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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감] 홍익대학교 중앙광장
  • 환경과조경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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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베이션 후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야생의 숲’이 등장했다. 
2007년도의 리노베이션 직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광경이다.

 

2006년 홍대 인근에 사무실을 연 후 점심시간이면 가끔 직원들과 함께 건축학과 졸업전시회나 강연을 보러 다니며 홍대 캠퍼스 진입 공간인 중앙광장을 만나게 되었다. 이곳은 폭이 30m쯤 되고 길이가 300m 정도인 좁고 긴 형태이지만 홍대 내에서는 가장 넓은 오픈스페이스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고목 플라타너스와 양버들 그리고 느티나무 몇 주가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른 대학교 캠퍼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2007년부터 이 공간의 리노베이션이 시작됐고 1년 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중앙광장이 다시 태어났다. 변신과정 내내 이 광장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완공 후의 모습은 무척 실망스러웠다. 원래 있던 나무 사이에 1~3m 키의 갖가지 나무를 두서없이 식재하여 마치 서울 근교의 그렇고 그런 수목 농장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인 공간의 스케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마냥 어색하기만 했다. 한창 조경 설계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던 시절, 나는 왜 멀쩡한 광장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공간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계기가 몇 년 후 찾아왔다. 2010년부터 홍대 건축학과 4학년의 조경 과목을 맡게 되면서부터 나는 광장을 매주 자연스럽게 지나다니며 변신을 거듭하는 이 광장의 매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새로 심은 수목들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광장은 계속 변해갔다.

 

 

이 연재를 위해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대학교 정욱주 교수와 서울시립대학교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여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이들은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며, 2014년 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유쾌한 답사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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