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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올해의 조경인-학술분야: 조세환(제19대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 환경과조경 2010년 12월

"통섭과 융합을 통한 조경정체성 확립으로
제도권 속 조경분야 육성위한 기틀 마련해"

“올 한 해 동안 한국조경학회 회장으로서 바쁘게 움직여 오고,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학술관련 일을 수행한 것 뿐 인데, 영예로운 수상소식이 기쁘기도 하지만 그래서 한편으로 민망하기도 합니다.” 2010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던 조세환 교수는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이란 책무를 다했을 뿐이었단 말로 수상소감을 대신하며, 그를 추천해준 모든 분과 조경인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동안의 공적을 낮추는 조세환 교수이지만, 학회장을 맡으며, 그가 보여준 진취성과 실천력은 조경분야의 그 누구보다도 빛났다. 2009, 2010년 화두였던 ‘조경정체성’, ‘통섭’, ‘융합’의 키워드를 조경분야의 중심으로 끌어온 당사자가 바로 조교수였으며, 2010년 한국계획관련학회장 연석회의를 주도하며 인접분야와의 소통을 실천한 것도 바로 그이다. 최근엔 대한민국 조경문화제를 성공리에 개최하며 화합과 새로운 도전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조세환 교수는 앞선 그의 행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동안 조경 정체성 찾기를 시작으로 융합, 통섭, 화합 등을 키워드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사업들은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시금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중요한 목표’란 과연 무엇일까? 조세환 교수는 조경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던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그 ‘중요한 목표’를 향해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조경의 정체성 확립
“나의 이름을 스스로 불러보며 자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체성이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를 정확히 불러주고, 인정해야지 바로 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경분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다른 의미로 ‘관계를 맺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조세환 교수이다. 결국 그가 강조했던 조경정체성 찾기는 조경의 학술적 성격과 내용 등 내부적 정리만이 아니라 분야 안팎을 넘나드는 소통과 협력까지 아우르고자 했던 것이다.
인접분야 및 관련 기관과의 교류에 주력했던 것 역시 ‘조경정체성 찾기’가 배경이라는 게 조교수의 설명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결국 ‘한국계획관련학회장 연석회의’라는 협의체 구성과 국토해양부 녹색도시과 등과의 소통이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한국계획관련학회장 연석회의’는 계획관련 9개 학회 회장단의 분기별 정기모임이다. 현재까지는 공동심포지엄 개최와 서적발간에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앞으로 다양한 계획관련 공동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조 교수는 밝혔다. 그 첫 단추를 끼운 것이 지난 9월에 ‘21세기 미
래도시의 지역지구제’란 주제로 개최된 공동심포지엄이었고, 이것을 통해 앞으로 본격적인 협력의 기틀이 마련 될 것이라고 한다.

융합, 통섭, 협업
지난해 한국조경학회와 국토·도시계획학회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경쟁으로 당선된 ‘용산공원종합정비계획’, 그리고 국토연구원과 컨소시엄을 맺었던 ‘저탄소 녹색성장 공원조성 및 관리전략’의 낙찰역시 인접분야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 조경정체성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자는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이라는 상징성 강한 ‘용산공원’의 공원계획 연구용역을 한국조경학회가 수주함으로써 ‘공원’ 프로젝트에 대한 조경 전문분야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된 의미 있는 사건이다.
올해 국토해양부에서 발주한 ‘저탄소 녹색성장 공원조성 및 관리전략’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역시 공원이 조경분야의 확실한 업무영역임을 중앙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근거로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앞으로 쏟아져 나올 녹색성장 차원의 저탄소 공원 리모델링 사업에서 조경분야가 주도권을 잡고 참여할 수 있는 시발점을 한국조경학회가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새길 수 있다.
조세환 교수를 위시한 한국조경학회가 성취한 두 프로젝트는 인접분야와의 연대를 통해 조경분야의 역할을 국가기관을 통해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함축적으로 ‘조경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실천적 전략이었다는 점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과 조경의 확장
조세환 교수는 한양대 도시대학원에 국내 최초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전공을 개설함으로써 국내에 관련 학문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장본인이다. “학문적 차원을 넘어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 갖는 현실적 의의는 무엇보다 우리 조경분야의 영역을 거시적으로 확산시키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세환 교수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란 실천 전략과 수단은 도시적 차원으로 조경의 범주를 넓히는 하나의 비전이라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천에 있어서 생태적으로 작동되는 도시를 위한 그린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도시계획 등 인접분야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한민국 조경문화제 기간 중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조경의 도시로의 확산을 위한 도시계획분야와의 협력체계 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반대로 우리 조경분야가 도시계획 분야의 새로운 변화를 유발시키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 됩니다. 바로 분야 간 협력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 모델이 되는 것이지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을 통한 인접분야의 소통은 비록 언어로서 다른 형태이지만, 결코 다르지 않은 하나라고 말하는 조세환 교수다.
그동안 협업과 통섭을 주창했던 그의 목소리가 하나의 흐름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모든 것은 조경기본법을 향한다
도입부에서 조세환 교수가 언급했던‘중요한 목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바로 ‘조경기본법 제정’이다. 처음 그는 나무를 심는 것만을 조경의 전부로 인식하는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한다.
동시에 조경에서 하던 일이 법적으로 건축, 임학의 일로 유출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세를 체감하면서 제도적 차원에서 조경분야의 자리매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법과 중복되지 않는 조경의 또 다른 영역을 찾기 위해 ‘조경정체성’을 화두로 내세우게 되었고,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주도해온 각종 심포지엄 개최와 함께 최근의 도시조경기본계획, 도시용도지역지구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등에 관한 각종 심포지엄을 주관하였으며, 중앙정부 관계관과 해당 국회의원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조세환 교수의 이와 같은 행보는 조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영역을 찾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고 수단이었던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세환 교수는 “기회는 찾는 사람에게만 다가온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면 언젠가 기회는 열리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앞으로 조경기본법 관련 공청회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경기본법 제정에 대한 설명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그이다. 그러나 자신이 걷는 지금 이 길이 조경인 모두의 권익과 위상을 끌어올리는데 기여를 하게 된다면 그것 역시 본인에게 부여된 기회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교수는 웃으면서 말했다. 한국조경학회장이라는 책임을 넘어 조경분야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소명의식을 그의 말과 실천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환경과조경이 선정한 올해의 조경인 조세환 교수를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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