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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비장소, 헤테로토피아, 파빌리온 - 중中의 공간
- 산업이 발전하고,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활발해지고, 도시가 성장하고 사람들의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우리 주변에는 이상한 공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상한 공간들이 생겨났다는 것은 전에 없는 공간이라는 말이고, 당연히 그것은 변화하는 생활환경을 뒷받침하거나 이끌기 위해 우리가 만든 공간이다. 우리는 그것을 비장소non-place라고 부른다. 비장소는 장소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장소가 근대 이전의 삶을 공간적으로 정의한다면, 비장소는 근대 이후의 삶을 공간적으로 규정한다. 물리학적으로 우리는 4차원 시공간에 살고 있다. 가로, 세로, 높이의 세 축을 가진 3차원 공간과 시간이라는 차원이 섞이면서 4차원 시공간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공간과 시간을 따로 떨어뜨릴 수 없다. 우리의 기억이나 추억, 생각, 앞으로의 예측, 과거에 대한 설명 등은 모두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상태의 이야기다. 더군다나 공간과 달리 장소는 공간에 섞이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근대 이전의 공간은 이러한 장소와 거주의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장소는 곧 거주로 인식되었다는 말이다. 그것은 정착민이든 유목민이든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집, 마당, 골목, 도시, 뒷산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나그네들이 쉬어 가는 주막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겨났다. ‘이야기가 생겨났다’는 것은 그것이 거주의 문제였다는 걸 증명한다. 그것이 이야기를 낳은 거주의 문제라는 것은 거기에 분명한 장소성이 있다는 말이다. 인류의 언어, 전설, 신화는 그들이 살았던 언덕, 고개, 초원 등과 무관하지 않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허생원과 성 서방네 처녀와의 하룻밤은 물레방앗간이라는 장소와 메밀꽃밭으로 연상되는 계절의 시간이 이어지면서 우연히 만난 동이와 허생원이 부자간일지도 모른다는 강한 암시를 준다. 이 소설은 장돌뱅이들을 등장시킨 만큼 집이라는 거주의 장소보다는 계속 임시적인 공간, 즉 그 공간은 지속적으로 존재하지만 이용자들은 그저거쳐 가는 공간들이 나온다. 주막, 물레방앗간, 그리고 계절을 알려주는 메밀꽃밭 등이 그런 공간이다. 그러나 허생원은 물레방앗간에서의 하룻밤 정분을 잊지 못해 그 처녀를 만날까 하는 마음에 계속 봉평장을 찾는다. 물레방앗간이라는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공간에서 생긴 이야기로부터 이 소설의 이야기는 만들어진다. 이와 같이 근대 이전의 공간은 거기서 생긴 이야기를 공동체 모두가 공유하며 장소로 인식된다. 그러나 근대 이후 기계론적 합리주의와 시스템 속에 갇히면서 자아 상실과 의미 상실을 경험하며 우리는 장소를 상실한다. 우리는 거대한 쇼핑몰에서 우리가 뭘 사야 할지를 잊어버리고 자본의 스펙터클에 압도되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산다. 이미 밖에서는 자동차에게 길의 풍경을 내주었지만 쇼핑몰에서는 카트에게, 상품에게 우리의 길을 줘버린다. 그리고 계산대에 섰을 때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내 뒤로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헤치며 다시 물건을 취소할 엄두가 나지 않는 다. 거기서 부딪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허생원이나 동이와 같이 서로를 간섭하면서 친해지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심지어 계산대 직원은 물건값도 모른다. 바코드 인식기가 모든 걸 해주고 거기에 맞춰 카드를 내면 된다. 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검색대를 몇 차례 통과하면서 우리는 계속 신분증을 직원에게 건네지만 나는 계속 익명으로 존재한다. 그 익명 속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그 익명성 덕택에 그곳은 늘 새롭다. 우리가 도시를 즐기는 이유는 거기에서는 우리가 어딜 가든, 영화관을 가든, 마트에 가든, 식당에 가든,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비장소라고 부른다. 집이라고 비장소의 예외일 수는 없다. 거기서는 모두 잠만 잔다. 집에서 익명성을 거두어주는 사람은 주부지만 그렇게 모두들 집을 나가고 나면 그 공간에 의해서 주부마저 소외된다. 푸코는 이러한 현대 도시의 특징에 주목해서 개인적으로 한시적인 유토피아를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시적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비장소에 해당한다. 파빌리온pavilion 역시 이러한 비장소다. 파빌리온은 특별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건축이지만 건축의 역할이 없는 건축이다. 연극에서 역할이 없는 배우를 상상해 보라. 그러나 파빌리온은 건축에서, 혹은 조경에서 역할이 없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 역할은 연극이 이루어지기 전의 무대와 같다. 무대에서 어떤 연극이 공연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무대는 늘 어떤 연극을 기다린다. 파빌리온도 그렇다. 파빌리온은 어떤 성격도 가지지 않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공간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는 헤테로토피아일 수도 있고, 비장소일 수도 있다. 또한 그 무엇도 아닐 수 있다. 이런 모호한 개념을 서양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차라리 동아시아 철학의 ‘중中’이라는 개념이 훨씬 유용하다. ‘중’은 유학에서는 ‘정확하다’는 의미다. 또한 불가에서는 ‘공空’의 의미를 ‘무자성無自性(non self-identity)’으로 해석한다. ‘무자성’이란 스스로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바가 없다는 말이다. 즉, 아무 성격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그래서 공은 단순히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비어 있기 때문에 가능성으로 꽉 찬 상태고, 가능성을 향해 무한히 열려 있는 상태다. 유가와 불가는 각각 다른 철학이지만 이 두 가지 의미를 다 같이 ‘중’으로 표현하는데, 파빌리온 같은 모호한 공간을 규정하기에는 더 없이 정확하다. 파빌리온은 아무런 성격을 가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무자성의 공간’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역할도 정확하게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중의 공간’이기도 하다. 연금술에는 “모호는 모호한 것을 통해서, 미지는 미지의 것을 통해서”라는 격언이 있다. 모호한 것을 정확하게 규정하기 보다는 그 모호함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말로 모호를 설명하는 것이 때로는 가장 정확하다. 함성호는 1990년 『문학과 사회』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91년 『공간』에서 건축평론신인상을 받으며 건축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56억 7천만년의 고독』, 『성타즈마할』, 『너무 아름다운 병』, 『키르티무카』가 있으며, 티베트 기행산문집 『허무의 기록』, 만화비평집 『만화당 인생』, 건축평론집 『건축의 스트레스』, 『당신을 위해 지은 집』, 『철학으로 읽는 옛집』, 『텃밭정원 도시미학』(공저), 『반하는 건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파빌리온, 도시에 감정을 채우다』(공저)를 썼다.

