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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 위기의 시대, 건축의 사회적 역할을 도모하다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국가관 리뷰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열 이상으로 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열기가 뜨겁다. 올해의 총감독 칠레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가 제시한 주제 ‘전선에서 알리다’ 때문이다. 이 주제에 응답한 다수의 국가관들은 미학적 견해를 내려놓고, 전 지구적인 위기와 분쟁에 대응하는 건축의 사회 참여를 고민한다. 이번 글에서는 국가관의 화두를 통해 건축의 사회적 제안과 시대적 논의에 접근하고자 한다. 총감독이 기획한 본 전시는 다음 호에 이어서 살펴볼 예정이다. 세계는 이주, 난민, 전쟁, 재난, 주거난, 경제 위기, 분쟁, 테러 등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끊이지 않는다. 점점 더 극심해지는 사회적 위기를 의식한 것일까? 올해 건축 비엔날레는 이 위기의 현실 속으로 뛰어 들어가 건축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건축의 사회적 역할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렇게 전면으로 나선 적은 거의 없었다. 고고한 건축 미학을 유보한 데에는 올해 건축전의 총감독으로 선정된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의 사회적 의식이 바탕이 된다. 그는 올해의 주제를 ‘전선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로 두어, 지구적인 위기 속에서 ‘건축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장에서 건축의 적은 삶의 공간을 위태롭게 하는 세상의 온갖 위기들이다. 건축이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65개의 국가관들 다수가 자국의 사회적 위기, 도시 문제, 건축적 위기 등의 문제를 내걸어, 이를 해결하려는 건축적 시도가 여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 국가관의 이슈 중 난민 문제, 로컬의 건축 쟁점, 폐허로부터 재생, 위기의 환경이라는 네 카테고리에 주목해 오늘날 건축이 모색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과 제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41호(2016년9월호)수록본 일부 심소미는 독립 큐레이터이며 미술과 도시 관련 비평을 쓰고 있다.‘신지도제작자’(2015), ‘모바일홈 프로젝트’(2014) 등 현대 미술과 도시 연구를 매개한전시 기획을 해왔으며, 도시 개입 프로젝트 ‘마이크로시티랩’(2016)을 선보일 예정이다.2016년 난지창작스튜디오 연구자 레지던시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
  • 영화로 읽는 공간의 기호학 조경디자인캠프 조경토크쇼 ‘풍경의 대화’
    불을 끈 강의실, 스크린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이 빛났다. 빔 프로젝터가 비추는 화면은 설계 도면이 아니라 영화 클립이다. 영화 ‘괴물’ 속 송강호의 익살스러운 연기에 간간히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영화 속 강’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매는 사뭇 진지했다. 지난 8월 12일,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관에서 조경 토크쇼 ‘풍경의 대화’가 열렸다. 조경디자인캠프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된 이번 토크쇼에는 서영애 소장(기술사사무소 이수)과 김혜리 기자(씨네21)가 초청돼 ‘영화 속의 강’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영화 ‘김씨표류기’, ‘악어’, ‘괴물’, ‘머드’ 등을 넘나들며 강의 상징성과 장소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오갔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1호(2016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LAF의 신 조경 선언 The New Landscape Declaration, LAF
    지난 6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조경 미래 회의A Summit on Landscape Architecture and the Future에서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조경의 미래를 위한 선언을 만들기 위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조경가들이 모여 논의의 장을 열었다. 미국이 거대한 정치적·사회적 변화와 환경 오염 문제를 경험한 1966년에 LAFLandscape Architecture Foundation가 발표한 기존 선언 이후 50년만의 일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초청된 700명 이상의 조경가가 참여한 이번 회의의 주요 주제는 두 가지다. 먼저 기존 선언과 지난 50년간 조경이 이룩한 것들을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전문 분야로서 조경의 비전을 예측해 향후 50년간 조경가가 해야 할 일에 가이드가 되어줄 새로운 선언을 구축하는 것으로 회의가 구성되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1호(2016년 9월호) 수록본 일부
  • [편집자의 서재] 종의 기원
