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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고쳐 쓰기] 도시공원의 보존
변화와 연속성 사이
  • 길지혜
  • 환경과조경 2022년 6월

도시공원을 보존 대상으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를 꽤 오랜 기간 머릿속에서 되물어왔던 것 같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원은 동시대의 필요를 수용하는 공공 공간으로서 가치가 크기에, 시대에 맞추어 변화하고 진화하는 공간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파리공원과 아시아공원 등 최근의 공원 리모델링1 사업들은 공원을 보존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설계안에 반영되어 있어 반갑다.

 

도시공원을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주목하게 된 것은 국제적으로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론 뉴욕 센트럴파크는 일찍이 1963년 ‘국가 역사적 랜드마크(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되고 201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도 등록됐지만, 일반적인 도시공원 보존에 대한 논의는 20세기 말이 돼서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지속해 온 도시공원의 장소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와 도시공원을 마치 디자인되지 않은 유보지로 다루고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도시공원에 적합한 보존과 관리 원칙이 필요하다는 여러 논의가 이어졌다. 문화유산 분야에서는 2017년 ‘역사적 도시공원에 대한 ICOMOS-IFLA 문서’2를 공원 보존 가이드라인으로 채택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도시공원에는 지역 사회에서의 사회적·무형적 가치, 공원 디자인의 심미적 가치, 원예와 생태적 가치, 시민 사회의 가치가 오랜 기간 누적되어왔기 때문에 공원의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장소 의미가 함께 보존되어야 한다.

 

이렇듯 많은 국가에서 문화유산으로서 오래된 공원 보존에 대한 공감대가 조금씩 형성됐고, 실제 공원 리모델링 계획에서도 변화와 연속성 사이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해외 도시공원 사례를 통해 우리가 하는 비슷한 고민에 어떻게 대응했고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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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카이사니에미 공원에 있는 오래된 식물원 ©Lauren Stevens, via Wikimedia Commons

 

오랜 기간 계속되는 공원 리뉴얼 갈등

헬싱키 카이사니에미 공원

카이사니에미 공원(Kaisaniemi Park)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공원으로 200년 역사를 자랑한다. 1827년 독일 건축가 카를 루트피히 엥겔(Carl Ludvi Engel)이 처음에는 궁정 양식의 정원과 구릉지와 해안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원으로 계획했으나, 이 부지로 대학 식물원을 옮기게 되면서 계획안이 대폭 수정됐다. 이후 카이사니에미 공원은 식물원과 함께 연못, 개울, 고목이 잘 어우러진 지역 주민의 산책 명소로 많은 사람이 추억하는 공간이 됐다.

 

