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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등작: Park T6 마포석유비축기지
    T6 = 5(탱크 + 탱크 진입 터널) + 1수반 Park T6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며 문화적으로 활성화되고 실질적으로 모든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현재의 지형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현존하는 각각의 탱크를 문화를 위한 장소로 변환시키는 것을 설계의 목표로 했다. 시민들은 숨겨진 도시의 보물을 찾는 탐험자로서 문화장터가로(마켓스트리트)를 통해서 공원을 만나게 된다. 8%이내의 경사로 구성된 문화장터가로는 새로운 문화 활동의 장으로 다섯 개의 탱크를 엮어준다. 광장과 건축구조물의 중심으로서, 하늘과 도시의 풍경을 하나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수반water tray을 여섯 번째 원인 T0의 옥상 정원에 설치한다. Park T6 시스템 Park T6는 유기적 생태 순환 체계에 의해 운영된다. 지하 저수조에 1차로 집수된 지표수는 습지원(T1) 침전조를 통해 정화 과정을 거쳐 공연장(T2)의 냉난방에 쓰이고 수반(T0)을 채우는 등 공원 내 시설 곳곳에서 재활용된다. 습지원을 통해 정화된 공기는 인접 공연장(T2)으로 흘러가고, 습지원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은 가든센터(T0)에서 판매된다. 물의 공급과 순환은 자동양수펌프(ram pump)를 이용하여 인공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문화장터가로의 활동과 시설 진입로의 경사는 8% 이내로 설계하고, 단지 내의 모든 장소를 무장애 공간으로 계획했다. 문화장터가로의 포장면에는 장터가 열릴 때 모듈화된 좌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패턴으로 영역을 구분하고, 크고 작은 차양 막을 설치할 수 있는 기둥을 세울 수 있도록 하여 장터와 가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화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탱크의 변화 T0(수반): 공원 외부의 중심적인 공간으로 편의 시설과 카페테리아로 내부가 구성된다. T1(습지원): 다섯 개의 탱크 가운데 가장 작은 탱크로 습지원을 조성한다. 전체 Park T6의 생태적인 재생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T2(다목적 퍼포먼스 공간): 공연을 위해 중앙 부분의 기둥만 제거하는 대신에, 지붕을 트러스로 보강하고, 이 구조물에 조명 및 음향 설비를 설치해 공연 및 전시가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T3(정보도서관): 기존의 옹벽과 탱크 사이에 생기는 2.9∼9m의 환상형 공간에 정보도서관을 조성한다. 도서관, 독서 공간, 강의실 그리고 그 외의 지원 공간으로 이루어진 4.5∼6.6m 층고의 2개 층 공간으로 구성되며 옥상 정원으로 통로가 이어진다. T4(전시 공간 II): 특별 전시실로 상설 전시 공간인 T5와 인접해 구성된다. 채광과 천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천장 구조체 층을 더해 이 공간을 배경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대형 설치미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다. T5(전시 공간 I): 파크 센터 광장으로부터 연결되어 공원방문자가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공간으로 공원의 역사를 전시하는 상설 전시장으로 구성된다.
    •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 1등작: Petro: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 마포석유비축기지
    영역의 구분 오일 탱크 구축 영역은 인공의 흔적이 구축된 하나의 암반 덩어리다. 탱크를 구축할 때 형성된 인공 지형의 토사를 걷어내고, 묻혀있는 구축 과정의 흔적을 발굴한다. 절개 암반의 순수 형상이 공간 계획 및 형상 계획의 본질이 된다. 일정폭의 선형을 유지하던 도로 영역은 탱크 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공간의 변화에 따라 형상이 변화한다. 시설 지원 기능이 프로그램화되고 상부 영역과 하부 영역의 연계 영역으로서 계획 부지의 모든 움직임을 담아내고 조율한다. 은행나무, 배수로, 인공물의 흔적을 존치하며, 주요 시설 프로그램이 배치된 오일 탱크 구축 영역(상부 영역) 및 도시 영역과 적극적으로 연계한다. 주차장 부지는 바닥의 재료인 콘크리트만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으나, 단지 전체의 진입 영역으로서 다양한 기능이 도입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추후 생태 영역으로 계획할 것을 제안한다. 핵심 개념 석유비축기지를 구성하는 요소는 암반 절개지, 콘크리트 구조물, 오일 탱크다. 이 세 가지 핵심 요소의 결합 방식이 설계의 핵심 개념이다. 인공 지형을 걷어내면서 노출되는 암반 절개지의 형상은 과거의 석유비축기지 구축 과정과 현재의 문화비축기지 구축 과정이 연결되는 핵심 고리다. 여기에는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했던 과거의 기억을 복원하는 작업이 수반된다. 석유비축기지 인공 구조물이 형성되기 직전의 순수한 암반절개지rock funnel의 형상은 새로운 문화비축기지 시설 계획의 출발점이 된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다양한 공간 개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축 요소다. 탱크 구조물의 기초 지반을 이루기도 하고, 시설 관리 영역의 기능을 하는 외부 옹벽과 일체화되어 탱크 외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독립적인 용기basin로 존재한다. 탱크 자체를 보강하거나 구조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탱크 사용의 공통 원칙으로 삼는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탱크가 부식되어 가는 것을 수용해 계획 단지 내에서는 별도의 코르텐스틸 등을 사용하지 않고, 산화과정을 모방하지 않는다. 기존 탱크 #1: 퍼포먼스 서클Performance Circle 기존 탱크를 철거하고 남겨진 콘크리트 구조물에 유리벽과 지붕을 새로 입혀 진입 터널을 조성한다. 터널 내부로 들어갈수록 천장이 높아지면서 점차 넓은 공간이 드러난다. 내부는 200석 규모의 좌식 공연장으로 신발을 벗을 수 있는 마룻바닥을 설치한다. 터널을 통해 공연장으로 들어서면 옹벽 구조물 상단으로 절개 지형의 암벽 형상이 극적으로 인지된다.
