 대규모 자연친화형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박람회장 내에 저류지 정원을 조성해 상습침수지역인 이 일대의 침수문제를 해결하는 등 정원이 도시문제 해결에 직접 작용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경을 만나다
한편, 순천시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난 8월 27일 (사)한국조경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MOU체결식에는 조세환 회장((사)한국조경학회), 노관규 시장(순천시)을 비롯하여 (사)한국조경학회의 양홍모 수석부회장, 김덕삼 상임이사, 이유경 상임이사, 조남훈 상임이사,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의 윤상준 사무국장 등 조경계 인사들이 참석하였고, 순천시의 양복완 부시장, 정병회 시의원, 양동의 정원박람회추진단장, 박용호 기획재정국장, 최덕림 경제환경국장, 방우원 도시건설국장 등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MOU 체결에 앞서 노시장은 “도시의 미래모습을 꿈꾸는 새로운 시도로서 정원박람회의 의미를 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라며, “가능하다면 처음 열리는 행사이지만 전 세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조경분야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미래도시의 모습에 있어서 생태와 문화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순천시가 이를 시범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이어서 (사)한국조경학회의 조세환 회장은 “순천의 정원박람회 개최는 조경분야에도 큰 의미가 있으며, 순천의 정원박람회는 진정한 녹색성장의 본질에도 밀접하게 접근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녹색성장의 본질에 대해 “도시적 맥락에서 도시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도시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며, 조경학회는 순천시의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기술과 학술적 접근을 비롯해 정책적인 지원에 이르기까지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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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年歌), 시계를 되돌리다’ 展 개최
600년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광화문은 우리에게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광화문 광장의 60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광화문 연가(年歌), 시계를 되돌리다’ 展을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지난 7월 30일 개막을 시작으로 9월 2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광장조성을 계기로 광화문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시계를 되돌려 광화문의 역사와 문화, 국가와 시민의 밀고 당김,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되돌아 보는 ‘세월의 노래(年歌)’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광화문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구성 및 주요작품
전시는 도입부, 5개 존의 본 전시,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는 시대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이미지 연표, 각 시대 광화문 일대의 공간 구조를 보여주는 모형과 항공사진, 그리고 사진, 영상, 실물 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입부 _ ‘시간역전’에서는 광화문 발굴 지층 이미지를 통해 광화문에 쌓인 600년 세월의 두께를 보여준다.
1존 _ ‘조선의 주작대로’ 육조거리를 거닐다대형 모형을 통해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원형을 보여주고, 한양정도와 육조거리의 형성 및 변천과정을 보여준다.
2존 _ 광화문 사라지고, 조선총독부 우뚝서니일제강점기가 시작된 뒤 1914년 육조거리에는 ‘광화문통’이라는 낯선 이름이 붙었다. 나아가 그 자리에 식민통치의 최초기관이 들어서고 ‘광화문’마저 경복궁 동쪽으로 옮겨 앉자 500년 왕도정치를 실현하던 ‘육조거리’는 조선 사람들을 식민통치 하기 위한 ‘광화문통’이 되고 말았다. 2존에서는 대형 모형을 통해 일제강점기 훼손되고 왜곡된 광화문 풍경을 보여주고, 일제식민정부가 그들의 통치를 선전하고 홍보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3존 _ 전쟁과 혁명…“광화문으로, 광화문으로”36년 만에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해방을 맞았지만, 좌우이념의 대립으로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남한에서는 1945년 9월 7일 미군정이 선포되었으며, 1948년에는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었다. 경성부는 서울시로, 광화문통은 세종로로 다시 태어났다. 3존에서는 이 과정에서 광화문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힘겨루기 장면을 보여준다. 이 시기는 역사의 중심무대로서 광화문의 지역적 특성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다.
4존 _ ‘화려’와 ‘남루’ 사이에서4ㆍ19 혁명으로 막을 내릴듯 하던 독재와 권위주의는 5ㆍ16 군사쿠데타를 거치면서 그 뒤 다시 20여 년 동안 지속됐다. 4존에서는 콘크리트 광화문 복원, 이순신 장군 동상 설치, 세종문화회관 건립 등 경관 변화,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공론의 장으로서 광화문, 그리고 사직골 대머리집 외상장부와 이를 재현한 영상 등이 전시된다.
5존 _ 광화문의 주인은 누구인가88올림픽 이후 조선총독부 철거, 지구의 날, 밀레니엄2000, 월드컵 응원, 촛불시위 등‘국가의 공간’에서 점차 ‘시민의 광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광화문의 모습을 살펴보며, 새로 조성되는 광장이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드넓은‘광장’이 되기를 바라본다.
