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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 디자인과 방정식
  • 환경과조경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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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디자인은 하나의 방정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디자인 과정에서 사유와 개념은 구체적 형태로 발전하면서 수치화 또는 도면화 단계를 거치고, 이를 통해 기호와 숫자로 된 도면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방법으로 형태를 만드는 작도 과정에서는 일종의 규칙성이 나타나는데, 마치 방정식을 세우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x2+y2=0, 사인(sine), 코사인(cosine), 탄젠트(tangent)등은 다양한 모양의 곡선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그래프를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코딩으로 구현하는 디자인도 이러한 수학적 방정식을 근간으로 한다. 단위(unit) 또는 단위에 기반한 시스템이 만든 경관에 대한 생각은 제임스 코너의 저서1에 잘 나타난다. 일정한 수식에 근거한 디자인은 어떻게 실제 공간과 경관으로 구현될까? 이때의 작도 방식은 어떻게 방정식으로 변환될까? 나아가 새로운 디자인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CFO에 근무할 당시, ‘두바이 크리크 하버(Dubai Creek Harbour)프로젝트를 맡아 약 4km의 해안선을 디자인했다. 물결 모양의 반복적 형태를 구현한 이 작도 과정은 일종의 방정식으로 변환될 수 있다. 우선 두 개의 물결 모양 곡선으로 외부 해안 산책 동선(방파제 에지)과 내부 순환 동선을 만들었다. 두 곡선이 만나는 지점(동선의 접합 지점)은 인공섬 내부로 연결되는 주요 결절점이 되고, 해안으로 뻗은 곡선의 끝점은 바다를 향한 조망점이 된다...(중략)...

 

환경과조경 374(2019년 6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1. James Corner, Taking Measures Across the American Landscape, Yale University Press, 1996.

 

조용준은 서울시립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다. 진양교 교수의 ‘채우기와 비우기’ 설계 이론과 제임스 코너의 실천적 어바니즘을 기반으로 한 간단명료한 디자인에 영감을 받았다. 15년여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 설계와 페이퍼 아키텍처를 추구하며, 독자적인 설계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깊이(invisible depth), 생성적 경계(generative boundary), 언플래트닝 랜드스케이프(unflattening land-scape)를 탐구하고 있다. 최근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으로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팀의 당선을 이끌었으며, 개인 자격으로 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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