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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오브제: 홍의택 디자인 워크숍
  • 환경과조경 2011년 2월
디자이너이며 경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이기도한 홍의택의 전시회가 디자인 워크숍이라는 형식을 빌려 서울문화재단 청계본관의 전시장에서 지난 1월 8일부터 14일까지 열렸다.
홍의택은 국내 대학 최초로 공공디자인 관련 센터인 퍼블릭디자인혁신센터(PIDC)를 운영하고 다양한 수도권의 공공디자인사업에 참여하는 공공디자인 전문가이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근대산업유산 활용화사업을 자문하고 군산의 원도시(原都市)재생 마스터플랜을 계획하는 등 도시재생 전문가로도 활동 중인 교수이자 디자이너이다. 그러한 그의 전시는 당연히 공공디자인이나 도시디자인 관련 전시일 줄 알았는데 전시내용은 생경스럽다 못해 다분히 당황스럽다.
터치를 하면 로봇처럼 걸어 다닐 것 같은 네 발 달린 후추통, 종이로 만든 기억도 아련한 라디오, 시멘트로 거칠게 만든 작은 촛대, 도끼부인이 되어버린 버터나이프, 일체형 슬리퍼 등 그를 모르는 사람이 방문했다면 여느 디자이너의 소품전 정도로 느껴질 것이다.
이 전시회에서 그가 공공디자인 전문가라는 냄새는 안전 삼각대를 이용한 유니크한 조명 조형물 정도일 뿐.
플라스틱, 시멘트, 나무 등 모두 죽어있는 무생물이지만 그가 디자인한 오브제들은 새로운 매력과 감흥으로 단장해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표정과 감정이 숨어있는 작은 요정같은 느낌이 든다. 금방이라도 말을 걸어올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일상 속에서 항상 스치는 사물들에서 다양한 표정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발견하는 이러한 다소 엉뚱하고 당황스러운 전시에 대해 그는 변화무쌍한 디자이너의 재기발랄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시도록에 수록된 ‘사물의유혹’이라는 전시 머리글에서 그는, “디자이너로서교육자로서 분주한 일정 속에서도 지난 십 년간 틈틈이 해온 스케치북의 아이디어들을 모은 작품들”이라며, “이러한 행위를 스스로 작업이라 부르고 홀로 만족하고 홀로 교감하며 즐거워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적이며, 공공성을 가지고 있는 공공디자이너이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작업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재미있고 자유로우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도시의 표정을 책임지고 만드는 역할을 감당해나가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전시를 통해, 삭막한 도시를 그저 현대적이고 세련된 도시 시설물과 경관으로 채우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 아니라, 따스한 시선과 감각으로 도시 곳곳을 아름답고 생명력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선명하게 투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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