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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LA 기념정원 설계공모] 겹겹의 의도
  • 김봉찬
  • 환경과조경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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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찬

더가든(김봉찬, 손석범, 박선영, 지소희, 김소연)

 

야생을 위한 집

대상지는 지형과 식생이 단조로워 생명의 다양함을 담아내지 못한다. 땅의 조형을 통해 새로운 야생을 위한 집을 제안한다. 평편한 지형 한가운데를 1m 내외로 파 웅덩이를 만들고 파낸 흙을 쌓아 둔덕을 만든다. 이러한 역동적 지형 변화는 공간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다양한 미기후를 형성하여 생명이 살아갈 기반을 만든다.

동서 방향으로 길게 패인 지형은 전체 정원을 조망할 수 있는 경관축이자 다양한 생명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그릇이다. 이 축을 중심으로 양쪽에 파낸 흙을 쌓아 올려 언덕을 조성한다. 언덕에는 숲 정원과 초지 정원을 만들어 자연성을 더하고 좌우가 대비되는 경관을 만든다.

 

점, 선, 면의 중첩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점, 선, 면으로 구성된 하나의 덩어리다. 땅은 면이자 그 자체로 큰 덩어리다. 바위가 부서져 모래가 되고 모래가 퇴적해 암석이 되는 것처럼 자연의 덩어리는 작은 덩어리에서 큰 덩어리로, 큰 덩어리는 다시 작은 덩어리로 순환한다.

식물은 어떤 사물보다 점과 선 그리고 여백이 풍부한 덩어리다. 공간에서 점과 선의 중첩은 가늘수록, 작을수록, 약할수록, 흐릿할수록 심오한 깊이감을 더한다. 빗줄기나 나무줄기의 중첩 같이 작고 가늘며 부드러운 선과 점이 중심이 되는 공간은 리듬감, 깊이감, 변화감이 더해져 다양한 감성을 자극한다. 그라스 정원은 미세하고 가녀린 점과 선의 집합체로, 약하고 흐릿해서 지면과 큰 대비를 이루어 땅과 하늘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환경과조경 406(2022년 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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