    •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 기억의 발굴과 지속
    추억, 아름다운 것 추억은 아름다운 것, 놓쳐버린 것에 대한 갈망이나 마찬가지. -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추억은 아름답다. 그 대상이 상실되어 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녹슨 탱크를 보며 우리는 덧없이 스러져간 것들을 떠올린다. 따라서 마포석유비축기지는 우리가 지켜낸 기억이기보다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의 표상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본 설계경기는 동시대 한국의 건축이 ‘도시의 기억’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갈망이 발현되는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가을장마가 한창이던 9월의 어느 날, 탱크는 비에 흠뻑 젖어있었다. 매봉산 산책로에서 내려다본 녹슨 탱크는 불시착한 UFO처럼 서서히 산에 잠식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탱크의 상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비를 피해 들어간 탱크는 몹시 어둡고 깊었다. 탱크는 산비탈 구덩이에 묻혀있었고, 높이 15m에 달하는 탱크는 세찬 빗줄기에 퉁! 퉁! 소리를 내며 몸을 떨었다. 비가 그친 뒤 탱크의 붉은색은 한층 도드라져 보였다. 실제로 목격한 탱크의 붉은 빛깔은 너무나 강렬해서 그것을 잠식하고 있는 산조차 자신의 배경으로 만들어 버린다. 도시 속 자연에 묻힌 산업 유산이라는 독특한 대상지의 조건은 그 자체가 이미 매력적인 공원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다. 그래서인지 본 공모전의 설계 가이드라인은 매우 간결하다. 다섯 탱크의 내·외부를 활용하여 상설·기획전시 공간, 공연 공간, 도서관 및 강의실로 구성된 정보 교류 공간을 마련할 것, 적어도 하나 이상의 탱크는 원형 그대로 보존할 것, 그리고 비축기지 전면의 임시 주차장 부지를 공원의 진입부로 계획할 것 정도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다. 설계지침의 초점은 매우 명확하다. “옛 것은 무조건 철거하고 새 것을 지어온 과거의 관습적 태도에서 벗어나, 오래된 구조물의 기억과 역사를 소중하게 살리고… 서울의 건축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본 공모전의 의의에서 방점은 ‘옛 것, 오래된 구조물’에 찍힌다. 지침은 “자연스러운 부식을 통해… 각 탱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시각적, 공간적 오브제로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반복적으로 땅과 구조물을 분리해서 언급한다. 따라서 공원의 구성보다는 구조의 활용이, 현재의 쓰임보다는 과거의 감상이 설계의 핵심이 된다. 실제로 공원의 쓰임, 즉 공원의 운영 주체와 구체적 프로그램이 설정되기 전에 이미 공원화 계획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본 공모의 성격은 일반적인 공원의 설계보다는 산업 유산을 추억하는 메모리얼에 가까워진다. 결과적으로 마포석유비축기지 공원화 사업은 ‘기억’에 대한 건축적 실험의 장이 되었고, 이와 더불어 건축가에게만 그 설계가 허락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공원 설계의 역사에서 독특한 위상을 획득하게 되었다. 기억의 발굴 무엇이든 오래도록 바라보면 흥미로운 것이 된다. - 귀스타브 플로베르 설계지침은 최초의 설계다. 지침은 설계에 대한 최초의 관점으로써 다가올 설계들의 진폭을 결정한다. 대다수의 작품이 다섯 개의 탱크를 활용하여 다양한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으며, 일부 작품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구조체를 도입해서 옛 것과 새것의 충돌을 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작품은 서울시가 제공한 설계 예시도의 모습에서 크게 더 전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도 사고의 진폭이 공간적으로는 탱크와 옹벽이라는 구조체를, 시간적으로는 30년간 부식된 표면 위를 맴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등작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은 지침과는 다른 공간적, 시간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어떻게 탱크를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할 때, ‘어떻게 탱크를 바라볼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다. “찾아냄이 시작이며, 나타나게 함이 종결이다”라는 설계설명서의 구절처럼, 그들은 찬찬히 대상지의 기억을 들추어보고 이를 드러내기 위해 고민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비축기지가 조성된 과정을 유추해본다. 북측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피하기 위해 탱크는 남쪽으로 열린 경사면에 배치되어야 한다. 그리고 시설물의 안전을 위해 부지 전체가 암반 지형이어야 한다. 탱크를 매설하기 위해 암반은 원형으로 절개되었고, 절개면을 따라 옹벽이 들어섰다. 옹벽 내부에 탱크를 매설한 다음 이를 보호·차폐하기 위해 절개면의 입구는 토사로 메워졌다. 이경근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조경비평 ‘봄’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봄, 조경 사회 디자인』, 『공원을 읽다』, 『PennDesignSubstance Journal』 등에 필자로 참여했다. 용산공원 조성 기본계획, 순천만 국제습지센터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하였으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마스터플랜 설계공모, 상상어린이공원 조성 기본계획(안) 현상공모, ASLA Student Award, 환경조경대전 등 여러 설계공모전의 수상 경력이 있다.
