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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토리얼] 2022 광주 IFLA,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
    지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2019 유럽 녹색 수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제56회 IFLA세계조경가협회 총회에 한국조경학회 조경진 수석부회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과 함께 참석했다. ‘모두의 땅(Common Ground)’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IFLA 총회에는 세계 각지의 조경가 1,300여 명이 참여해 기후 변화와 도시 위기에 대응하는 조경의 비전과 실천 전략을 제시하고 논의했다. 맑은 공기, 깨끗한 바다, 아름다운 녹지로 풍성한 녹색 도시 오슬로 곳곳을 둘러보며 지난 몇 년간 펼쳐진 지속 가능한 워터프런트 재생, 친환경적 스마트 도시 개발, 저소득층 주거 커뮤니티 활성화, 도시 농업과 설치 예술의 결합, 보행과 그린 모빌리티 프로젝트 등의 생생한 현장을 목격했다. 다음 세대와 우리 ‘모두의 땅’을 지혜롭게 디자인하고 있는 북유럽 조경가들의 사회적 역할에 역동성이 넘쳤다. 조경진 교수가 한국 대표로 참석한 IFLA 이사회에서는 이틀에 걸친 토론 끝에 동시대 조경계가 대처해야 할 다섯 가지 글로벌 의제로 기후 변화, 식량 안보와 농업, 커뮤니티 참여 설계, 건강과 웰빙, 문화 고유성이 채택됐다. 77개국 대표가 참여한 이사회에서 조 교수는 2022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될 IFLA 총회를 홍보하는 한편, 잠정적인 대회 주제로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Re:public Landscape)’를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피오르(fjord)와 뭉크(Munch)의 도시 오슬로에 모여 ‘모두의 땅’을 고민한 조경가들이 이제 3년 후면 예술과 혁명의 도시 광주에서 ‘다시, 조경의 공공성’을 토론하게 된다.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 봉건 시대의 장식적 조원 전통과 결별하고 근대 도시와 공공 환경을 구축하는 전문 직능으로 탄생했던 근대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의 이념을 다시 소환한다.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는 곧 동시대 도시가 마주한 기후 변화, 인구 감소, 도시 쇠퇴와 재생 등 복합적 난제를 풀어갈 조경의 사회적 좌표다. 2022년 광주 IFLA는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의 시선으로 조경의 글로벌 이슈를 토론하고 실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조경계 내부적으로는, 조경 업역 축소의 불안감과 위축의 피로감이 뒤엉킨 난맥을 교정하고 조경 직능과 학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은 공교롭게도 1992년 경주에서 IFLA 총회를 개최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한국조경학회 설립을 기점으로 잡는다면, 한국 제도권 조경의 50주년이기도 하다. 같은 시기에 광주비엔날레가 열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먼 미래가 아니다. 많이 남지 않았다. 2016년부터 광주시와 광주관광컨벤션뷰로는 2022년 IFLA 총회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자임해 왔고 앞으로도 적지 않은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반면 조경계는 뒷짐을 지고 관망하거나 본격적인 준비를 유예해 왔다. 이제 면밀한 기획과 촘촘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다. 글로벌 행사를 기획하고 인력을 조직하는 동시에 한국 조경의 지난 50년을 기록하고 다음 50년을 설계하는 아카이브, 전시, 출판을 함께 진행하는 것은 말처럼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번 10월호의 프로젝트로는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MoMA PS1 영 아키텍츠 수상작, 탈린 건축 비엔날레 파빌리온,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등 최근의 실험적 설치 작업들을 모아봤다. 길 찾기 좋은 도시 환경을 고민하며 다양한 웨이파인딩(wayfinding)프로젝트를 실천해 온 이음파트너스의 작업들에도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했다. 이번 호부터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를 이어갈 필자는 호주에서 활동 중인 조경가 이홍인(Hassell)이다. 연재의 수고, 미리 감사드린다.
