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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의 질문] 당신이 『환경과조경』을 읽는, 혹은 읽지 않는 이유는?
    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스스로가 빈껍데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쌓여가는 일과,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는 때때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매달『 환경과조경』을 읽는 동안에는 “나는 사람을 위한 공간 만드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길을 잃었을 때 펼쳐보는 지도처럼 내가 있는 곳, 걸어갈 곳을 깨닫게 해준다. 지금 마주한 숫자 하나보다 중요한 게 있다. 그걸 잊고 싶지 않아 『환경과조경』을 읽는다. 성문현 현대엔지니어링 긴 글을 좀처럼 잘 읽지 않는다. 그런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것처럼. 글이 친근했던 때도 벌써 오래전이다. 이제 이미지가 그 뒤를 따르고, 최근에는 영상이 그 길 위에 섰다. 글자보다 그림이, 그림보다 영상을 보는 것이 편하다. 대형 서점에서 조경학 코너는 사라졌고, 이제는 누군가가 정성 들인 노력을 발굴하는 일도 귀찮고 의미 없게 느껴진다. 생각이 필요한 읽기는 지루하다. 외래어를 지나치게 사용해 혼란을 야기하는 보그체는 기분마저 망친다. 그래서 나는『 환경과조경』뿐만 아니라 다른 잡지도 거의 보지 않는다. 물론『 환경과조경』의 고유한 색과 깊이를 존중한다. 하지만 하루 수차례 웹 페이지를 들락거려도 인쇄된 잡지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잡지를 본다는 핑계로 들르던 서점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이 질문에 답할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왜 그런지 스스로 돌아보고자 기록해 본다. 안명준 조경시공연구소 느티 소장 불안감. 아싸(아웃사이더)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작은 사무실에 앉아 홀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혼자만의 생각의 늪에 빠져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환경과조경』을 읽는다. 다른 사람은 어떤 설계로 공간을 풀어낼까? 이 시대의 조경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길을 찾아가고 있는가? 이 시대의 이슈는 무엇인가? 동시대의 조경하는 여러 사람을 보며, 내가 찾아가는 길이 맞을 것이라 위안하고 스스로를 독려하기 위해 『환경과조경』을 읽는다. 이상수 스튜디오이공일 소장 1. 환경과조경 통신원이라서. 2. 조경 꿈나래라서. 3. 표지 디자인이 예뻐서. 4. 생각보다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5. 조경 전문지라고 하면 『환경과조경』이 최고라서. 김선미 공주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 의 콘텐츠는 학술적 측면에서는 풍부하지만, 현장에서 설계하는 내겐 잘 와닿지 않는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았으면 한다. 조경사무소에서 보기에는 실무적인 내용이 적은 편이다. 주로 턴키 방식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참고할 만한 이미지가 없다. 김종우 디자인그룹 모빌 과장 『환경과조경』 을 처음 접한 건 2년 전 학교에 복학했을 때다. 조경학과에 재학 중이었고 군대에서 제대한 후 막연하게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학업에 매진하던 때였다. 학과 선배가『 환경과조경』을 추천해 주었다. 조경시공학, 조경설계론, 조경관리학 등 학문적으로만 떠올렸던 조경에 대한 이미지가 잡지를 읽으면서 많이 바뀌었다. 특히 ‘그들이 설계하는 법’ 연재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들의 신선한 설계법과 아이디어는 조경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조경 설계를 더 제대로, 깊게 배워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좀 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조경학과로 편입하게 됐다. 또한 영화 속 장소를 조경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흥미롭게 풀어낸 ‘시네마 스케이프’와 각종 설계공모 당선작을 수록해 놓은 ‘컴피티션’ 섹션은 내가 왜 조경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상기시켜준다. 김영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영상 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큰 노력 없이도 많은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책으로만 얻던 고급 정보 또한 다른 방식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제 정보 전달의 역할은 책에만국한되어 있지 않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던 때도 지났다. 이러한 이유로『 환경과조경』 을 읽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을 사용한다. 