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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디자인 오피스] HEA
합리적이고 세심하며 감각적인 자연을 만들다
  • 환경과조경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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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오피스 문화

HEA에이치이에이는 디자인과 삶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건강한 관계를 지향한다. HEA에서 좌충우돌 성장하고 있는 네 명의 팀장이 네 개의 주제로 회사와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소개한다.


최고 수준의 복지와 자유로운 분위기

HEA는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를 위해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를 조성하고 최고 수준의 복지를 보장한다. 회사 측이 연차 사용을 적극 장려해 개인 일정에 맞게 자유롭게 휴가를 붙여 쓰는 건 물론이고, 급한 일이 없는 경우 눈치 보지 않고 반차를 내고 퇴근할 수 있다. 또한 1시간 단위로 유연 근무제를 적용해 각자의 생활 패턴과 일정에 맞춰 자신만의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다.

직원들이 회사에 의견을 건의하는 것도 매우 자유롭다. 개진된 의견을 진지하게 수렴할 준비가 된 수평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러한 여러 복지 혜택뿐만 아니라 격주 금요일마다 1시간씩 일찍 퇴근하는 패밀리데이, 한 달에 한 번 팀별로 답사를 하는 문화데이, 그리고 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비 지원 등이 있다.

사무실에 오면 들리는 최신 음악과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는 HEA의 창의적이고 편안한 업무 공간 분위기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라운지에서 부드러운 분위기의 재즈와 팝송을 들으며 격의 없는 일상 대화부터 시작해, 업무 시간에도 좀 더 수평적인 분위기의 회의를 이어갈 수 있다. 원하는 노래가 있다면 누구든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 이처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를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한지수 팀장)


답사의 즐거움, 문화데이

좋은 설계를 하려면 두 눈으로 직접 좋은 공간들을 보고 체험해보면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설계사무소 직원들은 평일에 햇빛이 있을 때 좋은 공간, 요새 뜨는 ‘핫플’을 방문하는 게 쉽지 않다. 주말에도 갈 수 있지만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여유롭게 한 공간을 보고 오지는 못한다. 이러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팀별로 답사를 가는 날인 문화데이를 만들어 실천 중이다. 

아파트, 상업 시설, 리조트, 카페, 아울렛, 미술관, 특색 있는 동네 등 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공간에 방문했다. 각 동네의 고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식, 디저트를 먹으며 근황이나 일하면서 힘들었던 점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예쁜 공간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하다. 특히 혼자 방문하거나 조경에 관심 없는 친구들과 가면 충분히 공간을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조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면 여유롭게 공간을 익히고 디테일한 부분도 눈에 담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문화데이 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공간을 주변 지인에게 성향과 상황에 맞게 추천해주는데, 그 공간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공간으로 인식될 때 즐겁다. 이번 달에도 어떤 지역으로 갈지, 어떤 사례를 보아야 할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기대감에 부풀어 장소를 검색하고 있다. (염혜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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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데이, 석파정 답사

 

머물고 싶은 오피스

최근 논현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서초동 사무실에 이어 HEA의 네 번째 공간이다. 논현역 도보 3분 거리, 초역세권에 아담한 소공원이 인접해 숲세권, 팍세권(파크+세권)까지 갖추었다. 무려 6개월간 발품을 팔아 물색한 공간으로 커다란 통창으로 들어오는 주변 풍경마저 완벽하다. 사무실 인테리어는 강지호 건축가(아틀리에 오)가 맡았다. 강지호 건축가의 열정과 노력으로 기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사무실이 완성됐다.

사무실은 크게 업무 공간과 회의 공간, 휴게 공간으로 구분된다. 채광이 가장 좋은 위치에 업무 공간이 있다. 직원들의 편의를 우선으로 고려한 두 대표의 배려다. 대표실은 일명 골방이라 불리는 가장 구석진 자리에 있다. 직원들에게 내어준 자리보다는 못하지만, 이곳 역시 채광이 좋다.

업무 공간에는 6인 체제인 3개의 소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흰색을 기본으로 잡고 모노톤을 가미해 화사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개의 문을 통해 테라스로 나갈 수 있어 때때로 리프레시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회의실은 글라스월과 시크한 블랙 가구를 배치해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인상을 풍긴다. 회의실 맞은편으로는 일명 ‘H바’라고 불리는 우드톤의 라운지가 자리한다. 긴 바 테이블과 널찍한 소파, 여기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더해져 멋진 카페를 연상케 한다. 이번 사무실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장소로 다양한 어메니티가 갖춰져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사무실은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물론 영감도 불어넣어 줘야 한다.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어야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온전한 휴식을 만끽하는 근사한 오피스를 만들어준 아뜰리에 오와 경영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김라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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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한 오피스의 라운지 ©Jang Mi

 

한 달의 꿈같은 휴식

HEA에는 3년간 근무를 하면 한 달간의 유급 휴가와 이에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한 달간의 무급 휴가가 주어진다. 장기간 휴식을 갖기 쉽지 않은 직장인으로서는 그동안 가고 싶었던 곳에 가서 버킷리스트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연차와는 별개로 주어진 한 달의 휴가를 받고 떠나는 날, 웃으면서 회사 동료들에게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오세아니아 대자연의 품으로 떠났다.

