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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알고리즘으로 만든 세계 ‘팀랩: 라이프’ 전, DDP에서 4월 4일까지
  • 환경과조경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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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랩,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다’, 인터랙티브 디지털 설치, 사운드: 히데아키 타카하시, 2017 ⓒteamLab, courtesy Pace Gallery

 

자연이 주는 축복과 위협도, 문명이 가져오는 혜택과 위기도, 모든 것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딘가에 절대적인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저 순응하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계나 감정은 간단히 이해되거나 정의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 놓여도 우리는 반드시 살아갈 것입니다. 생명은 아름답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에서 열리고 있는 팀랩teamLab: 라이프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다채로운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팀랩은 예술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예술 단체로, 예술과 과학 기술의 교차점을 모색하며 자연과 독특한 방식으로 관계 맺는 법을 제시한다.

높고 널찍한 전시장의 벽과 바닥, 천장 한가득 화려한 영상이 투사되고 있다. 사람들은 공간을 자유롭게 배회하며 몽환적인 분위기에 한껏 몰입하게 된다. 거대한 색색의 꽃에 둘러싸여 작은 곤충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수많은 꽃잎으로 이루어진 코끼리를 보며 머나먼 행성 어딘가에 놓인 기분에 빠져들기도 한다. 꽃과 나비, , 대지 등의 자연 요소를 담은 영상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보지 못할 찰나의 풍경을 선사한다. 초현실적인 형태로 재구성된 동식물들은 관객의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반응한다.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을 가져다 대면 꽃잎이 후드득 떨어지고, 나비 떼가 홀연히 사라진다. 사자와 새를 만지면 울음소리를 내고, 거대한 폭포수 앞에 서면 물줄기가 사람을 바위로 인식해 비켜 흐른다. 작품은 환상적인 디지털 자연 세계를 오감으로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만 작은 자극만으로도 스러질 수 있는 자연의 연약함 또한 보여준다. 계절의 변화를 따라 나뭇가지에서 다양한 꽃이 피고지는 생명은 생명의 힘으로 살아 있다는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리저리 굽은 나뭇가지는 한자날생을 공서空書(허공에 쓰는 붓글씨)로 표현한 것이다. 먹물을 머금은 붓의 궤적이 지닌 깊이와 속도, 힘의 강약 등을 새롭게 해석해 공간 속에 입체적으로 재구축하고, 이를 다시 평면에 전시해 결과적으로 평면과 입체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형태를 띠게 했다. 이 같은 양면성은 나라는 존재와 그 바깥의 환경이 서로 다른 둘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는 강력한 시각적 경험과 함께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어디서도 볼 수 없던 광경이 진한 여운을 남기지만 깊은 몰입의 경험 뒤 왠지 모를 허전함이 남기도 한다. 마냥 아름답고 무해하게 가공된 자연이 주는 비현실적인 느낌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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