에필로그 _ 광화문 정경(情景), 우리 삶의 기억월간 포토넷(www.mphotonet.com)에서 기획한 사진 전시회다. 1940~1970년대까지 광화문의 모습을 촬영한 현일영, 이형록, 한영수, 한정식, 주명덕, 전민조 등 6명의 사진작가가 본 광화문의 정다운 풍경들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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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의 숲 2구역
정부, 기업,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참여ㆍ생태ㆍ문화의 숲
우리나라 최대의 관문인 인천 영종도(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2746-4번지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평화의 숲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광역시 중구청을 중심으로 일반 시민과 지역주민들에 의해 조성된 곳으로, 지난 2007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0년간, 총 3단계를 거쳐 조성된다. 이 중 1단계에 해당되는 2구역의 준공식이 지난 7월 28일에 열렸다. 1단계, 총 30억원의 사업비 중 산림청 20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 9억원, 기업 1억원을 지원받았으며, 계획 및 운영 전반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참여 및 홍보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행정 지원 및 유지관리는 인천광역시 중구청에서 맡는다.
기업 및 시민과 자원활동가 등의 기부와 조성과정 참여, 봉사활동 등을 통해 조성되는 ‘세계평화의 숲’이 총 면적 452,664.7㎡ 중 247,329.4㎡에 해당하는 1단계, 2구역 공사를 마무리 짓고 지난 7월 28일, 세계평화의 숲 내 관리사무소 앞마당에서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지역 주민과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광역시 중구청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고 현장 라운딩을 통해 공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상임공동대표인 조연환 대표(전 산림청장)는 인사말을 통해“시민과 기업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세계평화의 숲의 1단계 준공을 축하하며, 앞으로 진행될 2, 3 단계 공사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향후 세계평화의 숲의 이용과 여러 프로그램 진행을 주도할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세계평화의 숲 사람들’ 1기와 2기의 발대식도 함께 열려 진정한 의미의 시민의 숲으로서 발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세계평화의 숲 조성을 이끌고 있는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숲을 만들고 가꾸어 보다 깨끗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태동한 숲전문 시민운동단체이며, 1998년 창립 이래 죽어가는 숲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숲가꾸기운동’을 시작으로, 현재는 숲문화운동, 도시숲운동, 농산어촌보전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숲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과 주민이 함께하는 ‘참여의 숲’, 생태적으로 건강한 ‘생태의 숲’, 전통과 다양성이 공존하는‘문화의숲’을 추구하고 있는 세계평화의 숲은,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전통숲으로 조성되어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 평화 정착의 염원을 담은 숲이다. ‘공존(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강한 숲 만들기)’, ‘공생(지역주민과 세계인이 함께하는 세계의 숲 만들기)’, ‘조화(향토와 이국이 조화로운 미래형 전통숲 만들기)’, ‘전통(천연기념물 후손목을 가꾸어 전통숲 만들기)’, ‘상징(한국전통의 숲으로 세계의 숲 만들기)’, ‘생태(습지환경보전 건강한 생태숲 만들기)’를 조성방향으로 하여 자연이 살아 숨쉬는 도시숲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 11월 세계평화의 숲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으며, 각종 나무심기 행사 개최, 주민한마당(사업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어 2007년 12월 사업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실무협의회를 운영하였으며, 앞에서 언급한‘세계평화의 숲 사람들’이라는 자원활동가를 육성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한 만큼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숲 조성 프로그램’은 지역주민과 시민이 참여하여 숲을 만드는 것으로 봄, 가을 나무심기와 야생초화류 심기 등의 활동을 펼치며, ‘교육 프로그램’은 숲을 아끼고 지키는 활동가를 양성하면서 숲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으로 시민생태강좌와 생태해설가 양성과정으로 나뉘어진다. 또한‘문화프로그램’은 밤의 소리 축제와 각국 동전 벽화 만들기 등의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을 알리고 세계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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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ㆍ강릉
태ㆍ강릉(泰ㆍ康陵)은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동 313-19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약 31만평(1,056,352㎡)으로, 조선 제11대 중종(中宗)의 두 번째 비인 문정왕후 윤씨(文定王后 尹氏)의 ‘태릉(泰陵)’과 조선 제13대 명종(明宗)과 인순왕후(仁順王后)의 쌍릉(雙陵)인 ‘강릉(康陵)’으로 구성되어 있다. 왕릉 조영의 전형으로서의 가치 및 능침, 석물 등의 능의 상설 및 정자각, 비각, 수복방, 수라간, 홍살문 등이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70년 5월26일, 사적 201호로 지정되었다.