돌이켜보면, 첫 일주일 정도는 평소 휴가를 떠난 기분으로 주어진 휴식 시간에 많은 것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던 것 같다.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이, 더 잘 쉬고 싶다는 생각에 쉬는 것도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전투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2주차에 접어들면서 일을 규칙적으로 하다보면 생기는 몸의 리듬감이 점차 사라졌다. 그때부터 조금 더 편안한 기분으로 휴가를 즐길 수 있었고, 마지막 4주차가 되니 연예인이 활동을 하지 않는 비수기에 느낄 법한 적당한 게으른 일상 속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장기 휴가만이 줄 수 있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넘치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행 기간 동안의 사진들을 차근차근 넘겨봤다.

휴가를 가기 전후로 많은 지인으로부터 축하를 받으며, 다른 업계에서도 이렇게 한 달씩 비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회사에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특히 자리를 비운 동안 진행하던 업무를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맡아준 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백충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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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충석 팀장은 올해 1월 한 달 동안 호주와 뉴질랜드로 장기 휴가를 다녀왔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시도

HEA는 자연을 다루는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디자이너를 위한 그룹이다. HEA에서는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으며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 고리타분한 회식을 거부하고 용산 미군기지 내 드래곤호텔 회식, 한강 요트파티 등 새로운 장소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회식 문화와 인공지능 프로그램 챗GPT, 달리2DALL·E 2와 같이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을 접했을 때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즐기는 행위는 HEA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백종현 대표)


우리의 프로젝트

HEA에서 하루하루 누적되어 쌓이는 새로운 시도와 경험은 직간접적으로 우리의 디자인과 설계 과정을 보다 풍부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HEA를 대표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조치원문화정원

첫 준공작(2019)으로 EMA건축사사무소와 함께 협업해 설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기능을 잃은 기존 정수장을 지역 사회를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장소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로, 기존 숲과 방치된 정수장의 건물들을 존중하는 세심한 복원과 재생의 설계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HEA 초기 멤버 이수 소장(현 한화건설 과장)이 설계와 현장 디자인 감리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2019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상, 2019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


대유평공원

우리의 최장기 프로젝트다. KT&G의 오래된 연초제조창 공장 부지를 복합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대형 쇼핑몰(스타필드 수원), 공동주택(화서역 파크푸르지오, 화서역 푸르지오브리시엘)이 새롭게 들어서게 되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공원의 설계를 6년째 진행하고 있다. 주변의 학교, 교회, 주거단지, 먹자골목으로부터의 수많은 민원과 발주처, 수원시로부터의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해결하며 2021년 11월, 1단계가 준공되어 시민에게 개방됐다. 2022년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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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문화정원 ©유청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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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평공원(1단계 준공) ©유청오

 

성문안 컨트리클럽

성문안 컨트리클럽(이하 성문안 CC)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오크밸리 리조트 내 새롭게 조성된 전장 6,662m의 18홀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 코스로, 웅장한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홀마다 매력적인 경관을 구현한 프로젝트다. 우리는 코스 전반의 조경 특화설계와 현장 디자인 감리를 수행했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7월 개장 전까지 1주 또는 2주에 한 번씩 현장을 방문해 돌 하나, 나무 하나의 모양과 위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HEA 구성원 대부분이 한 번씩은 현장을 경험했고 대자연과 새로 만들어지는 자연의 과정을 만끽하며 소중한 추억을 많이 쌓았다. 가든랩스의 이안숙 소장(@garden_traveler)과 협업해 현장에서 많은 것을 깨달으며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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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안 CC ©hdc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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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을 통해 수려한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는 골프 코스를 완성했다. ©hdc리조트

 

제주 스타빌

천혜의 자연 제주도 한라산 600고지 근방에 위치한 프리미엄 글램핑 리조트 스타빌의 조경 리뉴얼 설계를 오픈니스 스튜디오와 협업해 진행했다. 미리내길을 콘셉트로 하는 스타빌 자연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동시에 새롭게 확장되는 영역의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보고 자료를 매주 만들어내는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HEA 심재연 소장의 감각적 설계가 큰 역할을 한 스타빌 프로젝트는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리조트가 잠시 휴장하는 사이 공사가 진행되어 2022년 4월 리뉴얼 오픈했다.


글빛누리공원

HEA의 첫 공원 프로젝트로 2020년 준공됐다. 당시 인턴이었던 김지학(현 오픈니스 스튜디오 팀장), 염혜리(현 HEA 팀장)와의 밤샘 작업 끝에 만든 보고용 모델은 결국 쓰이지 못했지만, 방치된 논밭의 경관을 재해석한 중앙의 초지 경관과 도서관의 공원으로의 확장 등 초기 콘셉트가 대부분 그대로 시공까지 이어지게 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HEA가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 프로젝트다. 2021년 제11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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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빛누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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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스타빌 ©CJ

 

 

HEA(에이치이에이)는 도시 공간의 자연을 다루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디자이너를 위한 그룹이다. 자연과 도시 라이프의 새로운 조화를 꿈꾸고, 자연의 가치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사회적 영향을 추구하며, 도시 자연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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