내겐 e-환경과조경만으로 충분하다. 임지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 최신 조경 트렌드를 알 수 있다. 2. 사진 등의 자료가 감각적이다. 3. 학과 수업과 연계되는 깊이 있는 콘텐츠가 있어 참고 도서로도 좋다. 4. 구독자와의 소통이 잦다. 5. 환경과조경 통신원이라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6. 책장에 진열하면 간지난다. 안건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취업을 준비하는 나는 간접 경험을 쌓는 수단으로 『환경과조경』 구독을 선택했다. 인터넷 뉴스나 다른 자료를 통해서 조경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양이 많고 복잡해 필요한 내용만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 『환경과조경』 은 수많은 정보 중 중요한 몇 가지만을 골라 정리해준다. 홀로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는 것보다 여러 명의 편집자가 고심해서 만든 요약본을 구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각종 공모전의 수상작을 감상하면서 설계 공부를 할 수 있어 유용하고, 표지 디자인이 세련돼 소장하고 싶은 점도 『환경과조경』을 읽는 이유 중 하나다. 매월 신선한 디자인을 기대하는 재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환경과조경』을 추천한다. 조경 잡지 구독과 같은 작은 관심이 모여, 우리나라 조경 분야의 발전에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 박지원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설계』로 제호를 바꿀 것을 제안한다.『 환경과조경』이 다루는 내용의 80%가 설계나 디자인, 나머지 20%가 다른 조경 분야에 대한 콘텐츠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 구독을 멈췄다. 조경에서 설계 외 다른 분야에 대한 정보는 일반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것이 유용하다. 정혜승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실무를 경험하면서 학문과 멀어짐을 느끼는데,『 환경과조경』은 이 간극을 메워준다. 또 뛰어난 조경가의 경험이나 다른 나라의 조경 이야기는 현재에 안주하려는 나를 일깨우는 자극제다. 설계에 참고할 수 있는 알찬 내용이 담겨 있어 과월호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가볍게 보기도 좋고, 깊게 읽기도 좋다. 『환경과조경』은 조경을 배우고 경험하는 모든 조경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잡지다. 김기웅 강산어소시에이트 1. 읽다 보면 조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2.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3. 재미있어서. 4. 그림과 사진이 많아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5.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잡지라서. 남수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조경을 잡고 싶어서, 조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환경과조경』을 읽는다. 이대영 스튜디오 엘 소장 주로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환경과조경』의 콘텐츠를 접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페이스북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과조경』을 본 경험이 많지 않지만, 페이스북의 콘텐츠와 인쇄 매체의 콘텐츠가 똑같다면 굳이 잡지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정보 전달 방식은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달라야 한다. 예를 들면 SNS에서는 인쇄 매체에서 구현이 불가능한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니즈를 좀 더 분석하고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조경 콘텐츠를 좀 더 늘려,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잡지를 만드는 시도도 필요하다. 이제는 주변의 카페나 공공 공간, 건물 등에서 조경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심 속 콘크리트 정글 속에 사는 시민들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함께하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제 상명대학교 교수 2011년 여름, 강남역 서점에서 처음 뽑아 들었던『 환경과조경』. 그 재미있는 잡지는 나를 조경의 길로 이끌었다. 이 우연한 계기로 지리교육과 새내기의 관심사는 공간을 탐구하는 지리학의 영역에서 공간을 구현하는 조경의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그 설렘에 매료되어 업으로까지 삼게 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과조경』은 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고 또 마음 한켠에 고민을 던져준다. 일상과 업무에 치여 문득 회의가 몰려올 때면 잡지를 다시 펼쳐보곤 한다. 그 안에는 그동안 잊고 지낸 설렘이 있다. 엄호정 현대엔지니어링
