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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문] 당신이 『환경과조경』을 읽는, 혹은 읽지 않는 이유는?
  • 환경과조경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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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스스로가 빈껍데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쌓여가는 일과,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는 때때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매달환경과조경을 읽는 동안에는 나는 사람을 위한 공간 만드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길을 잃었을 때 펼쳐보는 지도처럼 내가 있는 곳, 걸어갈 곳을 깨닫게 해준다. 지금 마주한 숫자 하나보다 중요한 게 있다. 그걸 잊고 싶지 않아 환경과조경을 읽는다.

성문현 현대엔지니어링

 

긴 글을 좀처럼 잘 읽지 않는다. 그런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것처럼. 글이 친근했던 때도 벌써 오래전이다. 이제 이미지가 그 뒤를 따르고, 최근에는 영상이 그 길 위에 섰다. 글자보다 그림이, 그림보다 영상을 보는 것이 편하다. 대형 서점에서 조경학 코너는 사라졌고, 이제는 누군가가 정성 들인 노력을 발굴하는 일도 귀찮고 의미 없게 느껴진다. 생각이 필요한 읽기는

지루하다. 외래어를 지나치게 사용해 혼란을 야기하는 보그체는 기분마저 망친다. 그래서 나는환경과조경뿐만 아니라 다른 잡지도 거의 보지 않는다. 물론환경과조경의 고유한 색과 깊이를 존중한다. 하지만 하루 수차례 웹 페이지를 들락거려도 인쇄된 잡지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잡지를 본다는 핑계로 들르던 서점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이 질문에 답할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왜 그런지 스스로 돌아보고자 기록해 본다.

안명준 조경시공연구소 느티 소장

 

불안감. 아싸(아웃사이더)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작은 사무실에 앉아 홀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혼자만의 생각의 늪에 빠져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환경과조경을 읽는다. 다른 사람은 어떤 설계로 공간을 풀어낼까? 이 시대의 조경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길을 찾아가고 있는가? 이 시대의 이슈는 무엇인가? 동시대의 조경하는 여러 사람을 보며, 내가 찾아가는 길이 맞을 것이라 위안하고 스스로를 독려하기 위해 환경과조경을 읽는다.

이상수 스튜디오이공일 소장

 

1. 환경과조경 통신원이라서. 2. 조경 꿈나래라서. 3. 표지 디자인이 예뻐서. 4. 생각보다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5. 조경 전문지라고 하면 환경과조경이 최고라서.

김선미 공주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의 콘텐츠는 학술적 측면에서는 풍부하지만, 현장에서 설계하는 내겐 잘 와닿지 않는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았으면 한다. 조경사무소에서 보기에는 실무적인

내용이 적은 편이다. 주로 턴키 방식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참고할 만한 이미지가 없다.

김종우 디자인그룹 모빌 과장

 

환경과조경을 처음 접한 건 2년 전 학교에 복학했을 때다. 조경학과에 재학 중이었고 군대에서 제대한 후 막연하게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학업에 매진하던 때였다. 학과 선배가환경과조경을 추천해 주었다. 조경시공학, 조경설계론, 조경관리학 등 학문적으로만 떠올렸던 조경에 대한 이미지가 잡지를 읽으면서 많이 바뀌었다. 특히 그들이 설계하는 법연재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들의 신선한 설계법과 아이디어는 조경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조경 설계를 더 제대로, 깊게 배워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좀 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조경학과로 편입하게 됐다. 또한 영화 속 장소를 조경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흥미롭게 풀어낸 시네마 스케이프와 각종 설계공모 당선작을 수록해 놓은 컴피티션섹션은 내가 왜 조경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상기시켜준다.

김영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영상 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큰 노력 없이도 많은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책으로만 얻던 고급 정보 또한 다른 방식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제 정보 전달의 역할은 책에만국한되어 있지 않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던 때도 지났다. 이러한 이유로환경과조경을 읽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을 사용한다. 내겐 e-환경과조경만으로 충분하다.

임지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 최신 조경 트렌드를 알 수 있다. 2. 사진 등의 자료가 감각적이다. 3. 학과 수업과 연계되는 깊이 있는 콘텐츠가 있어 참고 도서로도 좋다. 4. 구독자와의 소통이 잦다. 5. 환경과조경 통신원이라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6. 책장에 진열하면 간지난다.

안건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취업을 준비하는 나는 간접 경험을 쌓는 수단으로 환경과조경구독을 선택했다. 인터넷 뉴스나 다른 자료를 통해서 조경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양이 많고 복잡해 필요한 내용만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 환경과조경은 수많은 정보 중 중요한 몇 가지만을 골라 정리해준다. 홀로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는 것보다 여러 명의 편집자가 고심해서 만든 요약본을 구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각종 공모전의 수상작을 감상하면서 설계 공부를 할 수 있어 유용하고, 표지 디자인이 세련돼 소장하고 싶은 점도 환경과조경을 읽는 이유 중 하나다. 매월 신선한 디자인을 기대하는 재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환경과조경을 추천한다. 조경 잡지 구독과 같은 작은 관심이 모여, 우리나라 조경 분야의 발전에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

박지원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설계로 제호를 바꿀 것을 제안한다.환경과조경이 다루는 내용의 80%가 설계나 디자인, 나머지 20%가 다른 조경 분야에 대한 콘텐츠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 구독을 멈췄다. 조경에서 설계 외 다른 분야에 대한 정보는 일반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것이 유용하다.

정혜승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실무를 경험하면서 학문과 멀어짐을 느끼는데,환경과조경은 이 간극을 메워준다. 또 뛰어난 조경가의 경험이나 다른 나라의 조경 이야기는 현재에 안주하려는 나를 일깨우는 자극제다. 설계에 참고할 수 있는 알찬 내용이 담겨 있어 과월호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가볍게 보기도 좋고, 깊게 읽기도 좋다. 환경과조경은 조경을 배우고 경험하는 모든 조경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잡지다.

김기웅 강산어소시에이트

 

1. 읽다 보면 조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2.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3. 재미있어서. 4. 그림과 사진이 많아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5.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잡지라서.

남수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조경을 잡고 싶어서, 조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환경과조경을 읽는다.

이대영 스튜디오 엘 소장

 

주로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환경과조경의 콘텐츠를 접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페이스북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과조경을 본 경험이 많지 않지만, 페이스북의 콘텐츠와 인쇄 매체의 콘텐츠가 똑같다면 굳이 잡지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정보 전달 방식은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달라야 한다.

예를 들면 SNS에서는 인쇄 매체에서 구현이 불가능한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니즈를 좀 더 분석하고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조경 콘텐츠를 좀 더 늘려,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잡지를 만드는 시도도 필요하다. 이제는 주변의 카페나 공공 공간, 건물 등에서 조경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심 속 콘크리트 정글 속에 사는 시민들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함께하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제 상명대학교 교수

 

2011년 여름, 강남역 서점에서 처음 뽑아 들었던환경과조경. 그 재미있는 잡지는 나를 조경의 길로 이끌었다. 이 우연한 계기로 지리교육과 새내기의 관심사는 공간을 탐구하는 지리학의 영역에서 공간을 구현하는 조경의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그 설렘에 매료되어 업으로까지 삼게 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과조경은 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고 또 마음 한켠에 고민을 던져준다. 일상과 업무에 치여 문득 회의가 몰려올 때면 잡지를 다시 펼쳐보곤 한다. 그 안에는 그동안 잊고 지낸 설렘이 있다.

엄호정 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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