    악惡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그리고 악에 대한 사람의 호기심은 왜 이다지도 강렬할까. ‘희대의 살인마’, ‘인면수심의 악마’, ‘사이코패스’ 등 점점 자극적인 수식어를 달고 TV나 신문에 큼지막하게 등장하는 범죄자의 무심한 시선을 볼 때면,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슬며시 내리고 그 뒤에 숨은 표정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범죄자의 얼굴을 확인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색다른 정보를 읽어 내거나 보복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도. 이 싸구려 궁금증을 당장 채우지 못하는 답답함에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나? 우리나라는 범죄자에게 너무 관대해’라며 가볍게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우리와 닮은 평범한 얼굴일 범죄자의 표정과 인상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은 범죄에 대한 분노일까, 혐오일까, 아니면 원초적인 호기심일까? 우리는 범죄자의 얼굴에서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정유정의 소설은 악에 대한 우리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독자를 단숨에 휘어잡는다. 그동안 우리 문단에서 ‘범죄’라는 소재와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이야기 구조는 장르물의 영역으로만 취급되어 왔다. 하지만 정유정은 장르물적인 소재와 스토리텔링 방식을 따르면서 한국 문학 판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정유정은 요즘 국내 소설가 중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최근작들만 놓고 보았을 때, 정유정만큼 화제작을 연달아 내놓는 작가는 드물다. 물론 올해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몇 달째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문학평론가 노태훈은 대담하고 유머러스한 필치로 『릿터』 창간호에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최근에 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읽었을까? 만약 읽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로 하자. 그 책은 당신이 읽기에 조금 어렵다.” 오랫동안 ‘악’의 문제를 탐구해온 정유정은 최근작 『종의 기원』에서 순수한 ‘악’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창조했다. “등단작인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에서는 정아의 아버지로, 『내 심장을 쏴라』에선 점박이로, 『7년의 밤』에서는 오영제로, 『28』에서는 박동해로. 매번 다른 악인을 등장시키고 형상화시켰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정유정은 『종의 기원』에서 악인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내면의 본성적인 악의 기원에 깊이 침잠한다. 소설의 주인공 한유진이 피투성이 상태로 깨어나는 첫 장면에서 독자는 이미 범인과 결말을 예측하게 되지만 이야기 전개는 전혀 지루하지 않다. 1인칭 시점으로 사건의 전말을 더듬어 가는 주인공 내면의 일렁이는 파도가 시시각각 독자를 덮쳐오기 때문이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자기 합리화로 일관하며 쾌락을 느끼기까지 하는 유진의 범죄 장면에서 왜 우리는 눈을 뗄 수 없을까. 소름끼치도록 황량하고 공허한 유진의 독백에도 연민과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다. 알아야 했다. 단서들을 조합한 추리 같은 건 의미가 없었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 들어야 했다. 내 안에 나라고 믿는 나 말고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지, 그 ‘누군가’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모르고는 세상 속에서 살아갈 길이 없었다. 아는 순간, 지옥문이 활짝 열린다 할지라도, 그로 인해 내 인생이 송두리째 엎어진다 해도.” 유진은 도망가고 싶고 회피하고 싶은 진실의 문 앞에서 후퇴 대신 전진을 선택한다. 비록 용서할 수 없는 악인이지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고자 하는 끈질긴 삶의 의지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느껴진다. 소설의 배경과 캐릭터 설정을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정유정은 이번에는 소설의 배경으로 ‘군도’라는 신도시를 창조했다. 『여성중앙』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화호를 소설의 모델로 삼고 아주 초창기 송도신도시의 모습을 입혔다”고 말했다. 소설에서 군도신도시는 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입주가 절반도 채 이루어지지 않은 도시다. 상권이나 교통, 공공시설 등의 생활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외딴 베드타운이다. 공허하고 메마른 주인공의 내면처럼 도시도 텅 빈 황량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어머니에 대한 분노, 친구 해진에 대한 질투와 애정, 이모에 대한 혐오로 뒤섞인 주인공의 내면만큼이나 도시는 우후죽순 들어선 빌딩으로 인해 어수선한 풍경이다. 신도시를 배경으로 새로운 종의 악인이 탄생하는 알레고리가 흥미롭다. 새로운 ‘종’으로 태어난 유진이 강렬한 의지로 삶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여러 가지 도시 문제를 껴안고 세워진 우리의 신도시들은 도시로서 기능하기 위해 치열한 의지와 노력을 들이고 있을까. 덧붙이자면, 『환경과조경』의 다음 달 특집은 ‘광교신도시’(가제)다.
