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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케 정원 Veke Garden
    우연한 발견, 제주의 풍경 ‘베케’는 ‘밭의 경계에 아무렇게나 두텁게 쌓아놓은 돌무더기’를 의미하는 제주말이다. 예부터 제주 사람들은 밭을 일구며 나온 돌로 밭담 ―제주도에서 밭의 가장자리에 돌을 쌓아 만든 둑―을 쌓아 경계를 만들었다. 끊임없이 나오는 돌을 계속 쌓아 올리다 보니 일반적인 담보다 높고 두꺼운 형태가 만들어졌다. 베케의 성근 돌 틈 사이로 풀과 나무가 자라나고, 건조한 바람을 막아주는 돌담과 나무 그늘은 이끼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낸다. ‘베케 정원’은 더가든이 관리하는 조경수 농장 인근의 귤 밭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베케를 활용해 제주의 풍광이 느껴지도록 연출한 정원이다. 크게 입구정원, 카페, 돌담정원, 고사리정원, 이끼정원과 빗물정원, 그늘정원, 목련-만병초정원, 폐허정원으로 구성된다. 한국적인 정원에 대한 고민 ‘치밀하게 엉성하게’ 김봉찬 대표(더가든)는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하면서 한국적인 느낌이 드는 정원을 연출하고자 했다. 건축 공간에 대해 자문해준 최정화 작가 또한 건물과 정원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이 묻어나기를 기대했다. ‘치밀하게 엉성하게’는 투박하지만 고결하고, 거칠지만 따뜻한 한국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콘셉트다. 베케는 제주인들이 오랫동안 척박한 농토를 일구며 고단한 일상 안에서 만들어낸 구조물이다. 여기에 시간과 생명을 더해 베케 정원의 초석을 만들었다. 거친 돌담과 이끼는 극단의 대비이자 최상의 조화로 마음을 울리는 힘을 지닌다. 이 대비와 조화의 줄다리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베케에서 느낀 설렘을 전하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4호(2018년 8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및 시공 더가든 기획 최정화 건축 설계 차재 건축 시공 내츄럴시퀀스 조경 시설 예건, 영재기업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효돈로 48 면적 8,420m2 준공2018. 6. 더가든은 2007년 설립된 조경 회사로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 김봉찬은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고,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했다. 뿐만 아니라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왔다. 현재 한국 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 (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으며, 마곡 서울식물원 조성에도 참여하고 있다.
    • 더가든
  • 한동리 주택 정원 Handongri House Garden
    건축이 만드는 조경, 조경이 만드는 건축 한동리 주택 정원은 얼라이브어스ALIVEUS의 시작과 정체성을 바라보고 확인한, 일종의 전주곡 같은 프로젝트다. 편견 없는 관계 속에서 건축과 조경, 주거와 정원에 대한 담론이 오가고 여과 없는 논쟁이 이어졌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생각이 평등하게 오가다 파도처럼 부서지고 다시 읽히기를 반복, 마침내 생각에서 언어와 그림으로, 그리고 실제 풍경으로 만들어졌다. 건축가에 의해 조경의 모습이 달라지고 조경가에 의해 건축의 모양이 달라졌다. 익숙하지 않은 생각의 교환이 이루어졌고, 서로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그 과정을 겪은 후에야 탄력 있는 그림의 바탕이 만들어 졌다. 조경가와 건축가는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 각자 상상하기 시작했다. 건축은 조경의 캔버스가 되고, 조경은 건축의 경험으로 차용되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4호(2018년 8월호) 수록본 일부 건축·조경 설계ALIVEUS(강한솔, 오승환, 김태경, 나성진, 김진아) 조경 시공ALIVEUS, 그린팜, 차용준 위치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1903-1 대지 면적 625m2 건축 면적152m2 바닥 면적 180m2 조경 면적 473m2 건축 준공2017. 3. 완공2018. 7. 얼라이브어스(ALIVEUS)는 현대 도시를 만들어가는 건축, 조경, 도시재 생, 문화 기획에 기반을 둔 디자이너 그룹이며, 평등한 커뮤니케이션과 유연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 이상적인 학제간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러한 방식이 도시의 다양한 문맥에 더 좋은 디자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얼라이브어스
  • 노바셈 메모리얼 Novasem Memorial