  • [편집자의 서재] 백의 그림자
    평일 낮의 을지로는 처음이었다. 을지로 재개발을 다룬 전시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눈앞에 펼쳐진 을지로3가의 풍경은 조금 생경했다. 주말에 종종 이곳을 지난 적 있지만 그때마다 뭐랄까, 도심이라기엔 다소 고요하고 적적했다. 주말과는 달리 이 시간의 을지로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가게들은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었다. 큰 길을 따라 몇 걸음만 가면 금방 목적지였으나 조금 돌아가기로 했다. 좀 더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건물 틈새로 난 골목에 들어가자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도 불편한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제작, 용접, 절단, 프레스 등이 적힌 간판이 내걸린 작은 공구상과 공장이 즐비했다. 볼트 너트 전문, 앵글 전문, 체인 전문, 용수철만 잔뜩 모아 놓은 곳도 보였으며, 위잉, 지잉, 땅땅땅, 쉬익, 큰 길에서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왔다. 사람들은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며 크고 작은 기계로 무언가를 손보거나 만들고 있었다. 도심부 제조업의 중심지라는 수식어가 피부로 와닿았다. 한 가게 앞에서 발길이 멈췄다. 간판에는 ‘OO볼트사’, 창문에는 ‘낫트’가 붓글씨로 쓰인 가게였다. 약 1.5m 높이로 쌓인 작은 쇠붙이들이 두세 평 남짓한 점포를 빽빽하게 채웠고, 한 노인이 그 쇠산 위에 돌처럼 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인지 『백의 그림자』의 ‘오무사’가 떠올랐다. “왼쪽으로는 주차장을, 오른쪽으로는 조명 가게나 공구 상점들을 두고 걷다가 오른쪽으로 첫 번째 골목이 나타날 때 발길을 틀어서 그 길로 접어들면, … 그 맞은편에 오무사가 있었다. … 빽빽하다라는 말의 이미지 사전을 만든다면 아마도 그런 광경일 것이 틀림없었다.”2이내 주인과 눈이 마주치자 머쓱한 마음에 고갯짓으로 인사를 건네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백의 그림자』는 세운상가에서 일하는 두 남녀(은교, 무재)가 주인공인 소설이지만 작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만큼 작은 전구 가게인 오무사를 공들여 묘사했고, 나는 그런 천천한 문장에 마음이 동하곤 했다. “흔히 사용되는 알전구 같은 것이 아니고, 한 개에 이십 원, 오십 원, 백 원가량 하는,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조그만 전구들을 파는 곳”, “손님이 찾아와서 어떤 종류의 전구를 달라고 말하면 … 서두르는 법 없이 그렇다고 망설이는 법도 없이 선반의 한 지점으로 부들거리며 다가가서, 어느 것 하나 새 것이 아닌 골판지나 마분지 상자들 틈에서 벽돌을 뽑아내듯 천천히 상자 하나를 뽑아내고 그것을 책상으로 가져와서 일단 내려 둔 뒤엔 너덜너덜한 뚜껑을 젖혀 두고 ….”2 을지로의 골목을 엿보고 나서는 오무사가 어딘가 존재하거나, 존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3들고 가는 길에 전구가 깨지거나 불량품이 있을 수 있으니 스무 개를 사면 스물한 개, 마흔 개를 사면 마흔한 개, 꼭 하나씩 더 넣어 준다던 주인 할아버지도. 청계천이 그랬고 DDP가 그랬듯 서울은 계속 변해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이상스러웠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무언가를 만들고, 모아 놓고, 팔고, 사고, 맡기고, 찾아가는데, 세상 물건을 이루는 부속품은 다 여기서 나올 것만 같고, 이런 곳이라면 인공위성4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래되고 낡아서 없어지는 게. 뒤늦게 을지로 재개발에 대한 기사를 찾아봤다. 기사 속 공공의 용어는 너무나 간결했고 그래서 더 폭력적이었다. 청계천-을지로 일대를 ‘세운재정비촉진지구’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 지칭하는 것도, 거대한 제조업 생태계를 2구역, 3구역 등으로 찢어 규정하는 것도, 한 사람의 삶과 공동체의 내력이 퇴적된 시간의 지층을 슬럼이라 부르는 것도. 은교와 무재의 대화가 계속 맴돌았다. “이 부근이 슬럼이래요. 누가요? 신문이며, 사람들이. 슬럼? 좀 이상하죠. … 언제고 밀어 버려야 할 구역인데, 누군가의 생계나 생활계, 라고 말하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지니까, 슬럼, 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런 걸까요. 슬럼, 하고.” 슬럼, 곱씹을수록 얄궂은 말이다. 각주 정리 1. 황정은, 『백의 그림자』, 민음사, 2017. 2. 위의 책, pp.101~103. 3. 실제로 황정은의 부친은 세운상가에서 삼십 년 넘게 일해 왔고, 황정은 또한그를 도와 일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의 소설에는 세운상가 일대가구체적인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4. 예술가 최황은 을지로 재개발을 반대하기 위해 실제로 을지로 공구 상가에서인공위성을 만들어 지구를 촬영했다(최황, “을지로에서는 인공위성도 만들수 있다”, 「오마이뉴스」 2019년 2월 8일).
