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공간 공감] 환경과조경 파주 사옥
  • 환경과조경 2015년 1월
jwj 001.JPG
파주출판단지에 자리 잡고 있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잔디를 사이에 두고 미술관과 숲이 대치하고 있는 구도를 의도했던 것일까? 결과는 알바로 시자의 기 센 건축이 압도적이다. ⓒ정욱주

 

첫 만남이 이별이었다. 지난 호에 기고한 파주출판단지의 웅진씽크빅 옥상 정원을 둘러보고 나서 근방에 있는 『환경과조경』의 사옥에 들렸었다. 원래는 이번 호에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하 미메시스)에 대한 원고를 쓰기로 하고 답사까지 잘 마쳤고, 알바로 시자의 기 센건축과 대치 중인 나이브한 조경에 대해서 끼적이고 있던 참에 환경과조경이 서울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주 시대’를 마감하는 사건이라서 특별히 환경과조경의 파주 사옥으로 주제를 선회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미메시스를 답사하고 나서 오픈스페이스의 공간감에 대해 들었던 아쉬움의 이유를 환경과조경 사옥(이하 환경과조경)을 돌아보며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서, 미메시스를 조연으로 돌리고 환경과조경을 이 글의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 두 장소의 유사점이나 연계점은 그리 많지 않다. 한곳은 업무 공간이고 다른 곳은 문화 공간이다. 건축의 형태나 재질감도 전혀 다르고, 미메시스가 대지를 훨씬 넉넉하게 쓰고 있다는 점도 쉽게 드러나는 차이점이다. 미메시스는 초정밀 모던 건축과 대비되는 판에 박힌 외부 공간이 일차적으로 인지되는 장소다. 세련된 물체가 거친 배경을 만나 서로 보완되는 이미지를 구축할 때도 많지만 이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조경 잡지에서 건축 칭찬, 조경 핀잔을 한다고 언짢게 생각하지 마시길. 객관적으로 체급에서부터 밀리는 게임이라는 결론이다. 결과는 그렇다 치더라도 의도 역시 형편없었다고 치부할 수는 없을 듯하다. 추측이지만, 이 극도의 기하적인 미술관은 잔디를 사이에 두고 숲과 대치를 이루는 형국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건물의 형태를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 나무의 접근을 막았을 수도 있겠지만, 숲과 건축이 긴장감 있게 마주 대하는 외부 공간 콘셉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과 마주한 숲이 매우 선명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것이어야 했다. 간결하고도 강한 군집의 이미지를 갖는 숲이나 야생미 흠씬 풍기는 거친 이미지의 숲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아쉽게도 결론은 이도저도 아닌, 판에 박힌 매너리즘 식재였다. 어쨌든 미메시스가 의도했거나 어쩌다 보니 도달한 공간의 콘셉트는 ‘얼짱각’ 스타일이다. 외부 공간은 건축을 여러 각도에서 감상하는 포토 존 역할을 한다. 따라서 미메시스의 외부 공간을 유영하고 있으면 공간의 경험이나 시퀀스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건축이 멋지게 보이는 자리, 나무를 액자삼아 건축을 돋보이게 하는 촬영 지점이 방문객들에게는 보다 의미 있는 곳이 된다. 따라서 건축과 외부 공간이 쉽게 분리되어 인지될 수 있다. 반드시 외부 공간이 건축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 공간이 포용할 수 있는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정욱주는 이 연재를 위해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글쓴이 외에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했고,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