  • 마포석유비축기지 참가 자격 논란
    공원화 사업임에도 참가 자격을 ‘건축사’로만 제한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위한 국제설계경기’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공원’ 조성을 목표로 했다. 대상지 전체를 하나의 ‘열린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으며, 석유비축탱크를 품고 있는 대상지는 도시적·지형적으로 독특한 조건을 가진 땅이다. 때문에 이번 설계경기는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여러 전문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러나 이번 설계경기는 그 참가 자격을 ‘건축사’로 한정하여 조경가의 공식적인 참여를 배제했다. 이에 본지는 공모전을 주최한 서울시에 참가 자격을 제한한 배경과 이유를 질의했다. 다음은 그에 대한 서울시(도시계획국 공공건축팀)의 답변이다. 참가 자격 관련 질의에 대한 서울시의 회신 “운영위원회에서는 당초 ‘참가 자격’을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는데, 그 까닭은 ‘오래된 것은 무조건 철거해왔던 종래의 관습적 태도가 아니라 잃어버린 도시의 기억과 역사를 살려 산업 유산을 재생하고 활용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다양하고 창의적인 설계안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초 자격 요건: 참가자는 단독응모의 경우 한국건축사 혹은 외국건축사이어야 한다. 공동응모의 경우 한국 혹은 외국건축사 1인을 팀의 대표자로 지명하고 나머지 팀원은 4인 이하로 하여 전문분야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주최자의 소속 직원,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이 소속된 조직의 구성원, 중복으로 응모한 자, 자격 정지 중인 건축사는 참가할 수 없다.’ 그러나 ‘참가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계약 관계법령에 맞지 않는다’는 기술용역 타당성 심사 결과에 따라 계약부서(재무과) 및 안전행정부 협의를 거치면서 부득이하게 현행법령 규정에 맞도록 공모지침상 참가자격을 변경하여 공고하였습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본 설계경기의 핵심은 기존 석유탱크의 재생 및 활용’이라고 판단하여 참가자의 대표는 국내외 건축사로 지난 5차 위원회에서 결정했었고, 변경된 참가 자격에서도 DDP와 같은 설계비 폭증 및 계약 관련 분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향후 ‘기본 및 실시설계’ 계약시 관련법령에 따라 건축사사무소를 등록한 자를 주계약자로 선정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상지와 주변 여건상 공원이 많고 도시계획 변경, 토목 등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시행령’ 규정에 따른 조경기술사 등 다른 전문가들의 참가를 적극 검토하였으나, 참가자의 대표가 국내 건축사사무소를 등록한 자로 한정되고 공동응모는 2개사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하면서 참가 분야를 전부 명시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계약 시 시비가 발생될 여지가 있고, 컨소시엄 구성에 따른 참여업체가 오히려 지나치게 적어질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참가 자격을 변경하는 실무 과정에서 다른 전문분야가 불가피하게 제한되었습니다. 우리 시는 ‘최근 국제설계경기의 흐름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도출해 내는 협력적 작업이 필요하다’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에 동의하며 본 설계경기에도 적용하려 하였으나, 위와 같은 제도상 문제 등으로 인하여 다양한 분야에 참여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여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기와 같은 문제들이 향후 시행될 설계경기에서는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 시에서는 건축정책위원회를 통해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법령 개정 건의등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협력적 작업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 지난 6월 최종 우승팀을 발표한 ‘리빌드 바이 디자인Rebuild by Design’ 설계공모는 CNN이 선정한 2013년 최고의 아이디어에 이름을 올렸는데, 여러 단계에 걸친 공모 과정과 전문가 집단의 학제 간 협력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시설계, 건축, 조경, 원예, 해양학, 엔지니어링, 생태, 교육, 그래픽 디자인, 예술, 재정-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함으로써 복합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 최근 국제설계경기의 흐름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도출해내는 협력적 작업을 크게 장려하고 있다. 기본 개념을 도출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여러 전문 분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공모의 핵심은 ‘공개’ 경쟁 이번 설계경기에 참가한 조경가들은 한결같이, 오일탱크에 대한 건축적 설계 해법이 중요한 대상지였으므로 대표자를 건축사로 한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공원화 사업’이란 타이틀이 붙은 설계공모임에도 조경가가 공식적으로 공동 참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가 자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분야 이기주의나 영역 다툼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공개경쟁방식으로 진행되는 설계공모에 참가조차 할 수 없도록 자격을 제한한 지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그 성격이 다르다. 가장 좋은 안을 뽑기 위해, 다양하고 폭넓은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보다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확대하는 것은 주최 측의 당연한 의무다. 다양한 층위의 안을 폭넓게 받은 후에, 대상지에 가장 적합한 안을 뽑는 것은 심사위원의 몫이자 역량이다. 