  • 2019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9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앞마당에 해마다 새롭게 조성되는 임시 건축물이다. 지난 2000년부터 서펜타인 갤러리는 영국에 완공한 작품이 없고 지속적으로 현대 건축의 경계를 넓혀온 각국의 건축가를 초청해 파빌리온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서펜타인 파빌리온을 설계한 역대 건축가로는 자하 하디드(Zaha Hadid)(2000),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세실 발몬드(Cecil Balmond)(2006), 프랭크 게리(Frank Gehry)(2008), 장 누벨(Jean Nouvel)(2010),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2011), BIG(Bjarke Ingels Group)(2016) 등이 있으며, 작년에는 멕시코 건축가 프리다 에스코베도(Frida Escobedo)가 콘크리트 타일을 교대로 쌓아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타임피스(timepiece)콘셉트의 구조물을 선보였다. 파빌리온은 매년 6월 초 완공을 마쳐 약 3개월 간 운영되며, 방문객의 휴게 공간이자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포럼,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의 장으로 이용된다. 열아홉 번째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일본 출신의 건축가 준야 이시가미(Junya Ishigami)가 설계했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여기며 경관, 숲, 구름과 같은 자연 세계를 건축에 통합시키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시가미는 고대 건축물의 돌 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석재 슬레이트를 겹쳐 쌓아 파빌리온의 캐노피를 조성했다. 돌무더기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주변 경관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면서 독특한 형태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Pavilion Architect Junya Ishigami+Associates Pavilion Architectural Team Architect: Junya Ishigami Project Architect: Prem Lorenzen Team: Masayuki Asami, Gagas Firas Silmi, Jaehyub Ko Project Director Hans Ulrich Obrist Project Leader Julie Burnell Project Curator Amira Gad, Natalia Grabowska Technical Consultant David Glover Technical Advisors AECOM(Jon Leach, Amy Koerbel, MichaelOrr, Madalina Taylor, Katja Leszczynska, Sam Saunders, CarlosLopes, Javier Fanals, Krzysztof Butrym, Roshni Wijesekera, AdamJuster, Rob Murphy, James Wells, Vincenzo Sessa) Construction Stage One Creative Services Ltd(Tiff Blakey, TedFeatonby, Alan Doyle, Tim Leigh, Mark Johnson) Location Kenshington Gardens, London, UK Area 541m2(overall site area), 350m2(gross internal area) Heights 4.6m(Max. overall height), 4.5m(Max. internal ceilingheight), 2.1m(Min. internal useable ceiling height) Installation 2019. 6. ~ 2019. 10. Photographs Iwan Baan, John Offenbach, Norbert Tukaj 준야 이시가미(Junya Ishigami)는 건축사무소 SANAA에서 근무했고,2004년 준야 이시가미 어소시에이츠(Junya Ishigami+Associates)를 설립했다.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고 여기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자유로운 건축을 강조하며 실내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경관, 숲,구름 등의 자연 세계를 건축과 통합하는 독창적 작품을 선보인다. 카나가와 공과대학(Kanagawa Institute of Technology)의 부속 교육 시설인KAIT 워크숍으로 일본 건축협회상(2009)을 받았으며, 제12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2010)을 수상한 바 있다.