  • [CODA] 파리의 공원과 정원에 차린 식탁 사이
    “근데 뭐하는 분이세요?” H가 물었다. “잡지사 다녀요.” 눈을 동그랗게 뜬 H가 다시 물었다. “그럼 인터뷰하고 글 쓰는 일 하세요?” 이런 식으로 대화가 흐르면 머리가 분주해진다. ‘내가 하는 일이라….’ 회사에 두고 온 일들이 마감 순서대로 머리에 떠오른다. “음… 네… 취재를 하지요.” 명료한 답을 원하는 게 분명할 H에게 전문지 기자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포기하고 배에 힘을 주고 다리를 들어올렸다. 동그란 눈과 탄탄한 몸매가 인상적인 H는 가볍게 시범을 보인다. 나 역시 가볍게 따라하다가 “으악” 소리를 지르며 철퍼덕 다리를 떨어뜨렸다. 내가 물었다. “운동 계속하면 저도 몸이 유연해질까요?” “꾸준히 하면요.” H가 말했다. “글 쓰는 일은 어려운 것 같아요.” “계속 쓰면 늘어요.” 그렇게 대답해 놓고는 ‘과연 그런가’라고 생각한다. 곧 내가 몸치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란 당연한 결론을 내렸다. ‘쳇 세상에 쉬운 일이 없네.’ 얼마 전 시작한 필라테스 수업이 끝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데 서영애 소장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이번 달 시네마 스케이프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설에나 아들을 다시 볼 거라 아쉬워하는 아버지와 달리, 설에는 오지 않겠다고 말하는 아들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는 자식들이 있을까. 서 소장의 원고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으로 마무리된다. “자식들이란 늘 한발 늦게 깨닫죠. 그리고 지면이 부족해서 쓰진 못했는데,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도 보면 딱 우리 얘기에요. 아버지는 아들이 화가가 된 게 못마땅해서 그림 복원하는 작업을 ‘수리’라고 깎아내려요.” 처음 기자가 되었을 무렵, 내가 설계를 하길 바랐던 아버지는 친척들 앞에서 “취미로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아버지의 눈에는 글이나 쓰는 일이 생산적인 일(혹은 밥벌이?)로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아버지는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실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번 달은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못하고 있는 아버지께 소식을 전한다는 구실로 홍보를 몇 가지 해볼까 한다. 파리의 공원들 전문지 기자가 하는 일이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이라고 한다면 반만 맞는 이야기다. 취재 기자와 편집 기자가 분리되어 있는 일반적인 일간지 기자들과 달리 조경이나 건축 분야의 전문지 기자들은 전천후가 되기 마련이다. 기획부터 취재, 편집까지 맡고 때로는 사진 촬영이나 제작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잡지를 만든다’는 표현이 익숙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개는 잡지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내용이 담긴 단행본을 만드는 일도 한다. 지금 내가 편집하고 있는 단행본은 『파리의 공원들』이다. 파리는 대표적인 관광지기도 하고, 파리의 공원 역시 이런저런 소설이나 영화에서 많이 소개되어 가보지 않았어도 마치 잘 아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직접 가본 공원을 꼽으라면 아마 다섯 손가락이면 충분한 이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파리의 공원들』은 파리에 있는 500여 개의 도시공원 중 규모나 성격 면에서 의미가 깊은 스물두 개 공원을 역사적으로 또 공간적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파리의 도시공원을 통해 프랑스의 역사와 파리라는 도시의 변화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덤이다. 9월 발간 예정이다. 덕분에 줄기차게 야근 중이다. 정원에 차린 식탁 전문지는 특정 분야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그 분야의 다양한 행사와 관련되기 마련이다. 포럼이나 강연을 기획하기도 하고 공모전을 주최하는 매체도 있다. 이때 기자들은 기획자이자 코디네이터인 동시에 현장의 여러 잡일을 처리하는 스태프이기도 하다. 포럼이나 강연을 준비하면, 주제 기획부터 연사 섭외, 그리고 마지막 뒷풀이 동선까지 치밀하게 짜야 한다. 공모전을 기획한다면 심사위원 섭외부터 전시 장소 섭외까지 그 고민의 폭이 상당히 넓다. 환경과조경 역시 조경비평상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을 공동 주최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는 10월에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를 주관한다. 