미리부터 참가를 제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활용하여 뉴욕의 하이라인과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서울시(주무부처 도로관리과)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대상으로 국제지명초청공모를 진행하기 위해 설계지침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이 참가 자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마감중인 9월 22일 현재, 공식적인 설계공모 요강이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조경사회는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경우, 건축, 조경, 토목구조 3개 분야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한 상태다. 또 조경 관련 6개 단체장(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사회,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공사업협의회, 한국환경조경자재산업협회) 공동 명의로 서울시장 면담도 요청해놓았다. 이 자리에서 이번 설계경기의 참가 자격 제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비롯해서, 다양한 조경 관련 정책 제안, 제도 개선 요구 등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이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남기준
  •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위한 국제설계경기
    공원화 사업 진행 경과와설계경기 심사평 서울시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는 131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했던 5개의 탱크가 자리 잡고 있다. 1970년대 두차례 석유 파동을 겪으며 정부는 10만1,510m2(서울광장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비축기지를 구축하고 석유를 저장해왔는데, 2000년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건설되면서 용도 폐기되어 14년 동안 기억 속에서 잊힌 채 그 흔적만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던 차에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마포석유비축기지 활용 방안 연구가 시작되었고, 아이디어 공모 및 공개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 1월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기본구상안이 발표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2일까지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위한 국제설계경기’를 진행했고, 8월 25일 당선작을 발표했다. 공모전에는 95개 작품이 제출되었으며, 16개국 53인의 외국인 건축사를 포함해 총 227명의 건축사가 참여했다. 그 결과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팀이 제출한 ‘Petro: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가 1등작으로 선정되어 실시설계권을 획득했다. 2등작에는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팀이 제출한 ‘Park T6’가 선정되었으며, 시스템랩 그룹 건축사사무소가 제출한 ‘Culture Casting Tank’가 3등작으로 뽑혔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당선작을 바탕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공사 과정을 거쳐 2016년 말 개장할 예정이다. 이번 설계공모의 대상지는 서울시가 발표한 기본구상 1단계에 해당하며, 1단계 안을 바탕으로 추후 2단계 주차장 부지 일대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음은 마포석유비축기지 국제설계경기의 심사평 전문이다. “마포석유비축기지에 흩어져있는 기름 탱크를 한번이라도 찾아본 건축가라면, 그 공간이 선사하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 강렬한 이끌림 때문에 국내외의 많은 건축가들이 이번 설계경기에 참여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 모두 현장을 가보고는 남아있는 기름 탱크를 설계의 주제로 삼은 설계경기의 취지에 크게 공감하고, 마포석유비축기지가 내포하는 미래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두었던 사항은 참여한 건축가들이 기름 탱크를 포함한 기존의 상황을 얼마나 주목하며 설계안을 전개했는 가였다. 그 상황에 주목한다는 것은 단지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난 역사와 현재의 상태 그리고 미래의 재생 사이에서 역동적인 사유를 건축을 통해 전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사위원 사이에서 이번 설계안이 지녀야할 미덕으로 논의되었던 것으로는, 건축적 물리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미래의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 단지 탱크를 이용한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환경에 대한 이해 속에서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 철골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탱크의 구조물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찾아내는 것, 표현에 있어서는 설계한 공간에 대한 생생한 이미지가 아니라, 생각과 논리, 구법과 기술을 충실히 담은 도면과 드로잉이 갖추어져 있는 것 등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1등작은 마포석유비축기지의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1970년대 다섯 개의 탱크가 언덕에 지어지는 과정과 오랜 세월 버려져 있는 현재 상태의 간격을 새로운 설계안을 통해 새롭게 채우고 있다. 공간의 기억에 주목한 이 설계안은 ‘건축의 고고학’을 전개하고 있다. 건축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고자 하는 ‘시간의 건축’, 동시에 이 땅의 잠재력을 가장 단순한 방식을 통해 되살리는 ‘장소의 건축’을 제안하고 있다. 