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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연대와 논의를 위한 첫걸음
6월 2일, ‘용산공원 시민포럼 발족식 및 토론회’ 개최
  • 환경과조경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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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토론회에 조경, 건축, 문화,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공원을 만드는 일은 백년지대계다.

하나, 용산공원은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하여야 하고, 

둘, 시민과 함께 계획하고, 만들고, 운영해야 하며, 

셋, 긴 호흡으로 천천히 추진해야 한다.

_ 용산공원 시민포럼 선언문 

 

지난 6월 2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용산공원 시민포럼(이하 시민포럼)’이 발족했다. ‘용산공원 시민포럼 준비위원회’가 조직된 지 1년만의 일이다. 이들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용산공원을 만들기 위해 열린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사회적 관심 조성, 공원 민간 파트너십 체결, 공원 거버넌스 구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열린 ‘용산공원 시민포럼 발족식 및 토론회’는 용산공원의 계획 과정과 활용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위한 첫걸음으로 마련되었다. 행사의 1부는 시민포럼 공동대표인 김성훈 국장(천주교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이영범 교수(경기대학교),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명래 교수(단국대학교)의 용산공원 시민포럼 선언문 발표로 마무리됐다.

2부에서는 최혜영 팀장(West 8)의 ‘용산공원 조성계획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 조명래 교수의 ‘용산공원계획의 바람직한 방향’, 조경진 교수의 ‘용산공원계획, 시민참여의 필요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된 후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회의 좌장은 이영범 교수가 맡았으며 김성홍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김제리 의원(서울특별시), 박은실 교수(추계예술대학교), 배정한 교수(서울대학교), 이강오 원장(어린이대공원), 이세걸 사무처장(서울환경운동연합), 이승민 부국장(천주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이원재 소장(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우미경 의원(서울특별시), 최정한 대표(공간문화센터), 홍서희 대표(Gate 22)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에서 시민포럼 운영위원과 토론자로 새롭게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민 부국장은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을 조성할 때, 청소년의 의견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성인들이 생각하는 청소년에 대한 접근이 아닌,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명래 교수도 앞선 주제 발표에서 “우리 세대에서 용산공원에 대한 모든 것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가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두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진행된 토론에서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시민사이의 소통 단절 문제와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안’의 타당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국토부는 2015년 6월 용산공원에 적합한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했고, 10월 한 달간 공원 내 선호 콘텐츠에 대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와 관계기관 수요조사를 수행했다. 그리고 2016년 4월 말, 9개의 기관에서 제시한 18개의 콘텐츠 중 설문 조사 결과와 10차례의 소위원회 심의를 통해 선정된 8개의 콘텐츠를 발표했다. 선정된 콘텐츠는 국립어린이 아트센터(문화체육관광부), 국립여성사박물관(여성가족부), 아리랑무형유산센터(문화재청), 국립경찰박물관(경찰청), 용산공원 스포테인먼트센터(문화체육관광부), 아지타트나무상상놀이터(산림청), 국립과학문화관(미래창조과학부), 호국보훈 상징 조형광장(국가보훈처)인데, 공원 조성 목적과의 부합성, 콘텐츠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최정한 대표는 “현재 대상지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내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설계를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땅을 제대로 이해하고 긴 호흡으로 용산공원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을 배제한 국가 공원 조성은 불가능하다. 라운드테이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토부에게 시민 사회와의 소통을 부탁했다. 이원재 소장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시민뿐만 아니라 용산공원과 관련된 전문위원들도 정보를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토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공원에 들어설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지만 규칙과 원칙은 있어야 한다. 용산공원에 국립 시설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안’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다. 우미경 의원도 이에 대해 “용산공원의 역사성과 문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안’에 대한 비판의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은실 교수는 “현재 발표된 콘텐츠는 용산공원의 극히 작은 부분이며, 보존하기로 정해진 건물을 활용하는 방식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배정한 교수는 “센트럴 파크 역시 수많은 건물과 프로그램으로 작동되는 곳이다. 공원에 콘텐츠가 없다면 공원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무엇이 들어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들어가느냐다. 그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긴 호흡으로 천천히 추진하는 것과 계획의 중단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슈다. 국회가 용산공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매우 비합리적 일이다”라는 의견을 펼쳤다.

조경진 대표는 “앞으로도 당면한 문제를 피하지 않고 이 같은 토론의 장을 열어가야 한다”며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토론을 정리했다. 또한 “앞으로 시민포럼은 다양한 시민 사회와 연대해 논의의 장을 열어가고, 용산공원에 대한 욕망을 키워가는 자리로 만들어나갈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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