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과 그 일대의 수변은 다양한 문화와 사람이 교류하는 장소다. 시민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짓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시 내 하천을 포함한 수변 공간은 급격한 도시 개발에 따른 변화를 겪으며 시민의 생활 영역과 동떨어진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도로와 철로 등 교통 관련 시설, 저수로, 고수부지, 제방 등에 의해 도시와 단절되었고,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빈터로 방치된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이러한 도심 수변 공간의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서울형 저이용 수변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이하 저이용 수변공간 혁신 공모)를 개최했다. 잘 이용되지 않는 수변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발굴하고, 도시민과 하천의 관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중랑천 3개소(노원구 쓰레기 처리시설, 중화1·2 빗물펌프장, 송정 빗물펌프장), 청계천 2개소(용두 유수지, 성동구 거주자 공영주차장), 안양천 3개소(오목 빗물펌프장, 가산 제2유수지, 시흥 유수지), 도림천 1개소(신림 제2공영차고지), 홍제천 1개소(서대문구 재활용센터) 중 한 곳을 대상지로 선정하고, 다음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첫째, 수변 활성화 전략을 세우고 거점 시설을 조성한다. 둘째, 단절 요소를 극복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셋째, 인근 기반 시설의 유휴 공간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김승회(전 서울시 총괄건축가), 서영애(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 이장환(어반오퍼레이션즈 대표), 이진오(SAAI 대표), 정욱주(서울대학교 교수) 심사위원은 두 단계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1단계에서는 제안 계획서를, 2단계에서는 7주간의 연구 기간을 통해 보다 구체화한 제안 내용을 평가했다. 그 결과 대상에는 조규형·정해랑·박상훈의 ‘오퍼레이티드 그라운드(Operated Ground)’, 최우수상에는 백건일의 ‘워터 파크(Water Park)’와 이대호·이범기·한해미·이재열의 ‘웨이브스케이프(Wavescape)’, 허근일·서자민의 ‘리버사이드 시빅 캠퍼스(Riverside Civic Campus)’가 선정됐다. 이외에도 6개 작품이 우수상을 받았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6호(2020년 6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