    • Junya Ishigami
  • 오라마 라마 Hórama Rama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이하 MoMA)은 매년 MoMA PS1(MoMA의 분관)의 중정에 실험적 형태의 임시 구조물을 설치하는 영 아키텍츠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이하 YAP)을 개최한다. MoMA는 학자 및 전문가, 역대 YAP 수상자들로부터 새로운 건축 디자인이나 기술을 구현하는 신진 건축가 50팀을 추천받고, 다섯 팀을 선발해 그해 새롭게 선보일 구조물에 대한 디자인을 공모한다. 조성될 작품은 독창적이면서 친환경적이어야 하며 그늘, 휴게 공간, 물이 어우러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YAP 2019의 주인공은 멕시코시티에서 페드로 앤 후아나(Pedro & Juana)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아나 파울라 루이사 갈린도(Ana Paula Ruiza Galindo)와 메키 레우스(Mecky Reuss)다. 당선작 ‘오라마 라마(Horama Rama)’는 도심 속 정글을 콘셉트로 한 원형 파노라마cyclorama 구조물로, 관람객에게 색다른 형태의 열대 우림을 선사한다. 6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전시된 오라마 라마는 미술관 이용객을 위한 휴게 공간일 뿐만 아니라 MoMA PS1의 여름 프로그램인 웜업(Warm Up)음악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되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Project Leaders Ana Paula Ruiz Galindo and Mecky Reuss Team P&J Adriana Carlos, Vani Monjaraz Scaffold Swing Staging Hair Modules Installers, SFDS Jungle Panels Grupo Mega Rotulacion, Queretaro City, Qro,Mexico Fabrication Volunteers(hair module builders) Zachary EnesiMulitauaopele, Stephan Anton van Eeden, Juan Pablo Uribe,Valeria Paez Cala, Sadie Dempsey, Julia Di Pietro, Cirus Henry,Naitian Yang, Mireya Fabregas, Marcell Aurel Sandor, ChristineGiorgio, Shane Algiere, Shane Algiere, Kevin Savillon, BennettKociak, Nicolas Carmona, Sidney Hoskulds-LinetHausmeisterservice Cage&Cave Structural Engineer Arup Structures, Shaina Saporta, VictoriaValencia, James Angevine Lighting Arup Lighting, Kristen Garibaldi, Xena Petkanas, HaniyehMirdamadi; Lighting bulbs donated by Electric Lighting Agencies Waterfall Consultant Jenna Didier(Arup Plumbing), Allison Spencer Hammocks Entre Nudos Merida, Yu, Mexico Lumber Lenoble Lumber, Claudy Narchet(sales) Model Julia DiPietro, Yuki Nakayama General Contractor Fahey Design Build(Michael Fahey, AIA,Christine Fahey, Michael Kreha) Location MoMA PS1, Long Island City, New York, US Installation 2019. 6. ~ 2019. 9. Photographs Rafael Gamo, Kris Graves, John Hill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페드로 앤 후아나(Pedro & Juana)는 아나 파울라 루이사 갈린도(Ana Paula Ruiza Galindo)와 메키 레우스(Mecky Reuss)가 운영하는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다.멕시코와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며,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건축 비엔날레에서 독창적이고 실험적 디자인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인테리어 디자인부터 가구나 조명 등의 크고 작은 소품,설치 미술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 Pedro & Juana
  • 스팀펑크 Steampunk
    2019 탈린 건축 비엔날레 파빌리온 ‘스팀펑크(Steampunk)’는 2019 탈린 건축 비엔날레(Tallinn Architecture Biennale)에서 선보인 실험적 형태의 파빌리온이다. 탈린 건축 비엔날레는 ‘오두막과 서식지(Huts and Habitats)’라는 주제로 설치 작품 프로그램 공모전을 열었는데, 에스토니아의 풍부한 목재 건축 역사와 연계해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전략이 담긴 구조물을 설계할 것을 요구했다. 당선작 스팀펑크는 지난 9월 탈린시 중심에 위치한 탈린 건축 박물관 앞에 설치됐다. 스팀펑크는 사람의 손과 지능형 홀로그래픽(holograpic)기술의 정밀성을 결합해 제작된 구조물이다. 보통 도면이나 컴퓨터 수치 제어 코드를 바탕으로 절단, 인쇄, 조립 등의 제작 공정이 이루어지지만, 좀 더 실험적인 방법으로 건축물을 구현하고자 했다. 컴퓨터를 활용한 제조 방식이나 로봇 기술은 설계자가 건축물을 더욱 쉽고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게 하지만, 전통적인 수공예 제작 방식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미묘한 뉘앙스와 섬세함은 보장해주지 못한다. 