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하면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무엇인가. 경복궁 정문, 이순신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장,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있는 왕복 10차선 거리 등 갖가지 풍경이 생각난다. 하나의 장면으로 정리할 수 없다. 광화문은 조선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역사의 목격자이자 주요 무대였다. 조선 왕조의 중심이라는 역사성, 대한민국 정치·행정·외교의 중심이라는 정치적 상징성, 시민의 문화 활동과 집단적 의사 표현이 이루어진 군중 집회 현장이라는 공공성이 혼재된 공간이다. 광복 이후 지금까지 광화문 일대 풍경이 수시로 바뀌었고 이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겹겹이 쌓였다. 차곡차곡 적층된 이야기를 전시 ‘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개 기관이 마련한 시리즈 형식의 ‘광화문 600년: 세 가지 이야기’는 광화문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탐색하고자 연 협력 전시다. 첫 번째 전시는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주최 서울역사박물관)로 조선 건국 이후 광화문 앞에 조성된 육조거리의 모습과 현재의 광화문 광장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조명한다. 두 번째 전시는 ‘고궁연화古宮年華’(주최 국립고궁박물관)로 경복궁 복원의 목적과 의미를 알리고 경복궁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았다. 세 번째 전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이다. 광화문이라는 창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단면을 이해하고 현대 한국인의 기억이 지닌 중층적인 현대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 전은 ‘다시 찾은 광화문’, ‘광화문 거리 개발과 건설’, ‘광화문 거리의 현대적 재구성’, ‘광화문 공간의 전환’의 네 가지 소주제 로 전개된다. 각 주제별 색깔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전시를 관람하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환경과조경 406호(2022년 2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