  • [CODA] 사이버펑크의 도시, 서울
    줄곧 땅속을 달리던 출근길 지하철이 단 한 번 지상에 오르는 순간이 있다.온종일 사람으로 북적이는 건대입구를 지나 뚝섬유원지에 돌입한 지하철은 어두컴컴한 지하 대신 한강 위 청담대교를 달린다.길어야5분,해를 마주할 수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과 책에서 시선을 떼고 창밖을 바라본다.아침 햇빛에 반짝이는 한강과 탁 트인 전망,발밑을 울리는 지하철의 경쾌한 리듬이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다.그런데 요즘은 그 풍경을 감상하는 일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지하철에는 마스크로 중무장한 사람이 가득하고,한강 저편 고층 빌딩의 등허리는 미세 먼지로 부옇다.빌딩들의 형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로도 하늘이 잿빛인 날에는 꼭 디스토피아를 그린SF영화를 보는 착각이 인다. 밤낮없이 어두운 하늘은 디스토피아 도시를 묘사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다.하늘을 뒤덮을 기세로 복잡하게 얽힌 전깃줄,그 아래 지저분하고 비좁은 골목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는 덤이다.그리고 그 어두움과 대조되는 현란한 네온사인은 소비와 향락에 물든 도시의 단면이다.비가 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빗물에 젖어 반질반질해진 아스팔트 도로가 반사하는 도시의 불빛은 현기증을 일으킨다.그런데 어쩐지 이 모습이 낯설지 않다.한때 서울의 중심지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쇠퇴한 번화가 대부분이 이러한 모습이다. 대표적 예가 종로다.실제로 구글에서 사이버펑크(cyberpunk)1를 검색하면 종로 밤거리의 사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사진의 주인이 한국에 관광차 들른 외국인인 경우도 많다.이들은 어떤 요소에 매혹되어 이토록 많은 사진을 남겼을까.마우스 휠을 돌리며 집요히 사진을 뜯어보다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높이 솟은 건물 밖으로 앞다투어 튀어나온,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최대한 크고 화려하게 디자인된 간판이 그 주인공이다.한국은 홍콩,일본과 더불어 간판이 많기로 유명하다.눈길을 끌기 위한 높은 채도의 간판,가독성에만 집중해 투박한 서체를 크게 박아 넣은 간판,눈을 아프게 하는LED간판과 네온사인은 디스토피아 도시 경관의 주범이다.간판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주변 상점과의 경쟁이 낳은 당연한 결과다.하지만 이 못생긴 간판들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 취급을 받게 됐고, 2007년‘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정비 및 개선이 필요한 대상이 됐다. 학부생 시절,곧잘 놀러 가던 대학가에 간판정비사업 안내 현수막이 걸렸다.익숙해진 거리의 풍경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서운하기도 했지만,서울시가 내세운 유럽 유명 관광지의 멋들어진 사진을 보니 내심 기대도 됐다.일 년여 뒤 정비를 마친 대학가의 모습은 한층 단정해졌다.그뿐이었다.몇 안 되는 색상,형태,서체로 통일된 간판들이 조금은 촌스럽게 보이기도 했다.분명 전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디자인되었는데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모습이 기이하기까지 했다. 이 괴상한 풍경이 취재를 위해 방문한 청계천의 모습과 겹쳐졌다.정부에서 지정한 서체를 사용해 똑같은 돌출 문자 방식으로 디자인된 간판들은 마치 아파트 문마다 달려 있는 호수 표시판을 연상시킨다.업종에 따라 픽토그램을 넣어 시인성을 향상하려 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과연 사람들이 방문하고자 하는 상가를 찾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게다가 한꺼번에 교체된 새 간판들이 기존의 노후한 건물에 녹아들지 못해 이질감까지 느껴진다.간판 정비 전의 청계천이 어수선하고 너저분하지만 정감이 느껴지는 상가였다면,정비 후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공간이다.지역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디자인 지침이 아름답지 않을 뿐 아니라 재미없는 도시 경관을 만들고 있다.쉴 새 없이 번쩍이는 못생긴 간판은 사라졌지만,여전히 서울은 사이버펑크와 디스토피아의 도시다.
