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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든 에버랜드 포시즌스 가든 가을 정원, 서울시립대학교 팀 설계
  • 환경과조경 2022년 11월

크라운;어스와 걸어서 시대 속으로

2022년 봄 학기, 서울시립대학교 2학년 전공 수업으로 ‘정원 및 외부공간 설계 스튜디오’가 진행됐다. 두 명이 한 팀을 꾸려 캠퍼스 내부 또는 그 주변에서 대상지를 찾고 공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설계안을 제출하는 것이 과제였다. 조금 독특한 점은 두 분반에서 각각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한 팀을 선발해, 총 두 팀에게 에버랜드 ‘포시즌스 가든’의 가을 정원을 설계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었다. 16주에 걸친 스튜디오 결과, 1분반에서는 권솔지·박효빈의 ‘크라운;어스(Clown;Us)’가, 2분반에서는 김다민·지서연의 ‘걸어서 시대 속으로’가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크라운;어스’는 가면을 쓴 어릿광대처럼 사회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정원이다. 점점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주변에 펑키한 분위기의 다채로운 색상의 식물과 차분한 분위기의 색조가 단순한 식물을 심어 사람들의 다면성을 표현하고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걸어서 시대 속으로’는 이정표 정원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회기역에서 서울시립대학교 후문까지 도보로 이동하려면 최소 12번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어 길을 잃기 십상이다. 길 찾는 사람을 돕기 위해 서울시립대로고와 방향을 지시하는 화살표를 담은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21개의 기둥에 쪼개 담아 배치했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지만, 갈림길에 들어서면 쪼개진 이미지가 하나로 이어지며 길을 안내한다. 기둥 사이로 이미지를 가리지 않도록 동선과 식물, 휴식 공간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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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솔지·박효빈, ‘크라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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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민·지서연, ‘걸어서 시대 속으로

 

함께가든, 왕관을 쓴 어릿광대

김다민·권솔지·박효빈·지서연 팀(이하 서울시립대 팀)은 6월 22일, 에버랜드 내 조경팀 사무실에서 첫 미팅을 진행했다. 에버랜드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정원인 포시즌스 가든을 선보이는데, 이번 가을 정원의 콘셉트는 ‘해피 핼러윈’이었다. 정원은 네 개 구역으로 구분되며,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테마로 구성된다. A구역 ‘컬러풀 펌프킨 가든’은 다양한 색감의 호박 조형물이 주를 이루는 정원이고, B구역 ‘트릭 오어 트릿 가든’은 집 조형물과 키치한 패턴의 식재가 특징인 공간이다. C구역은 서울시립대 팀의 함께가든이 조성되는 곳으로, 정해진 콘셉트는 없었다. D구역 ‘핼러윈 인피니티 가든’에는 대형 스크린에서 이어지는 메리골드 길이 조성된다. 

권소희 프로(에버랜드 조경팀)는 대상지 답사를 이끌며 식재되어 있는 식물, 정원에서 유지해야 할 것과 바꿔도 되는 것을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립대 팀은 에버랜드가 시설물보다 식재를 중심으로 한 정원을 추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에버랜드는 “정원을 잘 조성하면 한 계절 내내 칭찬을 듣지만, 잘 조성하지 못하면 한 계절 내내 질타를 받는다.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한껏 즐길 수 있는 정원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원 콘셉트를 고민하던 서울시립대 팀은 작품에 대한 평가를 되짚어봤다. 좋은 평을 들었던 반전 효과를 지닌 광대라는 콘셉트, 기둥을 통해 방향을 유도하는 개념, 조형물이 드리우는 그림자를 고려해 ‘크라운;어스’와 ‘걸어서 시대 속으로’의 장점을 합친 새로운 정원을 만드는 데 돌입했다.

두 번째 미팅은 6월 29일, 설계 스튜디오를 지도한 이윤주 소장의 LP스케이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정원의 콘셉트와 방향성, 레퍼런스 이미지를 발표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가든의 콘셉트는 ‘크라운 오어 크라운(crown or clown)’으로, 서울시립대 팀은 왕관을 쓴 어릿광대의 모습을 상상하며 정원을 설계했다. 대상지를 세로로 분할하고 각 구역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식물을 심음으로써 광대의 양면성을 표현했다. 곳곳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에는 핼러윈 느낌을 내면서도 사람들의 걸음을 유도하는 젠탱글(zentangle) 이미지를 삽입했다. 그림자놀이를 할 수 있는 조형물을 배치해 재미를 더했다.

발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세부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부분과 에버랜드의 요구 조건에 맞춘 설계안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후 서울시립대 팀은 에버랜드 정원에 사각 기둥 모양의 거울 기둥이 있다는 정보를 접했고, 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기둥 디자인을 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수종은 에버랜드 식재 리스트를 고려해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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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든 평면도. 왕관 형상의 조형물을 세우고, 식재를 통해 어릿광대의 양면성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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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아크릴 기둥과 차분한 색채의 식물로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환경과조경 415(2022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지서연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는 학부생이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의 일원으로 도시 농업, 산불과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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