- [CODA] 권리와 의무
- ‘이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이런 표현은 외부 필진의 원고에만 달리기 마련이다. 생뚱맞게 이런 대목으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견해를 담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교과서적이고 원론적인 (한 마디로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너그럽게 보아달라는 엄살이기도 하다(이럴 땐 잡지지면에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이런 대목에서는 어울리는 이모티콘 하나쯤 달아주어야 하는데) 처음 한국조경사회 밴드에서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 문제를 접했을 때는,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공부문 조경설계 용역은 기존처럼 엔지니어링활동주체와 기술사사무소도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기존의 입찰 참가 자격에 건설기술용역업이 하나 추가되는 것 정도로 인식한 것이다. 지금까지 멀쩡하게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이하 엔지니어링법)과 기술사법에 의해 조경 설계를 수행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제도가 확 바뀔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추측도 했다. 20년이 넘도록 큰 변화가 없던 시스템이어서 더욱 그랬다. 과거에는 ‘기술용역육성법’에 따라 건설용역업의 일환으로 조경설계를 수행했는데, 1992년 11월 25일 이후에는 기술용역육성법이 엔지니어링법과 기술사법으로 분리 제정됨에 따라 조경설계 용역 업체가 엔지니어링활동주체와 기술사사무로 이원화되었다(『한국조경의 도입과 발전 그리고 비전 - 한국조경백서1972~2008』 참고). 그리고 그 시스템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달라질 기미도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 안일한 생각 때문에, 시행령 별표1과 별표5는 물론이고 건진법 조항을 들여다보았지만, 의아함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몇 군데 전화를 돌리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건진법이 건설기술용역업의 통합을 꾀하려는 취지가 있다고 해서, 엔지니어링법과 기술사법이 당장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일원화될 수 있는 것인가 싶었다. 또 그보다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가 조경설계를 비롯해서 다양한 건설 분야의 설계, 감리 등의 기술 용역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각 분야만의 고유한 전문성이 있고, 또 그 때문에 지금까지 세분화된 전문 분야별로 수많은 기술자를 양성해왔는데, 그 전문성을 지금에 와서 단번에 무시할 수 있을까 싶었다. 게다가 건진법 시행령 제4조 별표1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설기술자의 범위”를 보면 조경을 비롯해서 10가지의 세부 직무 분야를 두고 있다. 건축, 토목, 기계도 있지만, 도시·교통, 환경, 광업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같은 시행령 별표5에서는 건설기술용역업 중 ‘설계 등 용역’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토목·건축 또는 기계 분야 특급기술자 1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해 놓았다. 혼란스러웠다. 법을 조금 더 살펴보았다. 그런데 꼼꼼히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기존 법과의 관계도 찾아보았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제4조는 ‘다른 법률과의 관계’에 대해 규정해 놓았는데,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다. 바꿔 말하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법률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기술사법 역시 제3조 기술사의 직무 항목에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 따른다”고 명기해 놓았다. 이후 이어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담당자, 한국조경사회에서 법제를 담당하고 있는 진승범 부회장(이우환경디자인 대표), 처음으로 이 문제를 조경계에 알린 차욱진 대표(두인디앤씨)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그 여파가 실감되기 시작했다. 사실 문제의 심각성은 그보다 먼저 깨닫게 되었는데, 전국 여러 대학교의 조경학과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학생통신원들의 전화가 한 통 두 통 걸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조경설계사무소 대표, 조경학과 교수들과의 통화도 늘어났다. 최종적으로 정리된 내용은 이번 호에 실린 “건설기술진흥법, 조경설계업에 미칠 여파는”이란 기사(148쪽) 내용과 같으니, 더 이상의 중복은 피한다. 관련 내용을 파악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 중의 하나만 이야기해볼까 한다. 건진법 문제와 관련하여, 조경 단체의 관련 법 모니터링 시스템의 허점에 대한 지적이 꽤 나오고 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배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질책성 반응도 많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링협회에서는 이미 시행령에 대한 공람이 진행되었을 때, 관련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했는데, 조경 단체는 시행령이 개정된 지 5개월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관련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조경기본법, 조경산업진흥법,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수목원 및 정원 법으로 개정 시도) 등 최근 들어 관련 법에 대한 첨예한 논의(제정을 위한 노력도 있었고, 개정 반대를 위한 논의도 많았다)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는데도, 정작 조경설계업에 지대한 여파가 미치는 법 개정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따끔한 지적이다. 먼저 아주 간단한 사실 관계 하나만 살펴보면, 조경 분야에는 법인 단체는 있어도 법정 단체는 없다.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사회,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등은 모두 국토부와 환경부 등에 사단법인 등록이 되어 있지만, 엔지니어링협회와 같은 법정 단체가 아니다. 엔지니어링협회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제5장 협회 및 공제조합’ 법령에 근거하여 설립되었다. 기술사회 역시 ‘기술사법 제14조 기술사회의 설립’ 조항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체다. 건축사협회 역시 ‘건축사법 제6장’에 근거하고 있고,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은 건축진흥원의 설립을 제5장에서 다루고 있다. 1980년 설립된 조경사회는 2000년에야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할 수 있었고(환경계획·조성협회는 1999년도에 환경부에 사단법인 등록), 2008년 11월 10일에야 독립된 사무국을 개소할 수 있었다. 그 이전까지는 대부분 회장직을 맡은 대표의 사무실에서 조경사회업무를 함께 보았고, 사무국장 역시 조경사회 임원 중 한 명이 겸직했었다. 법정 단체가 아니다보니, 회원들의 회비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사무국을 꾸려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재정 상황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뜻있는 몇몇 회원들의 후원으로 지금처럼 별도의 사무국을 꾸려가는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지나간 이야기를 다시 꺼낸 이유까지, 구구절절 이곳에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교과서적인 결론도 사실 썩 내키지 않는다. 조경 단체의 상황이 이러하니, 관련 법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더라도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조경사회의 정관 제4조에 명시되어 있는 조경사회의 주요 사업을 보면 “조경 및 관련 분야에 관한 자문 및 대정부 건의 / 조경 관련 정책, 법령 연구 및 제도개선 / 회원의 권익 및 복지 증진을 위해 필요한 사업”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사업을 위해 설립된 조경 단체에게 관련 법제도를 살피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요구를 하지 못한다면, 어디에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정관 제7조에 명시된 ‘회원의 권리’ 못지않게, 제8조에 나와 있는 ‘회원의 의무’도 한번쯤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례 없이 조경을 둘러싼 법제도와 사회·경제적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시기에,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살펴보아야겠다. 그나저나 한창 조경가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려운 숙제가 머릿속을 맴돈다.
- 세상 속에 거주하기
- 9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64일간) 부산문화회관 일원에서 2014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는 ‘세상 속에 거주하기Inhabiting the World’라는 주제로 부산시립박물관의 본 전시와 부산문화회관, 고려제강수영공장에서 각각 개최되는 2개의 특별전으로 꾸며진다. 본 전시에서는 30개국 161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484점의 작품을 통해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예술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전시 감독인 올리비에 케플렝Olivier Kaeppelin은 이를 추상·운동, 우주, 건축적 공간, 정체성, 동물성, 역사/사회, 자연, 경관이라는 요소로 풀어낸다. 김수자(한국),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일본), 파브리스 위베르Fabrice Hybert(프랑스), 애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인도) 등의 유명 작가들이 여럿 참여한다. 예술가들의 시각은 추상적인 회화에서부터 몽환적인 비디오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비엔날레 아카이브展 ‘한국현대미술 비엔날레 진출사50년’은 48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109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작가의 해외 비엔날레 출품작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아시안 큐레토리얼展 ‘간다, 파도를 만날 때까지 간다’는 9개국 36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한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해양 도시에서 활동하는 신진큐레이터들이 기획한 바다에 얽힌 네 가지 시선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마련되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의 전문가 토론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 등이 마련되었으며, 매주 일요일 부산시립미술관과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는 일반 시민을 위한 공연이 열린다. 지난 2012 부산비엔날레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민주적인 참여와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도 전시 내용과 연관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시 공간 자체가 예술 교육의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다.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 주제나 작품 개념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 기회를 마련하고, 관람객이 주도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신경을 기울였다. 페미니스트적 작업을 해온 스페인 작가 필라 알바라신Pilar Albaracin은 이번 전시에 ‘당나귀Anseria’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박제된 당나귀가 무덤을 상징화한 책 더미 위에 서서 책을 읽는 모습을 의인화했는데, 기다란 얼굴에 짜리몽땅한 앞발을 쳐들고 책을 든 모습이 익살맞다. 한편으로 박제된 당나귀가 기이한 느낌을 자아낸다. 인류의 역사를 상징하는 책 더미와 그 위에서 책을 읽고 있는 당나귀의 비유를 통해 문화 인류학적인 인간의 역사를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치하루 시오타의 작품 ‘집적-방향을 찾아서Accumulation-Searching for Destination’는 부유하는 신체를 비유하는 200여 개의 여행 가방을 공중에 매달아 디아스포라, 노마딕 주체의 무장소성, 유랑에 의한 불안정성, 미래의 불확실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이주의 경험이 있는 작가가 서구에서의 체험과 모국에서의 기억이 중첩되는 타자와의 만남을 통한 주체의 형성 과정을 비유한다. 이 작품들은 ‘세상 속에 거주하기’라는 대 주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 예술작품이 ‘세상 속에 거주’하면서 마주하는 경제적, 생태적, 지정학적, 실존적 문제들에 대한 처방책을 내지는 못하지만 ‘세상에 대한 통찰’을 사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부산비엔날레에서 그 기회를 공유할 수 있다.
- 인사동 아이디어 텃밭전
- 지난 10월 14일부터 6일간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공원녹지과의 후원 아래, ‘도시 농업’을 주제로 ‘인사동 아이디어 텃밭전’이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개최됐다. 2011년부터 진행되어 온 이 행사는 ‘초록빛 상상, 도심을 채우다! 대학생들의 감각있는 텃밭 전시’라는 부제로 진행되었고, 올해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와 계원예술대학교 화훼디자인·전시디자인과 학생 122명과 경기도 고양시에서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우보농장이 참여해 텃밭 전시, 기획 전시, 그리고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텃밭 전시에는 참신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여 환경, 사회, 예술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22개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는 ‘당신의 도시농부 타입은 :-)?(조현진 외 4인)’과 같은 참여형 작품, ‘시가렛 가든(최진호 외 1인)’과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 등 11개 작품을 선보였고, 계원예술대학교에서는 ‘신들의 당구(권정숙 외 6인)’와 같이 조형성이 두드러지는 작품과 ‘산세베리아(이고원 외 6인)’와 같이 환경오염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 등 총 10개 작품을 출품해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작품 전시와 더불어 계원예술대 전시디자인학과의 주도하에 ‘씨드볼seed ball 만들기’, ‘친환경 퇴비 만들기(워크숍 명: 가든가든하다)’, ‘재활용 화분 만들기(워크숍 명: 꽃수아비)’ 등의 워크숍도 진행되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노력도 엿보였고, 18일 진행된 기획 전시에서는 우보농장 이근이 대표(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공동대표)의 벼, 밀, 콩 등의 토종 씨앗에 대한 관련 해설도 들을 수 있었다. 종로구에서는 “도시 텃밭이 서울 곳곳에서 좋은 경관적 효과를 내고 있고, 옥상녹화는 열섬 현상 등의 도시적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도시 농업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개최된 ‘인사동 아이디어 텃밭전’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행사장에서 만나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학생들은 직접 ‘텃밭’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것 자체에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사실 현재의 조경학과 설계 교육에서 도면과 컴퓨터 모니터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실체가 없거나 상상 속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현 학생(‘Organic Toilet’팀)은, “도면과 모델링에서 구상했던 것들이 실제 시공 단계에서 얼마나 잘못 기획되었고, 수정될 사항이 많을 수 있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며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같은 조의 김병호 학생은, “시공 자재의 유통 과정이나 재정 관리에도 직접 관여했는데, 배추하나 주문하는 일도 인터넷에서 신발 주문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다”며 살아있는 식물을 다루고 텃밭을 조성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그에 덧붙여 시공 과정뿐만 아니라 책과 강의로 만 전해 들어오던 ‘주민참여’ 활동을 진행해보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모습에서 전해오는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으로는 지금보다 시간 및 금전적 여유가 조금 더 주어졌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행사 후에 지급하기로 되어있는 시공 비용이 작업 과정에 있어 부담스럽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었다며, 제작 비용이 먼저 확보된다면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리고 “행사 당일이 되어서야 작품별 설치 위치가 정해졌다는 점도 행사를 진행하는 데 애를 먹게 한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 사에서는 이러한 사항들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도심 속에서 점차 잊혀져가는 텃밭을 발굴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쾌적하고 건강한 종로를 만들”겠다는 주최 측의 시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인사동 북인사마당은 잠시나마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시민과 관광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사동 아이디어 텃밭전’이 더욱 뚜렷한 색깔과 의미를 갖는 지역 행사로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문화 콘텐츠로서 정원의 가능성
- 조경 분야에서 정원이라는 주제는 그동안 대형 사업에 밀려 외면당해 왔다. 그런데 최근의 정원 열풍으로 조경 분야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성주체에 따라 정원의 개념이 다양하게 쓰이면서 유관단체와 기관들 사이에는 용어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에 정원과 관련한 여러 가지 담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은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원 관련 단체가 여럿 설립되었다. 지난 해 한국정원문화협회(회장 정주현)가 발족한 데 이어정원 문화 활성화와 정원 산업 진흥을 목표로 지난 9월 25일에는 정원문화포럼(회장 송정섭)이 창립총회를 가졌다. 한국조경학회는 올해 정원학연구센터(센터장 조경진)를 설립해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정원문화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오는 12월에는 ‘정원학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한국정원학회로 설립해 활동을 이어오다 외연 확대를 위해 개칭한 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 안계복)는 다시 원래 이름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0월 18일 푸르지오 밸리에서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창립총회를 가져 그 설립 배경이 관심을 끈다. 학회 설립 배경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초대 회장에는 홍광표 교수(동국대학교)가 추대되었다. 이날 홍 교수는 학회의 설립 의의를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첫째는 융·복합적인 시스템의 구축이다. 정원이 조경 분야의 관심에서 멀어진 동안에도 정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왔고 이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정원이 소비되고 있는데, 이를 조경의 틀로만 연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홍광표 교수는 “학제 간 연구를 통한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학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사회적 요구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홍 교수는 “사회가 요구하는 정원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공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공공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기능하고 도시 경관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에 대한 연구가 공공성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정원 문화 정착을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수라는 점을 역설하며, 그 기반으로 정원학회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의 비전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역점을 기울이는 사업은 한국정원의 국제화 모델 개발과 해외 보급이다. 홍광표 교수는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재임 시기부터 해외에 한국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어바인Irvine 시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한국정원 조성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킨 바 있으며, 윤후덕국회의원과 함께 ‘한국전통정원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후덕 국회의원은 토론회 이후 “한국 전통 정원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고유의 아름다움과 표현 방법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역사·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이번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설립을 지지하고 해외 한국 정원 조성 사업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윤 의원은 “우리 전통 정원이 문화 콘텐츠의 한 분야로 세계에 널리 소개된다면 해외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한류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강은 ‘도시의 녹지 공간과 정원(부제: 도시 정원의 본연의 모습과 미래상)’을 주제로 코시미즈 하지메 교수(메이지대학교)가 발표하고, 황지해 정원작가와 신현돈 대표(서안알앤디 디자인)가 해외에서 진행한 정원 작업의 과정과 성과를 소개했다. 황지해 작가는 첼시플라워쇼를 비롯해 국외 유수의 정원 박람회 참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소개했으며, 신현돈 대표는 ‘한국 전통 정원’을 주제로 해외에 조성한 공원 사례를 통해 제한 사항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특히 발표 내용 중 ‘황지해 작가의 첼시플라워쇼 금메달 수상’의 해외 온라인 노출량을 비교한 결과는 흥미로웠다. 황 작가의 관련 뉴스는 박찬욱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 소식과 비슷한 수준이며, 임권택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 소식의 3배, 이창동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 소식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의 파급력과 경제적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양질의 한국 정원을 해외에 조성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꿈꾸는 미래상이다.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전략, 한국 정원의 세계화 한편에서는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설립을 의아해 하는 시선도 있다. 지금도 조경 분야에는 많은 단체가 활동 중이고 중복 가입한 회원이 많기 때문에 역량이 분산되어 사실상 저변 확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조세환 교수(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는 “점점 더 복잡화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반론하며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설립을 반겼다. 하나의 구심점을 바탕으로 조경 분야가 더 다원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경계해야할 점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섬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류 바람은 대중문화를 넘어 제품과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의 특징을 보여주는 정원을 해외에 조성하는 일은 새로운 수요의 창출 가능성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정원이 조성되는 국가와 문화 교류의 촉매제로서 정원의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는 조경의 외연 확대를 위한 전략이 되기도 한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그 가능성을 어떻게 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경관의 새로운 지평
- 2007년, ‘경관법’이 제정되었다. 과거에는 지자체별로 조례를 만들어 경관 사업을 시행해 왔으나 관련법이 없어 국가적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일부 지자체 위주로 경관 계획을 수립해왔다. ‘경관법’ 제정으로 지역 환경과 도시 미관 정비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며, 실제로 이전에 비해 사회적 관심이 늘고 다양한 부문에서 경관 계획이 수립되며 활성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고 관계 당국조차 경관이라는 용어가 생소해 업무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경관법’전부개정안을 발표했고, 국가 차원에서 경관을 관리하기 위해 현재 ‘경관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분야별, 지자체별로 산발적으로 관리되던 경관을 국가 차원의 ‘국토경관’으로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 9월 26일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토경관자원의 가치평가와 활용’을 주제로 ‘4대 학회 연합 국토경관정책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한지리학회(회장 손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회장 최막중), 한국조경학회(회장 김한배), 한국경관학회(회장 류중석)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림청, 한겨레신문사가 후원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경관을 연구하는 학회와 관계 부처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국가 차원의 경관 계획 수립 심포지엄에서 이희정 교수(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는 지금까지의 ‘경관법’이 “도시 및 인공 환경 조성 위주의 계획에 치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관법’ 제정이전 경관 계획 및 사업과의 중복을 피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으나 이로 인해 경관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경관을 “자연환경과 인문 환경을 담는 그릇”으로 인식할 것과 법체계를 국가 단위로 수립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관정책기본계획’과 관련해 ‘한국 도시의 경관경쟁력 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차주영 연구위원(건축도시공간연구소)은 이 교수의 말처럼 기존 ‘경관법’이 농촌과 자연 경관을 배제한 제도라는 사실에 동의했다. ‘경관법’은 여러 경관 요소를 함께 고려한 제도지만 도시에 보다 무게를 두었던 게 사실이다. “도시는 많은 사람이 살고 그에 따른 문제가 더 많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개정된 ‘경관법’과 현재 수립 중인 ‘경관정책기본계획’은 도시와 농촌의 경관을 통합적인 시각에서 아우른다. 차주영 연구위원은 “경관정책기본계획은 기존 경관법의 문제를 인식하고 국토경관의 미래상을 설정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동안 국토경관에 대한 논의가 없었고 공통된 미래상이 없기 때문에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경관이라는 용어자체가 일반인에게 낯설다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경관 자원의 데이터베이스화 주신하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는 국가 차원에서 경관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지금까지 경관 계획을 세울 때마다 자원 조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연구·조사 결과가 자료로 축적되지 않아 계획을세울 때마다 재조사를 진행하는 데 시간을 투입하는 등 연구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국가경관자원 DB를 구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관 계획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주 교수의 설명이다. 더불어 국가에서 관리하는 경관 지도를 만들어 이를 공유하고, 경관 자원을 국가 경관, 도 경관, 시·군 경관 자원으로 구분해 관리할 것과 경관 자원 승급제 등을 도입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출 것을 제안했다. 류제헌 교수(한국교원대학교 지리교육과)는 경관의 관리와 계획에 있어 가장 존중해야 하는 원리와 목표로 경관의 지속가능성과 다기능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갈래로 추진하는 경관 정책과 사업을 하나로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럽의 사례를 들며 경관 특성 지역을 지도화 하는 작업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경관자원 활용을 위한 과제 경관은 일반적으로 ‘경치’를 뜻하거나 ‘특색 있는 풍경형태를 가진 일정한 지역’을 뜻한다. 사전적으로는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풍경’을 뜻한다. 이 정도가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경관의 의미일 것이다. 경관, 자연, 풍경, 환경, 장소가 각기 다른의미를 지니고 범위도 다른데, 일반인은 이 용어를 혼용해서 쓰고 있다. 학계에서도 경관의 의미는 광범위 하게 쓰이고 있는데, 심지어 분야와 연구하는 주체별로 그 의미와 범위가 다르다. 류제헌 교수는 “경관의 의미는 토지나 환경의 의미와 구별되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공유하는 문화적 자산이기 때문에 자연이나 환경보다 그 범위가 넓다고 주장했다. 경관보다 환경의 범위가 넓은 것으로 보는 이희정 교수와 다른 시각이다. “환경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 경관은 인간 앞에 전개되어 인간에게 지각되는 경치”1라고 구분되기도 하는데, 이희정 교수에 따르면 “경관의 의미, 범위, 대상이 복잡하고 다양해 이해가 어려우며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 학제 간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조홍섭 논설위원(한겨레신문사)은 “언론에서 경관이라는 용어가 필요한 경우 ‘경치’로 고쳐 사용한다”면서 경관의 개념이 아직까지 대중과 거리가 멀어 경관 계획 방향의 초점이 어디에 맞추어져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간 다양한 방면에서 경관 관리가 이루어져 왔다. 지자체 중심으로 각 지역별 경관 계획이 세워지고 ‘경관법’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기존 지자체 주도의 경관 계획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 자원으로서 경관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경관법’은 그간 외면해온 도시 경관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며 경관 관리의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국토경관’으로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고, ‘경관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정비되고 있다. 자원으로서 경관의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는 데, 이를 뒷받침할 학제적 연구가 미진하다. 관계 부처와 관련 학회 간의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

- 미지의 세계로의 초대
- 우리는 다섯 가지 감각으로 존재를 인식한다. 그중 시각에 가장 많이 의존한다. 보이지 않으면 다른 감각으로 인식되는 것은 ‘착각’으로 여기거나 종종 무시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으면서도 실재實在하는 존재가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바람이 대표적이다. 바람이 부는 소리와 살결을 에는 촉감 그리고 나뭇가지의 흔들림과 꽃잎이 날리는 현상을 통해 바람이 있음을 인지한다. 불은 눈에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데, 온도를 느끼고 다른 물체를 태움으로써 실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처럼 공감각적 체험을 통해 하나의 감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존재를 지각할 수도 있다. 초자연주의는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존재를 다른 논리와 방법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초자연’ 전에서는 공감각적 체험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9월 2일부터 2015년 1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 서울관에서 ‘초자연’ 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과학 기술의 융·복합을 실험하는 국내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시에는 리경, 조이수, 박재영, 김윤철, 백정기 작가가 참여했다. 5인의 작가는 비가시적 세계의 이면에서 자연성을 해체하고,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영역이 겹치는 중간 지대인 새로운 초자연적 환경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실재로 느낄 수 있도록 재구축한다. 현장에서 제작·설치한 기계 장치를 5개의 전시 공간에 서로 유기적으로 배치해 초현실적 세계의 실재를 상정하고 그 공간 속에 초자연적 기계 장치들을 삽입했다. 이렇게 장소 특정적으로 제작·설치된 작품들은 통상적인 시지각과 감각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다. 전시는 관람객이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배치되었다. 천막을 들추고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가느다란 붉은 빛줄기와 공간 전체를 아스라이 감싸는 연기가 시선을 몽롱하게 만들어 초자연의 세계로 관람객을 끌어들인다. 빛은 서로 교차하며 수평과 수직의 격자로 분할해 빈 공간을 수놓는다. 붉은 선으로 가른 섬세하고 얇은 벽은 마치 실재하는 듯 감각을 교란한다. ‘더 많은 빛을’, 이 작품은 빛과 연기가 반응하며 일정 시간마다 기다란 통로와 벽을 만들어 내는 데, 연기의 촉감을 통해 빛의 벽을 만지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장 전체를 감싸는 섬세한 사운드가 감각을 극대화시킨다. 붉은 빛의 산책로를 지나면 ‘바람의 정령’을 만날 수 있다.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아래로 길게 연결된 계단의양옆 벽면에는 사슴머리를 한 16개의 봇bot(대리자)이 방문자를 기다린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적외선센서로 인지해 작동하고 핸드벨 소리를 무작위로 연주한다. 이 사슴과 닮은 동물들은 초자연의 정령으로 비유된다. ‘원령공주’를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사슴머리의 봇이 초자연의 정령이라는 설명에 한층 공감대가 형성될 것 같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시시가미(사슴신)가 바로 자연의 대리자를 상징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사슴은 고대부터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다. 하늘과 산천에 제사를 지낼 때 희생 동물이 되기도 했다. 희생 동물은 하늘과 교통하는 힘이 있다고 사람들은 믿었고 때로 사슴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슴의 개념은 유라시아 전역에서 나타났고 한반도 설화에도 종종 나타난다.1 ‘원령공주’와 ‘바람의 정령’은 이러한 개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람의 정령’에서는 초자연적 존재가 기계 장치를 매개로 인간의 감각 영역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사람이 좁고 긴 통로를 지나가는 동안 이에 반응해 빛이 반짝이고 소리가 들린다. 작가는 비유적 수법을 통해 이 공간을 지나는 동안 사람에게 바람이 되는 경험을 하게 한다. ‘아일랜드 프로젝트: 불안한 숨결’. 이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공간은 오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로다. 이곳에 들어서면 기분 나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소곤거리는 소리와 스산한 촉감이 음침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작가는 기술적인 조작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의 불특정한 이야기를 관람객에게 들려주고자 하는데, 텅 빈 공간 속에서 시각적인 장치는 배제한 채 후각과 촉각, 청각만을 자극해 마치 유령이 지나쳐가는 듯한 오싹한 느낌을 안겨준다. 상쾌한 바람이 되어 지나온 후라 대비적 감각이 더욱 극대화된다. 이후 전시는 창고 전시장으로 이어지고 미립자들이 만드는 폭포(‘캐스케이드’)를 지나 마지막 작품인 ‘웨이브 클라우드’에서 의지와 염원이 물리적 현상으로 치환되는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초자연’ 전은 각각의 작품이 주체성을 갖고 있지만 공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순차적으로 경험하는 또 다른 공감각적 체험을 유도한다. 모든 작품이 초자연적 경험의 총체라 할 수 있다. 다섯 개의 작품이 상호작용하며 전시관을 초자연적 세계로 만든다. 전시장 입구의 천막을 걷는 순간 미지의 존재와 만나는 문이 열린다.