탱크와 풍경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탱크와 풍경이 하나가 된 유일한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과도한 설계를 자제하면서 이 땅이 지닌 고유한 지형의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 낸 작품이다. 2등작은 공원으로서의 석유비축기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의 순환, 자연의 식생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질 시민들의 구체적인 행위를 잘 짜인 시나리오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탱크가 갖고 있는 공간의 가능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콘텐츠와 이미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공간이 갖고 있는 ‘다른 가능성’, 즉 비어있는 공간이 지닌 가치를 지속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 안이 되었다. 3등작은 절제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주조(캐스팅)라는 개념을 통해 탱크를 새로운 건축으로 변환시키려는 강력한 건축가의 의지를 매력적인 공간의 형상을 통해 충분히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건축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 장소를 만들어 내는 방식을 압도하고 말았다. 결국 비어있던 탱크가 지녔던 잠재력은 캐스팅된 공간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아홉 개의 가작은 장소를 만드는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 주요 시설을 탱크의 외부에 배치하고 탱크의 빈 공간에 들어오는 빛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안, 단순한 표현으로 탱크의 보강 방식을 간결하게 보여주는 안, 탱크가 지닌 유적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한 안, 생태적 관점에서 탱크와 구조물을 제안한 안 등, 각각의 안들은 우리가 되새기고 싶은 건축의 중요한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1등작 Petro: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백상진, 김경도(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 이재삼(팀텐 건축사사무소) + 허서구 + 홍찬기, 박정현, 이일성, 김태형, 윤성원, 조현만 2등작 Park T6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김성한, 김형연, 이주호, 김성욱, 우형민, 남창우, 김현준, 최명수, 최은별(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 김필수(오픈플러스) + 성주은, 이진진(연세대학교) + 김아연, 이세희, 허재희, 최진호, 신희정(서울시립대학교) 3등작 Culture Casting Tank 시스템랩 그룹 건축사사무소 홍택, 손을식, 박현수, 임병식, 홍서진, 황성연, 김재성
  • 2014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4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근현대 예술 갤러리로 지난 44년간 오스카 니에마이어Oscar Niemeyer, 렘 콜하스Rem Koolhaas, 프랭크게리Frank Gehry, 장 누벨Jean Nouvel,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리차드 헤밀턴Richard Hamilton,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앤디 워홀Andy Warhol, 볼프강틸만스Wolfgang Tillmans,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요코 오노Yoko Ono, 그리고 제이크 & 디노스 체프만Jake and Dinos Chapman 등 1,750명이 넘는 예술가와 건축가의 작품을 전시해 왔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공공의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전시 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방문객에 맞춘 예술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크게 본관과 최근 리노베이션된 ‘서펜타인 세클러 갤러리Serpentine Sackler Gallery’의 두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지난 2010년 본관으로부터 5분 거리에 있는 ‘더 매거진The Magazine’(국가지정보호 2등급 건물The Grade II listed building)1 건물을 ‘더 로얄 파크The Royal Parks’로부터 매입한 뒤, 2013년 9월 리노베이션 및 증축을 통해 공공 공간으로 만들었다. ‘세클러’라는 이름은 이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기부한 모티머 & 테레사 세클러Mortimer and Theresa Sackler의 이름에서 따왔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트Zaha Hadid Architect가 설계를 맡아 영화, 문학, 포럼 등의 새로운 유형의 행사 및 사회적 기능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펜타인 파빌리온Serpentine Pavilion’은 2000년부터 이어진 프로젝트로서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진행해왔다. 작가 초청부터 완공까지 최대 6개월의 시간이 주어지며, 완성 후 4달 동안 전시된다. 그동안 자하 하디드, MVRDV, 렘 콜하스, 프랭크 게리Frank Gehry 그리고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 등 유명 건축가들이 참여해왔고, 올해 15번째 건축가로는 칠레에서 활동하는 스밀랸 라디치Smiljan Radi´c가 초청됐다. Architect Smiljan Radi´c Project Directors Julia Peyton-Jones, with HansUlrich Obrist Project Leader Julie Burnell, with Cara Chernanko Project Curator Jochen Volz, with Emma Enderby Engineering, Technical Design andCost Management David Glover, with Thomas Webster, Jack Wilshaw, KatjaLeszczynska, Brian Graham, AECOM Construction Ted Featonby with Mick Mead, StageOne Creative Services Ltd Consultants Barnaby Collins, with Katie Smith, DP9 Location Kensington Gardens, London,United Kingdom Area 541m2 Completion 2014. 6. Public Opening Date 2014. 6. 26~2014. 10. 19 Photographs Luke Heyes, Iwan Baan, Walter Herfst,Hufton & Crow, John Offenbach, Smiljan Radi´c,Gonzalo Puga, Hisao Suzuki, 2014 Smiljan RadicStudio
