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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 지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제2회 푸르너스 가든아카데미’ 특강
  • 전예원
  • 환경과조경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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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한국정원디자인학회(회장 홍광표)가 주관하고 예건(대표 노영일)이 후원하는 ‘푸르너스 가든아카데미’가 1월 29일 부터 3월 12일까지 개최된다. ‘푸르너스 가든아카데미’는 증가하는 정원 설계와 시공 수요에 대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개 강좌다. 올해 강의는 총 8강으로 구성되었다.

‘제2회 푸르너스 가든아카데미’의 일환으로 지난 1월 31일에는 서교 자이 갤러리 그랜드 홀에서 일본 조경가 특강이 열렸다. 두 개의 강연이 이어졌는데, 첫 강연자인 츠지모토 토모코(츠지모토 토모코 환경디자인연구소 소장)는 ‘가든 르네상스’를 주제로 강연했다. 츠지모토 토모코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츠지모토 토모코 환경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며 기적의 별 식물관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토모코는 “가든 르네상스는 지역 전통으로서의 원예, 라이프 스타일이 각 지역과의 관계로부터 생겨나는 것을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한다며 “시민들이 협력하면서 친환경 문화를 계승하며 고향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가든 르네상스는 4가지로 구성된다. ‘녹지 공간 만들기’, ‘지역성·전통성을 계승하는 공간 만들기’, ‘주민 참여의 친환경 공간 만들기’, ‘순환형 사회구축을 위한 시스템 만들기와 교류 거점만들기’가 바로 그것이다. 

토모코는 가든 르네상스를 일본의 섬 아와지에 적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아와지 섬 특히 섬의 북쪽 지역은 인구가 점차 줄어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었다. 주민들의 참여도가 낮았고 네트워크가 잘 구성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곳이었는데, 토모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든 르네상스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가든 르네상스를 통해 아와지 섬의 지역성을 활성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기적의 별 식물관은 토모코의 강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소개된 사례였다. 토모코는 식물관의 식재 설계를 했다. 이후 이곳에서 아와지 섬에서 유래한 전통 인형극을 공연하고 오페라와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졌다. 각종 식물들로 오감을 자극하고 아와지 섬의 지역성과 전통성을 계승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등 여러 분야의 참여형·순환형 사회 구축을 위한 시스템과 교류 거점을 만들려는 토모코의 노력들이 기적의 별 식물관에서 드러나 보였다. 아와지 섬의 남쪽 지역에도 가든 르네상스를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남쪽 지역에는 신사神社가 여럿 있는데, 토모코는 신사와 신사 사이의 길을 꽃의 거점으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

강연에서 특히나 인상 깊었던 점은 식물원에서 무대공연과 결혼식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원을 ‘식물을 관찰하고 학습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는데, 토모코는 ‘기적의 별 식물관’을 통해서 ‘식물원’이라는 공간을 재해석했다. 두 번째 주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조경 디자인’이다. 쇼타 타카히사가 강연자로 나섰다. 쇼타 타카히사는 1992년부터 집합 주택, 상업 시설, 의료, 교육 시설, 이벤트 기획 등 다방면의 옥외 공간 토털 디자인부터 공사 감리까지 담당했다. 현재 공간창연空間創硏에서 조경디자인 및 공사 감리를 수행하고 있으며, 랜드스케이프 컨설턴트협회 칸사이지부 간사위원이자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타카히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풍토나 문화를 디자인에 도입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풍토는 “그 지역의 기후, 지형, 기상, 지질이나 환경, 경관”이며, 문화는 “그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전통”이라고 부연했다. 강연은 4가지 조경 디자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프로젝트 1은 ‘제30회 전국 도시 녹화 돗토리 페어’다. 전국 도시 녹화 돗토리 페어는 돗토리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주제로 삼아 사계절의 변화를 사람들이 즐기는 행사다. 타카히사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가까운 야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도록 하고, 자생식물을 생활 공간에 도입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프로젝트 2는 아리마 온천거리에 건축된 호텔 ‘아리마6채’다. 아리마 온천거리는 일본에서 유명한 천연 온천 마을인데, 아리마 온천거리는 거의 평탄지다. 때문에 로코산의 경사면을 이용해서 조성되었다. 프로젝트 3은 병원의 신설 공사에 수반되는 경관 재정비 사업이다. 아직 계획 중인 곳으로, ‘오사카후립 모자보건 종합 의료센터’다. 이 의료센터의 광장을 살펴본 결과 ‘환자와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동선이 불명확’하고, ‘공간의 세분화와 현황 수목의 재활용이 고려되어 있지 않으며’, ‘모두가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가 도출되어, 불필요한 계단을 철거하는 등 병원 내의 동선을 재정비하였다. 또한 보존해야 하는 수림은 병원에 그대로 두며, 테라스와 같이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했다. 프로젝트 4는 ‘야구장 철거지 상업 시설’이다. 일본 오사카시 남쪽의 야구장을 철거하고 상업 시설로 새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타카히사는 이 부지에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상업 시설이라는 테마를 부여하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 관련 시설이 주로 입주할 계획인 이곳은, 현재 공사 중으로 오는 4월에 개장 예정이다.

타카히사는 “부지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고 분석하여 그 부지의 조건에 맞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사고하는 행동이 조경 설계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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