- 34,000톤의 기적
- 지난 9월 29일 ‘2014 ASLA Awards’의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올해 학생 부문은 전 세계 77개 학교에서 500여 개의 팀이 출품했으며, 이중 학생 부문‘General Design Category’에서 부산대학교 정원광, 엄성현 팀의 ‘34,000tons of Miracles’가 ‘Honor Awards’로 선정되었다. 본지는 참가 팀에게 작품에 대한 소개 글을 전달받아 수록한다. _ 편집자 주 준설선과 바지선 그리고 보세 창고 부산 영도구 내항에 있는 녹슨 준설선과 바지선이 서로 엉켜 붙어 사람의 이동이 가능하다. 마치 미로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배 위 구석구석에서는 주민들이 낚시를 즐긴다. 과거 일거리가 많고 유가가 낮을 때에는 분주하게 움직여 어선 및 무역선과 함께 역동적인 항구의이미지를 담당했다. 하지만 점점 일거리가 줄고 유가가 오르면서 준설선과 바지선들이 장기간 정박하게 되어녹이 슬고 있다. 이와 함께 주변의 보세 창고, 수리, 부품 공장의 건물이 비워지는 등 관련 산업이 함께 무너져 내렸다. 뿐만 아니라 인근 거리에는 각종 고철과 선박 자재들이 방치되어 있다. 이는 부산항의 경관을 어지럽게 만들어 영도 지역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영도구(주거지)와 구도심 사이 그리고 항구 도시 영도구의 토지이용을 보면 크게 전용 공업 지역, 준 공업 지역 그리고 일반 상업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지역의 대부분이 주거지 역할을 하고 있고, 가장자리 부분은 조선소와 관련 공장들로 이용되고 있어, 오픈스페이스 및 여가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거지는 1980년대의 경관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어 낙후되고 노후한 느낌을 자아낸다. 영도구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롯데백화점과 남포동시내가 있는 구도심이다. 구도심과 주거지를 잇는 영도다리는 부산 영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에 서서 바로 옆을 내려다보면 약 100여 척의 바지선과 준설선을 발견할 수 있다. 대상지는 부산시 영도구에위치하고 있으며, 지정학적으로 도심과 주거지 사이에 있는 요충지라 할 수 있다. 또한 대상지가 있는 부산항은 무역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바다라는 자연과 항구시설이라는 역동적인 인공물에 의해 매력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부산항은 현재 장기간 정박된 바지선과 준설선으로 인해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겪고 있다. 대상지를 품고 있는 내항은 파도와 조류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이며, 하루에도 수많은 무역선이 왕래하는 곳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양 바닥에는 퇴적이 일어나는데, 무역선들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해로 수심을 8~16m로 유지해야 하며, 매년 약 7만5천 톤의 준설이 필요한 곳이다.

- 건설기술진흥법, 조경설계업에 미칠 여파는?
- 지난 해 5월 22일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부 개정된 이래 추진되어 왔던 하위법령(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어, 올해 5월 23일부터 건설기술진흥법령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건설기술용역업의 경우, 2015년 5월 22일까지 1년간 경과 조치에 따른 시행 유예). 시행령은 5월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시행규칙은 5월 21일 법제처 심사를 통과했다. 이 법령 개정에 따라 ‘건설기술용역업 및 기술자 체계의 전면적 개편’ 내용이 구체화되었는데, 건설기술용역에 해당하는 조경설계도 이 법령의 영향을 받게 되어 조경설계업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시행령 별표5에 의거하여 건설기술용역(조사, 설계, 감리 등)이 발주될 경우, 조경설계 업체들의 공공부문 수주가 상당 부분 봉쇄될 가능성이 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재 조경 관련 단체들이 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시행령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의견 개진을 통해 국토부로부터 특정 분야에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행령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긍정적 답변을 받은 상태다. 본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 건설기술진흥법 논란과 관련된 사항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1. 건설기술진흥법은? 기존의 ‘건설기술관리법’이 개정된 법으로, 크게 3가지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첫 번째는 ‘건설기술자 체계 및 교육’과 관련된 것으로, 기존의 자격 중심 기술자 등급 체계가 건설기술자의 종합적인 기술력 평가에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는 경력·자격·학력 등을 종합하여 점수화한 역량지수에 따라 건설기술자의 등급(초급·중급·고급·특급)을 산정하도록 했다. 교육 부담 완화를 위해 교육 시간을 3주에서 2주로 단축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는 ‘건설기술용역업 분야 및 등록 요건’에 대한 것으로, 건설기술용역업의 전문분야를 종합, 설계·사업관리, 품질검사로 구분하고,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종합엔지니어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건설기술용역 업무를 포괄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설계+건설사업관리(감리 포함)+품질검사)’ 및 ‘일반 설계·사업관리(설계+건설사업관리(감리 포함))’ 업역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종합엔지니어링 수행을 위해서는 설계, 건설사업관리, 감리, 품질검사 등을 개별 법령에 따라 별도로 신고·등록해야만 했다. 아울러 건설기술용역업 진입 요건을 낮춰 업체간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등록 요건도 완화했다. 일례로, 현재는 종합감리업에 등록하기 위해 기술자 25명, 자본금 5억 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르면 기술자 10명, 자본금 1억 5천만 원만 확보하면 된다. 세 번째는 ‘안전 관련 규제 강화’로, 인명 피해 등이 발생할 경우 영업정기 기간이 강화되고, 안전관련 의무 위반의 경우도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했다. 시설안전 전문 공기업인 시설안전공단이 공사의 안전관리계획을 검토하도록 하여, 안전관련 심사의 내실화도 꾀했다. 2. 조경설계업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의 전반적인 법 개정 취지를 살펴보면, 해외 경쟁력은 강화하고, 경제적 규제는 완화(단, 안전 관련 규제는 강화)하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어서, 언뜻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기술사회를 비롯해서 관련 단체에서 건진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장외 집회를 개최하였는데, 건설기술용역업이 아니라 건설기술자의 인정 기준 완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런데 토목, 건축, 기계 분야는 건설기술용역업에 진입할 수 있는 등록 요건이 낮아지고, 관련 기술용역업이 융합·통합형으로 변경되어 경쟁력이 강화되었지만, 토목, 건축, 기계를 제외한 설계분야는 오히려 진입 장벽이 이전과 비할 수 없이 높아졌다. 조경설계업 역시 후자에 해당되어, 공공부문 설계 수주에 큰 장벽이 생겼다. 현재 조경설계업은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산업통상자원부)과 기술사법(미래창조과학부)에 따라 엔지니어링활동주체와 기술사사무소로서의 자격을 갖춰 공공부문 조경설계 용역을 수주하고 있는데, 건진법은 앞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준정부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 등이 건설기술용역사업(조사, 설계, 감리 등)을 발주할 때 건설기술용역업자(진흥법에 따라 지자체 장에게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필한 자)에게 관련 사업을 맡겨 시행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바로 이 대목이 문제다. 건설기술용역업에 등록을 해야 설계 용역을 수주할 수 있는데, ‘설계 등 용역’ 전문분야에 등록을 하려면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 1인’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조경설계는 해당이 없고, 토목·건축·기계분야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냐고 여기기 쉽지만, 현재의 법령을 살펴보면 그렇지않다. 국토부 담당 사무관의 답변 역시, 현재의 시행령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건축, 토목 설계는 물론이고 조경설계 용역을 하기 위해서는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 1인’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엔지니어링활동주체로 등록하여 활동하고 있는 조경설계사무소와 조경기술사사무소가 받을 타격은, 업체의 사정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일부의 경우는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인 것이 사실이다. 3. 조경설계업과 관련하여 중차대한 문제로 보이는데, 왜 이렇게 늦게 알려지게 된 것인가? 법 개정에는 여러 단계의 절차가 선행되기 마련이다. 건진법 역시 여러 절차를 거쳐 국회 심의, 의결을 통과했다. 그 절차 중의 하나가 관련 단체 의견 청취인데, 조경 단체도 이 과정에 참여했다. 그런데 당시 “의견없음”이라는 회신을 보냈다. 왜 그랬을까? 한국조경사회 진승범 부회장(법제 담당, 이우환경디자인 대표)에게 자초지종을 확인해 보았다. 국토부에서 관련 단체에게 법 개정 내용의 공람과 의견을 요청한 것은 맞는데, 당시에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관련 법 개정 및 제정 이후 마련된다) 시행령별표5에 담겨 있던 문제의 조항을 법 개정 시에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조경설계 용역은 건진법의 모태였던 ‘건설기술관리법’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건설기술관리법의 개정에 신경을 덜 쓴 것도 사실이다(개정된 법에 따라 시행령이 마련된 올해 5월 이후 지금까지 확인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조경 단체에서 인지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문제가 되고 있는 건설기술용역업과 관련된 사항은 경과 조치에 따라 2015년 5월 22일까지 시행이 유예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건설기술용역업 조항에 근거하여 설계 용역 발주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법 시행 여파를 체감할 수도 없었다. 4. 그렇다면 어떻게 뒤늦게라도 알려지게 되었나? 지난 10월 14일 차욱진 대표(두인디앤씨)가 조경사회 밴드에 관련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경인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 차욱진 대표에게 문의한 결과, 토목 분야 지인으로부터 건진법 관련 사항을 전해들은 후, 법 조항과 시행령, 시행규칙 등을 직접 확인했고, 그래도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국토부 담당자에게도 전화로 문의한 후,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판단이 들어 조경 단체 회장단에게 연락을 취했고, 관련 내용의 공유를 위해 조경사회 밴드에도 글을 올렸다. 또한 오랜 고심 끝에,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는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학생들에게도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조경학과 교수들도 이문제를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조경사회 회원과 조경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건진법 문제가 조경분야 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고,라펜트와 한국조경신문에 관련 기사가 속속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다.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책 마련도 이 기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5. 만약 현재의 시행령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당장 조경기사나 조경기술사 자격증이 (최소한 조경설계업과 관련해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지금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또한 현 시행령의 개선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변화 없이 그대로 시행령이 유지될 경우의 여파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공공부문 발주처에서도, 아직 관련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정확히 어떻게 발주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다만 ‘건설기술용역업’은 국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어서, 만약 시행령이 현 상태대로 유지된다면 국토부와 관련 산하 단체에서 발주되는 공공부문 조경설계 용역은 조경설계 업체에서 수주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조경설계사무소 여건상, 토목·건축 또는 기계 분야 특급 기술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공 설계 용역의 경우는 기존의 관련법을 함께 적용하여 ①엔지니어링활동주체, ②기술사사무소, ③건설기술용역업체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발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국토부에서 건진법을 개정한 이유 중의 하나가 건설기술용역업의 통합에도 있기 때문에 점차 일원화될 가능성이 크다. 안일하게 대처하기보다, 대응 방안 강구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참고로 조경기술사사무소는 기술사 1인만 있으면 기술사법에 의거 기술사사무소를 설립할 수 있다. 2014년10월 20일 현재 조경기술사는 336명(출처: 기술사종합정보시스템)이다. 엔지니어링활동주체는 기계, 선박, 금속, 화학 등 그 기술부문이 다양하다. 조경은 토목구조, 철도, 상하수도, 건축구조 등과 함께 ‘건설부문’에 속한다. 규모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의 기술인력(기술사, 기사 등)을 확보해야 한다. 서비스업에 속하는 일반 조경설계사무소는 별도의 기술 인력 확보 없이, 사업자등록만 내면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공부문 설계 수주를 하기위해서는 최소한 엔지니어링활동주체나 기술사사무소등록을 해야 한다. 건진법은 민간부문 설계 발주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기 때문에, 조경설계 업체마다 그 여파가 천차만별이다. 민간부문 설계만 하는 업체는 당장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수 있고, 이미 토목이나 건축 특급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엔지니어링 업체는 오히려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승범 부회장과 최정민 교수(순천대학교 조경학과)는 한국 조경을 뒷받침하고 있는 조경설계 업체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관내 공공부문의 조경설계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규모가 작은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여파가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공통적으로 밝혔다. 어느 분야든 저변의 중요성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구나 건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설기술용역업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 5월 이후, 건설기술용역 시장이 급변하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6. 현재의 시행령이 개선될 가능성은? 국토부 담당 사무관에 따르면, 시행령 개정은 국회 의결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법 개정보다는 수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토부에서 현 시행령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개정 절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본격적으로 건설기술용역업이 시행되는 내년 5월 23일 이전에 개선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진승범 부회장은 “시행령 별표1의 건설기술자의 직문분야에서는 기계, 전기·전자, 토목, 건축, 광업, 도시·교통, 조경, 안전관리, 환경, 건설지원 등으로 상세히 범주화해놓고, 별표5에서는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가 모든 설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 자체가 상충되는 사항이며, 각 건설기술 부문의 전문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 또한 큰 문제”라며, 환경조경발전재단, 한국조경학회 등과 함께 국토부에 현 시행령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건진법 문제와 관련하여, 최정민 교수는 “조경가들은 임승빈 교수의 저서 제목처럼 ‘조경이 만드는 도시’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택지분양부터 설계, 건설공사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법이 만드는 도시’인 것이 현실이라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법제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 교수들도 방관만할 것이 아니라, 조경 분야와 학생들의 미래가 걸린중대한 문제이니만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승범 부회장은 “이번 문제에 대한 반응을 보면, 업체마다 조금씩 온도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누군가에게는 건진법 시행령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설기술용역업과 무관해 보이는 조경공사업에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변에서 지나치게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느슨한 판단이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토부에서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문서상으로 개정된 것이 아니기에, 확실히 개선되는 순간까지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건설기술진흥법 관련 내용은 이번호 CODA에서도 일부다루었다. 본지 159쪽 참조).