올해 처음 참여한 서울정원박람회 준비로 모두들 전에 없이 분주하다. 편집팀, 디자인팀, 마케팅팀 너나할 것 없이 각자 관심사(?)에 따라 프로그램을 맡았다. 나는 공원에서 먹는 일의 즐거움에 대해 줄기차게 떠들어왔던 만큼 ‘정원에 차린 식탁’이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셰프가 텃밭 작물을 이용한 레시피를 선보이고,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따라해 보며 시식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정원에서 채소와 과일, 허브 등을 키워 먹는 일의 역사야 유구하지만 축제에서 요리 프로그램이 기획된 것은 주요 방송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먹방이나 요리 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 최근 셰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관련 방송 프로그램은 ‘삼시세끼’다. 섬마을이나 농촌에 던져진 남자들 너덧이 하루 세 끼 밥을 해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다인 이 프로그램에 대한 지인들의 공통된 반응은 ‘평화롭다’는 것이다. 복잡한 도시의 현실과 단절된 한적한 시골에서 출연자들은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밭의 잡초를 뽑고, 닭에게 모이를 주고 알 낳기를 고대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구한 재료로 한 끼 식사를 만들어 먹는다. 그 단순함이 우리에게 평온함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밥벌이에 바쁜 나머지 이러한 노동을 생략한 채 간편하게 조리한 음식을 늘어놓고 TV를 보면서 이러한 원초적 노동의 즐거움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그들을 보면서 농사를 지어볼까, 아니면 뜻밖에 귀여운 오리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을 몇 초쯤 한다. 하지만 단순한 삶과 실제 우리 일상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러한 갈증을 달래주는 것이 텃밭 정원이다. 화분 하나만으로도 만들 수 있는 텃밭은 (갑자기 늘어나는 벌레나 귀찮음을 이겨낸다면) 꽤 현실적으로 도시인의 삶에 녹아든다. ‘정원에 차린 식탁’은 최근 높아진 요리에 대한 관심에도 기대고 있지만 단순한 노동의 즐거움, 손수 키워 먹는 재미를 다양하게 확장하려는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준비한 기획이다. 10월, 정원에 차린 식탁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 광교신도시의 교훈
    2013년 12월, 지방자치단체가 기획하고 지방 공기업이 실행한 광교신도시 개발 3단계가 마무리되었다. 광교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자족적 신도시’, ‘43.8%의 공원 녹지’, ‘친환경 도시 체계’ 등 다른 신도시와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공원 계획에 있어서 디자인 커미셔너 제도를 도입하는 등 특색 있고 일관된 방향을 수립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실제 조성된 광교호수공원은 이미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본지는 신도시 개발이 마무리되고 입주민들이 새로운 도시에 적응해 가고 있는 이 시점, 광교신도시 조성 과정을 되짚어보고 신도시 개발의 모델로서 그 의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 신도시 _ 경기도시공사 광교 그린플랜, 녹색 도시 실현의 효시가 되다 _ 이상문 광교호수공원을 보다 _ 전영옥 오래된 나의 신도시, 광교 _ 강준구 ‘한국형 신도시’ 모델은 유효한가? _ 이인성 *환경과조경 342호(2016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편집부
  • 몬트리올 미술관 앞 ‘미로’ Labyrinth, Montreal Museum of Fine Arts
    아스팔트 도로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다. 회색빛 도로 위에서 빛나는 노란 꽃잎에서 우리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무채색 건물이 줄지어 선 셰르브루크Sherbrooke 거리에도 민들레처럼 톡톡 튀는 색채를 자랑하며 활기를 내뿜는 공공 예술 작품이 나타났다. 