어떤 프로젝트의 정량적 특질뿐만 아니라 정성적 특질에 대한 직관적 통찰과 이해는 기계의 단정적이고 명시적인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공정의 조화 아날로그식 공정에 디지털 모델의 정밀성과 유연성을 혼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증강 현실AR 기술로 제작 현장에 디지털 모델을 홀로그래픽 형태로 투사해, 이 홀로그래픽을 바탕으로 제작자가 손으로 직접 섬세하고 복잡한 건축물을 시공하는 기법이다. 다소 원시적이고 기초적인 도구를 이용하더라도 홀로그래픽 기준선을 따르면 복잡한 형태의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Design Team Gwyllim Jahn, Cameron Newnham, SoomeenHahm, Igor Pantic,Organizer Tallinn Architecture Biennale(TAB2019) Engineering Format Engineers Location Ahtri 2, Tallinn, Estonia Area 25m2(8×8×4.6m) Completion 2019. 9. Photographs Peter Bennetts, Hanjun Kim, Cameron Newnham 귈림 얀(Gwyllim Jahn)은 폴로그램(Fologram)의 공동 설립자이자 디자인 디렉터다. 디자이너, 건축가, 엔지니어, 예술가들이 복잡하고 현대적인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게 돕는 혼합 현실(mixed reality)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며, 호주 멜버른 공과대학(RMIT)에서 강의하고 있다. 캐머런 뉴넘(Cameron Newnham)은 폴로그램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기술 경영자(CTO)로, 디자인 및 건축 산업을 위한 혼합 현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컴퓨테이셔널 디자이너로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여러 건축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호주 멜버른 공과대학에서 산업 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함수민은 칭화 대학교(Tsinghua University)를 졸업하고 영국 AA건축학교(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에서 DRL(Design Research Lab) 과정을 수료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에서 건축 실무를 수행했다. 현재 디자인 스튜디오 함수민 디자인(SoomeenHahm Design)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런던 대학 바틀렛 건축대학원(UCL Bartlett School of Architecture)에서 티칭 펠로우(teaching fellow)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고르 팬틱(Igor Pantic)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이자 컴퓨터 디자이너로, 영국 AA건축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대학 바틀렛 건축 대학원의 티칭 펠로우로 재직 중이며, 여러 건축 디자인 협회에서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워크숍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 Gwyllim Jahn + Cameron Newnham + SoomeenHahm Design + Igor Pantic
  • 길 찾기 좋은 환경을 고민하다 Wayfinding
    복잡한 도심을 누비는 현대인에게 지도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과거에 산과 바다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전국도로안내지도와 함께 고속도로에 올랐다면, 최근에는 내비게이션과 각종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도시 공간이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해지며 길 찾기 좋은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길 찾기 좋은 환경은 보행 친화성을 높일 뿐 아니라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도시계획가 케빈 린치(Kevin A. Lynch)는 『Image of the City』에서 도시의 이미지는 길(path), 경계(edge), 구역(district), 교차점(node), 랜드마크(landmark)에 의해 형성되며, 이 요소들을 잘 구성해 읽기 쉬운 도시, 길 찾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길 찾기 좋은 공간이란 무엇일까? 본지는 다양한 웨이파인딩(wayfinding)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건축물 내부 공간부터 도시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는 이음파트너스의 작품과 인터뷰를 수록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현재 웨이파인딩의 좌표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웨이파인딩이 안내판, 바닥 페인팅 등 가시적 시설을 넘어 도시의 역사, 기능, 가치를 효과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전략적 시스템으로 인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진행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이음파트너스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웨이파인딩 DDP Wayfinding