- [시네마 스케이프] 원스
- 노래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넘쳐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더 이상의 실력자는 없겠구나 싶었는데 어디서 그렇게 또 나타나곤 하는지. 열풍이 불던 초반에 비해 일일이 챙겨보지는 못하지만, 화제가 되는 동영상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이 전해진다. 단 몇 분 만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눈물까지 흘리게 만드는 힘은 대체 무엇일까. 최근 개봉해 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을 전하고 있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에서 주인공은 음악을 통해 ‘진정성’을 표현한다고 말한다. ‘진정眞情’의 사전적 의미는 ‘거짓 없이 참’이며, 유네스코에서 정의하는 ‘진정성Authenticity’은 ‘본질 및 기원을 증명할 수 있는 정품, 또는 본래 가진 원형’이다. ‘Authenticity’는 옥스퍼드영어사전에서 ‘진짜임’이라고 설명된다. ‘비긴 어게인’을 보고 나니 감독의 전작인 ‘원스Once’가 떠올랐다. ‘원스’의 두 주인공(글렌 핸사드, 마케타 잉글로바)은 ‘비긴 어게인’의 주인공(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처럼 유명 배우도 아니며, 배경 역시 근사한 뉴욕이 아닌 아일랜드의 더블린이다.영화는 쇼핑몰로 보이는 거리에서 남자가 기타 케이스를 앞에 두고 노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심하게 그의 옆을 지나고, 마약에 취한 부랑아가 근처를 서성이다 동전 몇 푼이 전부인 기타 가방을 들고 도망친다. 노래 부르던 그는 필사적으로 부랑아를 쫓아가 근처 공원에서 기어이 붙잡는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남자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절규하듯 노래를 부른다. 일정 거리를 두고 손에 든 카메라로 촬영한 듯 조금씩 흔들리는 이 장면은 마치 관객이 남자 앞에 서서 실제로 노래를 듣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노래가 끝나자 한 여자가 박수와 함께 10센트를 기타 케이스에 넣는다. 시큰둥해 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음악에 관해 묻는다.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처음 만난다. ‘가짜’ 이야기지만 ‘진짜’로 느껴지는 인상적인 첫 시퀀스다. 피아노를 살 형편이 되지 않는 여자가 피아노를 연습하는 악기점에서 그들은 처음으로 함께 노래를 부른다. 여전히 카메라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흔들리고, 그들의 옆에는 여자가 수리해달라고 끌고 온 진공청소기가 놓여있다. 악기점 주인은 신문을 읽다 옅은 미소를 지을 뿐 과장된 호들갑 따윈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여자가 밤에 건전지를 사러다녀오는 장면이다. 남자가 빌려준 시디플레이어로 곡을 들으며 노랫말을 만들던 여자는 어린 딸의 저금통에 들어있던 동전을 챙겨 들고, 잠옷 위에 가운을 걸치고 슬리퍼를 신은 채 가게로 향한다. 건전지를 끼워 넣고 노랫말을 붙이며 걸어오는 길을 카메라가 따라 걷는다. 인위적인 조명 없이 촬영한 듯 가게 불빛이나 가로등에 의지한 여자의 모습은 컴컴한 곳을 지날 때는 아예 보이지 않기도 한다. 몇 블록의 코너를 돌며 여자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서야 비로소 관객은 여자의 속마음을 알게 된다. 더블린의 어느 허름한 주택가를 함께 걸으며 ‘거짓이 아닌 참’ 사연을 듣게 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서영애는 ‘영화 속 경관’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고, 한겨레 영화평론전문 과정을 수료했다. 조경을 전공으로 삼아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지만, 극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영화는 경관과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 맺는지 보여주며, 그것이 주는 감동과 함께 인문학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텍스트라 믿고 있다.

- [스튜디오 201, 설계를 다시 생각하다] 저항하기
- 주민참여 주민참여? 물론 중요하지. 디자이너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항을 반영할 수 있고,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고, 더욱 민주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모두 동의해. 그런데 주민참여가 설계와 큰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어. 솔직히 말해서 주민참여 설계의 사례들, 좀 촌스럽지 않아? 타일 만들기, 벽화 그리기, 텃밭 가꾸기. 항상 식상한 아이템의 반복이잖아. 만약 주민들의 불만이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주민참여라면 내가 어제 인터넷 쇼핑몰에 불만섞인 글을 써놓고 환불 요구한 것도 주민참여겠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안을 관철시켜서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기는 경우는 들어봤어도, 주민참여를 통해서 걸작이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어. 그리고 그토록 신선했던 설계안들이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그저 그런 작품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그래서 말인데 친구야. 네가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주민참여에는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저항 1 –하이라인 최근 디자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공원을 꼽으라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하이라인High Line을 선택할 것이다. 설계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공원의 디자이너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경가 제임스 코너James Corner라는 사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 공원을 기획하고 만든 당사자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그림1). 맨해튼 웨스트 첼시 지구를 관통하고 있는 고가 철도 하이라인은 1980년을 끝으로 운영되지 않고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었다. 뉴욕 시는 이 버려진 고가 철도를 철거할 계획을 발표한다. 어릴 적부터 이 동네에서 자란 청년 로버트Robert Hammond는 우연히 신문에서 철거 계획을 보고 의문을 품는다. ‘이 멋진 구조물을 꼭 철거해야만 할까’ 여러 건축 및 문화재 보호 단체, 그리고 시당국에 문의를 해본 결과 아무도 이 구조물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이라인 철거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다는 소식을 듣고 로버트는 난생 처음으로 주민 공청회에 참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이라인의 철거에 의구심을 품은 또 다른 청년 조슈아Joshua David를 만나게 된다. 로버트는 조슈아에게 말을 건다. “저기요, 우리 무언가를 함께 시작하지 않을래요”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line은 이렇게 두 명으로 시작되었다(그림2).1 두 청년은 하이라인을 철거하려는 시당국의 계획에 맞서 여러 가지 활동을 시작한다.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고, 대상지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디자인 대안도 제시하고, 법적 대응 절차도 강구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로버트와 조슈아는 사진가 스턴필드Joel Sternfeld와 연락해 대상지의 현황 사진을 찍기 위해 하이라인 구조물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맨해튼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야생의 정원을 목격한다. 그때 그들은 하이라인이 모두를 위한 공원으로 다시 탄생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그림3).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하이라인의 모습을 공개한 사진 전시회는 엄청난 대중들의 호응을 얻고 하이라인은 지역 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다. 5년 뒤 하이라인 친구들은 지역 주민 대다수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한다. 마침내 2004년 새로운 뉴욕 시장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와 시당국은 하이라인을 공원으로 만들기로 결정하고, 2009년 하이라인의 첫 구간이 개장한다. 로버트와 조슈아가 하이라인 친구들을 만든 지 정확히 10년만의 일이다. 현재 하이라인 친구들은 뉴욕 공원국과 함께 공원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고 향후의 공원 이용 계획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하이라인을 제임스 코너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코너는 철거될 구조물을 보존하자고 주장한 적도 없고, 이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도 않았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시당국의 결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하이라인을 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모든 기획과 실천은 로버트와 조슈아가 생각하고 발로 뛰어가며 이루어낸 성과다. 그렇다면 하이라인은 누가 만든 것인가? 제임스 코너라는 세계적 디자이너인가, 아니면 두 명의 동네 청년인가? 우리는 좁은 의미에서 코너가 제안한 공간적 구상과 도면들을 설계라고 부른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보면 하이라인의 설계는 로버트가 어릴 적부터 보아오던 구조물의 철거 계획에 저항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코너는 하이라인을 공원으로 만들기까지의 많은 과정 중 일부분만을 담당한 협력자일 뿐이다. 로버트와 조슈아는 하이라인의 가장 중요한 의의를 물어보았을 때, 철거될 위기의 근대 유산을 보존했다거나, 지역에 뉴욕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소를 만들었다거나, 현대 건축과 조경에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두 청년은 아무런 지식도, 경험도 없었던 그들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킴으로써 누군가 또 다른 하이라인을 자신의 지역에 만들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점이 하이라인의 가장 큰 의의라고 말한다. 저항 2 - 포르타 볼타와 파킹데이 로버트와 조슈아는 하이라인을 통해서 저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저항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시의 잘못된 결정이 아무런 근거가 없을 수도 있고, 나의 이웃이 그 잘못된 결정을 그대로 따르는 이유는 무관심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저항이 하이라인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발전되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저항의 목소리는 대립되는 논리나 무관심 속에 묻혀버린다. 그럴 경우 실천이 중요하다. 설계는 실천적 저항의 가장 중요한 도구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포르타 볼타Porta Volta라는 동네에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공지가 있었다. 어느 날 서커스 단원들이 이곳에서 서커스 연습을 시작했고 동네 아이들에게 공짜 서커스는 인기 있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이 공지는 주민들이 모이는 동네의 명소가 되었다. 얼마 뒤 공지는 한 재단에 팔려 주차장으로 개발되기로 결정된다. 주민들은 그 계획안에 맞서 이 부지를 작은 공원으로 만들 계획을 시에 제출한다.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시는 개발이 착수되기 전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주민들이 자유롭게 부지를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어준다. 작은 지역 설계 회사와 함께 주민들은 쉼터,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텃밭, 정원으로 이루어진 공원을 만들어 나간다. 이 빈터는 화려하진 않지만 주민들이 늘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가꾸어나가는 공공 장소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약속대로 한 달 뒤에 이 공원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철거된다(그림4, 5).2 김영민은 1978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조경과 건축을 함께 공부하였고 이후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Group에서 6년간 다양한 조경 설계와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USC 건축대학원의 교수진으로 강의를 하였다. 동시대 조경과 인접 분야의 흐름을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읽어내는 데 관심이 있으며, 설계와이론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역서로 『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이 있으며, 『용산공원』 외에 다수의 공저가 있다.

- [조경가의 서재] 책과 헤어지지 않기2
- ‘올곧은 삶’이라는 손 글씨 벌써 가물가물한 일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 너머옆집에서 자취를 하시던 담임선생님이 실로 오랜만에 내 고향 집을 찾으신 적이 있었지요. 대학 합격을 축하한다면서 불쑥 내민 문고판 크기로 출판된 토마스 불핀치Thomas Bulfinch의 『그리스 로마 신화』 표지 안에는 ‘올곧은 삶’이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담임선생님의 연배가 아마도 지금 내 나이쯤이었을 겁니다. 선생님은 굳이 산골 분교만 골라서 다니시던 아동문학가였습니다. 소박한 동화를 쓰겠다는 목표를 초임부터 묵묵히 실천하시던 선생님도 때로는 삶의 궤적이비틀거린다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부끄럼 탓인지 짧은 글귀의 뜻을 여쭙지 못했지요. 벌써 마흔을 넘어 수년이 부질없이 더 흘러갔습니다. 시인 허연은 이렇게 이야기했지요. “내 나이에 이젠 모든 죄가 다 어울린다는 것도 안다. 업무상 배임, 공금횡령, 변호사법 위반. 뭘 갖다 붙여도 다 어울린다. 때묻은 나이다. 죄와 어울리는 나이. 나와 내 친구들은 이제 죄와 잘 어울린다.”2 그렇군요. 부인할 수 없어요. 적잖이 비열하고 야비해도 별 이상할 게 없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회의하고 탈선하고 타락하려는 삶을 ‘올곧게’ 잡아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이라는 날을 다시 살면서 결코 너의 정신을 그 위엄 있는 말이 흐리게 하는 일이 없도록, 그런 걸 해서 뭐가 되겠는가, 라는 예의 그 말이.”3라는 시인 겸 비평가 폴발레리Paul Valéry의 결연한 다짐처럼. 문사철시서화는 오늘날 설계가의 소양이지만 신영복 선생이 이르기를, 군자는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중략)… 문사철시서화文史哲詩書畵를 두루 익혀야”4했다고 하지요. 무릎을 쳤습니다. 그 대목을 읽고 바로 이 여섯 자가 다름 아닌 우리 설계자들이 평생 익힐 소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퍼뜩 드는 생각을 조금 다듬어보면, 책을 읽고 쓴다는 것과 설계를 한다는 것은 실은 꽤나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적어도 나에겐 아주 멀지요. 문학과 설계가 비슷한 시간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비슷한 결과 물을 내지는 않는다는 말이지요. 쉽사리 금방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사키 아타루는 자신의 책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읽을 수가 없는 것을 읽는 것입니다. 그래서 되풀이 해서 읽는 것이고, 이를 통해 마침내 남의 꿈을 그대로보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접속하게 되면 정면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지요.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광기의 도박입니다. ‘읽어버리면’ 써야 하고, 고쳐 쓰면 따르지 않을 수 없으니 죽음까지 불사합니다. 성서를 읽고, 다시 읽고, 쓰고, 또 고쳐 쓴 문학가이자 혁명가인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는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이렇게 말합니다. “나, 여기에 선다. 나에게는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5 두렵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기 방어적 태도를 취하며 책을 그저 ‘정보’의 수준까지만 받아들이고 만다는 겁니다. 문학을 통한 혁명을 외면하지요. 그렇다면 설계는 어떨까요? 허대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받았다. 졸업 후 1999년부터 16년째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고 있다. 4년 전부터는 개인 주택 정원, 어린이집과 학교의 외부 공간, 농장 조경계획, 공장 외부환경 개선사업, 아파트 조경 가이드라인 등 하나하나 성격이 다른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중에 그 공간에서 머무는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하는 조경설계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테라(STUDIOS terra)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공저로 『철새협동鳥합』이 있고, 제프 마노가 쓴 『빌딩 블로그』를 번역한 바 있다.

- [그들이 설계하는 법] 방법론에 대하여: 설계에 대한 탐구적 접근
- 첫 번째 글에서는 비정통성, 기회주의, 그리고 책임감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해 나의 설계 방법론이 구체화되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호에서는 실제 설계를 함에 있어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여느 조경가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설계를 할 때 연구, 분석, 개념, 프로그램 설정, 공간의 구상과 같은 과정을 거치며 다이어그램을 그리고 투시도를 만든다. 특별히 남과 다른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하는 것은 아마 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남과 다른것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완전히 희한한 새로운 것을 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것을 보고 똑같은 것을 하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방법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연구 방법론은 가설을 설정하고 연구를 통해 이를 검증한다. 전통적인 설계 과정도 이와 비슷해서 합리적 분석을 통해 초기에 설계의 전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이용해 최종적으로 도출되는 논리와 결과를 정당화시킨다. 이와 상반되는 방법이 탐구적인 연구exploratory research다. 어떠한 가설이나 전제를 갖고 특정한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다양한 방향을 연구한 후 여기에서 나타나는 증거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구의 궁극적인 방향이 발견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탐구적 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1996년 하버드 GSD에서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함께 하버드 도시 연구 프로젝트Harvard Project on the City를 수행할때였다. 연구 첫 시간에 모든 연구원이 각자의 연구 주제와 이를 위한 가설thesis을 만들어 왔는데 연구를 총괄한 콜하스가 엉뚱한 주문을 했다. 모든 가설을 버리고 백지에서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가설을 원하지 않는다.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연구는 이미 답을 알고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장 잘 되어도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설과 입증의 전통적인 연구 방식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이와 같은 탐구적인 방법론은 획기적인 것이었는 데,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결과를 추구하는 연구방식이 지금까지 나의 설계 방법론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탐구적 접근은 당연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기대하지 않은 전혀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해준다. 탐구적 방법론에서 연구와 분석은 결과를 정당화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차태욱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수퍼매스 스튜디오(Supermass Studio)의 대표로 미국을 근거로 한 17년간의 국제적 설계 경력을 통해 설계및 프로젝트 운영, 시공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하버드 GSD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 매사추세츠,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에 공식 등록된 미국 공인 조경가로서 친환경전문자격증(LEED)을 보유하고 있다.