바로 몬트리올 미술관Montreal Museum of Fine Arts 앞에 설치된 NIP 페이자주NIP Paysage의 작품 ‘미로Labyrinth’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셰르브루크 거리는 대학교와 박물관, 미술관 등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로, 이곳에 자리 잡은 몬트리올 미술관은 1860년대에 세워진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렘브란트, 피카소, 모네 등 20세기 이전의 유럽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관, 장-노엘 데스마레이즈 파빌리온Jean-Noël Desmarais Pavilion과 캐나다의 현대 미술 작품을 비롯해 퀘벡 출신 화가의 컬렉션을 볼 수 있는 구관, 미할 & 레나타 호른스타인 파빌리온Michal & Renata Hornstein Pavilion으로 나뉜다. 두 개의 파빌리온은 교차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데, ‘미로’는 이 교차로 위에 설치되었다. ...(중략)... *환경과조경 342호(2016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매직 브리즈 인도 전통 건축 양식과 결합한 미로 정원
    인도 전통 건축 양식이 현대적인 스타일의 미로 정원으로 재해석됐다. 베이징과 빈을 기반으로 한 건축, 도시, 조경 스튜디오인 펜다Penda 스튜디오는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문화적 기반을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해석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펜다는 인도 부동산 개발 회사인 푸자 크래프티드 홈즈Pooja Crafted Homes로부터 의뢰를 받아 인도의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 있는 주거 단지의 조경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네남퍼Neknampur 호수를 마주보고 있는 대상지는 자연 친화적인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중략)... *환경과조경 342호(2016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원생감각 ‘모란 폴리 2016’ 대상
    모란, 새로운 아트 플랫폼 1990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문을 연 모란미술관은 조각 전문 미술관으로, 한국 현대 조각의 향방을 모색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기획전을 열어왔다. 2015년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모란미술관은 ‘모란, 아트 플랫폼Moran, the New Art Platform’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모란미술관은 인근의 모란 묘원 공원으로 전시 공간을 넓히고, 조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분야로의 확장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시행된 ‘모란 폴리 2015Moran Folly 2015’는 건축, 설치 미술, 조각의 결정체인 폴리를 다룬 국제 공모전이다. 홍선관 부관장의 말에 따르면 공모전은 폴리가 지닌 고유의 특성에 주목해 기획됐다. 그는 소품 하나에도 다양한 맥락이 혼재되어 있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명확한 목적과 용도를 부정하는 폴리는 임시성, 탈목적성, 가변성이라는 고유한 특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아무런 기능도 의미도 철학도 없어 보이는 폴리는 건축가에게 실험적인 도전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며 건축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할 것이라며 공모전의 취지를 밝혔다....(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국립중앙박물관, 10. 5. ~ 11. 23.
    꿈틀거리는 용의 허리처럼 거칠지만 역동적으로 솟은 북한산 자락 아래 비늘처럼 낮게 흐르는 수많은 한옥 지붕을 보면서 ‘도시를 도시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작자 미상의 ‘한양 전경’에 묘사된 19세기 한양은 현대인들이 ‘도시’하면 떠올릴 그 흔한 고층 빌딩이나 번쩍이는 야경 불빛 없이도 건강한 ‘도시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다닥다닥 붙은 낮은 지붕 아래 펼쳐질 한양 시민들의 활기찬 삶을 거칠게 솟은 푸른 산등성이가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23일까지 개최한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은 조선시대 후기(18세기)부터 1930년대까지 우리 미술을 도시 문화의 맥락에서 살펴본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년간 공을 들여 준비한 전시로 총 204건 373점의 국내·외 작품을 소개했다. 전시는 총 4부(‘성문을 열다’, ‘사람들 도시에 매혹되다’, ‘미술, 도시의 감성을 펼치다’, ‘도시, 근대를 만나다’)로 구성되어 조선 후기부터 근대로 이어지는 도시민의 초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