    거대한 공장 단지 속 정원 노바셈(Novasem)은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Jalisco)주 교외에 위치한 옥수수 생산·가공 공장이다. 87만 제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에 공장 단지를 총2단계에 걸쳐 조성했다.저장고,생산 타워,연구소,메모리얼 정원,공장 입구를 먼저 조성했으며,향후 사무실,옥수수 건조 작업장,근로자 임시 주거 공간,카페,휴게 소가 마련될 예정이다.공장 단지 한가운데 자리한‘노 바셈 메모리얼(Novasem Memorial)’은 공장 설립자를 추모하기 위한 정원이다.추수,분류,포장,저장 등의 기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갖춘 건물 사이에 놓인 정원은 작지만 핵심적인 공간으로 기능한다....(중략)... *환경과조경364호(2018년8월호)수록본 일부 ArchitectAlejandro Guerrero, Andrea Soto (Atelier Ars) CollaboratorsAndrea Álvarez, Juan Carlos Pérez Albo, Alexis Castillo Location Acatlán De Juárez, Jalisco, México Completion Novasem: 2017(first phase), 2020(second phase) Novasem Memorial: 2016 PhotographyAndrea Soto, Daniel Maldonado, Onnis Luque 아텔리에르 아르스(Atelier Ars)는 알레한드로 게레로(Alejandro Guerrero)와 안드레아 소토(Andrea Soto)가 이끄는 멕시코 건축설 계사무소다. 두 사람은 멕시코 과달라하라(Guadalajara)의 기술 고등 연구소(ITESO)를 졸업했으며, 하버드 GSD를 비롯해 보스턴 건축 대학,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교 등 여러 주요 대학에서 강의한 바 있다. 주거 공간부터 복합 고층 빌딩, 전시 파빌리온까지 다양한 건축물의 설계를 맡아 진행하였으며 다수의 건축상을 받았다.
    • Atelier Ars
  • 모내시 대학교 어스 사이언스 가든 Earth Sciences Garden, Monash University
    모내시 대학교(Monash University)의 어스 사이언스 가든(Earth Sciences Garden)은 호주 빅토리아(Victoria)주의 지질학 및 지형학적 특징을 보여주는 쇼케이스이자, 지구과학을 연구할 수 있는 야외 실험실이다. 이 정원은 지구과학과 조경, 예술 작품을 하나로 통합하며 독창적이고 반자연적인(seminatural)경관을 연출한다. 또한 정원을 지리학을 가르치는 데 혁신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경관 빅토리아 주는 암석이 많은 깁슬랜드(Gippsland)와 오트 웨이(Otway)해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서부의 평원, 위머라 말리(Wimmera Mallee)의 사구 지역이 특징 적인 곳이다. 이러한 지리 및 지질학적 특징을 형상화한 지형을 조성하고, 그 주변에 일련의 암석을 배치했 다. 독특한 형태의 인공 지형에서 야라 Yarra 강이 굽이친 흔적과 탈리 캉Talli Karng호수의 형상을 발견할 수있다. 비가 오면 이 인공 지형에 떨어진 빗물이 중앙의 금이 간 진흙 판을 향해 흘러 들어가 호수를 형성하게 된다....(중략)... * 환경과조경 364호(2018년 8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s Rush Wright Associates Project Management TSA Management(Stephen Lindsay) Planting Design Collaborator Paul Thompson Civil, Structural, Hydraulic and Electrical Engineer Wood and Grieve Engineers Lighting NDY Light Art Open Spatial Workshop Cost Planning Donald Cant Watts Corke Contractor Australian Native Landscape Constructions Stone Supply Pyrenees Quarries Client Monash University Location Monash University, Clayton Campus, Melbourne, Australia Area 4,000m2 Design 2016 Completion 2016 Photograghs Michael Wright, John Gollings, Julie Boyce 호주 멜버른에 기반을 둔 러시 라이트 어소시에이츠(Rush Wright Associates)는 조경 설계, 도시계획, 생태 설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계사무소다. 러시 라이트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이자 공동 대표인 캐서린 러시(Catherine Rush)와 마이클 라이트(Michael Wright)의 풍부한 설계 경험과 전문 지식을 결합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다. 미국, 영국,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의 사무소와 협력해 국제적인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디자인을 통해 지속 가능성, 공동 체의 가치, 새로운 환경 의제 등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제를 포용하고자 힘쓰고 있다.