    • 박경의, 이윤주 / Smiljan Radi´c
  •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Incheon Asiad Main Stadium
    지난 9월 19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막을 열었다. 개회식이 치러진 주경기장은 지난 2009년 진행한 설계공모에 당선된 설계안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최우수작으로 당선된 희림건축의 작품은 빛과 바람, 춤을 콘셉트로 인천의 상징을 형상화했고, 건축물의 선이 대지로 이어지며 주변으로 흐름이 확장되도록 설계했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이하 인천 주경기장)은 인천의 새로운 녹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통합 연계의 뼈대 인천 주경기장 계획의 주안점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주변 사업과의 연계성, 생태적인 안정성, 경기장의 기능성 확보가 공모 당시 요구된 주요 고려 사항이다. 당초 주경기장 부지를 포함한 130만m2의 대규모 근린공원(연희공원)이 계획되어 공원 부지로 지정되었으나 오랫동안 미집행되었다. 그러던 차에 연희공원 부지 일부에 인천 주경기장이 건립되면서 주변 지역이 연계되어 개발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통합하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각 지역에 커뮤니티 가든, 에코 가든, 스포츠가든, 컬처 가든, 페스티벌 가든이라는 테마를 부여해 공간을 연계했다. 일반적으로 경기장은 필드를 스탠드가 둘러싸고 사면이 지붕으로 막힌 형태로 건립된다. 반면 인천 주경기장은 타원형의 지붕 양쪽이 뚫려 있다. 지붕이 곡선을 그리면서 지상으로 이어지고, 녹지의 흐름이 주변의 산으로 이어지도록 대상지 양쪽에는 숲을 조성했다. 건물이 만들어낸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동선이 형성되고 숲과 산으로 연결된다. 경기장의 열린 구조를 통해 주변과 연결되는 것이 설계의 골자다. 인천 주경기장과 주변 지역을 매개하는 또 다른 요소는 두 개의 지하 통로다. 인천 주경기장과 연희공원 사이에는 큰 찻길(봉수대로)이 있어 공간이 단절되는데, 지하 통로가 두 공간을 서로 이어준다. 이 통로는 기존에 이용하던 굴다리로 경기장 조성을 위해 부지가 성토되어 통로보다 높은 지형 여건을 살려 기존 통로 전이 공간에 선큰 형태의 광장을 조성해 연결 통로의 활용성을 높였다. 연희공원 조성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인천 주경기장이 완공되었고 연희공원 일부에 도시 생태 휴식 공간 조성을 위한 자연마당 사업(환경부 주관)이 진행되면서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공사 관계자들은 연희공원이 하나씩 채워지면 인천 주경기장 내에 존치한 연결 통로가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경설계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설계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주)상지건축사사무소, POPULOUS 구조설계 (주)동양구조안전기술 시공 (주)현대건설 기계설계 (주)한일엠이씨 전기/통신설계 (주)나라기술단 토목설계 동남이엔씨(주) 인테리어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조명설계 (주)피투엘이디큐브 음향설계 (주)오에스디엔지니어링컨설팅 소방설계 (주)융도엔지니어링 CM/감리 (주)삼우건축사사무소 발주 인천광역시 위치 인천광역시 서구 연희동 봉수대로 806 대지면적 622,810m2 건축면적 74,948.26m2 완공 2014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1970년에 설립된 종합건축서비스 회사로 건축설계, 건설사업관리(CM), 감리(CS)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단독 해외 진출에 성공했으며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 방글라데시, 이라크 등 8개 지역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 포티피케이션 에렌브라이트슈타인 Fortification Ehrenbreitstein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Ehrenbreitstein Fortress는 라인Rhine 강과 모셀Mosel 강의 합류부에 위치해 있다. 이 기념비적인 구조물은 두 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고원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이곳이 19세기 초에 독일이 프랑스의 침공으로부터 라인 강 유역을 지켜내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였기 때문이라 한다. 포티피케이션에렌브라이트슈타인Fortification Ehrenbreitstein은 2005년에 열린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기존 공원을 개선하고, 더 많은 주차 공간을 만드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한다. 디자인 콘셉트는 역사적인 고원 요새fortress plateau를 극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공원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역사적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북쪽 진입부의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방문자 센터가 만들어졌고, 변화된 공원과 주변 지역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새로운 공간적 가치를 창출했다. 고원의 가장 자리에 위치한 차량 출입구와 주차장이 수벽wall of trees에 의해 차폐되어 쾌적한 보행 환경을 유도하며, 요새의 주출입구와 인접한 자갈로 덮여있는 공간은 다목적 야외 활동을 위해 활용된다. 이렇게 재조성된 공간은 기존에 식재되어 있던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고 요새로의 시야 또한 방해하지 않는다. 요새가 건축되었을 당시, 요새의 방벽에서의 시야를 차단했던 지형은 모두 평평하게 다져져 지금과 같은 형태의 고원이 만들어졌고, 이러한 과거의 인공적 지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략을 통해 구조물의 북쪽으로 펼쳐진 넓은 평원이 역사적 기념비성과 요새의 실루엣을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 배치된 폭이 넓은 원형 벤치는 넓게 뻗은 평원의 광대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일부 남아있는 바로크 양식의 구조물은 잔디로 덮어 그 앞에 펼쳐진 오픈스페이스는 요새와의 조화로운 모습을 만들어낸다. 