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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신도시의 교훈] 광교 그린플랜, 녹색 도시 실현의 효시가 되다
  • 환경과조경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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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인 광교신도시

 

신도시 계획 과정에서 광교가 다른 신도시와 차별화된 것은 관행적인 개발 계획에만 의존하지 않고 별도로 그린플랜을 수립한 점이다. 도로, 토지이용, 기반 시설 등 택지 개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환경 보전 및 창출에 관한 그린플랜을 작성하여 이를 신도시 개발 전 과정에 반영했다. 사업 단계별로 녹색 도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그린플랜을 관련 계획의 기본 지침으로 삼은 것은 광교만의 특이점이다. 그린플랜은 도시의 생물 다양성과 기후 안정을 극대화하고, 새롭게 조성되는 공간이 자원 순환과 에너지 자립 공간이 되게끔 사업의 추진 체계와 실천 수단을 친환경적으로 강구하는 전략적이고 기술적인 계획이다. 특징적인 것은 녹색 도시 조성을 목표로 사업 초기부터 생태적 가치가 높은 토지를 보전하고 복원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개발 이후에도 도시가 지속가능하도록 1990년대부터 논의된 생태 도시 계획 원리와 요소를 전격 도입한 체제였다. 시행자가 구축한 ‘선 환경, 후 개발’이란 지향 체계를 바탕으로 개발 계획과 그린플랜이 협동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광교는 한국형 생태 도시설계의 효시가 되었다. 이는 다른 신도시에도 널리 보급되어 중앙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택지 개발을 추진할 경우 환경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제도의 전범이 되었다.
광교는 수원시의 얼마 남지 않은 녹지로 그간 개발을 제한받아 왔다. 그런데 이 지역의 미래를 둘러싸고 두가지 다른 입장이 충돌했다. 건설 정책 입안자들은 시가지와 연접한 이 지역을 주택 공급 잠재력이 높은 개발 유보지로 여겼고, 시민이나 환경론자는 광교산 주변의 양호한 환경을 품은 보전 지대라 생각했다. 특히 시민 단체는 대상지가 광교산 녹지축에 자리하고 있고, 그 축에는 대규모 저수지와 수변 공간이 있기 때문에 보전 가치가 높은 곳이라 주장했다. 그러던 중 2002년 ‘수원도시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이 지역을 시가화 용지로 편입했고, 여기에 신도시 개발 구상을 포함시켰다. 이 계획은 곧바로 시민과 환경 단체의 개발 찬반론을 불러 일으켰다. 반대론자들이 내세운 것은 이 지역은 큰 산림 생태계의 가장자리로서 생태학적으로 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대라는 점이다. 한편 사업의 시행을 맡은 경기도시공사가 개발 지구 지정을 위한 정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환경부로부터 산림 녹지축, 물길 보전, 바람통로, 광교산 조망축 보전 등 환경 대책을 수립하라는 주문을 받게 된다. 공사는 시민 단체와 환경부의 의견을 수용하여 개발 이전에 환경 보전을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는데, 이것이 그린플랜의 출발점이다. ...(중략)...

 

*환경과조경 342호(2016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이상문은 2004년부터 5년간 광교신도시 환경계획의 책임자로 참여하여 생태 보전, 녹지 체계, 자원 순환, 에너지 자립, 생활 유산 발굴 등 생태 도시 실행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도시설계에 반영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광교의 계획·설계, 환경 부문, 개발 백서 등에 대해 전문가로서 계속 자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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