    • Rush Wright Associates
  • 기흥역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용인 기흥역세권 도시개발구역에 들어선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미술관, 민속촌 등 문화·관광 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해 풍부한 문화 자원을 자랑하는 주거 단지 다. 사거리와 면한 단지의 외곽부는 상가로 계획했으며, 입구성을 강조하고자 각 단지의 주출입구에 키가 크고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를 일렬로 식재했다. 센트럴 푸르지오는 여섯 동 1,316세대, 파크 푸르지오는 다섯 동 768세대 규모로 약 2,000세대 이상을 수용하는 단지다. 조경 면적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효율 적인 공간 구성을 통해 넉넉한 외부 공간을 확보하고 각 단지의 여건에 따라 특색 있는 조경 공간을 계획했 다. 비교적 규모가 큰 센트럴 푸르지오의 조경 공간은 모던하고 개방감 있게 연출했으며, 센트럴 푸르지오에 비해 규모가 작은 파크 푸르지오는 단지를 하나의 정원처럼 구성했다. 두 단지가 맞닿은 곳에는 느티나무, 왕벚나무 등의 동일한 수종을 식재해 단지의 경계를 완화하고 동질감을 주었다....(중략)... *환경과조경364호(2018년8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센트럴: (주)예서림 파크: (주)기술사사무소 아텍플러스 건축 설계 (주)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주)대우건설 조경 식재(시설 포함) 영산조경(주) 조경 시설 센트럴: 유경건설(주) 휴게 시설 (주)에코밸리 놀이 시설 센트럴: (주)청우펀스테이션 파크: (주)원앤티에스 위치 경기도 용인시 구갈동 234 일대 대지 면적 센트럴: 38,896.2m 2 파크: 22,687.9m 2 조경 면적 센트럴: 11,535.08m 2 파크: 6,833.02m 2 준공 센트럴: 2018. 6. 파크: 2018. 7.
  • [그들이 설계하는 법] 스케일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잠시 숨을 고르는 차원에서 본 연재의 흐름을 다시 짚어 보자. 나는 설계의 구성 요소를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세 차례의 연재를 통해 각각의 범주에 속하는 요소에 대한 나의 설계 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1첫 번째 범주에는 분위기, 맥락, 주제와 같이 개념적인 요소가 속한다. 두 번째 범주에 속하는 요소는 스케일, 형태, 비례, 색, 질감과 같이 개념적인 동시에 실재성을 갖는 것들이다. 세 번째 범주에 속하는 요소는 식물, 빛, 온도, 습도, 바람 등과 같이 공간을 구성하는 실재적 재료다. 공간을 짓는 일은 종종 글을 쓰는 일에 비유되곤 하는 데, 앞서 예시한 요소 중 세 번째 범주에 속하는 것은 글을 구성하는 어휘(단어)에 해당한다. 그리고 두 번째 범주에 속하는 요소는 어휘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문법 내지는 어투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아직 설계가로서의 독창적인 어투를 만들지 못했다. 아마도 많은 젊은 설계가가 나와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스타일2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연재에서는 두 번째 범주에 속하는 요소 중 최근에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스케일’에 대해 집중하여 다루고자 한다. 스케일 ‘이 드로잉은 스케일이 안 맞다’ 또는 ‘이 공간은 스케일이 잘 맞다’. 설계 수업을 들은 적 있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 이와 비슷한 코멘트를 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케일이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스케일을 ‘크기나 치수’라고 이해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스케일은 모든 공간 구성 요소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작은 정원을 예로 들면, 정원의 규모, 그 안에 놓인 나무와 꽃의 크기, 산책로의 폭, 그것을 포장 하는 재료의 크기와 패턴, 산책로 옆에 놓인 벤치의 적절한 높이 등을 결정하는 일이 모두 스케일 이슈에 해당한다. 그런데 과연 스케일을 단순히 크기나 치수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까?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는 이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을 이야기한다. 그는 스케일 이라는 표현 대신“친밀함의 수준”3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의 표현은 크기나 치수에 집중하는 기존의 스케일에 대한 관점을 확장시킨다. 