-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 속으로] 데이비드 브룩스
- 2012년, 타임스퀘어 인근 뮤지컬 극장가에 대형 설치미술이 모습을 나타났다. 고층 건물 사이에 설치된 작품은 마치 땅에 묻힌 단층집처럼 보인다. 미국의 도시 외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조로운 단독 주택의 모습이지만, 땅에 묻혀 있어서 보이는 건 지붕뿐이다. 아스팔트 싱글asphalt shingle이라는 저렴하고 평범한 재료로 만든 지붕은 미국 교외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을 이룬다. 그런데 맨해튼 한가운데 출현한 이 지붕은 너무나 이질적이고 독특하다. 게다가 작고 아담한 지붕도 아니고 무척이나 덩치 큰 주택, 소위 말하는 맥맨션McMansion 지붕이다. 맥맨션이란 넓은 대지에 자리한 최상위층의 저택과는 달리, 중산층을 겨냥해 일반적인 넓이의 택지에 면적을 낭비하는 과도한 크기와 천편일률적인 모양으로 찍어낸 듯한 주택을 말한다. 맥도날드처럼 저렴하고, 지나치게 크며, 사회적인 문제가 된 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맥맨션은 주택 시장의 비정상적인 과열을 부추기고 겉모습을 중시하는 얄팍한소비주의를 대표한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가장 먼저 골칫덩이로 대두된 것이 맥맨션이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미국의 자연 경관을 무서운 속도로 좀먹어가는 맥맨션과 스프롤sprawl 현상을 뉴욕 한가운데로 가져왔다. 그는 어린 시절 거의 매년 플로리다남부로 가족 여행을 다녔는데 해마다 습지가 메워져 주택가가 되고 쇼핑몰이 들어서는 모습에 경악했다고 한다. ‘사막 지붕Desert Rooftops(2011~2012)’은 이러한 무분별한 개발의 확산을 예술가의 눈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는 ‘스프롤’이라는 미국 사회의 복잡다단한 현상을 아스팔트 싱글 지붕으로 압축시켜 표현했다. 우리가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스프롤의 단면이 지붕이라는 장치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최근작인 ‘갭 이콜로지Gap Ecology’, 일명 ‘리프트와 종려나무의 정물화Still Life with Cherry Picker and Palms(2009~2013)’는 대개 건물의 유리창 청소나 보수작업에 이용되는 이동식 리프트 위에 종려나무 화분을 올려놓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치 최근에 유행하는 옥상 정원과 그린 빌딩에 대한 냉소적인 일격 같다. ‘보존된 숲Preserved Forest(2010~2011)’은 열대 지방의 무성한 숲 일부를 갤러리로 옮겨와 스프레이 콘크리트로 수목의 잎과 줄기를 모두 덮어버린 작품이다. 아마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발 지역 도로변 숲이 시멘트 먼지를 뒤집어 써 회색빛으로 박제가 된 모습을 은유한 것 같다. 혹은 수박겉핥기식으로 전개되는 환경 보존 운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외침으로 들리기도 한다. ‘대이동과 구아노의 정물화Still Life with Stampede and Guano(2011)’는 인상적인 과정 중심의 작품이다. 시멘트로 만든 동물상을 플로리다 군도 야생조류센터Florida Keys Wild Bird Center에 넣어두어 갈매기와 펠리컨 등의 갖가지 새똥, 즉 구아노guano가 자연스럽게 표면을 덮어 만드는 패턴을 보여준다. ‘새똥’이라는 핵심적인 자연의 순환 고리를 여과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이 작품은 강렬한 시각적 효과뿐만 아니라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새똥을 맞은 시멘트 동물처럼 우리는 항상 새똥을 맞고 산다.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한 해에도 여러 가지 전혀 다른 콘셉트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브룩스는 오랜 기간 보전생태학 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독특한 시각의 토대를 형성했다. 환경의 시대, 우리의 식상한 자연관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데이비드 브룩스의 작업은 조경가로서 눈여겨 볼만하다. Q. 플로리다 남부와 남아메리카를 정기적으로 여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현지 조사는 예술적 작업을 위한 기초 연구인가? 보전생태학 활동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그에 대한 당신의 관점은 무엇인가? A. 지난 15년간 많은 시간을 어류학자와 조류학자, 보전생물학자들이 이끄는 현지 조사에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해 왔다. 플로리다 남부의 플로리다 군도Florida Keys와 에버글레이드Everglades,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유역Amazon Basin, 가이아나 쉴드Guyana Shield, 안데스 산맥 유역Andean river drainages 등을 탐험했다. 학제간 협력에 기반을 둔 보전생물학처럼 나의 작업은 문화적 문제와 자연환경을 연결한 결과물이다. 자연은 언제나 문화라는 틀을 통해 인식되고 이용된다. 보전생물학이란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사명을 둔 다학제적 과학이다. 보전생물학자들은 역사와 기반 시설, 미학, 사회적 책임 등을 시대 경관이 공유하는 토대로 보기 때문에 그런 주제들을 혼합한 분석 방법을 종종 사용한다. 나의 작업 또한 보전생태학 처럼 수많은 주제 사이를 오가며 형태적인 도구와 소재의 전통, 대상지의 제약된 환경 등을 얼기설기 엮어나가는 방식을 취한다. 나는 현대의 세계화된 자본주의가 토해낸 심각하고 다급한 상황을 중심 주제로 다룬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활동하는 보전생물학자들이 현 시대의 가장 전위적 사상가들avant-garde thinkers이며 예술적 담론을 위한 산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5, 2007, 2010, 그리고 2012년에 나는 베네수엘라의 브라조 카시퀴아레Brazo Casiquiare, 브라질의 아크리Acre, 에콰도르의 코르디예라 델 콘도Cordillera del Condor, 페루의 마드레 드 디오스Madre de Dios 등지에서 생물학적 조사 작업을 진행하는 과학자들을 도왔다. 그 네 차례의 원정을 통해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큰 결실을 맺었고 우리는 약 40여 종의 보고되지 않은 어류를 수집했다. 그러나 이 무척이나 궁벽한 아마존의 오지에서조차 인간이 미친 영향은 충분히 충격적이 었고 경악스러웠다. 오늘날의 세계화된 경제와 문화적 욕구, 사회적 병리현상, 말세적인 규모의 생태적 재앙은 마치 하나의 복잡한 정신병처럼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느꼈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과 대결을 부추기면서 엔트로피의 급격한 증가를 가속화한다. 나는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엔트로피를 기록·해석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나의 분야인 문화적 영역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어떤 관념적ideological인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 꼭지를 연재하고 있는 인터뷰어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 오피스를 이끌며 10여 차례의해외 공모전에서 우승했고, 주요 작업을 뉴욕시립미술관 및 소호, 센트럴파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지의 갤러리에전시해 왔다.
- [공간 공감] 지앤아트스페이스
- 2008년에 개관한 지앤아트스페이스Zien Art Space는 도자 예술을 기반으로 한 복합 문화 시설이다. 대개 복합 문화 시설이라는 용어는 랜드마크적 건축물과 다소요란한 사이트 플랜, 대형 환경 조형물, 그리고 수많은 인파 등을 연상시키기 마련이다. 문화와 소비의 결합을 축제적 분위기로 승화시키는 복합 문화 시설은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판타지를 제공해주어야 하는 곳일 것이다. 그런데 이곳 지앤아트스페이스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단 크게 튀지 않는다. 자연녹지 지역의 건폐율 제한 때문에도 그러했겠지만, 슬쩍 둘러보았을 때 강하게 감지되는 형태적 잔상이 크지 않다. 오히려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길 건너편의 백남준아트센터로 몰리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가로와 접하는 면에 자작나무 숲을 조성하여 대상지를 조금 더 가리고자 하는 시도도 엿볼 수 있다. 실제로는 꽤 큰 규모의 시설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을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에서는 분절된 몇 동의 건축물을 보여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선큰 방식의 구성을 통해서 얻는 또 하나의 이익은 바깥으로 보이는 산만한 경관을 레벨 차이를 통해 차단함으로써 대상지 내의 깔끔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정욱주는 이 연재를 위해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글쓴이 외에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였고,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 라벨레인 브리지
- 라벨레인Ravelijn은 네덜란드의 베르헨 옵 좀Bergen op Zoom 시에 위치한 요새화된 섬이다. 군병 엔지니어인 메노 판 쿠호른Menno van Coehoorn에 의해 18세기 초에 건립되었으며, 그의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현존하는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이 요새화된 섬은 방어적 기능을 위해 지상을 통한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보급품과 병사들을 요새로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80m 가량을 노 저어 이동해야 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요새의 출입구가 그 흔적을 보여준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요새는 더 이상 방어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1930년에는 주변보다 높게 세워진 목재 교량이 추가로 건설되었다. 현재 라벨레인은 주로 작은 규모의 대중 및 개인 행사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라벨레인 브리지The Ravelijn Bridge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해야 했다. 첫 번째는 요새를 도심과 연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추가적인 탈출로를 마련하는 것이다. 라벨레인 브리지의 형태는 과거 이 요새에 물자 공급을 하는 방식에서 착안되었다. 다리의 설계 개념은 과거 배가 지나다녔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다.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요새까지 이어지는 다리는 도시와 요새 사이를 오가던 배의 이동 경로를 그대로 재현한다. 라벨레인 브리지는 경로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배의 모습을 모방한다. 다리는 수면 아래의 지반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를 갖는다. 겨울철에 다리를 요새의 바깥 측면으로 이동시키면 요새 주변을 실외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리와 이어진보트 선착장의 계단은 수위에 따라 아래위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데크 부분은 볼록하게 만들어져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Architect RO&AD Architecten Design Team Ro Koster, Ad Kil, Martin vanOverveld Commissioner City Council of Bergen op Zoom Structural Engineer W2N Engineers, Drachten,Netherlands Contractor Allflex, Halsteren, Netherlands Location Bergen op Zoom, Middelburg,Netherlands Function Pedestrian bridge Total Length 80 meters Construction Time 3 months, finished March 2014 Photographs Eric Stekelenburg,RO&AD Architecten 알오앤에이디 아키텍텐(RO&AD Architecten)은 2002년에 설립된 네덜란드의 건축설계사무소다. 이들은 다양한 스케일과 성격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속가능성, 명확성, 열정, 그리고 신선함을 공통적으로 담아내려고 한다. 알오앤에이디는 ‘요람에서 요람까지(Cradle toCradle)’라는 원칙에 입각해 설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제품의 제작 및 사용, 그리고 재활용까지 생각하는 ‘작동하는 설계(working drawing)’로 마무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 트롬펜버그 에스테이트
- 트롬펜버그 에스테이트는 ’s-그레이브랜드1에 남아있는 유산 중 하나다. 트롬펜버그 에스테이트는 위쪽으로는 호이Gooi의 모래땅이, 아래로는 베흐트 강river Vecht 주변으로 이탄지peatland가 형성되어 있는 경계에 위치했다. 힐버섬Hilversum 서쪽의 미개간지였던 이 지역은 네덜란드인에게 ‘황금 세기Gouden Eeuw’2라 불리는 17세기에 초록이 무성한 영지로 탈바꿈했다. 현재의 트롬펜버그는 코르넬리스 트롬프 제독Admiral Cornelis Tromp3이 1677년에 지은 저택이다 ― 현재의 트롬펜버그 저택 이전에 이 부지에는 안드리스 비커(Andries Bicker)가1636년에 지은 또 다른 저택이 있었지만 네덜란드인에게 ‘재앙의 해’로 불리는 1672년, 프랑스인에 의해 불타버렸다. 코르넬리스 트롬프는 첫 번째 남편으로부터 영지를 물려받은 미망인 마가레타 반 레포스트Margaretha van Raephorst와 결혼하면서 트롬펜버그 영지의 주인이 되었다. ‘황금 세기’에 ’s-그레이브랜드는 호이 교외 지역의 개발로 큰 이익을 본 암스테르담의 고위 공무원들과 상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름 별장지였다. 이 시기에 그들은 자신의 농장을 아름다운 정원과 파크가 있는 커다란 시골 저택으로 개조했다. 트롬프와 반 레포스트는 그들의 저택을 고전적 양식으로 꾸몄다. 저택 앞의 호수에 떠 있는 네 개의 섬은 대칭적으로 배치되었다. 저택의 바로 뒤 둥근 거울못 주위로 기하학적인 ‘산책 정원strollinggarden’을 조성했으며, 정원 뒤로는 농지가 딸린 담으로 둘러싸인 과수원enclosed orchard을 만들었다. Team Sylvia Karres, Lieneke van Campen, Tomas Degenaar, Claire Oude Aarninkhof, Cristina Colonetti In partnership with Simon Klingen Client Dutch Government Buildings Agency Location ’s Graveland, Netherlands Area 21ha Completion 2012(Phase1) Photographs Chiel van Diest, Karres en Brands 카레스 앤 브란트(Karres en Brands)는 네덜란드와 해외의 여러 프로젝트와 연구, 공모전 등에 참여하고 있다.토지 계획, 기반 시설 프로젝트, 공원 및 정원 설계, 도시계획, 시설물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의 공간 디자인 작업을 아우르고 있으며, 현대에 발생하는 공간적 도전에 맞서 적절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열정과 장인 정신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 자연과 ‘닮은’ 모습을 만드는 일
- 지금도 분명히 기억이 난다. 불과 몇 달 전, 나는 『환경과조경』 면접을 앞두고 친구에게 모의 면접을 부탁했다. 친구는 그럭저럭 무난한 질문을 던졌고 나는 시험공부 하듯 외워둔 ‘모범 답안’으로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마지막 질문, “그렇다면 ‘환경’과 ‘조경’은 어떤 관계에 있나요”에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서둘러 백과사전을 뒤졌다. “‘환경’은 인간에게 선험적으로 주어진 생존조건의 총화이며, 인간은 유사 이래로 ‘환경’과의 상호관계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인간은 ‘환경’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왔는데, 이러한 변화의 결과물 혹은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인간 행위를 광의의 ‘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조경’은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시공·관리하는 예술이다.”1 알 듯 모를 듯 어려운 이 문장을 곱씹으며 면접에서 절대 이 질문이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결국 면접장에서는 이 질문이 나오지 않았지만 어찌나 열심히 외웠던지 지금까지도 그 답안을 기억하고 있다. 뜬금없이 나의 면접 이야기를 꺼낸 것은 대관령 하늘목장에서 당시 어렵게 느껴졌던 그 질문을 다시 받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드넓은 초지, 푸르른 하늘, 아스라이 물결치는 능선이 있는 풍경. 총면적 1,100만m2에 이르는 장대한 자연 경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한다. ‘선험적으로 주어진’ 자연 환경이 너무 거대하고 강렬해서 이곳에 무엇을 더하거나 뺀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신성모독’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곳에 조경이 비집고 들어갈 영역이 있을까’ 몇 달 전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을 다시 떠올렸다. 투박함, 꾸밈없이 아름다운 “처음에는 목장의 능선을 따라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오랫동안 목장의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풍력발전기가 오히려 시선에 방해돼요.” 취재를 가는 차 안에서 이수학 소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설레는 마음이 커져갔다. 실제로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풍력발전기였다. 하늘목장은 1단지와 2단지가 양 갈래로 뻗어 나가 ‘V’자 형태를 이룬다. 이 능선 둘레를 따라 100m 높이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띄엄띄엄 놓여있다. 대관령 일대에만 풍력발전기가 49대 있는데 이 중 29대가 하늘목장에 있다고 한다.2 마치 거대한 설치 미술처럼 연이어 늘어선 풍력발전기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수학 소장의 말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이 풍경에 익숙해지고 좀 더 구석구석 바라보게 되면서 이 거대한 오브제는 쓸데없는 수식처럼 느껴졌다. 운무가 순식간에 파도처럼 밀려오고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하늘이 목장을 감싸는 이곳에서는 거칠고 투박한 자연만이주인공이었다. 최근 농장 체험, 목장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동화같이 인위적인 모습으로 꾸민 농장과 목장이 늘고 있는데 반해 하늘목장은 지난 40년 동안 가꾸어 온 목장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하늘목장의 백승두 사장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외부 사람은 이해가 안 될 겁니다. 하지만 한일시멘트 사람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이 목장은 성지와 같은 곳입니다. 선대 회장의 남다른 애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개방할 생각을 못했던 것이지요.”3 이수학 소장은 방대한 부지에 비해 부족한 예산과 목장에 대한 이곳 사람들의 남다른 애착 때문에 설계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 입선: 황토현, 모두가 평등한 땅
- 황토현은 농민과 혁명의 기억이 오롯이 새겨진 현장이다. 우리는 과거 시제의 서술과 상징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체험하는 기억’으로 황토현과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고자 한다. 장소에 깃든 기억을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공원이란 방문자가 스스로 거닐고 살피고 더듬으면서 장소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공원이다. 세 가지 이야기 폴Poles - 십만의 목숨, 십만의 폴: 농민군의 죽창을 떠올리게 하는 대나무와 기둥 등 수직적 요소를 도입해 부지 전체를 하나로 엮어주고 조형미를 부여한다. 또한 ‘10만’이라는 숫자를 통해 10만 농민의 희생을 직접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루프Loop - 모두가 평등한 세상, 평등한 +29.5: 29.5m 레벨의 루프는 산발적으로 흩어진 기존 시설을 위계가 없는 하나의 공원으로 통합하며, 동등한 레벨을 따라 걷는 경험을 통해 ‘평등’이라는 이념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게끔 한다. 이 루프에서 모든 프로그램이 발생하고 엮인다. 루프 자체가 곧 기념 공간이다. 필드Field - 평등을 위해 피 흘린 전장, 황토현: 자연상태 그대로의 드넓은 초지, 그 거친 질감을 통해 전장을 체험하도록 한다. 초지의 계절 변화와 수위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게 되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간극을 뛰어넘어 동학의 의미를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다층적인 경관 동학의 평등사상에 입각한 위계 없는 루프를 따라 돌며 공원의 체험이 이루어진다. 루프의 연속적인 흐름은 폴, 필드와 만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성격의 기념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완결된 하나의 기념 공원을 형성한다. 루프를 돌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되는 거친 초지는 그 자체의 물성을 통해 끊임없이 과거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반면, 필드에서 바라보는 루프는 일종의 ‘지평선’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학농민혁명이 이루고자 했던 ‘평등’이라는 가치를 환기시킨다. 폴은 루프와 필드를 넘나들면서 두 요소를 시각적, 공간적으로 엮어준다. 기억을 되짚는 여정 Intro. 혁명의 불꽃 만석보: 방문자가 가장 먼저 만나는 디자인적 요소는 가로막힌 황토벽이다. 황토벽 사이로 난 틈새로 들어가면 벽 위로 올라가는 램프를 만나게 된다. 이 램프를 따라 서서히 오르면 비로소 동학을 기념하고 체험하는 공원으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01. 모여드는 농민들: 황토벽에서부터 동학의 평등 이념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레벨 29.5m의 루프가 시작된다.