造營 _ 문정왕후가 1565년 4월 7일 창덕궁 소덕당에서 승하한 후, 시호를 문정(文定)이라 하고 무덤의 이름을 ‘신정릉(新靖陵)’이라 하였다가 곧 ‘태릉(泰陵)’으로 고치고, 1565년 7월 15일 양주 노원면 대방리 임좌병향(壬坐丙向(북서에서 남동향)) 언덕에 단릉(丹陵)으로 예장하였다. 또한 1567년 6월 28일 명종이 경복궁 양심당(養心堂)에서 승하한 후, 선조 즉위년 1567년 7월 묘호(廟號)를 명종(明宗)이라 하고, 무덤의 이름을 ‘강릉(康陵)’이라 하여 1567년 9월 22일에 양주 노원면 대방리 임좌병향의 금산(金山) 언덕에 조영하였으며, 인순왕후의 경우 1575년 1월 2일 창경궁 통명전(通明殿)에서 승하 후 시호를 인순(仁順)이라 하였고 1575년 4월 28일에 강릉에 쌍릉(雙陵)으로 조영하였다. 한편 태ㆍ강릉은 1565년 조영된 이래로 한국전쟁 당시 태릉의 정자각(丁字閣)이 파손된 것을 1995년 복원하였고, 1970년 재실(齋室)이 낡아 없어진 후 현재 수영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태릉선수촌, 육군사관학교가 능역을 잠식해 사용하고 있다.
立地 _ 태·강릉은 불암산(佛巖山(표고 509m))을 주산(主山)으로 하여 남쪽으로 뻗은 능선 허리 해발 50m 부근에 남동방향으로 위치하고 있다. 강릉은 태릉 능침에서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 1km 뻗어나간 남동방향에 능침이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인 묘(卯)에서 맥이 입수3하고 있다. 주변환경과의 관계에서 보면, 태·강릉 일원의 하천으로 서부 저지 한천(漢川)이 남류하며, 서쪽의 우이천과 동쪽에서 서류하는 당현천(堂峴川), 태릉천이 중랑천 수계의 일부를 이루며 지형적으로는 동부 산지, 서부 구릉지의 형태로 태백산맥 철령부근에서 갈라져 서남주(西南走)하는 광주산맥(廣州山脈)의 일부에 잔구성(殘丘性)산지이다. 현재 태·강릉 전면에는 경춘선과 화랑로가 지나가 고있으며, 도로를 중심으로 도시화를이루고있다.
空間構成 _ 1)配置形式태·강릉은 능의 공간위계를 따라 진입공간, 전이공간, 능침공간으로 구분되며, 홍살문, 정자각, 장명등, 상석, 봉분이 공간축을 이룬다. 진입공간은 홍살문 밖의 공간으로, 금천교와 재실(현재 소실되어 사라짐)이 해당되며, 전이공간에는 홍살문과 정자각 사이에 참도, 신도, 어도, 판위, 수복방이 위치한다. 능침공간에는 사초지 위의 봉분 주위로, 곡장, 명등석, 난간석, 혼유석, 망주석, 병풍석, 문석인, 무석인, 석마, 석호, 석양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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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문화가 있는 놀이터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
(재)서울문화재단과 (주)현대건설이 공동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5회 문화가 있는 놀이터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가 지난 7월 31일 수상작을 발표하였다. 2004년부터 시작된 ‘문화가 있는 놀이터’사업은 아이들과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디자인을 적용하여 가족 및 사회 전반에 새로운 놀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서, 이를 널리 확산하여 놀이터를 지역 주민 연계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추후안전검사 기준에 의거하여 전문 디자이너에 의해 실시 설계될 예정이다. 본지에서는 수상작 중 입선 3작품을 제외한 금상과 은상,동상 각 2작품을 소개한다. _ 편집자주
금상 _ 어미새와 아기새허수경, 김혜원(바루)
은상 _ 한글파도놀이 놀이터오승태(O-atelier)
은상 _ HELLOW! DR.SOIL박진구((주)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
동상 _ 도와줘요, 닥터 문어!백남희, 최민영(Playtalk)
동상 _ Nature Harmony of Sound조혜연, 남홍우(경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자세한 내용은 환경과조경 9월호(257호) 160~165쪽을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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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8) 재현과 표현: 드로잉과 상상력, 공간의 삼각관계에 대한 추적
질감에서 재현으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성보다는 재료와 인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현되는 재료의 성격을 질감이라고 규정한 흥미로운 논의에 이어 이번호의 주제는 재현이다. 연재의 반이 지나면서 돌이켜보니 스튜디오 101에서 다루는 화두들이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교차하고 마찰하는데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탐색으로 결말지어진다. 아마 조경 자체가 관계를 다루는 분야여서 그런가보다. 조경설계에서 재현은 자주 쓰지 않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재현이라는 주제는 본질적으로 조경설계의 진행 기작 중 중요한 단면을 다루며, 이 역시 몇 가지의 중요한 키워드들 사이의 관계에서만 논의될 수 있다. 조경설계는 공간을 “도면을 통해” 제시하고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도면들(이 글에서는 넓은 의미로 쓰기 위해 드로잉이라는 말을 쓸 것이다)이 과연 무엇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며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이러한 도면들의 기능과 의미, 그리고 설계과정에 있어서 도면들이 제작되는 방식에 대한 반성적 논의가 궁극적으로는 이번 호에서 다룰 주제이다. 매우 광범위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몇 가지 단락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하자.