  • [PRODUCT] 경관 옹벽 블록 ‘리콘월’ 낮은 옹벽부터 높은 옹벽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시공
    친환경 블록의 선두주자 이노블록INO BLOCK이 새로운 경관 옹벽 블록을 출시했다. ‘리콘월ReCon Wall’은 다양한 높이의 옹벽을 안전하면서 쉽고 빠르게 설치하는 데 적합한 제품이다. 경사도 3.6도 기준, 높이 5m 이상의 옹벽도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으며, 성토부와 절토부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리콘월은 전면 습식 블록으로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접지 면적도 넓어 부등 침하를 방지하고 동하중에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천연석의 자연스러운 색상과 질감을 그대로 구현해낸 이 제품은 주택, 도로, 공원, 아파트, 수변 등 다양한 외부 공간에 이용할 수 있어 활용도 또한 높다. 기본 재질은 라임 스톤lime stone이며, 러스틱rustic 스톤, 장대석(화강석), 캐슬castle 스톤 등 특수 재질로도 변경이 가능하다. TEL. 031-358-4711 WEB. www.inoblock.co.kr
  • [에디토리얼] 새 광화문광장, 토론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 1월 21일, 새 광화문광장 설계공모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 겪게 될 변화에 여론이 들썩였지만, 대부분의 보도와 기사는 광장 재구조화의 당위성이나 도시의 미래에 대한 심층 논의보다는 동상 이전, 촛불 무늬 포장, 정부청사 경계와 같은 표피적 문제에만 집중됐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지엽적 논란 덕분에 광장 성형 사업 자체는 기정사실이 되고 말았다. 10년이 채 안 된 광장을 왜 지금 고쳐야 하고 2021년 5월까지 완공해야 하는가. 사업의 근본적인 목적과 과정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생략된 채 정해진 일정대로 광속의 주행을 마친다면, 우리는 또다시 관 주도 졸속 도시 공간을 마주하게 될 뿐이다. 화려한 수사로 가득한 서울시의 선언처럼 “광화문광장이 오는 2021년 차 중심의 거대한 중앙분리대라는 오명을 벗고 역사성을 간직한 국가 상징 광장이자 열린 일상의 민주 공간으로 탈바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속도보다는 방향, 결과보다는 과정을 지향하는 긴 호흡의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광장 재구조화의 당위성과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재론뿐만 아니라 당선작과 수상작들이 제시한 설계적 해법에 대한 전문적인 토론도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환경과조경』과 같은 전문지는 대중 매체가 소화하기 쉽지 않은 심층 토론의 마당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3월호에는 많은 지면을 할애해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의 당선작과 수상작들을 실었다. 이번 설계공모에는 477팀이나 참가 등록을 했지만 정작 70팀(국내는 38팀)만 최종 작품을 제출했다. 역사 도시 서울의 핵심 공간이자 4·19 혁명, 1987 민주화 항쟁, 촛불 시민혁명을 이끌어낸 현대사의 산실이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조경가와 건축가는 왜 이 프로젝트를 외면했을까. 이미 기본계획 단계에서 모든 구상이 결정된 공모전, 한 치의 상상력도 허용하지 않는 공모 지침이 새로운 해석에 대한 도전 의지를 접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선작 ‘깊은 표면(CA조경+유신+김영민+선인터라인건축)과 여러 수상작들이 꽉 막힌 설계 가이드라인의 장벽을 지혜롭게 돌파하며 광화문 일대는 물론 서울의 미래 도시 구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점은, 결코 가볍게 평가할 일이 아니다. 세간의 전망과 달리, 조경가가 주도한 작업들이 당선작뿐 아니라 다수의 수상작에 선정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문적이고 다각적인 토론의 밑판을 마련한다는 의도로 이번 호 지면에는 이례적으로 다섯 편의 비평을 초대했다. 조경비평가 최정민은 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동인이 정치적 의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동상, 촛불, 교통 문제를 둘러싼 당선작 논란을 반박한 후 오히려 당선작의 특징은 “한국적 경관의 재구성”을 시도한 데 있다고 해석한다. 