길게 뻗은 보행로들은 열십자형으로 고원을 교차하여 비어 보일 수 있는 경관에 마치 슈팅라인shooting line처럼 강렬하고 리드미컬한 기하학적 형태를 구축하고 기존의 보행 동선 시스템과 연결되어 새로운 보행 네트워크를 만든다. 길게 늘어선 요새의 첫 번째 방어선을 따라 걷다보면, 3면으로 구성된 포도원을 만나볼 수 있다.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포도나무들 사이에 위치한 잔디밭은 새롭게 깔린 포장도로와 함께 친밀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와인바, 피크닉 등을 위한 공간이다. Landscape Architect TOPOTEK 1 Architect HG Merz Architekten Client State of Rhineland-Palatinate, Germany Location Koblenz, Germany Area 104,000m2 Planning 2005~2009 Completion 2011 / 2013 Photographs Hanns Joosten, Thomas Frey 토포텍 1(TOPOTEK 1)은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는 조경설계사무소로 마르틴 라인-카노(Martin Rein-Cano)가 1996년에 설립했다. 조경 전반에 걸친 다양한 유형 및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건축과 도시설계에서부터 예술 부문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여러 지식 분야와 사회적 이슈의 하이브리드적인 접근법, 디자인 요소 및 오브젝트의 철거·확대 및 재맥락화(re-contextualization), 그리고 시노그래픽한(scenographic) 과정의 단계별 계획 등 다양한 설계 전략을 통해 최근 경향에 민첩하게 적응한다. 공공 공간을 비전의 표현이자 사회 전반의 축소판으로 재해석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설계 개념을 대상지의 상황과 역사적 지식의 범위 내에서 발전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 TOPOTEK 1 / TOPOTEK 1
  • 파르코 도라 Parco Dora
    1980년대 피아트사의 철제 부품 공장과 미쉐린Michelin 타이어 공장이 폐쇄되었다. 해당 산업 전반의 쇠락과 더불어 이들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도심 근처에 상당한 넓이의 지역이 버려지게 되었다. 파르코 도라Parco Dora는 토리노의 이러한 탈산업 유휴지를 구조적으로 재생하기 위해 1990년대 시행된 ‘스피나 센트랄spina central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구상되었다. 45헥타르 넓이에 달하는 본 프로젝트는 도시의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개발 축 전역에서 가장 큰 규모라 할 수 있다. 과거 산업용 부지로 활용되었던 역사가 대상지의 성격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며, 공간적으로는 대상지를 둘러싼 도라 강River Dora, 주요 간선 도로망, 그리고 신규 주거 지역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원은 각기 다른 다섯 개 구역―인제스트(Ingest), 비탈리(Vitali), 모타라(Mortara), 미쉐린(Michelin), 발도코(Valdocco)―으로 구성되었다. 각 구역의 개별적 특성이나 해당 구역에 남겨진 과거의 흔적을 하나로 통합하고, 새로운 시설물을 통해 기존의 특징을 강화·발전시키며, 각 구역을 서로 연계시키는 한편 주변 지역과도 연결하는 것이 주 목표였다. 공원 한가운데 위치한 제철 공장 카포노네 디 스트리파지오Caponnone di Strippaggio, 눈에 잘 띄는 미쉐린타이어의 냉각탑, 인제스트 라미네이팅 공장, 그리고 도라 강은 대상지에서 손을 대지 않고 존치시킨 가장 중요한 요소다. 도라 강의 서쪽은 강변 지역을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 반면 동쪽의 경우 대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강이 완전히 덮여있다. 냉각탑, 운하, 그리고 슬러리 탱크 등은 공업 생산 과정에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물 관리 시스템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 시설들을 이용해 저장된 빗물은 관개 및 임시 물 관련 시설에 활용될 계획이다. 주변을 둘러싼 건물들의 어마어마한 크기로 인해 공원은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다.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고, 공원 내부의 여가 공간을 보호하는 한편 그늘 제공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많은 나무를 식재했다. 잡목림, 가로수, 수풀은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건물들을 단순한 배경 정도로 만들 것이다. Lead Design and Artistic Supervision Latz + Partner(Tilman Latz, Peter Latz, Dörte Dannemann,Daniela Strasinsky, Felix Metzler, Susanne Genilke) Project Management STS Servizi Tecnologie SistemiS.p.A. Restoration of Historic Buildings, Tendering andCosts Studio Pession Associato Structural Analysis and Surveys CMC StudioIngegneri Associato Agronomy, Tendering and Costs Dario Grua Lighting Pfarré Lighting Design Art Ugo Marano Client Città di Torino Location Turin, Italy Total Surface 456,000m2 Project Surface 376,000m2 Completion 2012 Photographs Andrea Serra, Fabrizio Zanelli,Heidemarie Niemann, Mattia Boero, OrnellaOrlandini, Latz + Partner Latz + Partner는 아넬리스 라츠(Anneliese Latz)와 피터 라츠(Peter Latz)가 아헨(Aachen) 및 자르브뤼켄(Saarbrucken)을 기반으로 설립했으며 현재는 뮌헨으로이전해 활동하고 있다. 2011년 3월 이래로 조경가이자 건축가인 틸먼 라츠(Tilman Latz)가 대표 이사이자 책임 디자이너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각각의 장소가 지닌 독특한 특성과 기술적 해결책을 결합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을 세우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 도시 변화, 탈산업·전통적 경관, 공공·사적 공간, 정원 등의 프로젝트가 주요 활동 분야다.