    DDP의 장소성과 건축을 잇는 웨이파인딩 체계 동대문시장 100년의 역사는 단시일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조선 시대에는 미곡이나 어물, 잡화를 취급하는 시장이었고, 1899년 이후 서대문에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전차 노선으로 동대문 일대와 종로 4·5가 상권이 연결되어 현재의 거대한 상권이 형성됐다. 한편 1928년 준공된 동대문운동장은 국내 스포츠 메카로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또한 광장시장, 평화시장, 아트프라자, 밀리오레,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로 이어지는 상권은 패션 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동시에 살피게 한다. DDP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디자인 트렌드가 시작되고 문화가 교류하는 디자인, 패션 산업의 발신지라 할 수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웨이파인딩’은 비정형 건축물인 DDP의 난제를 해결하고, 이용객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정보·안내 사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건축적 난제를 해결하고, 개발 과정에서 발견된 역사 유적지, 37개 대규모 패션 상가, 3만5천 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주변 지역과의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 주력했다. 건축 특성을 반영한 DDP 내부 지도와 건축물 내외부를 포괄적으로 연계한 지역 통합형 지도로 나누어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상지의 역사, 지역 상권, 건축 등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콘텐츠 하나하나가 신경망처럼 DDP를 연결하도록 계획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시공 이응, LG CNS, 제일광고, 샘파트너스 & CDR 건축 설계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웨이파인딩 이음파트너스 시공 삼성물산 클라이언트 서울디자인재단 위치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면적86,574m2 사진 박영채, 이원석 이음파트너스는 공간의 경험 가치를 브랜드화하는 환경·경험 디자인 회사다. 공간 스토리텔링, 환경 그래픽, 웨이파인딩, 색채, 디지털미디어, 영상 등 공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전략적으로 융합해 이용자에게 색다른 경험 가치를 제공한다.
    • 이음파트너스
  •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SNUH Daehan Center
    시간적, 공간적 서사를 담은 공간 서울대학교병원(이하 서울대병원)은 하루 1만여 명의 환자가 내원하고,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의료 기술을 보유한 병원이다. 2019년 4월 서울대병원은 인술로 아픈 사람을 구한다는 인술제중仁術濟衆을 기치로 삼아 병동과 분리된 별도의 외래 공간 ‘대한외래’를 개원했다. 대한외래는 연면적 4만7천 제곱미터의 지하1층부터지하 2층에 이르는 지하 공간으로 서울대병원의 중앙부에 위치해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전문 병원을 연결한다. 대한외래 로비와 공용 공간을 서울대병원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이를 고려해 인술제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울대병원의 시간적, 공간적 서사를 담은 품격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이때의 품격이란 대한제국 마지막 왕실의 애민 정신과 순종 황제의 대한의원 개원 칙서를 통해 계승된 국가 중앙 병원에 버금가는 위상, 그 대표성과 책임을 의미한다. 동서양 문화의 융합 1885년 고종과 조선 정부는 인술제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서양식 국립 병원인 제중원을 설립했다. 제중원이 추구하는 가치는 대한제국의 국립 병원인 대한의원(1907)과 순종 황제의 대한의원 개원 칙서를 통해 전해져 서울대병원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서사를 대한외래 로비를 비롯한 공용 공간에 표현하고자 했다. 전통적 개념과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형 요소로 공간을 연출하고, 금강비례(Korean Golden Ratio, 1:1.414)를 적용해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의료 문화 공간을 조성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시공 이음파트너스, 어반아크, 메이크믹스 클라이언트 서울대학교병원 위치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01 사진 박영채
    • 이음파트너스
  • 호암미술관 웨이파인딩 Hoam Art Museum Wayfinding
    서울 근교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은 한국의 전통 미술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이 수집한 한국 미술품을 바탕으로 1982년 개관했고, 1997년에는 미술관을 둘러싼 약 6만6천 제곱미터의 대지에 희원을 개원했다. 희원은 한국 전통 정원의 아름다움의 근원인 차경借景의 원리로 조성되었는데, 옛 지형을 복원했을 뿐 아니라 정원과 건물이 숨겨지고 드러나는 멋을 연출한다. 100여 쌍의 벅수(1m 내외의 낮은 전통 조각)와 낮은 조경 요소들이 겹쳐지며 한국 전통 정원만의 풍경을 이룬다. 하지만 정원 안내를 위한 시설물들이 이러한 풍경을 가리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시공 이음파트너스 클라이언트 삼성문화재단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562번길 38 면적 호암미술관: 4,165m2 전통정원 희원: 66,446m2 사진 박영채
    • 이음파트너스
  • 금호동 스카이라인 웨이파인딩 Geumhodong Skyline Wayfinding