1910년 공원 리뉴얼 필요성이 불거졌다. 그 과정에서 핀란드 도시 정원사 스반테 올손(Svante Olsson)과 핀란드 건축가 베르텔 융(Bertel Jung)이 작성한 두 가지 계획안이 나왔는데, 공원 보존에 대한 해석 차이가 커 ‘카이사니에미 전투’라 불릴 정도로 논쟁이 활발했다. 결과적으로 오래된 공원 옛길을 바꾸는 것이 공원 보존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융의 계획안이 현대 도시에 더 적합하다고 여겨져 당선안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계획안만 헬싱키시 아카이브에 전해진다. 카이사니에미 공원 개선 논의는 1990년대 후반 다시 시작됐다. 헬싱키 시는 1999년부터 ‘공원의 역사적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주제로 국제 지명 설계공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2001년 공모전 우승작이 나왔지만, 공원의 주요 축을 변경하고 사람들이 가장 좋아했던 수공간과 자작나무길을 없애고 공원에서 활용도가 높았던 스포츠 경기장을 잔디밭으로 교체하는 등 공원 역사성과 현재 활용되는 공원의 기능을 모두 간과했다는 측면에서 조경 전문가와 역사학자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고,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논쟁은 앞으로의 공원의 지향점을 설정하는 데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헬싱키 시는 공원의 조성 방향 설정을 위해 여러 차례 포럼을 개최했고, 그 과정에서 공감대가 조금씩 만들어졌다. 이후 헬싱키 시는 공원 계획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세웠다. 공원의 역사적 가치 보존과 함께, 도심 속 매력적인 공원, 보행자를 위한 공원, 레저 공원, 지역 스포츠 공원과 같은 일상적 공원의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랜 논의 뒤 치러진 2007년 설계공모전에서는 공원 보존과 리뉴얼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었다고 평가된 핀란드 조경가 그레텔 헴고르드(Gretel Hemgård)의 설계안이 채택됐다. 헴고르드는 기존 수공간을 지속하되 형태를 새롭게 바꾸고, 카페 신축, 새로운 진입로 개방, 스포츠 시설 개선안을 제시했다. 리뉴얼 요소들이 도입됐지만, 오랜 기간 공원이 지역 사회에서 담아온 역사적 층위를 보존하고 그동안 도시에서 수행해온 기능을 지속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아직 공원 리뉴얼은 실현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이번에는 공원 리뉴얼에 앞서 지역 차원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예를 들어 공원 북쪽 도로의 확장 계획으로 공원의 가치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점과 인접한 철로의 방음벽 설치 계획이 공원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다른 사업과의 관계에서 공원 리뉴얼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카이사니에미 공원 보존과 리뉴얼에 대한 논의는 보존에 대한 해석을 서로 맞추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아울러 어느 방향이 더 적합한지 판단하는 근거는 공원 역사에 관한 연구와 여러 이해 당사자 간 논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공원 내부 공간뿐 아니라 인접한 주변 환경과의 관계 정립도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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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7년 카를 루트피히 엥겔의 카이사니에미 공원 초기 계획안. 가운데 정원 부분에 식물원이 들어서면서 공원이 좌측으로 확장됐다. ©National Archives of Fin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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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카이사니에미 공원 산책로 ©Helsinki City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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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카이사니에미 공원 전경 ©Helsinki City Museum

 

새로운 갈등을 겪는 공원

뉴욕 배터리 파크 시티

미국 뉴욕 배터리 파크 시티(Battery Park City)에는 수많은 주거, 상업, 업무 건물 사이에 약 145,686m2에 이르는 면적의 공원과 오픈 스페이스가 세심한 계획에 따라 통합되어 있다. 그중 1996년 문을 연 와그너 공원(Robert F. Wagner, Jr. Park)은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중요한 결과물로 평가되며, 배터리 파크 시티의 관문이자 마지막 종착지로 상징성이 강하다.

 

처음 개장했을 때 건축평론가 폴 골드버거(Paul Goldberger)뉴욕타임스뉴욕이 적어도 한 세대 동안 본 최고의 공공장소 중 하나라고 평하며 복잡함 속의 고요함(lush void)”을 지닌 14,160m2 규모의 공원이지만 4백만m2의 땅처럼 풍요롭고 감성적이며 고즈넉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와그너 공원과 배터리 파크 시티는 조성한 지 5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등록하려는 노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보존의 주요 가치로 경관 조화(landscape ensemble)’를 손꼽으며, 당시 공원 실무자들이 남아있지 않고 설계 회사도 존재하지 않으며 담당한 여러 전문가도 이제는 활동하지 않기에 빨리 보존노력이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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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예정인 와그너 공원 파빌리온. ©cultivar413 / flickr

 

그러나 최근 배터리 파크 시티 관리단(Battery Park City Authority)이 진행하는 와그너 공원 대상 리질리언스(resilience)계획으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 문화경관재단(The Cultural Landscape Foundation)은 랜드슬라이드(Landslide) 프로그램3을 통해 본 사업이 공원 보존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해당 계획은 공원 중앙을 차지하는 벽돌 파빌리온을 철거하고 더 큰 구조물로 대체하고, 상승하는 물을 막기 위해 벽을 지지할 기둥을 세우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경관재단은 배터리 파크에 가해지는 기후변화 위협은 경계해야 하지만, 와그너 공원은 저지대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와그너 공원의 건물은 허리케인 샌디에도 침수되지 않았고, 공원 자체가 100년 홍수 예상 범위보다 더 높은 지대에 조성됐기에 해안가 통합 홍수 방지 솔루션에 와그너 공원을 포함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스트 사이드 리질리언스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미국 조경가 로라 스타(Laura Starr)디자인도 리질리언스 계획의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강조하며 모든 사람이 공학적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의견을 낼 수 있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장벽을 세우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에 최상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를 고려한 공원 리노베이션 계획은 그 시급성 때문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공원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놓치지 않고 의미 있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설계 원칙 도출을 위한 협의

