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에디토리얼] 그때 그 지면을 추억하며
  • 환경과조경 2021년 7월

 

짙은 한여름 냄새로 후끈한 7, 환경과조경400호 맞이 특집으로 추억의 연재물들을 소환한다.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다시 읽고 싶은 연재는?’의 결과에 편집부의 기획을 보태 옛 연재 여덟 꼭지를 다시 지면에 올린다. 리부트reboot, 리메이크remake, 오마주hommage, 세 갈래로 변주되는 형식을 취했다.

리부트. 예비 조경가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던 인기 꼭지 그들이 설계하는 법’(20141월호~201812월호)에 최윤석(그람디자인)과 강한솔+김태경+오승환(얼라이브어스)을 초대해 다음 여정을 향한 시동을 다시 건다. ‘또 다른 그들이 설계하는 법인 셈이다. 2014년 잡지 리뉴얼과 함께 공들여 기획한 그들이 설계하는 법5년간의 긴 항해를 이어가며 동시대 한국 조경가 스무 명()의 작업 과정과 성과를 선보이고 그 이면의 생각을 독자들과 나눴다. ‘그들이 설계하는 법은 조경가 스스로 설계 사유를 정리하는 기회이자 동료 조경가와 학생들에게 토론의 소재를 펼치는 계기였으며, 한국 현대 조경의 한 시절을 담는 생생한 아카이브이기도 했다.

리메이크. 열독률 높았던 연재 글들의 필자를 다시 초대해 미처 못 마친 이야기, 그간의 변화,

새로운 물음과 답을 청취한다. 김아연(서울시립대)과 정욱주(서울대)가 번갈아 가며 조경설계 과정의 열두 개 열쇳말을 풀어갔던 연재 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20091월호~20103), 설계 스튜디오에서 머리를 싸매며 밤을 밝히던 학생들에게 등대 역할을 했다. 십 년을 훌쩍 넘겨 다시 만난 그들은 대담 형식으로 구성한 이번 리메이크 버전에서 설계 스튜디오 안팎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개념 상실하기, 말로 때우기, 분석만 하기, 맥락 무시하기, 그림 안 그리기, 그림만 그리기, 베끼기, 꿈꾸기, 유치해지기, 저항하기, 남에게 미루기, 딴짓하기.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다른 정반대의 가치들, 이 아닌 반의 설계를 모색한 스튜디오 201, 설계를 다시 생각하다’(20141월호~20151월호)의 김영민(서울시립대)은 이번에는 지향하기를 제시한다. “함께 지향하고, 따로 지향하라.” 그가 말하는 좋은 조경설계의 필요조건이다.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이 복잡한 난제에 도전하며 한국 도시설계의 이론적 경계를 확장한 그들이 꿈꾼 도시, 우리가 사는 도시’(20151월호~12월호)의 김세훈(서울대), 연재의 막을 내린 지 5년 반이 지난 지금도 같은 화두를 놓지 않고 있다. 2021년 여름, 그는 좋은 도시란 다양한 변화에 활짝 열려 있는 도시라고 말한다. 그러한 도시는 과거에 개발이 완료되어 구조와 외관, 즉 겉면은 바삭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말랑말랑해 지금보다 좋아질 여지가 큰 겉바속촉의 도시.

여러 도시의 재생과 문화적 풍경을 탐색한 연재 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20161월호~20171월호)의 심소미(독립 큐레이터), 이번 리메이크 글에서 팬데믹 이후의 도시 공간과 문화·예술의 지형 변화를 포착한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코로나19로 봉쇄된 도시 공간에서 비제도권 예술가, 문화 활동가, 여러 시민 주체가 익명의 거리 예술가로 등장하면서 연대하는 흐름을 목격할 수 있다. 315호부터 374호까지 60회를 이어간 시네마 스케이프’(20147월호~20196월호)는 그 어느 지면보다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은 인기 꼭지였다. 2년 만에 다시 초대된 서영애(이수, 보라)는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긴밀히 접속하는 소박한 공간들의 의미를 짚는다.

오마주. 옛 연재 글의 주제와 형식을 다른 필자의 시각으로 전개한다. 김영표(대구대)스케치업으로 하는 3D 조경설계’(20052월호~6월호)를 비롯해 컴퓨터 조경설계와 관련된 여러 연재물을 오마주하며 나성진(서브디비전)과 조용준(CA조경)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설계 매체의 가능성을 진단한다. 나성진의 그래스호퍼로 하는 조경설계와 조용준의 곡선으로 하는 조경설계는 재현의 도구를 넘어 생성의 매체로 작동하고 있는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

김아연, 김용택, 박승진, 이홍선, 정욱주, 다섯 명의 조경가가 매달 답사와 토론을 통해 들려주던 공간 공감’(20141월호~201612월호)을 이번에는 한 독립 잡지의 젊은 편집자들이 맡았다. 도시 경관과 지역 사회의 다채로운 현상과 사례를 이론과 비평의 틀로 포착하는 ULC의 박영석, 신명진, 임한솔이 용산공원 부분개방 부지의 장소성과 공간감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다.

40년 가까운 긴 시간, 399권의 환경과조경에는 많은 필자의 연재 글이 차곡차곡 쌓였다. 연재 글쓰기는 스스로 글 감옥에 갇히는 일이고 피 말리는 마감의 늪으로 자신을 내모는 일이다. 필자들의 분투와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통권 400호 발간을 맞아 매달 50권씩 환경과조경을 다시 읽는 연속 기획, 이번 달이 마지막 차례다. 윤정훈 기자가 20135월호(301)부터 20176월호(350), 최영준 편집위원이 20177월호(351)부터 20217월호(399)를 리뷰한다. 다음 달, 드디어 400호가 나온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