- 장려상: 黃土峴 들풀, 하늘을 보다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위해 1897년 동학농민혁명, 들풀과 같이 가장 낮은 자리의 농민들이 스스로 자신들 삶의 주인임을 선언하며 역사의 전면에 나선다. 인내천人乃天 즉, 신분이나 빈부의 차별을 벗어난 인본주의 사상의 전파로 농민들은 스스로를 의지하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일어난다. 2014년 가을, 땅과 함께 평생을 살다 땅으로 스러져간 농민들의 염원을 땅에 담는다. 땅을 세워 인간으로서의 삶을 위해 의연히 일어선 그들의 뜻을 기리고, 한길 땅 속 내림으로 그들의 값진 희생을 추모한다. 갈라진 땅 틈으로는 그들이 가슴에 담았던 하늘을 투영한다. 땅 결 사이로 솟아오른 들풀의 이미지처럼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가치는 방문객의 다층적인 경험 속에서 구현되고 전파된다. 높고 낮음이 없이 누구나 동등한 희망을 위해 사발통문은 은유적으로 높고 낮음 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세계를 꿈꾼다. 기존시설과 새로이 들어서는 시설 각각에 영역과 방향성을 부여한다. 이들은 주체와 객체의 구분 없는 사발통문처럼 독립된 경관 요소로 작용하되, 전체가 모여 대상지에 하나의 새로운 질서를 부여한다. 중요한 전술적 거점이었던 도교산, 사시봉(농민군 주둔지), 황토현(관군 주둔지), 그리고 혁명의 도화선이었던 만석보와 배들 평야 등의 지형 속에 산재된 기존 시설 사이에 새로운 시설과 동선을 배치한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땅과 함께 숨 쉰 땅의 사람들을 위해 대상지의 황토는 붉다. 모든 양분이 용탈되고 철분만이 남은 외국 사막의 붉은 색이 아니라 갓 태어나 암석에 들어있던 무기 성분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우리나라 최대 곡창 지대를 지탱하는 혈기 왕성한 젊음의 붉은색이다. 이 붉은 땅과 함께 살아온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주목한다. 산자락 완만한 남사면에서 계절따라 다양한 색채의 작물을 키워내고 밭 귀퉁이 소나무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힌다. 드넓게 펼쳐진 작물 사이로 굽이굽이 난 붉은 빛 황톳길은 열린 하늘과 대비를 이뤄 인상적인 경관을 만들어 낸다. 황토는 땅에 뿌리내린 농민의 색깔이며 질감이다.

- 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 가로누운 들판을 따라 세 개의 선을 놓는다. 첫 번째 선은 동학의 정신이다. 인내천人乃天이라는 동학의 철학을 풍경과 경관 계획의 원리로 삼는다. 두 번째 선은 혁명의 실천이다. 평등을 위한 동학혁명 전투 역사를 배치와 입면 계획의 원리로 삼는다. 세 번째 선은 공간의 연결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사람의 길, 희망으로서의 동학 태도를 동선과 전시 체험의 원리로 삼는다. 셋과 하나의 상보와 통합, 세로를 묶는 수평의 근본적 힘은 기념관의 배치와 건축, 전시 계획을 관통하며 부분들을 엮어 화해시키고 평등한 전체를 이룬다. 동학농민군은 황토현까지 유인한 관군을 산 위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지켜보다가 관군이 잠든 새벽에 야습을 감행해 승리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삽입해 사람들이 승전의 기억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지형·건물·조경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새로운 것을 최소한으로 제안한다. 건물군의 축선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설군은 작게 나누어 기존 건물군을 감싼다. 설계의 기본 방향 공간의 집합(부분과 전체): 들불처럼 일어난 농민군의 모습처럼 작은 공간이 모여 시설군이 된다. 공간의 부분과 전체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체험으로 전개된다. 기존 시설물이 가진 강한 중심축선을 약화시키고, 활용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기 위해 여러 개의 중심을 둔다. 여러 방향에서 진입하며 주차장도 분산 배치한다. 이벤트의 성격에 맞춰 때로는 부분을, 때로는 전체를 운영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계획된 공간이 상황과 필요에 따라 확장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으며 부분과 전체의 선택적 활용을 제안한다. 복원, 보존과 활용: 멀고 가까운 풍경과 옛 지형을 되살린다. 또한 1960년대부터 설치된 기존 시설물을 역사적인 위상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존할 것과 활용할 것을 구분한다. 부지 내에서 경관을 가로막던 기존 시설물은 새로운 건축물을 이용해 일부 시각적으로 차단하거나 산과 물의 흐름에 순응하도록 잇는다. 길, 이어짐: 오래 사용하던 대상지 내의 옛 길(마을길)은 남겨둔다. 이 길을 오고가던 옛 사람의 소박한 삶을, 혹은 혁명을 일으키기까지 치열했던 삶을 떠올려볼 수 있다. 나아가 기념공원 자체가 동학농민혁명이란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안내소가 되도록 한다. 진입로에서부터 기념 공간을 거쳐 전시 체험 및 교육 영역까지 이어지는 세 개의 띠가 조성된다. 이는 추모-이해-미래의 희망으로 나아가는 강력한 상징으로, 전시 시설이자 체험 공간이다. 토지이용 및 배치 계획 토지이용 계획의 중심은 기념 영역이다. 부지 중간의 습지를 매개로 추모 영역과 전시 체험 영역을 연결하고 공유하여 전체가 하나의 공원이 되도록 한다. 각각의 영역은 개별 주차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각 영역의 진입 동선은 기념 영역을 교차해 전개된다. 가운데 경작지 위에 조성된 보행 데크는 각 영역을 8자 모양으로 순환하게 한다.

- 최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 역사적 현장감의 회복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의 대상지인 황토현 전적지는 동학농민혁명의 첫 전승지로서 중요한 장소적 가치를 지닌다. 이곳에서 역사적 현장을 목격하고 기억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기념이 있을까? 현재의 모습은 많이 변형되어 있다. 황토현 전적지의 현장감을 되살리기 위해 옛 지도를 바탕으로 혁명 당시의 논둑, 물길, 옛길을 재현했다. 시설의 통합과 연계 현재 대상지에는 시대를 달리하며 각각 조성된 기념탑, 전적지 기념관, 전시관, 교육관 등 여러 시설이 산재해 있다.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단지 전체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문화재 구역, 보호 구역, 시설 구역으로 조닝을 명확히 하고, 시설 구역 내에 기능적 연계를 고려해 주차장, 진입 광장, 방문자 센터, 캠핑장, 연수동, 교육관, 휴게·편의 시설, 기념관, 전시관, 추모 공간 순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시설 구역 전면으로 강한 순환형 동선을 두어각 공간을 긴밀하게 묶어주었다. 이 동선은 이동 통로의 기능 외에도 전적지 들판과 시설 구역의 매개적 공간이자 혁명 과정의 역사적 사건을 서사적으로 보여주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다층적 체험을 통한 기념 기념 공원은 기억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상상하고 체험하는 장이다. 이에 대상지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방문객이 동학혁명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경관적 체험을 위한 ‘기억의 들판’, 서사적 체험을 위한 ‘동학의 길’ 등을 계획했다. 또한 장소적 상징성을 지닌 ‘울림의 기둥’, 씨앗을 뿌려 헌화하는 추모 공간, 전장과 경작을 체험하는 체험의장 등을 도입했다.

- 대지의 ‘사건’을 ‘기념’하는 우리의 자세
- 기념記念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하는 것’으로, 의식에서 도로 생각해내는 기억記憶과는 의미가 다르다. 기념과 기억은 이야기narrative의 차이로도 구별할 수 있다. 보다 고전적인 입장에서, 기억은 주체에 의해 환기되는 사유화 된 이야기지만 기념은 일어난 사실에 대한 일종의 집합적 기억으로 어느 정도의 객관성과 보편성을 가진다. 기억에는 시간의 간극이 발생하면 할수록 많은 인식의 차이와 내용이 존재할 수 있지만 기념에는 사회적 합의에 의한 공공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지난 10월 초에 당선작을 발표한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는 동학농민혁명의 위상을 기념성으로 제고한다는 분명한 방향을 가진 공원 공모전이었다. 설계 지침서에는 동학농민혁명을 “봉건제도를 개혁하고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운동”이자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민중의 자각에 의한 전국적 농민 항쟁”으로 정의한다. “한국 민족민주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평가하면서 동학농민혁명의 발발 배경과 참여자, 그리고 그 영향의 의의가 언급된다. 소설가 황석영은 동학농민혁명을 배경으로 쓴 소설 『여울물 소리』에서 여주인공여옥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여러 이야기꾼의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혁명에 가담한 민초들의 희망과 좌절을 전달했다. 그는 책의 말미에 이 혁명을 두고 “엄격한 신분제도로 유지되는 유교적 세상에서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놀랄 만한 선언을 한 동학의 출현은 그야말로 하늘이 놀라고 땅이 뒤집히는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새로 조성될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기념할 수 있어야함은 물론, 훼손된 지형과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시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또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구현하고 전파할 수 있는 거점이 되기 위해 공원에는 기념 공간과 교육 시설, 연구 시설이 필요했고, 그밖에 각 시설을 고려한 동선 정리, 도로 계획, 배수에 대한 대책, 이용자 수용에 대한 대비 프로그램 계획 등이 요구되었다. 동학농민혁명과 황토현黃土峴 설계 대상지는 약 10만 평 규모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이 관군과 대항해 첫 승리를 거둔 황토현 전적지가 포함되어 있다. 기념 공간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지에 새겨진 기록만으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황토현 전적지는 논밭으로 개간되면서 많은 교란과 변형이 일어났다. 이 장소의 기념비적 가치를 어떻게 회복시켜야 할지, 중요한 과제가 제시되었다. 황토현의 역사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공모전에서 수상한 네 작품이 어떻게 동학농민혁명의 기념성을 풀어내었는지 들여다보면, 기념 공간을 대하는 그들의 상이한접근 방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박희성은 서울대학교에서 ‘당·송대 산수원림’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원림, 경계 없는 자연』이 있으며 전근대 동아시아 도성과 원림, 근대기 동아시아 각국 조경의 영향 관계를 관심 있게 살피고 있다. 현재는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아시아 수도(capital)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 한양도성(Seoul City Wall)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작업에도 참여 중이다.

-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경과와 심사평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김대곤)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이해 지난 7월부터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72일간 진행된 공모에는 17팀이 등록해 최종 11팀이 작품을 제출했으며, 지난 10월 6일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당선작으로는 동심원(안계동)+우리동인건축(노윤경)+정욱주(서울대학교)+최정민(순천대학교)의 안이 선정되었다. 우수상에는 조성룡도시건축(조성룡)+이든플랜(임영미)+심세중(수류산방중심)+JSC건축(정상철)의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장려상에는 CA조경(진양교)+동부엔지니어링(이문규)+동우건축(김인배)의 ‘황토현 들풀, 하늘을 보다’, 입선에는 그룹한(박명권)+사이건축(박인영, 이진오)+배정한(서울대학교)+최혜영(West 8)+이경근의 ‘황토현, 모두가 평등한땅’이 선정되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은 기본 및 실시 설계와 공사를 거쳐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봉건사회의 부정·부패 척결과 반외세를 기치로 1984년부터 1년간 전개된 대규모 민중항쟁이다. 이는 피지배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전국적인 운동이었다는 의의가 있으며, 이후 의병 항쟁과 3·1운동 등에 영향을 미친 근대화 운동의 토대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와 1950년대까지 ‘동학란’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되어 왔으나 1960년대부터 반봉건·반외세의 민족운동이었다는 역사적 의의가 새롭게 평가되면서 ‘동학혁명’, ‘동학농민운동’ 등으로 불리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04년 3월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예 회복이 이루어졌다. 이후 동학농민혁명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그 역사적 의의와 전개 과정을 알릴 수 있는 추모 및 기념, 교육·연구 등의 성격을 지닌 기념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올해 120주년을 맞이해 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공모전이 열렸다. 다음은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의 심사평 전문이다. “동학농민혁명을 어떤 방식으로 기념할 것인가, 이것이 이번 설계공모의 의미이자 주제다. ‘동학란’, ‘동학운동’, ‘동학혁명’, 이 명칭들은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평가를 암시한다.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여서, 기념탑, 동상, 사당, 기념관, 전시관 등, 서로 다른 형식의 조형물과 건축이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주관하는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는 ‘공원’이라는 ‘총체적 환경’을 통해 동학의 역사를 기념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공원 조성 과정을 통해 진부한 기념의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이정표를 이 자리에 세울 것이라 기대한다. 동학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황토현의 넓은 들판에 어떤 지형의 질서를 부여하고, 어떤 물리적 환경을 구축할 것인가, 그리고 새로운 황토현의 풍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설계공모에 참여한 열한 개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토론과 표결을 통하여 입상작으로 선정된 네 작품은 이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높은 수준의 설계안으로 답하고 있다. 1등 안과 2등 안은 ‘땅의 기억을 환기’한다는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 1등 안은 황토현이 지닌 역사를 치밀하게 조사하여 땅이 지닌 기억을 찾아내고, 그 기억을 어떻게 현재의 풍경에 담을 것인가를 설득력 있는 계획안을 통해 보여주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제안하면서 공원 유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층적인 공간의 질서를 체험하게 하고, 방문객이 공간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장소와 방문객의 상호작용을 설계에 반영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황토현의 기억에 주목하면서도, 미래의 방문객을 공원의 주체로 설정하여 과거와 미래를 ‘참여’라는 주제로 엮어낸 서사의 힘과 여러 설계 전략을 구체적인 설계안으로 발전시킨 역량이 돋보였다. 2등 안은 동학의 시작부터, 아스팔트 길이 깔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넓고 깊은 ‘시간의 통찰’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황토현 곳곳의 의미를 살피는 ‘공간의 통찰’을 보여주었다. 또한 현재의 상황을 가장 많이 존중한 안이기도 하다. 설계안에 담겨진 사유는 깊고도 넓었지만, 조경과 건축의 실천 방법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제시되어 있어서 ‘설계안’이라는 확신을 주지못했다. 그렇지만 잘 그린 그림보다는 진정성 있는 생각을, 현재의 전략보다는 역사적인 통찰을 전달하는 안이었기에 심사위원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3등 안과 4등 안은 뛰어난 조형 능력으로 ‘새로운 상징적 질서’를 구현한 작품이다. 3등 안은 치밀하게 조직된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또한 길과 마당, 그리고 건축이 어우러지는 힘찬 풍경을 제시한다. 이곳이 사적지가 아니라 도시의 공원이었다면 이 설계안은 매우 뛰어난 작품이 되었겠지만, 사적으로 지정된 지형을 지나치게 변형했기에 당선작이 되기 어려웠다. 동서방향의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황토현의 들판을 남북방향의 둔덕의 집합으로 치환한점, 진입로와 건축물이 과도한 스케일로 이루어진 점이 이 작품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4등 안은 해발 29.5m 레벨로 이루어진 순환 동선을 따라 전체 공원을 조성한 안이다. 아름다운 순환 동선의 선형과 대담하게 비운 조경 공간이 이 작품을 빛나게 했다. 순환도로가 강력하게 설정된 만큼, 관람객의 동선은 제한적이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황토현을 움푹 파인 지형으로 변형시킨것이 결정적인 흠이 되었다. 당선작을 결정하고 난 후에 몇 가지 우려가 제기되었다. 전시 및 추모 공간 운영, 공원 유지 관리 계획 등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항이 많기 때문이었다.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 조경가와 건축가의 의도가 존중되고, 계획안이 진정한 역사적 공간으로 구현되기를 바란다.” 최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동심원(안계동) + 우리동인건축(노윤경) + 정욱주(서울대학교) + 최정민(순천대학교) 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룡도시건축(조성룡) + 이든플랜(임영미) + 심세중(수류산방중심) + JSC건축(정상철) 장려상 황토현 들풀, 하늘을 보다 CA조경(진양교) + 동부엔지니어링(이문규) + 동우건축(김인배) 입선 황토현, 모두가 평등한 땅 그룹한(박명권) + 사이건축(박인영, 이진오) + 배정한(서울대학교) + 최혜영(West 8) + 이경근