이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크기뿐만 아니라 공간이 나와 떨어진 거리, 근접성, 공간이 나에게 전달하는 감정적 요소(편안함, 압도감, 친밀함 등)를 포함한다....(중략)... **각주 정리 1.논의의 자세한 취지와 방향은 연재 1회차(『환경과조경』 2018년 7월호, pp.94~101)를 참고 바란다. 2.문학 작품에서 작가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형식이나 구성의 특질, 『표준국어대사전』, 2018. 3.Peter Zumthor, 장택수 역, 『분위기』, 나무생각, 2013, p. 49. *환경과조경364호(2018년8월호)수록본 일부 최재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동대학원에서 조경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정원과 조경 설계 실무를 익혔다. 수상 경력으로 제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상, 제3회 대한 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 대상, 2017 코리아가든쇼 대상 등이 있다. 2017년 한강예술공원 시범사업의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같은 해 스튜디오 오픈니스(Studio Openness)를 창업하여 생태적 관점을 바탕으로 정원, 공공예술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 정강환 배재대학교 관광축제호텔대학원장 축제의 정석
    지난 5월, 대전 둔산에서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이 열렸다. 주말을 낀 사흘간의 이 축제는 올해로 3회를 맞은, 미술을 주제로 한 보기 드문 지방 축제다. 전국적으로 아트×페스티벌 형태의 행사가 무수히 많은데 무슨 소리인가라는 의문에는 약간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우선 대부분의 아트 페스티벌은 공연 위주다. 음악, 무용, 연극 등 사실상 시각 예술보다 훨씬 흡인력이 강한 장르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미술은 관람객 스스로 다가가야 하고 작품의 뜻과 선호에 대한 꽤나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요구한다. 지금 시대에도 대중화되기 어려운 까닭이다. 밥 한 끼 값만 지불하면 장영주든 카라얀이든 내게 편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에 비해 미술은 아무래도 기본 단위가 크고 상당히 번거롭다. 그래서 여느 미술 축제나 엘리트주의로 흐르기 마련이다. 예술 감독을 중심으로 작가를 선정하고 대형 설치 위주로 진행된다.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은 지역의 명망 있는 예술가 80여 명이 도심 공원 내 작은 천막에 각자의 갤러리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콜렉터에게 익숙한 아트 페어가 거리로 나온 셈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부담 없이 관람하고 구입할 수 있는 소품을 출품하는 원칙을 세웠다. 알아먹지도 못할 거대한 조형물이 아니라 중년 여성층이 선호하는 공예 작품, 맘먹으면 살 수도 있는 눈높이 예술이 주가 됐다. 고객이 누구인가를 고민하고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한 덕분이다. 단지 관람객만이 아니다. 작가 또한 주민이고 고객이다. 축제는 그동안 만날 일이 없었던 두 고객층의 직접적 대화의 장을 이끌어냈다. 지역민이 보지 못하는 지역의 핵심 자산, 즉 집약화된 예술인 인구를 발굴하고 그들을 산업화하려는 노력이 곧 축제였기 때문이다.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은 배재대학교 정강환 교수의 근작이고, 소품에 가깝다. 그에 대한 세간의 평판은 심플하다. 성공하는 축제를 만드는 마이다스의 손.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 대표 축제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보령머드축제, 서울정동야행, 고령대가야체험축제, 서산해미읍성축제, 광주7080충장축제, 감천마을골목 축제 등을 개발했고, 금산인삼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김제지평선축제, 함평나비 축제 등 장기간 컨설팅을 해 오며 육성한 축제는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덕분에 그는 보령시, 금산군, 진주시, 고령군, 서울시 중구, 김제시 등 전국 여섯 곳의 명예 시민, 군민, 구민이기도 하다. 관광의 약한 고리였던 야간, 겨울, 골목에 축제를 결합시킨 혁신을 이끌어왔으며 우리나라 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장본인이다. 도시 디자인과 재생에서 축제와 관광이 너무나 중요한 시대다. 건강하고 매력적인 도시가 되려면 특정 시간대에만 이용된 후 나머지 시간엔 공동화되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선망하는 글로벌 도시는 대부분 소위 말하는 24시간 도시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과 새벽까지 도시는 여러 종류의 사람에 의해 사용되고 즐겨진다. 24시간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 축제와 관광의 역할은 막대하다. 