    • Latz + Partner / Latz + Partner
  • [칼럼] 도시재생, 편의적이거나 인기영합적인 해석을 넘어
    ‘도시재생’이 공간 문제를 다루는 모든 학계와 업계의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전국 13개 도시에 도시재생 선도 지역이 선정되어 도시재생 사업이 이루어지면서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고생하던 학계와 업계도 도시재생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그러나 도시재생은 여전히 생경한 개념이다. ‘재생’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의 법제에서 그대로 따온 것으로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재활성화’가 더 이해하기 쉬운 용어다. 그 뜻을 새겨보면 예전에는 번성했던 곳을 ‘다시’ 활성화시킨다는 의미로, 그 전제 조건은 도시 쇠퇴다. 이러한 점에서 엄밀히 말해 한때 활력이 있었던 곳이 쇠퇴decline한 경우와 한 번도 발전한 적이 없었던 낙후backwardness의 경우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을 ‘낙후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수단’쯤으로 여기는 지자체들의 태도는 매우 안이하다. 번영했던 도시가 쇠퇴하면 공장과 상가가 문을 닫고 빈 집이 생기고 도로가 한산해지면서 그동안 도시 개발을 위해 투자되었던 각종 시설이 100%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재활성화’에는 이렇게 미이용unused되거나 저이용under-used되고 있는 기존의 도시 시설을 다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재활용’의 의미가 그 기저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영국에서 탈산업사회의 도래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수변 공간의 제조업 공장, 창고, 도크dock 등의 산업 유산을 문화 자산으로 재활용하거나, 일본에서 ‘읽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도심에 방치되었던 대단위 토지를 재활용하여 도시재생을 꾀하려고 했던 시도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시재생을 ‘부수지 않고 다시 이용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일정 부분 유효하다. 실상 많은 사람들에게 도시재생은 단적으로 재개발redevelopment 또는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철거 재개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철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용한다는 개념은 일찍이 수복 재개발, 보전 재개발 등의 개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곧 도시재생은 수복 재개발, 보존 재개발을 의미하는 것일까? 유의할 점은 ‘부수냐 마느냐’는 방법 또는 수단일뿐,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정 지역의 ‘재활성화’에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기존의 것을 없애버리는 것보다 다시 활용하는 것이 지역의 재활성화에 보다 효과적이라면 보존하여 이용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철거해도 된다는 것이다. 재활용하기에는 너무 노후화되고 불량화되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거나 재활용할 만큼 희소한 가치를 지니지 않는 것까지 모두 무조건 재활용하자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재활용’은 건축물·시설물 등의 재활용뿐만 아니라 기성 시가지내에 이미 개발이 되었던 토지의 재활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건축물·시설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지역의 재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예전의 것이 지니는 희소성의 가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예전에 수많은 달동네들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을 때 신작로와 아파트는 매우 신기하고 희소한 존재였다. 그렇지만 그동안 거의 모든 달동네가 철거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숲으로 변모하게 됨에 따라 오히려 이제는 그나마 남아 있는 달동네와 골목길이 신기한 희소한 자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겨우 남겨진 철로, 공장, 창고, 점포, 한옥, 골목길, 계단길 등이 그 지역 고유의 유일하고unique 진정성 있는authentic 장소성을 나타내며 도시재생의 귀중한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은 종종 ‘마을만들기’와 혼용되기도 하면서 하향식top-down 방식에 대비되는 주민참여형의 상향식bottom-up 도시 정비·개발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역시 주민참여는 방법 또는 수단에 관한 사항이다.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의 ‘재활성화’에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늘날 계획 이론에 의하면 주민참여에 기초한 협력적 계획collaborative planning은 그 대상이 도시재생이든 새로운 지역의 개발이든 또는 비물리적 프로그램이든 절차적 합리성과 정당성이 재활성화와 같은 계획의 성공적 산출을 위해 매우 중요함을 보편적으로 지적하고 있을 뿐이다. 실로 도시재생의 가장 큰 특성은 그 목적인 도시재활성화가 물리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측면을 통합적이고 균형 있게 고려한 개념이라는 데 있다. 즉, 종전의 재개발이 물리적 측면에서 도시 및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데 비해, 도시재생은 물리적 환경이 개선되더라도 그러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경제적·사회적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쇠퇴 도시의 재활성화는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도시재생의 원조격인 영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카리브 해와 서남아시아의 이민자들이 공간적으로 집중됨으로써 나타난 빈곤, 치안, 인종적 갈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 제조업 쇠퇴에 따른 실업 등 경제적 문제를 도시 및 주거 환경 악화와 같은 물리적 문제와 함께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라는 개념을 발전시켰다. 일본의 경우도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도쿄 등 대도시 지역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경제적 요인이 도시재생을 외치게 된 주요 배경이었다. 이렇듯 도시재생이 물리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측면의 도시 재활성화를 통합적이고균형 있게 고려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존의 낡은 건축물·시설물의 철거를 통해 물리적 환경만을 개선하려는 재개발의 개념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 또한 사회적·경제적 여건 개선의 핵심은 사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민참여가 재활성화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재생이 갖는 시대적 화두의 의미는 통합적 또는 융·복합적 접근 방식에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에서 벌이고 있는 도시, 주택, 교통, 환경, 경제·산업, 교육, 의료, 사회복지 관련 사업들이 지역 활성화라는 하나의 최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연계 사업’이야말로 도시재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최막중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서 원장에 재임 중이다.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장을 맡고있으며,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국무총리 소속 국토정책위원회 위원,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등으로활동해 왔다.
    • 최막중[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원장,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