- Finalist: Anacostia Landing
- 애너코스티아 랜딩Anacostia Landing은 애너코스티아강을 중심으로 조성된 25에이커 규모의 공원으로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 애너코스티아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한편,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가 수변 도시로 발돋움했던 과정을 둘러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공원은 애너코스티아 강이 지닌 풍요로움, 아름다움, 그리고 물길로서의 매력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즉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울려 생산적이고, 재미있고, 활기찬 교류를 하게 될 것이다. “애너코스티아에 가자!” ‘애너코스티아 랜딩’이라는 명칭은 본 프로젝트의 의의를 내포한 이름으로서 도드라진 교량을 지닌 멋진 강변 공원을 의미한다. 이 장소가 지닌 특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애너코스티아에 가자!”는 말만으로도 놀이, 휴식, 식사, 뱃놀이, 역사 공부, 생태 교육 및 스포츠 등의 활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술, 연극, 음악, 공연 예술 등을 양 강변에서 즐길 수 있으며 강물 위를 노닐며 지인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네 가지 여가 공간 애너코스티아 랜딩은 대상지의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도록 노스 뱅크North Bank, 리버발코니River Balcony, 사우스 뱅크South Bank, 워터 가든Water Garden 등 네 곳의 각기 다른 여가 공간을 제시한다. 먼저 노스 뱅크는 M스트리트에서 강을 따라 하류로 이어지며, 11번가 다리11th Street Bridge에서 상류쪽으로 위치한 공원 부지를 포함하는 구역이다. 노스뱅크에는 농업용 온실, 애완견과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원, 수변 레스토랑 등이 조성된다. 공원에 개성을 부여하는 리버 발코니는 독특한 캐노피로 윗부분이 덮여있는 1.4에이커 넓이의 플랫폼이다. 이곳에는 분수 광장, 커뮤니티 센터, 공연장, 덩굴 식물 정원 등이 계획되었다. 사우스 뱅크는 강과 굿 호프 로드Good Hope Road 지하 차도 사이의 구역으로서 수변을 활용한 공원이 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 커뮤니티마켓 등이 이곳에 세워질 것이다. Wallace Roberts & Todd / NEXT Architects Lead Landscape Architect Wallace Roberts & Todd (WRT) Lead Architect NEXT Architects Civil and Structural Engineering Magnusson KlemencicAssociates Maritime Engineering Moffatt & Nichol Agriculture Specialist Roofmeadow Ecologic and Hydrologic Consulting Great Ecology Horticulturalist Patrick Cullina Public Art Manager Rachel Dickerson Brunswick Lighting Designer L’Observatoire International Recreational Economic Consultant PROS Consulting Cost Estimator Faithful & Gould

- Finalist: The Crossing
- 과거 워싱턴Washington의 강변에 위치한 도시들은 작은 보트와 뗏목, 페리 등을 이용해 왕래했다. 애너코스티아 강변에 위치한 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애너코스티아 인근에 거주했던 노동자들이 강을 건너 네이비 야드Navy Yard로 일하러 갈 수 있었던 것은 페리 덕분이었다. 이들이 페리를 타고 다녔던 건널목은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장소를 넘어 회합과 모임의 공간이었으며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애너코스티아 강을 가로지르는 더 크로싱The Crossing은 과거 페리와 같이 문화적이고 역사 깊은 두 강변 지역을 연결하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교차점crossing을 제시한다. 시민의 삶의 수준을 높이는 인큐베이터로서 건강한 생활 양식과 커뮤니티 문화, 하천 환경을 만들 것이다. 개별 요소들의 조합A Kit of Parts 본 프로젝트는 작동 가능한 표면walking surfaces, 활동공간activity infill, 녹지green surfaces, 그리고 부수적인 구조물clip ons 등의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설계안은 이러한 요소들을 교량 및 강변에 적절히 배치해 일련의 공간을 활성화하는 한편, 인접한 공간들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지만 공원을 이루는 각각의 요소들은 추후 지역 사회, 이해당사자, 그리고 각종 기관들의 평가에 따라 재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디자인 원칙과 물리적 전략에 부응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의 프로젝트를 설계, 제시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설계안이 앞으로 사람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변경, 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연성 + 변용성Flexibility + Adaptability 우리는 교량 전역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 요소를 고르게 분산 배치했다. 각각의 공간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도록 설계했고 예산이나 지역 사회의 필요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를들어 강변 광장River Plaza과 전망대Outlook의 경우 분수, 직거래 장터, 미술 전시회, 조각, 그리고 여러 가지 행사들이 다양한 시기에 개최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고 편의시설을 배치하였다. 카페 및 식량 생산food incubator 공간, 미술 창작 스튜디오, 지역 사회 모임공간, 새로운 국립공원관리국 본부 건물 또는 공공 선착장 등이 기본적인 시설들과 함께 배치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본 프로젝트는 강에 인접한 남서쪽및 북서쪽 동네의 개발을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Stoss Landscape Urbanism / Höweler + Yoon Architecture Lead Landscape Architect Designer Stoss Landscape Urbanism Lead Architect Designer Höweler + Yoon Architecture Structural Engineer Robert Silman Associates Associate Architecture, Local Liaison, Urban Design Marshall Moya Design Community Planning Process Derrick Lanardo Woody/DLW Public Health Planning Ann Forsyth PhD. Real Estate, Economic Development James Lima Planning + Development Programming and Operations Management ETM Associates Lighting Design George Sexton Associates Transportation Planning Nelson Nygaard Sustainable Civil Engineering Nitsch Engineering Hydrological Engineering LimnoTech Mechanical, Electrical and Plumbing Setty + Associates

- Finalist: Bridge Park
- 브리지 파크Bridge Park는 공원 기능과 함께 도시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애너코스티아 강 양쪽에 위치한 다양한 근린지구를 연결하고, 애너코스티어 강을 다시 활용해 스포츠 및 사회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브리지 파크는 커뮤니티 기반을 강화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공원의 설계안은 포괄성inclusive, 기념성memorable, 상징성symbolic 등의 세 가지 개념에 따라 작성되었다. 포괄성 브리지 파크는 강 양쪽의 다양한 근린지구를 서로 연결하는 연속적인 ‘끈The Thread’의 일부다. 브리지 파크는 캐피톨 힐Capitol Hill의 8번가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에비뉴Martin Luther King, Jr. Avenue를 연결하며 애너코스티아 강 서쪽의 워드Ward 6지역과 동쪽의 워드 8지역을 잇는다. 이를 통해 강을 사이에 둔 두 커뮤니티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메워질 것이다. 또한 기존의 산업을 더 활성화하고 지역에 그린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새로운 도시 개발 구역이 들어설 것이다. 근린 지구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브리지 파크를 설계할 것이다. 기념성 삼각형의 아치 형태로 기존의 교각을 가로질러 강둑사이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구조물은 흑인 노예 해방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라스의 자유의 정신과 승리의 힘에서 영감을 받았다. 매일 애너코스티아 강을 건너 국회 의사당으로 출근했던 프레더릭 더글라스처럼 오늘 날의 많은 워싱턴 주민도 당당하고 힘차게 애너코스티아 강을 가로지를 것이다. 좌우로 뻗은 우아한 일련의 아치를 통해 프레더릭 더글라스의 정신을 표현했다. 데크를 아치에 매달면서 데크의 경계를 다양한 곡선 형태로 섬세하게 디자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브리지 파크의 전체적인 형태와 프로그램, 지형을 설계하는 데 있어 더 높은 자유도를 가질 수 있었다. Lead Landscape Architect Balmori Associates Lead Architect Cooper, Robertson & Partners Structural Engineer Guy Nordenson Associates Marine, Environmental, Civil Engineering / Transportation Planning Johnson, Mirmiran & Thompson Lighting Designer Fisher Marantz Stone Economic Development Jones Lang LaSalle Programming CityActivators Sociological and Public Health Dr. Mindy Thompson Fullilove Public Art Advisor Mark Dion

- Winning Prop: Anacostia Crossing
- 애너코스티아 크로싱Anacostia Crossing은 강 위에 떠있는 소통의 장소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 공원은 오랜 세월 동안 이질적이었던 양쪽 강변을 여러 야외 체험 공간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공원은 서로 다른 두커뮤니티가 융화되는 교차점이 될 것이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근린공원, 인근 직장인들의 여가 공간, 주민들의 휴식 공간, 관광 명소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X자 형태의 다리 양쪽 강변에서 뻗어 나오는 길들은 구름판springboard 역할을 할 것이다. 즉, 어느 방향에서 공원으로 진입하더라도 공원을 최대한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방문객을 들어 올리는 경사로가 된다. 동쪽 강변(애너코스티아 고속도로 쪽)에서 진입하는 두 갈래의 길은 하나의 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서쪽(캐피톨 힐 쪽) 강변으로 난 길을 아우르고 반대편 강둑으로 연결한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 는 다리의 형태는 접점을 상징하는 X자 형태를 이룬다. 즉각적으로 인지되는 X자 형태는 강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할 것이다. 또한 이 길들은 애너코스티아 강의 풍경과 다리 위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워싱턴 D.C.와 애너코스티아 내의 유명한 랜드마크 등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5% 경사의 단을 형성한다. 이단은 남서 방향에는 카페에 필요한 그늘과 지붕을 만들고, 북서 방향에는 공연 공간과 해먹 숲을 제공한다. 양 끝단에는 폭포가 조성되어 애너코스티아 강으로 물이 떨어진다. 동쪽 폭포는 정화 시설과 연결되어 교각근처에 새로 조성되는 습지와 함께 강을 지속적으로 정화한다. 다양한 활동의 허브, 애너코스티아 크로싱 애너코스티아의 성격과 본질은 지역 공동체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강변 조경 계획에서 비롯된다. 이 다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자연적 역사를 보여줄 것이다. 방문객과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편의시설(휴게소와 음식점), 무덥고 추운 날씨를 피할 수 있는 공간(그늘과 양지), 계절별 프로그램이 가능한 공간 등이 다리를 따라 조성될 것이다. 양 강변에서 오는 두 길의 교차점은 다리의 중앙에 만남의 장소를 형성한다. 이곳은 개방된 광장으로서 시장과 축제, 연극 공연이 일년 내내 열릴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이 광장의 틀을 만드는 길들은 놀이와 휴식, 교육, 모임을 위한 일련의 영역을제공해 이 다리를 다양한 활동의 허브로 부상시킬 것이다. 인근 커뮤니티들은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에서 여러 행사를 계획하고 개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방문객은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을 통해 강 아래로 내려가 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다리의 몸체를 이루는 공연 공간과 카페는 열린 공간으로서 아래쪽의 강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 방문객들은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에서 강을 즐기거나 보트를 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OMA / OLIN Lead Architect OMA Lead Landscape Architect OLIN Structural and MEP/FP Engineer Arup Open Space Programming and Maintenance and Operations ETM Associates Hydrology and Marine Engineering Tetra Tech Lighting Designer L’Observatoire International Public Art Advisor Cecilia Alemani Community Outreach Advisor ARCH Development Corporation Acoustics Consultant Threshold Acoustics Theater Acoustic Fisher Dachs Associates Civil Engineer MKA Engineering Surveyor Wiles Mensch Cost Consultant Dharam Consulting Code Consultant Rolf Jensen Associates Transportation Planning Gorove/Slade Irrigation Consultant Lynch & Associates Ecologist Habitat by Design Sustainability and LEED Atelier Ten

- 11TH STREET BRIDGE PARK DESIGN COMPETITION
- 미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시가지, 거리, 주거지 등이 격자 모양으로 잘 정돈된 워싱턴 D.C.는 미국의 민주주의 이념을 도시계획을 통해 구현한 도시로 유명하다. 백악관, 펜타곤, 연방 의사당 등 미국의 주요 정부 기관은 물론이고 수많은 국가 기념물과 박물관, 미술관 등이 모여 있는 워싱턴 D.C.는 미국 상류 계층이 이끄는 고급 문화의 중심지이지만 이 격조 높은 도시에도 명암은 있다. 중·상류층 백인이 인구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시민의 과반수는 인종차별이 없는 연방정부 기관에서 일하기 위해 수도로 몰려온 흑인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히스패닉계 이주자의 수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호화 주택이 늘어선 조지타운 부근의 서부 지역과 북서부 외곽 지역에는 중·상류층 백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애너코스티아 강 남동쪽 지역Anacostia과 시의 북동부 지역에는 히스패닉과 흑인이 주로 거주하고 있어 한 도시 안에서도 구역 간에 인종과 계층의 구별이 뚜렷하다. 포토맥 강과 애너코스티아 강이 합류하는 지역에 자리한 이스트 포토맥 공원 단지 인근은 원래 흑인 빈민가 구역이었지만 도시 정비 사업에 의해 중·상류층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들어서며 백인 거주 지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원래 이 지역에 거주하던 흑인 주민들은 시의 북동부 지역과 애너코스티아로 밀려나게 되었다. 11번가 브리지 파크11th Street Bridge Park가 들어서게 될 지역은 애너코스티아 강을 사이에 두고 북서 강변으로는 국회의사당이 있는 캐피톨 힐Capitol Hill과 남동강변으로는 저소득층의 흑인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애너코스티아와 접한다. 단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지만 두 지역 간의 문화적·계층적 이질감은 뚜렷하다. 미국 주요 정부 기관과 미술관, 박물관 등이 몰려 있는 캐피톨 힐은 깨끗하고 선진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애너코스티아 지역은 워싱턴 D.C.에서 가장 범죄가 많고 더러운 지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지역 주민이 직접 구상한 설계 원칙과 프로그램 요소 11번가 브리지 파크 프로젝트는 바로 이 두 지역의 교류와 상호 발전을 위해 구상되었다. 오래된 11번가 브리지 옆에 새로운 다리가 놓이면서 기존의 다리는 교각만 남기고 철거되었다. 11번가 브리지 파크는 이 기존 교각 위에 지어진다. 총 길이는 900피트로 미식축구 경기장 3개를 이어놓은 길이와 맞먹는다. 현재 교각만 남아 있는 이 미래의 공원에 지역 주민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총 2,500만 달러로 추산하는 총공사비용 중 1,450만 달러는 시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비용은 시민들의 모금 캠페인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아직 모금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목표액의 약 15분의 1에 해당하는 백만 달러가 이미 개인과 단체의 후원을 통해 모였다. 또한 11번가 브리지 파크는 이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워싱턴 D.C. 정부와 함께 이 공모전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주최한 비영리단체 ‘Building Bridges Across the River at THEARC’는 애너코스티아 워드8 지역에 있는 타운 홀 에듀케이션 캠퍼스Town Hall Education Arts Recreation Campus(THARC)를 운영하며 낙후된 애너코스티아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Building Bridges Across the River at THEARC는 인근 지역의 종교 지도자, 사업가, 교사, 단체장 등의 지역 주민과 함께 200회에 가까운 회의를 통해 공원의 설계 원칙과 필수 프로그램, 추구 가치 등을 구상했다. 이들이 직접 작성한 설계 원칙과 필수 프로그램은 공모전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도시를 하나로 묶을 것Stitch together the city’, ‘강을 주민들의 삶에 끌어들일 것Engage the river’, ‘시민의 건강 수준을 높일 것Elevate public health’ 등 13개 조항으로 구성된 설계 원칙과 공연장, 환경 교육 센터, 21세기형 놀이 공간, 공공 예술공간, 카약·카누·외륜선 선착장, 카페·레스토랑, 오픈 스페이스 등 7개 필수 시설은 심사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었다. 당선작, 애너코스티아 크로싱 지난 3월 20일 공식적으로 발표된 공모전에 80여개의 회사로 이루어진 41개 팀이 참가 신청했고 심사위원은 이중 조경가와 건축가로 이루어진 6팀을 선발했다. 심사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중 네 팀Balmori Associates/Cooper, Robertson & Partners, OLIN/OMA, Stoss Landscape Urbanism/Höweler + Yoon Architecture, Wallace Roberts & Todd/NEXT Architects이 2단계에 진출했다. 2단계에 진출한 네 팀은 4개월간 최종 디자인 작업을 거쳤고 지난 9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대중에게 결과물을 발표했다. 발표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도 약 2주간 진행된 결선 진출 팀의 패널 전시회를 통해 결과물을 확인하고 시민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지난 7개월간 진행된 공모전을 통해 10월 16일, OMA와 OLIN의 ‘애너코스티아 크로싱Anacostia Crossing’이 당선작으로 발표되었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직설적이지만 강한 상징성을 띄는 ‘X’자 형태의 공원이다. OMA와 OLIN은 공원의 각 구역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촘촘히 배치해 X자의 형태를 기능적으로도 완결성 있게 제시했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11번가 브리지 파크프로젝트의 디렉터 스콧 크라츠Scott Kratz는 “OMA와 OLIN의 디자인 콘셉트는 양 강변 인근의 주민들과 도시 전역의 시민들이 요청한 아이디어를 단순하고도 명쾌하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에 대해 “수도의 상징적인 구조물에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고 인근 커뮤니티를 새로운 공간으로 초대해 역사적으로 분절되어 있던 두 지역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워싱턴 D.C.는 미국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구역이 방사형으로 잘 정돈된 계획도시다. 백악관이나 연방대법원이 아닌 국회의사당을 그 중심에 두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정신을 담아낸 도시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국회의사당을 ‘정점’으로 도시 내의 주요 기관과 시설이 편재되었다는 점에서 구역 간의 수직적인 구조가 강력하게 나타난 도시이기도하다. 이후 개정되기는 했지만 1899년 어느 건물도 의사당보다 높게 짓지 못하도록 규정한 건물 고도 제한법Heights of Building Act으로 인해 오늘날 워싱턴 시의 스카이라인은 의사당을 중심으로 낮고 넓게 퍼진 형태다.1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이 경직된 분위기의 도시에 들어서는 첫 번째 ‘고가 공원’이다. 구름판 형태의 공원은 시민들을 높이 들어 올려 서쪽으로는 국회 의사당을, 동쪽으로는 흑인 노예 해방 운동가 프레더릭더글라스의 생가가 있는 애너코스티아 지역을 바라보게 한다. 시민들은 11번가 브리지 파크를 통해 애너코스티아 강 만큼이나 깊은 인종과 계층의 강을 건널 것이다. WinnigProposal Anacostia Crossing OMA / OLIN Finalist Bridge Park Balmori Associates / Cooper, Robertson & Partners Finalist The Crossing Stoss Landscape Urbanism / Höweler + Yoon Architecture Finalist Anacostia Landing Wallace Roberts & Todd / NEXT Architects

