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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테고리: ARTICLE
  • 비가 오는 날은 아무래도 좀 별로다. 출근길에 귀찮게 우산도 챙겨야 하고 땅은 질퍽질퍽, 하늘은 또 왜 이렇게 우중충한지, 몸은 비를 피해 건물에서 건물로 빠르게 옮겨 다니는 신세다. 평상시에도 회색탑에 갇혀 사는 건 똑같지만 공간의 선택권을 빼앗긴 기분이랄까. 그래도 가끔은 비를 즐긴다. 정확히 말하면 프레임 속에 채워진 비오는 풍경이 좋다. 대부분�…
    • 이형주
  • 위플래쉬Whiplash(2015년 국내 개봉)는 입소문을 타고 절찬 상영 중인 음악 영화다. ‘재즈 연주자를 위한 공포 영화’, ‘음악 영화 탈을 쓴 무협 영화’라고 알려졌지만 ‘그래봤자 장르가 음악인데 과장이 좀 심한 것 아냐’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보러 갔다. 나는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도 무섭고 멀미가 나서 못 타고, 피가 낭자하는 칼부림 영화도 제대로…
    • 서영애
    • ??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 온라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매체의 수가 늘어나고 그 결도 다양해졌지만, 오히려 저널리즘은 풍요 속의 빈곤을 겪고 있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검색어와 자극적 헤드라인, 이미지의 향연 속에서 독자들을 사유와 반성, 새로운 시각의 길로 이끌던 저널리즘의 철학은 설곳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매체 생태계 속에서 종이 잡지는 존폐의 위기마저 겪고 있다…
    • 남기준, 조한결
  • #45 자연보다 더 자연스러운 미스터 브라운의 풍경 1783년 2월 5일, 윌리엄 켄트의 뒤를 이어 30년 이상 영국 조경계를 장악했던 랜슬롯 브라운Lancelot Brown(1715~1783)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68세였지만 아직 왕성히 활동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딸의 집을 방문하러 갔다가 문지방에서 쓰러져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의…
    • 고정희
    • ??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
  • 땅의 도시 전 세계 여러 도시를 걷다 보면 땅의 고유한 형상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곳을 만나게 된다.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섬의 북쪽 끝에 있는 스마랑Semarang이라는 도시가 한 예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자바 섬은 오늘날에도 활화산의 활동 범위 안에서 지진 피해의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현재는 일시적 휴전 상태에 있지만― 이른바 ‘땅의…
    • 김세훈
    •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도시설계전공 교수
  • 7 입금을 대하는 디자이너의 자세 오래전 학교 수업 시간이었나, 졸업 작품 크리틱 시간이었나. 눈망울 초롱초롱한 ―아차 ‘초롱초롱하다’는 표현이 떠오르는 걸 보니, 졸업 작품 크리틱 때는 아닌 듯하다― 학생,그러니까 어린이(학부생부터 대리 미만의 직원을 이르는 매우 주관적인 용어)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교수님, 언제 설계하길 잘했다고 느끼세요”…
    • 오형석
    • ?? 디자인로직 대표
  • 숲이 상품이 될 수 있을까? 정원이나 공원을 만드는 일이라면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숲, 그것도 자연의 모습을 꼭 빼닮은 숲 또한 기업의 이윤 추구 영역이 될 수 있을까? 좀처럼 확신이 안선다. 우리에게 숲 만들기란 그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식의 공익 광고 혹은 초록색 작업복으로 상징되는 새마을 운동을 연상시키거나 목재로…
    • 최이규
    •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지소장
  • 나무는 흔하다. 조금만 나서면 숲이 있고 가로수가 있다. 우리가 거주하는 집에서도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재가 나무다. 또한 나무는 시간을 거슬러 석기 시대 이전부터 인류에게 중요한 생활의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그만큼 잠재의식과 유전적 기질에서부터 친근한관계에 있는 소재다. 이러한 목재로 만든 시설물은 내가 일하는 설계사무실의 모니터 화면 속에서도…
    • 이대영
    • ?? 조경설계사무소 스튜디오 엘 소장
  • 3월 말 양재동 꽃시장을 찾았다. 초본이나 원예 용품을 사러 종종 들르는 곳이니 새로울 것은 없지만, 오늘은 보고자 하는 각이 좀 틀리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양재동 꽃시장은 시장 본연의 기능 외에도 공공 공간으로서 매력이 넘치는 장소이니,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이 고안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중점적으로 제시되었다. 사실 양재동 꽃시장은 설계…
    • 정욱주
    •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여느 수도권의 교외와 마찬가지였다. 길 양옆으로 즐비한 짝퉁 르네상스 양식의 모텔, 빅토리아풍의 펜션, 촌스러운 대형 폰트로 붕어찜과 매운탕을 광고하는 원색의 요란한 간판들…. 그 어지러운 풍경에 눈이 쉬이 피로해지지만 그럼에도 양평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푸르렀다. 차창 밖으로는 굽이굽이 산과 강이 근경, 중경, 원경으로 계속 펼쳐졌다. 양평은 분명히…
    • 민병욱
    • ??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