관광객은 단지 도시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존재 자체로 도시의 이미지를 만드는 주체가 된다....(중략)... * 환경과조경 364호(2018년 8월호) 수록본 일부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뉴욕에서 10여 년간 실무와 실험적 작업을 병행하며 저서 『시티오브뉴욕』을 펴냈고, 북미와 유럽의 공모전에서 수차례 우승했다.UNKNP.com의 공동 창업자로서 뉴욕시립미술관, 센트럴 파크, 소호와 대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에서 개인전 및 공동 전시를 가졌다.울산 원도심 도시재생 총괄코디네이터로 일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명사의 정원 생활] 양산보의 소쇄원, ‘출처지의’의 본보기로서 도의적 삶의 실천 현장
    인간 양산보 짧은 유학, 긴 산림처사 양산보(1503 ~ 1557, 호는 소쇄공瀟灑公또는 처사공處士公) 는 조선 중기 사화의 소용돌이를 비켜 살았던 사람이다. 나이 17세 되던 해에 스승 조광조가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목격하고는 그길로 벼슬길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다시는 세상으로 나가지 않고 생을 마쳤다. 한참 세상을 향한 푸른 꿈을 키우던 청년 양산보에게 탁월한 학식과 도덕적 가치로 당시 조정을 쥐락펴락했던 스승이 졸지에 사약을 받아 죽임을 당한 사건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충격적인 일이었다. 10대 후반에 좌절된 청운의 꿈 대신에 택한 은자로서의 삶을 죽을 때까지 흐트러짐 없이 지켜낸 그는 진정한 처사(處士)로 높이 평가받았다. 비록 본의 아니게 포기한 벼슬이었지만 중년 이후 몇 번에 걸쳐 들어온 벼슬 제의에 일절 응하지 않았던 그가 평생 지키려 애썼던 가치는 ‘소학(小學)’으로 대표되는 도의와 윤리적 규범이었다. 양산보와 비슷한 시대를 산 율곡 이이는 “참된 유자(儒者)는 벼슬길로 나가서는 당대의 도를 실천하여 백성들에게 자유로운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물러나 은거하면 만세에 가르침을 전하여 배우는 이로 하여금 큰 깨우침을 얻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산보는 근처에 있던 옛 절터에 죽림재라는 서당을 지어 제자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가난한 이들의 혼인이나 장례를 돕는 등구휼에도 힘써 인근에서 두루 칭송과 존경을 받았다. 조선 선비의 신념으로서 출처지의(出處之義)를 제대로 실천한 그의 삶은 당대는 물론 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정원가로서 소쇄옹 양산보 평생 단 하나의 정원을 조영했지만 양산보는 한국 최고의 정원가로 손색이 없다. 필자는 그 근거를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정원 자체가 심미적으로 빼어나다는 점이다. 소쇄원은 흔히 한국 정원의 특질을 가장잘 보여주는 현장으로 불린다. 기존 계류와 지형에 맞춰 자연스럽게 구성한 공간의 영역이나 요소의 안배, 그리고 그것들이 이루는 시각적 연계와 동적 연결성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극적 효과를 연출한다. 둘째, 정원에 담긴 뜻과 이상이 각별하다는 점이다. 정원을 작정자의 이상이나 신념이 표상되는 장소라고 보면 소쇄원은 그 대표적 현장이라할 수 있다. 소쇄원 곳곳에는 양산보의 도가적 꿈과 유가적 이상이 담겨 있다. 광풍각과 제월당의 이름은 물론 대, 오동, 버들, 복숭아, 연 등의 식물 그리고 애양단, 오곡문, 대봉대, 도오(복숭아나무 둔덕)등이 그 대표적 산물이다. 셋째, 소쇄원은 양산보 당대는 물론 이후에도 수많은 문인이 찾아 시를 짓고 문예를 즐겼던 곳이다. 문화 예술 발전소이자 향유 무대로서 정원의 효용을 한껏 발휘한 대표적 현장인 것이다. 문예 창작보다는 예학(禮學)과 수신(修身)에 더 치중했던 양산보가 남긴 글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가 교유했던 송순 (1493 ~ 1582), 김인후(1510 ~ 1560), 김윤제(1501 ~ 1572) 등은 수시로 소쇄원을 찾아 많은 시문을 남겼다....(중략)... *환경과조경364호(2018년8월호)수록본 일부 성종상은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한 이래 줄곧 조경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지금은 대학에서 조경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선유 도공원 계획 및 설계, 용산공원 기본구상,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마스터플랜, 천리포수목원 입구정원 설계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 풍토 속 장소와 풍경의 의미를 읽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서 조경 공간이 지닌 가능성과 효용을 실현하려 애쓰고 있다.