    금호4가동은 구릉지에 자리한 노후 주택 밀집지다. 2007년 재개발정비지구로 지정되었지만 재개발 사업은 기약 없이 유보되었고, 인근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점차 섬처럼 고립되어 갔다. 경사지를 따라 놓인 계단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미로처럼 복잡하다. 주택 대부분이 특색이 없고,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지형지물이나 상가도 부족한 상황이다. 복잡한 환경은 주택가를 으슥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범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졌다. 게다가 위급 상황이 발생해 도움을 요청할 때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금호동 스카이라인 웨이파인딩’은 주민들이 좀 더 쉽게 길을 찾고, 자신이 있는 곳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프로젝트다. 서울시 ‘생활안심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는데, 단순히 마을 환경을 단장하는 것을 넘어 범죄 발생율을 줄이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디자인을 실천하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기획·설계 이음파트너스 제작 디자인 ENY 클라이언트 서울시 위치 서울시 성동구 금호4가동 일대 사진 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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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길 찾기를 통해 공간을 브랜드화하다 이음파트너스 안장원 대표 인터뷰
    웨이파인딩의 현재 -웨이파인딩Wayfinding,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한글로 번역하면 길 찾기 정도가 될 것 같은데,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웨이파인딩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사인(sign)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전까지 건축가들의 모토는 ‘스타일은 기능을 따른다(style follows function)’였다. 그러나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이끈 바우하우스(Bauhaus)가 해체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접근 방식으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20세기 모던 디자인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논리적 창조 과정을 거쳐 탄생된 모던한 건축물에 안내 사인, 안내 지도 같은 보조적 이정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웨이파인딩에 대한 최초의 연구는 영국의 지하철 이용률을 낮추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산업 혁명 이후 개통된 영국의 지하철은 시설이 열악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런던 시민이나 관광객들 대부분은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도 20여분이나 소요되는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하고 있었다. 도시에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도시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안내해 시민과 관광객이 길을 걷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즉 웨이파인딩이란 도시를 끊김 없는 정보로 연결해 걸어서 경험하게 하는 전략이라 설명할 수 있다. 이때 전략은『the Image of the City』(1960)의 저자인 케빈 린치)Kevin Lynch_의 이론과 주장에 기반하는데, 그는 게슈탈트 심리학의 기본 원리를 이용해 도시민들이 도시와 도시 속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직관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도시 차원의 웨이파인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이 있을 것 같다. 한국에는 끊긴 길이 많다. 단시간에 도시가 급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도로가 체계적으로 계획되지 못했다. 길과 건물이 엉켜 있다. 이 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채 도시 개발이 이루어졌다. 자연스럽게 끊긴 길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한국의 도시 경관 역시 많이 단절되어 있다. 특히 한국은 웨이파인딩 개념이 도입된 지 5~6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직 깊이 있는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해외에서는 웨이파인딩을 전략적 시스템으로 인지하는데, 한국은 가시적 가치를 안내하는 사인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웨이파인딩 시스템 구축에 앞서 도시의 역사, 길과 하천의 형성 과정, 공공 기관과 상업 기관의 위치, 사람이 이용하는 요소, 차량이 이용하는 요소, 자연과 연결해야 하는 요소 등을 분석한다. 이때 쌓은 정보를 토대로 홍보 자료, 휴대폰, 안내 책자 등에 들어가는 지도를 디자인한다. 웨이파인딩 시스템 구축과 함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를 여러 기관이 공유하기 때문에 활용성도 굉장히 높다. 반면 한국은 여러 기관이 각기 다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기 다른 지도를 만든다.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