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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2022년을 보내며
  • 환경과조경 2022년 12월

분주했던 2022년이 저물어간다. 올해 잡지 지면에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2022)와 한국 조경 50주년이었다. IFLA 2022 조직위원회 사무국 역할을 맡아 일 년 내내 전쟁터 같았던 환경과조경 편집실을 정리하다 2022년 과월호들을 다시 펼쳤다.

 

본지가 주최한 ‘제4회 젊은 조경가’ 수상자 조용준 소장(CA조경기술사사무소) 특집으로 1월호를 꾸렸다. 평평한 땅, 생성적 경계, 보이지 않는 깊이, 반응하는 표면 등 그의 설계 사고와 중심 개념을 만날 수 있었다. 3월호에는 IFLA 2022의 주제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특집 ‘미리 보는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를 기획했다. 7개월 뒤인 10월호 특집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에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IFLA 2022의 성과를 기록했다.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는 기후변화와 도시 위기에 대응하는 조경가의 비전과 전략을 심층 논의하고 지혜를 모았으며, 이를 통해 한국 조경계 또한 혁신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근대 조경의 창립자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의 탄생 200주년(4월 26일)을 맞아 4월호 특집 ‘옴스테드 200’을 구성했다. 참여 필자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옴스테드의 삶과 업적, 공원관, 저작과 작품, 기록물을 폭넓게 아우르는 지면을 꾸릴 수 있었다. 5월호에 특집으로 담은 ‘Z+T 스튜디오’의 작업들은 동시대 중국 조경설계의 진격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전통의 무게와 개발 시대의 속도전 모두를 넘어선 작품들에서 중국 조경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6월호 특집 ‘공원, 고쳐 쓰기’는 도시공원의 리노베이션을 둘러싼 복원과 변경, 보존과 재생의 충동 등 여러 난제를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짚었다. 창간 40년을 맞은 7월호(통권 411호) 특집으로는 한국 조경의 기반을 질문하는 기획, ‘조경, 그 이름을 묻다’를 올렸다. 한국 조경의 태동과 함께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의 번역어로 선택된 조경이라는 이름이 조경(학)의 목적과 대상, 영역을 포괄하지 못하며 조경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이슈를 일곱 가지 시선으로 다뤘다. 이어서 8월호 지면에는 조경계가 당면한 현안 중 하나인 자격 제도의 문제를 담았다. 2023년에 새 회장단을 꾸릴 한국조경협회가 8월호 특집 ‘조경설계 자격제의 문제와 대안’에서 제시된 과제를 적극 추진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11월호 특집으로는 북서울꿈의숲에서 열린 ‘2022 서울정원박람회’의 주요 작품을 배치했으며, 지난 8월에 개장한 새 광화문광장도 두 편의 비평과 함께 비중 있게 다뤘다. 이번 12월호에는 한국 조경 50년의 성과와 『환경과조경』 40년의 발자취를 간략하게 기록한 ‘한국 조경 50, 환경과조경 40’을 마련하며, 매년 본지가 주최하는 ‘올해의 조경인’과 ‘젊은 조경가’ 선정 결과를 싣는다. 제25회 올해의 조경인으로는 IFLA 2022 조직위원장으로 활약한 조경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 한국조경학회 회장), 제5회 젊은 조경가로는 정원에서 공원에 이르는 다양한 유형의 조경 설계와 시공에서 성과를 낸 최윤석 소장(그람디자인)이 선정됐다.

 

눈 밝은 독자들은 2022년에 『환경과조경』이 시도한 몇 가지 변화를 쉽게 알아챘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 중 하나는 본문 첫 순서로 근작과 조경가 인터뷰를 배치한 지면이다. 다른 지질, 다른 분량, 다른 구성으로 실험한 이 꼭지에 대해 공간의 형태와 문법뿐 아니라 조경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2월호에 랩디에이치(Lab D+H)의 ‘타임워크 명동 공유 정원’으로 처음 선보인 이 지면에 지난달 11월호까지 에이치엘디자인(HLD)의 ‘LH 시그니처 가든’, 김아연의 ‘전주 야호 맘껏숲놀이터’, 오피스박김의 ‘현대자동차 영남권 연수원’, 바이런의 ‘파리공원 리노베이션’, 조경작업소 울의 ‘광나루 모두의 놀이터’, 얼라이브어스(ALIVEUS)의 ‘포스코 파크1538’, CA 조경기술사사무소의 ‘KT 디지코 가든’, 디자인 스튜디오 엘오씨아이(loci)의 ‘미래농원(mrnw)’을 담았다.

 

또 다른 새 기획은 본문 후반부에 배치한 ‘어떤 디자인 오피스’였다. 이 꼭지에는 매달 한 회사를 선정해 설계 작업과 설계사무소 경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조경하다 열음, 안마당더랩, 본시구도, 오픈니스 스튜디오, 엘피스케이프, 조경설계 디원, 얼라이브어스, 안팎, 조경그룹 이작, 씨에이티 조경설계사무소, 조경사무소 사람과나무가 참여했는데, 기사가 나간 뒤 인턴과 신입사원 지원자가 적지 않게 늘었다고 한다.

 

올해 1월호부터 시작한 박희성 교수(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의 연재 ‘모던스케이프’는 도시공원과 도시계획은 물론 동물원, 경마장, 관광, 전차, 식목일, 어린이 등이 근대 도시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탐사하는 내용으로 많은 독자의 시선을 붙잡았다. 내년에도 모던스케이프 시즌2가 이어진다. 지면의 청량제 역할을 해온 조현진 일러스트레이터의 ‘풍경 감각’과 유청오 포토그래퍼의 ‘유청오의 이 한 컷’ 또한 내년에도 계속된다.

 

한국 조경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2022년을 이렇게 통과한다. 늘 함께해주신 독자 여러분, 편집위원과 필자, 번역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2023년에도 『환경과조경』은 조경 저널리즘의 최전선에서 소통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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