  • [이미지 스케이프] 영국보다 낫네!
    지난달 영국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현장을 답사하고 왔습니다. 여러 곳을 둘러보고 왔는데, 많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요약하자면 생산 기반의 과거 도시의 체질을 새로운 산업 구조에 맞춰 개선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 도시도 참고해야 할 교훈이 많았습니다. 우리보다 한두 발 정도 앞서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답사 직후 지인들과 부산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간 김에 잠시 틈을 내 최근 새롭게 단장한 ‘F1963’이란 곳에 들렀지요. 암호처럼 보이는 이름은 1963년에 처음 지은 공장 factory 이라는 의미라는군요. 이곳은 2008년까지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고려제강 공장이었는 데,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서점, 전시 및 공연장, 커피 전문점, 펍 등이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건축가 조병수의 꼼꼼하면서도 감각 적인 아이디어가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공장 지붕을 일부 걷어내어 만든 중정, 기존 부재에 새롭게 덧댄 재료의 신선한 조화, 와이어로프를 활용한 소품들까지. 공간을 둘러보는 내내 보는 즐거움이 아주 쏠쏠하더군요. 시간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한참더 있고 싶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4호(2018년 8월호) 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 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 [시네마 스케이프]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88세의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Agnes Varda)와33세의 사진작가 제이알JR이 프랑스 전역을 여행하며 공동 작업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다.아녜스 바르다는 영화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장 뤼크 고다르(Jean Luc Godard)등과 함께 프랑스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다.누벨바그는1950~1960년대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영화 운동으로,기존의 영화 형식과 문법에 대항하는 새로운 영화 세계를 지향했다.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평생 작업해 온 영화감독과 혁신적 작업 방식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사진작가는 포토 트럭을 타고 다니며 즉석 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발터 벤야민은‘사진의 작은 역사’에서“카메라에 비치는 자연은 눈에 비치는 자연과 다르다”고 말한다.인간이 의식을 갖고 엮은 공간에 무의식적으로 엮인 공간이 개입 한다는 것이다.그는‘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도 사진과 영화의 기술은 육안으로는 포착할 수 없던 익숙한 사물의 숨겨진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주위 환경을 다시 인식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영화‘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보면 이20세기 매체 미학자의 사유를 이해할 수 있다.카메라 렌즈가 어떻게 평범한 이웃 사람과 주변 공간을 예술로 만드는지 느낄 수 있다. 바르다와 제이알의 여정은 프랑스 북부의 쇠퇴한 탄광 마을에서 시작한다.그곳에서 평생 일한 광부들과 철거가 예정된 집에서 마지막까지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수습 광부 시절의 전신사진을 확대해2층 벽돌 건물의 벽에 붙이고,최후 거주자의 집 벽면 전체에 얼굴 사진을 확대해 붙인다.주민들은 그곳의 삶 자체를 상징 하는 오래된 집에 담긴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짓는다.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건물,벽,컨테이너,자동차 등에 사진을 붙이는 작업은 프랑스 전역을 다니며 이어진다....(중략)... *환경과조경364호(2018년8월호)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방 도로를 지날 때면 특산물을 직설적으로 형상화한 조형물이나 가로등이 자주 눈에 띈다. 키치도 하나 둘이면 모를까, 전 국토의 경관이 한줌의 상상력도 허용하지 않는 게 너무나 아쉽다. 지난 주말 고속 도로 변에서 보았던 난데없는 조형물 꽃은 코스모스였을까 채송화 였을까. 궁금하게 만들어 졸음 운전을 방지하려고 했다면 성공한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