재현의 개념
우선 양해를 구해야할 일이 있다. 필진은 연재의 첫 글에서 재현(representation)과 표현(presentation)에 대한 논의가 별도의 주제로 연재될 것임을 시사하였다. 정욱주 교수의 시작글에서 재현은 “설계된 형태의 이면에 있는 설계사고와 이를 표현하는 방식의 적합성”이라 정의되었고, 표현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면화하는 방식과 관행”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운을 뗀 바 있다. 순서를 정하면서 평소에 관심이 많아 재현이라는 주제에 자원하였다. 한참 후 우연히 미학자 진중권의 책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하고 이 두 개의 모호한 화두를 같이 엮어보겠다는 야심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유가 이미 있는 것을 재현하려 할 때에는 ”대상과 일치“라는 인식론적 구속을 받지만, 아직 없는 것을 있게 하는 상상력은 그런 구속을 원하지 않는다.”
전후 맥락이 없이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지만, 저자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상상력의 혁명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미 있는 것을 표상하는 방식으로서의 재현과 아직 없는 것을 있게 하는 반대기작(presentation)을 대비하고 있다(교묘하게도 저자는 presentation에 해당하는 한국어 표현을 쓰지 않았다). 현실과 가상의 선후관계 여부에 따라 representation과 presentation을 대비하고 있다. 그 특유의 날카로운 언어유희에 현혹되어 두 주제를 같이 엮어보려 했지만, 조경설계에 있어서 재현과 표현의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두 개념 사이의 나선적인 관계를 정리하자는 생각은 과욕이었다. 글을 구상하면서 적잖은 혼란에 시달렸는데, 생각해보니 이러한 용어의 불명확성은 영어단어의 어간이 되는 “present"가 여러 가지 겹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resent"는 사전적 의미를 보면 크게 “현재” 혹은 “존재함”, 그리고 다른 의미로는 “제시하다, 표현하다”의 뜻이다. 앞의 의미가 명사형이 되면 ”presence", 그리고 뒤의 뜻은 “presentation"이라는 명사로 변한다. 또 “present”라는 어간에 다시라는 뜻의 “re”를 붙이면 “represent"라는 단어가 된다. 우리말로 번역한 재현은 포괄적으로 해석하자면 무언가를 다른 방식으로 다시 표현하거나 제시하는 것이다. 세계를 묘사하거나 표현하는 예술분야에 있어서 재현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져왔다.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라는 이념은 사물을 얼마나 잘 묘사하느냐로 예술작품의 우수성을 평가하던 시기의 강한 판단의 준거였다. 사실적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시기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해석하여 표현하는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재현의 개념은 당대의 미적 기준에 맞추어 조정되어왔다. 전통적인 의미의 재현은 현실의 사물, 인물, 혹은 사건들이 그림보다 먼저 존재하고 존재하는 무언가를 묘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생대회에서 보듯 이미 존재하는 멋진 풍경을 어떤 식으로든 화폭에 담아내는 것처럼. 그러나 모든 회화양식이 이미 존재하는 사실들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재현의 대상이 현실이 아니라 이념이나 허구가 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의 풍경식 정원을 가능케했던 18세기의 풍경화이다. 즉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그리는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풍경을 회화의 형태로 그려낸 것이다. 재현의 대상은 현실로부터의 속박에서 벗어나 무한한 상상력과 이념의 세계가 된다. 풍경식 정원은 이러한 풍경화를 그대로 공간화하려는 욕망의 산물이다. 공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공간으로 만들어지는 역과정이라는 측면에서 18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풍경화가 조경설계에 있어서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공간과 드로잉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패러독스는 결국 조경설계에 있어서 재현에 대한 논의의 중요한 부분이다. 조경설계의 드로잉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것 즉 허구를 그리는 것이다. 그림이 현실에 선행하여 제작된다. 일반적인 풍경화가 이미 있는 경관을 재현(representation)하는 것이라면 조경설계가는 드로잉을 통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경관을 제시(presentation)하는 것이다. 또한 조경설계는 설계가의 상상력을 공간으로 재현(representation)하여 새롭게 제시하는 것(re-presentation)이다.
개념적인 접근으로 시작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이렇게 다시 생각하자. 이번의 주제는 결국 실제 공간과 그것을 재현하는 드로잉간의 관계를 살피는 것이며, 드로잉을 통해 탐닉되는 상상력에 대해 논의하고, 상상력이 실제 공간과 갖는 상호 유혹적인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즉 이 세 가지 변수들이 빚어내는 삼각구도의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