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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도시의 안녕을 묻다] 가상의 벽, 블루스케이프
  • 환경과조경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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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케이프 ⓒ이홍인

 

2020년 3월 14여느 날과 같이 일을 하는 중에 회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코로나 확산으로 록다운lockdown을 시작할 예정이니 이틀 안에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통지였다. 일종의 해프닝 정도로 생각했기에 동료들과 웃으며 2주 뒤에 보자며 작별을 고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7월에 도래한 코로나 2차 확산으로 멜버른 오피스의 직원들은 연말까지도 회사로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회사는 그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내가 근무하는 하셀(Hassell)의 멜버른 본사는 록다운을 기회 삼아 오래전부터 계획했으나 쉽사리 시행하지 못했던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할 직원들을 위해 상담팀을 꾸리고 어떤 문제든 털어놓기를 독려하는 한편, 필라테스, 요가 등의 화상 프로그램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팀원 간의 유대를 유지하기 위해 주·월간 화상 팀 미팅을 진행하는데 각종 음료와 간식거리를 집으로 배송해주고 코미디언을 고용해 방송을 중계하는 등 사기 진작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록다운이 장기화되자 구조 조정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 운영, 마케팅, 비서직 등 재택근무 체제에서 역할이 현격히 축소된 이들, 계약직 디자이너들이 그 대상이 됐다. 조경팀에 갑작스레 인력 보충이 필요한 경우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기보다는 건축, 인테리어팀에서 도움을 받거나 다른 스튜디오(하셀은 호주 5개 도시와 호주 외 5개 국가에 스튜디오가 있다)의 인력을 빌려오는 방안을 채택했다. 통상 다른 스튜디오에서 인력을 빌릴 때는 비행기, 숙소, 이동 시간 소모로 많은 부대 비용이 지출되기 마련인데


재택근무 시대에는 홍콩에서 일해도 멜버른에서 일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기에 추가 지출이 없어졌다. 스튜디오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어디서 일하는지가 크게 중요치 않게 되었다...(중략)

 

* 환경과조경 390호(2020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이홍인은 호주 공인 조경가(RLA).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쳤다. 한국의 오피스박김, 호주의 맥그리거 콕샐(McGregor Coxall)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현재 하셀(Hassell) 멜버른 오피스에서 BIM 모델링,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가상 현실 등 신기술을 조경 실무에 응용하는 직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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