건축비평가 전진삼은 “광장의 정치화”에 드리운 부정적 측면을 우려한다. “민주 사회를 관통하는 역사적 경관으로서의 완성품”이 기획자들의 구상이라면 왜 굳이 거대한 광장이 필요한가라는 근본적 의문을 던지며, 광장의 정치화와 그 스펙터클은 공간의 모독이라고 일갈한다. 조경가 이수학은 우리에게는 광장에 대한 합의가 없었고 “누구도 광장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광장이라는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작동 가능한 민주주의의 이행을 요구했을 뿐인 시민의 열망과 달리, 광화문 일대의 도시 공간은 “정치적 욕망과 식민의 유산을 벗어나지 못한 관료와 기술자들에 의해 착실하게 개조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조각 전공의 예술기획자 진나래는 동상 이전과 철거를 둘러싼 이슈를 세밀하게 조회한다. 충분한 이해와 토론 없는 여론 몰이를 경계하며 그는, 광화문광장이 동상으로 인해 “소통과 발언의 광장”이 아닌 “권위의 전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매체 전문가 박상현은 현재 광화문광장의 핵심 문제는 접근성 부족이 아니라 “그 존재의 이유가 규정되지 않은 공간”이라는 점에 있다고 본다. 광화문광장을 새로 조성하려 한다면 “이곳에 왜 광장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은 여기에 왜 와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장은 박물관이 아니고, 사람들은 메시지를 들으러 광장에 가지 않는다”는 그의 견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올해부터 마련한 꼭지 ‘이달의 질문’에도 광화문광장 설계공모에 대한 여러 의견을 모았다. 작지만 소중한 이 조경 공론의 마당에 담긴 독자들의 의견 또한 광화문광장의 미래를 위한 토론의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새 광화문광장, 토론은 이제 시작이다. 새 꼭지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의 첫 3회분 연재가 이달로 막을 내린다. 나성진 소장(얼라이브어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다음 세 달은 조용준 소장(CA조경)이 이어간다.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International Design Competition for New Gwanghwamun Square
    광장은 도시의 그 어느 곳보다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의미와 활동이 교차하는 곳이다. 서울 중심 거리에 자리한 광화문광장은 600년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 공간으로, 때로는 국가적 이벤트를 수용하는 축제의 장으로, 때로는 주체적 시민의 힘을 보여주는 장소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을 둘러싼 차도는 주변 지역 및 보행자와의 단절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광장은 ‘고립된 섬’,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6년 9월, 서울시는 단절된 광화문 앞 공간을 통합하고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되찾고자 서울 시민과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을 출범시켰다. 2017년 8월부터 약 9개월간 광화문포럼에서 도출된 개선 방향과 원칙을 기반으로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초안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8년 10월 12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를 공고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당선작 깊은 표면Deep Surface CA조경+유신+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선인터라인건축 2등작 수백만의 사람들을 위한 수백만의 장소들Millions of Places for Millions of People 맹필수·김지훈·문동환(MMK+)+유영수(이든도시건축)+ 차태욱(Supermass Studio)+조재모(경북대학교)+김정환(교우엔지니어링) 3등작 반추의 공간 그리고 미래상A Place of Reflection and a Vision of the Future Mladen Jadric(Jadric Architektur) 4등작 데머크래틱 보이드Democratic Void 백건일 5등작 광화문 풍경Beauty