셰브데 보울롱네르스코겐 도시공원 

스웨덴 셰브데(Skövde)의 보울롱네르스코겐 도시공원(Boulognerskogen Urban Park)은 약 140,000면적의 공원으로, 19세기 중반 전국에서 이곳에 와 온천수를 마시고 입욕으로 치유하는 유명한 휴양지였다. 공원에는 독특한 지형 내 연못과 함께 다양한 식물 자생지, 레스토랑과 호텔 등 상류층을 위한 시설이 있었다. 1930년대에는 노동자들을 고려한 시민공원으로 변모하면서 다양한 시설이 도입되었다. 1933년에는 인공 연못이 조성되어 여름에는 수영장,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공원은 1960~1970년대 많은 부분 쇠퇴했고 연못 수질도 좋지 않아 입수가 금지되었다. 황폐해진 공원은 방문하기에 안전한 장소로 인식되지 못했다. 셰브데 시는 공원을 복원하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 2012~2014년 설계공모를 진행했고 2015년 공사를 마쳤다. 복원 사업에서 중시했던 점은 디자인에 시민들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지역 정치인들도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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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복원한 보울롱네르스코겐 도시공원. ©Thorbjörn Andersson and PeGe Hillinge with Sweco architects

 

일련의 협의 과정을 통해 다음의 설계 원칙을 도출했다. (1) 공원 경계를 수목 울타리로 둘러싸도록 구분, (2) 공원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7개의 새로운 진입로 건설, (3) 근처 노인층을 위한 전망대 제공, (4) 연못의 복원, (5) 물 순환을 통해 신선함을 유지하는 분수와 굽이진 산책로가 있는 모래사장 조성, (6) 해안가를 따라 반 차광된 보행자 산책로 조성, (7) 일광욕을 할 수 있는 길게 뻗은 테라스 공간 조성, (8) 가지가 풍성한 산벚나무 열식.

 

셰브데 시는 넓은 평야 지대로 하천이나 바다로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다. 따라서 보울롱네르스코겐 공원 연못의 복원은 50년간 잃어버렸던 공원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해준 변화 사례로 높이 평가된다. 해당 지역 커뮤니티의 요청 사항을 충분히 수렴해 공원 공간이 구 성되었다는 점, 그리고 원래의 공원 기능이 현재도 유효해 복원이 중시되었다는 점에서 공원의 역사성과 현재의 요구가 공존할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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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프리웨이 공원의 콘크리트 폭포.©Brianc333a, via Wikimedia Commons

 

 

커뮤니티가 설계에 참여하는 방식

시애틀 프리웨이 공원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프리웨이 공원(Freeway Park)은 약 5.2에이커(21,000)의 면적으로, 1976년 조경가 로렌스 핼프린(Lawrence Halprin)과 앤절라 다나지에바(Angela Danadjieva)가 설계한 공원이다. 문화경관재단은 10여년 전 프리웨이 공원에서 분수 두 개와 옹벽 일부를 철거해 공원의 시각 및 공간 구성을 변경하려는 계획에 맞서 사업을 무산시킨 바 있다.

 

이후 시애틀 시는 공원 관련 비영리기관인 프리웨이공원협회(Freeway Park Association)와 협력하여 공원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리웨이 공원을 조성한 지 45년이 지나면서 수목도 많이 자랐고 주변에 컨벤션센터와 새로운 빌딩들, 공공 공간, 진입로들이 조성되면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프로젝트는 역사적 요소의 보존뿐 아니라 노후화된 인프라 개선, 21세기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편의 시설 추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45년 된 고가 도로 위에 위치한 공원인 만큼 인프라 유지·관리에 대해 먼저 고려했고 이후 여러 이해 관계자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고자 했다.

공원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설계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은 공공의 참여였다. 공원 주변의, 그리고 공원을 이용하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를 공원 계획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가기 전 2017년 프리웨이공원협회는 조경가와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현장 워크숍을 진행했다. 공원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가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세 차례의 회의와 디자인 부스(Seattle Design Fest Booth)설치 기회를 마련했다.

 

2019~2022년 동안의 기본계획과 설계 단계에서는 세 차례의 오픈 하우스, 패널 회의, 설문 조사 방식으로 대중의 참여 기회를 마련했다. 여러 의견을 모은 뒤 예산에 맞춰 우선순위를 정하는 단계가 되었을 때 다시 오픈 하우스와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우선순위는 대중, 자문위원회, 디자인위원회, 공원협회, 경찰국 등 이해 당사자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였는데, 이를 취합해 먼저 진행할 1차 사업을 추출하였다. 우선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야간 조명 설치와 안내 체계 개선이었고, 그 외도 조경, 관개, 배수 체계 개선, 상부 잔디 보강, 화장실 개조, 세네카 광장의 확장, 포장, 좌석 배치, 식재, 유지·관리 시설, 분수로의 접근성 향상 등이 있었다. 기본계획과 설계 과정에서 진행한 여러 회의 내용은 시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되어 당시 발표 파일, 설문 조사 결과, 홍보 포스터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공원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시애틀 시의 노력 덕분에 2019년 말 프리웨이 공원은 국가사적지목록에 등재됐다.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원 보존과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하면서 양쪽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갔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보여준다.

 

모든 공원이 보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적 중요성이 높고 대상지에 적합한 설계안을 보여주며 여러 사람의 기억과 추억이 가득한 공원은 보존에 있어 많은 동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공원의 변화와 연속성, 즉 공원 보존과 활용에 대해서도 이전의 다른 문화유산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많은 갈등과 논의가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 더 긴 호흡으로 공원의 역사와 중요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서로의 의견과 계획을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여러 해외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점이었다. 공원이라는 특성상 여러 이해 당사자의 소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문화유산 관점에서 본다면, 건조물과 다르게 공원의 보존은 그 변화 과정을 해석하여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는 특성이 있다. 공원의 복원은 물리적 형태 복원의 의미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의 회복이라는 의미로 더 크게 다가온다. 보존과 복원이 실제 삶에서 맞물려 해석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변화와 연속 사이의 어딘가를 계속 선택해 나가게 될 것이다. 일련의 공원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우리 시대에 만들고 이용해온 공원들이 앞으로도 그 소중한 가치를 잃지 않고 미래 세대에 잘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각주

1. 공원 리모델링은 리노베이션(renovation), 리뉴얼(renewal), 개선(improvement)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본고 에서는 공원별로 사용하는 용어를 기준으로 기술한다.

2. ICOMOS-IFLA Document on Historic Urban Public Parks, 2017

3. 문화경관재단은 1998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유산으로서 경관의 가치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재단은 2003년부터 랜드슬라이드(Landslid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공원, 정원, 경관 등 여러 요인으로 위협을 받는 대상에 주목함으로써 해당 유산 보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위협을 가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로 공원 리노베이션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참고 자료

• The Nordic Association of Architectural Research, Built Environment and Architecture as a Resource Proceeding Series 2020-1 , 2020, pp.153~180.

• www.icomos.org

• www.landezine-award.com/boulognerskogenrestoration-of-an-historic-park

• www.archpaper.com/2017/05/wagner-parkremodel/

• www.freewayparkassociation.org/improvementproject/

• www.seattle.gov/parks/about-us/projects/freewaypark-improvements

• www.tclf.org/


길지혜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한성부연지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근대기 서울 주택정원 연구’를 수행했으며, 도시공원 기록물 아카이빙에 관심을 두고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문화유산 보존, 세계유산도시의 거주적합성 향상, 문화재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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