of Korean Space 동심원 조경+조경설계 해인+우리동인건축 가작 서울 패치워크Seoul Patchworks 전진현·송민경(Studio MRDO)+박태형 가작 일상과 축제의 불확정성 광장Uncertain Citizen’s Square 김영섭건축문화+선진엔지니어링+진우엔지니어링+DV2C2 가작 공동의 광장Co-square Claudia Ricciardi(TA.R.I Architects)+Marco Tanzilli 가작 작은 광장이 만드는 여러 갈래의 길Many Branches of Road and Smaller Squares 푸하하하프렌즈 가작 숨겨진 역사적 거리Hidden Historical Street Catacombe Architects+최동인(Dinatelier) 발주 서울특별시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67, 1-68 일대 규모 약 126,100m2 광장: 약 61,300m2, 도로: 59,600m2, 세종대로 동측 보도: 5,200m2 공모 범위 사업 범위: 이번 설계공모를 통하여 당선된 설계자가 공사 시행을 위해 실제로 설계하는 구간으로, 현재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직-율곡로 등 도로를 포함하여 총면적 약 126,100m2에 달하는 지역(정부청사 및 의정부 터는 제외, 의정부 터는 별도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 계획 범위: 사업 범위와 접한 주변 지역으로 북쪽으로는 경복궁 남측 담 장, 남쪽으로는 삼청동천과 백운동천 합수 지점, 동쪽으로는 삼청동천 (현 종로1길), 서쪽으로는 백운동천(현 새문안로5가길)을 포함하는 지역 과, 정부청사, 의정부 터 및 세종대로 하부 지하 공간 구상 범위: 공모안의 구상 배경에 해당하는 공간적 범위(제안자가 자유 롭게 설정) 공사비 약 600억 원(부가가치세 포함) 설계비 약 28억 원(부가가치세 포함) 설계 기간 2019. 2. ~ 2020. 1. 공사 기간 2020. 1. ~ 2021. 5. 공모 방식 일반 설계공모 심사위원장 승효상(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심사위원 유홍준(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유나경(PMA엔지니어링 도시환경연구소 소장) 정욱주(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손기민(중앙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도미니크 페로(도미니크 페로 아키텍처 대표) 아드리안 회저(West 8 대표) 예비심사위원 김영준(서울시 총괄건축가) 시상 당선(1개 팀): 기본 및 실시설계권 2등(1개 팀): 8천만 원 3등(1개 팀): 6천만 원 4등(1개 팀): 4천만 원 5등(1개 팀): 2천만 원 가작(5개 팀): 상금 없음 ※2차 심사에 참여하는 10개 팀에 각 3천만 원씩 추가 비용 지급 자료제공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관리팀 및 수상팀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깊은 표면 당선작
    깊은 서울, 지문地文의 지문地紋 땅의 기억은 땅에 흔적을 남긴다. 고려의 남경부터 조선의 왕도를 거쳐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그 천년의 기억이 대상지에 새겨져 있다. 오래된 기억은 짙기 때문에 아래로 향하고, 과거의 시간은 땅 아래 여러 층으로 물화되어 보존된다. 도래할 기억은 옅기 때문에 위로 향하고, 다가올 시간은 땅 위에 삶의 형태로 물화되어 생동한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놓인 찰나의 경계이며, 아래와 위의 문지방에 놓인다. 그것이 표면이다. 표면에서 과거의 미래는 현재라는 하나의 평면으로 압축되어 공존한다. 광화문광장은 대상지의 표면이다. 광화문광장의 층위 이념의 깊이: 왕도의 상징에서 식민 통치의 상징으로, 근대화된 국가의 축에서 민주주의의 장으로 광장에 담긴 이념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다. 광화문광장은 늘 시대의 이상을 반영하는 중심 상징 공간이었다. 경관의 깊이: 광화문광장은 단일한 건물이나 대상이 지배하는 경관이 아니다. 북악산에서 후원으로, 경복궁에서 주작대로로, 거대한 건물군에서 역사적 도심으로, 다양한 층위의 풍경이 중첩되며 산수와 인문이 공존하는 경관의 장이다. 공간의 깊이: 광화문광장은 3차원적 깊이를 갖는 도시 공간이다. 광화문이 지배하던 과거의 수평적 왕도는 수직적으로 성장해 고층의 현대 도시로 변화했다. 수직적 도시를 지탱하는 거대한 지하의 기반 시설들은 시공간의 입체적 확장을 가속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CA조경기술사사무소 + 유신 +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 + 선인터라인건축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수백만의 사람들을 위한 수백만의 장소들 2등작
    21세기의 광장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광장을 찾고 제각각의 장소를 구축한다.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었다가 때로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광장을 공유한다. 광장은 일상과 기념비가 혼성적으로 중첩되는 장소로서 필요에 따라 공원, 길, 광장으로 모습을 바꾼다. 우리가 기대하는 광화문광장은 수백만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수백만의 장소다. 대상지와 비전 시민 공론장 확장의 역사: 육조거리는 권력의 공간이었다. 행랑은 그 권위를 형태로 보여주며 백성을 타자화했고, 육조거리에 시민은 없었다. 권력과 시민의 전선은 광장의 남단에 있었다. 육조 관청은 시민들의 공간을 동서로 분리해 섬처럼 만들었다. 현재 권력과 시민의 경계가 북쪽으로 이동하며 장벽 일부가 와해됐지만, 차도라는 또 다른 장벽이 남아 있으며 광장은 여전히 남에서 북으로 흐른다. 우리는 장벽뿐만 아니라 남북의 방향성이 없으며, 동서에서 끊임없는 개입이 이루어지는 진정한 광장을 만들고자 한다. 공공 공간으로서의 가능성: 일상의 도시는 면으로 펼쳐져 있고, 광화문광장은 그 연속 면의 일부다. 광화문광장에 공공 공간이 갖는 다양한 가치를 담아 광장 그 자체와 광장으로의 접근성, 광장을 찾는 사람들, 광장에서 펼쳐지는 행위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고자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맹필수·김지훈·문동환(엠엠케이플러스) + 유영수(이든도시건축사사무소) + 차태욱(슈퍼매스 스튜디오) + 조재모(경북대학교) + 김정환(교우엔지니어링)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반추의 공간 그리고 미래상 3등작
    광화문광장은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같은 다른 차원의 도시 위계를 한데 도입해 하이브리드형 광장을 조성하고자 한다. 먼저 동양적 분위기와 기하학적 형태를 혼합한다. 지상은 한국적 분위기의 마당으로 만들고, 지하 공간은 시민들의 다채로운 활동을 수용하는 창작스튜디오로 재탄생시킨다. 지속가능한 도시는 변화를 거듭한다. 도시의 변화는 정치인이나 특정 전문가가 아닌 시민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광화문광장의 지하 공간을 시민들에게 내어줌으로써 이들이 서울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게 한다. 창작스튜디오 창작스튜디오는 지하에 조성되는 대규모 실내 공공 공간이다. 상황에 따라 소규모 광장, 마켓, 박물관, 워크숍 룸, 스크린 등 다채로운 공간과 시설이 들어서게 되며, 비워진 공간은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그 목적과 기능이 발현된다. 창작스튜디오에 사람들의 삶과 생각이 담기면서 광장은 일상 공간으로 거듭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믈라덴 야드리치(야드리치 아르히텍투어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데머크래틱 보이드 4등작
    ‘데머크래틱 보이드(Democratic Void)’는 유교적 왕조 정치의 중심 공간으로서의 광장과 민주주의의 영속성을 확인하는 장소로서의 광장, 두 정체성의 공존을 모색한다. 광화문광장을 역사와 일상이 더불어 살아 숨 쉬는 장소로 회복하고자 한다. 역사광장은 월대와 해태상 복원, 마사토 포장과 전통 수목 식재 등으로 역사성을 드러내고, 시민광장은 공간을 비움으로써 국가의 위기에 많은 국민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만든다. 분리된 역사광장과 시민광장을 통일감 있는 디자인으로 연결한다. 또한 ‘국가 소유의 땅은 시민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여러 공간을 더한다. 많은 교통량을 수용하면서 시민들이 차량 통행에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광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화문 플랫폼을 조성한다. 광화문 플랫폼 광화문 플랫폼은 지상으로부터 4m 위에 떠 있는 보행 데크이자 공중 정원이다. 이를 광장 동쪽과 서쪽에 조성해 다층 구조의 광장을 만든다. 플랫폼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두 개의 보행 축으로 기능하는데, 플랫폼에 마련된 공중 정원과 소규모 잔디 광장에서 산책하거나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백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