- 하이라인을 꿈꾸는 서울역 고가
- “지상에서 가장 긴 공중가로정원을 생각했었다. 느릿느릿 흐르다보면 … 나지막한 건물과 산이 둘러싸고 그 길 아래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꿈을 꿨다. … 지구상에서 가장 활동적인 공간을 관조할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다가 계단을 내려가면 나도 거기 한 사람임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1 하이라인 특집을 준비하다가, 불현듯 10년 전 청계천 특집에 실렸던 이 글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내 궁금해 졌다. 공중가로정원을 꿈꿨던 그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가. 그래서 그와의 짧은 인터뷰로 글을 시작한다. 남기준 거의 10년 전 이야기다. 청계천 특집 때 청계 고가를 허물지 말고 ‘지상에서 가장 긴 공중가로정원’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당시는 하이라인이 지금처럼 크게 부각되었던 때도 아니었다. 이수학(아뜰리에나무 소장) 운전대를 잡고 청계 고가를 통과한 적도 많지만, 고가를 따라 하릴 없이 거닐어본 적도 꽤 된다. 특히, 철거 직전 차량 통행이 ‘금지된 고가’ 위를 거닐 때 받은 느낌은 신선했다. 고가의 높이 때문에 주변 건물들이 모두 나지막해 보였다. 어렸을때의 서울 풍경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광경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고가와 주변 건물 사이는 허공인데, 그 틈이 마치 바람이 졸졸졸 흘러가는 개천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고가의 양 옆만 허물고 중앙 부분을 그대로 남겨서, 좁고 긴 공중가로정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바로 그 고가 위에서 떠올랐다. 남 지금 생각해보니, 서울역 고가보다 청계 고가가 하이라인과 주변 조건이 더 유사해 보인다. 서울역 고가는 도로 사이에서 섬처럼 고립된 감이 강한데, 청계 고가는 주변 건물과의 관계가 더 밀접해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때로부터 꼭 10년이 흐른 지금, 철거가 예정되었던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논의가 활발하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이 서울 시내의 주요 고가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아현 고가, 약수 고가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 흐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유지관리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고가 도로를 하나의 근대 문화 유산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필요해 보인다. 고가 도로가 건설되던 당시에는 분명 우리 사회가 고가를 필요로 했었다. 서울 시내의 허공을 가로지르고 세로지르던 고가 도로가, 최소한 특정 시기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공간적 켜로서는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로만 이루어진 도시가 아니라, 도시의 변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이 물리적으로도 남아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고가 도로가 근대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허물어버린다면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없애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다. 한번 만들어진 것을 없애는 결정을 내릴 때, 보다 신중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꼭 공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공원화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보다 고가를 철거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논의가 먼저 진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울시의 방향이 이미 고가 도로 철거에서 공원화로 확정된 것으로 보여, 철거냐 아니냐의 논의가 무의미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고가 도로와 같은 구조물도 근대 문화 유산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이라인과의 관련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지양되어야 하지않을까 싶다. 서울에 어울리는, 서울만의 고가 활용법이 충분히 모색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서울만의 활용법을 제대로 구상하기 위해서는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은 고가 도로를 철거하지 말고 그대로 둔 상태에서 안전과 관련된 문제만 꼼꼼히 해결한 후, 상당 시간을 보행자와 자전거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긴 안목에서 최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갑작스레 던진 질문에, 그는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그러나 명확히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어떤 대목에서는 약간의 떨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는 2002년 5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열린 프로젝트 02 - 청계천’2이란 타이틀 아래 청계 고가와 그 아래 잠들어 있던 청계천을 살피고 그 쓰임을 고민했다.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그가 청계 고가와 청계천 일대를 찬찬히 바라보고 살펴보고 상상했던 것처럼,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울역 고가를 바라보고 고민하고, 그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과정상의 문제점을 비롯,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둘러싼 몇 가지논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 하이라인 효과
- 하이라인의 전 구간이 완성되었다. 9월 21일 3구역의 개장으로 10여 년에 걸친 설계와 공사 과정은 작은 부분1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무리되었고, 이 세월 동안 하이라인은 도시의 ‘명물’에서 더 나아가 뉴욕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자산’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되었다. 도시사학자들은 뉴욕을 시험장testing ground이라고 말한다. 산업화, 탈산업화, 세계화의 중심으로서, 그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도시 문제를 앞서 경험하였고, 문제 해결을 위한 수많은 정책들을 쏟아내며 성공과 실패의 선례를 만들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이라인은 가장 뉴욕적인 공원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물론 버려진 산업 기반 시설을 재활용하거나, 시민의 힘으로 공원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뉴욕에서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원의 관리와 조성에 시민 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틈이 마련되고, 또한 이를 위한 비영리 단체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개체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공원이라는 매체로써 낙후된 도시를 재생시키고, 그곳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는 보기 드문 현상은 뉴욕이라는 특수한 배경 하에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역적 배경 하이라인이 속해 있는 웨스트 첼시West Chelsea와 미트패킹 지구Meatpacking District는 산업 철로였던 하이라인,2 화물 수송을 담당했던 첼시 항구Chelsea Piers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공업 단지였다. 또한 19세기 철근 가공업을 시작으로 건설, 의복, 인쇄 등 여러 공업들이 거쳐 간 역사를 지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급격히 성장한 자동차 산업과 미국의 고속도로 건설 붐에 철도 산업은 사양길을 걷기 시작하였으며, 하이라인을 운행하던 기차는 건설 50여 년이 지난 1980년 잠정 휴업에 들어가게 된다. 하이라인의 운행 중단 후에도 근근이 공업 단지의 명맥을 이어가던 업종은 정육업과 자동차 수리업이었고, 그 외의 빈자리는 다양한 종류의 비즈니스와 사람들로 메워지게 된다. 현재는 아트 갤러리 산업과 고가의 패션 부티크, 레스토랑 등이 이 지역을 대변하고 있지만, 1980~90년대의 이곳은 외설물이나 성인 용품을 취급하는 상점부터 동성애자의 아지트가 되던 술집과 식당, 사진작가, 화가, 건축가, 각종 식료품 도매 업체까지 다양한 업종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었다.3 공업 지역으로 용도가 지정되어 있고, 그에 맞는 건물 구조가 다른 용도로 이용되기 부적합했던 탓에, 이 지역은 주거단지나 상업 단지로 탈바꿈하기 어려웠다. 이런 모호한 설정 속에서 살아남거나 혹은 이를 찾아오는 산업의 집합이란 하나의 특색으로 정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심각한 주택 문제에 늘 허덕이는 뉴욕 시에서 이 지역 또한 개발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많은 주거 인구를 수용하고 있던 이스트 첼시East Chelsea4의 주택 가격 상승과, 인기 있는 주거 단지인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허드슨 리버Hudson River 워터프런트와의 인접 등 여러 가지 위치적 조건들로, 이 지역은 이미 고밀도 주거 단지로 개발될 막연한 기대를 받고 있었으며,5 부동산업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었다. 정치적 배경 하이라인 철거를 위한 공청회에서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의 설립자인 로버트 해먼드Roberts Hammond와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가 만난 것은 1999년이었다. 둘 다 평소 지역 사회의 대소사에 관심을 가지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하나6 하이라인의 철거를 막는 데는 의기투합했다. 시민운동의 경험이 전무했던 그들이었으나, 그들의 행동은 매우 전략적이고 효과적이었다.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주민의 뜻을 전달하고, 실현 가능성있는 대안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책적인 도구7를 찾아보고, 또한 자신들의 의지에 반하는 시 결정의 허점8을 찾아내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Rudolph Giuliani를 고소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윤희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조경 및 지역 계획학 석사를 마치고, WRT(Wallace Roberts & Todd)와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조경사로 등록되어 있다.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 근무 중 하이라인 2구역의 리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개념설계부터 실시 설계까지를 담당했다. 이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도시계획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 전공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Joshua David
- 지금의 하이라인은 시민 단체인 ‘하이라인 친구들’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10월 15일 최이규 뉴욕지소장이하이라인 친구들의 공동창립자인 조슈아 데이비드를 만났다. 9월 21일 하이라인 3구역 개장 이후, 특히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였기에 어렵게 성사된 인터뷰였다. 조슈아는 1999년부터 시작된 하이라인과의 인연부터 지금까지 15년여의 경험을 들려주었는데, 하이라인의 재원 마련 과정, 디자인과 관리의 관계, 시 정부와의 파트너십 등의 경험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_ 편집자 주 하이라인의 발견 Q. 당신이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을 처음 시작했을 때, 그 의도는 우선 구조물에 대한 보존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도시의 과거에 대한 보존 운동에서 첫걸음은 무엇보다,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느끼는 과정일 것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이라인이 단순한 흉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반면, 당신은 왜 하이라인을 옹호하고 지키려 했나? A. 하이라인의 철거 논의가 불거져 나왔을 때, 나는 이미 15년 정도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매일 하이라인을 지나다녔지만, 그 오랜 시간 동안 하이라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마 하이라인의 대부분이 건물 뒤에 가려있어,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거리의 이곳저곳에서 파편적으로 흉한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당시, 나는 잡지사에 기고하는 저술가였다. 때마침 내가 살던 동네에 관한 기사를 청탁받고, 첼시 지역의 동향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소호에 있던 갤러리들이 첼시로 몰려드는 시기였고, 그 파급 효과에 관심이 있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거리의 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나니, 비로소 하이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22개 블록에 걸친 하이라인의 진면목과 규모를 어슴푸레 알아채기 시작한 거다. 그리고 이미 그 일부분이 철거되어 주택이나 오피스 건물로 바뀌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공동창립자인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ond와 마찬가지로, 하이라인 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당시 조슈아는 반지하방에 살고 있었다. - 역주). 그것이 나와 하이라인의 개인적인 첫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Q. 하이라인의 건축적 가치, 즉 아르데코Art Deco 디테일이나 반복적인 볼트의 패턴 등, 구조물 자체의 미적인 부분이 당신의 보존 운동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A. 당시 사람들이 하이라인을 보면서, 못생기고 흉물스럽고 당장 철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었고, 비둘기가 둥지를 틀었다. 그때만 해도 비교적 최근의 산업 시대 유산에 대한 건축계나 일반인들의 인식이 미미할때였다. 상식적인 시각에서 하이라인은 아름다운 건축과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주거 건물 같이 의도적으로 아름답게 설계한 건축물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데 때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하이라인의 아름다움은 강고함으로 요약된다. 그렇다. 나는 하이라인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르데코 난간의 모습이 그랬다. 한편으로는 하이라인하부 공간 자체가 뿜어내는 공간적 개성에 매료됐다. 어두운 곳이었지만, 때로 서너 개 블록 길이로 뻗어있는 연속적인 기둥과 높이 들려진 천장은 마치 중세 시대 성당에서 느낄 수 있는 장엄함을 담고 있었다. Q. 하이라인 운동에 필요한 모든 문서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아는데, 글 쓰는 작가, 기자로서의 경력이 하이라인 운동에 도움을 많이 준 것 같다. A. 글의 중요성은 지나칠 수 없다. 어떤 조직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단지 비전을 늘어놓기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란, 글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능숙하게 말하는 것,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하는 능력 등을 모두 포함하는데, 프로젝트를 현실화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글쓰기에 익숙했던 나의 경력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재정적 자립 Q. 하이라인 운동의 주머니 사정이 열악했던 초기에, 가장 큰 투자는 경제적 타당성 분석economic feasibility study 보고서였다. 경제성 분석은 왜 중요했으며, 꼭 이루어져야 했는가? A. 1999년 하이라인에 뛰어들었을 때, 뉴욕 시는 호황이었다. 그러나 9·11 사태 이후로 뉴욕 시의 자금줄은 사실상 말라버렸다. 정책적 투자는 매우 신중해 졌으며, 꼭 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한, 예산 편성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모든 분위기가 뉴욕의 경제적 기반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시장이 취임하고,우리가 하이라인의 보존 필요성을 설득하려 하자, 당연히 답해야 할 질문이 ‘하이라인이 경제적으로 뉴욕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였다. 첫 번째 면담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뉴욕 시 핵심 관료들과 회의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절실하게 배운 것은, 하이라인 보존에 뉴욕 시가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는 하이라인의 건축적,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우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모금 운동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공적 자금의 지원은 너무나 불가피했고, 절실했다. 시민의 세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이라인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충분한 정당성을 분석해 숫자로 제시해야 했다.

- James Corner
- 지난 10월 7일 뉴욕에서, 하이라인 디자인팀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의 수장 제임스 코너를 인터뷰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그였지만, 하이라인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확인하고는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그에게서 하이라인 전반의 디자인 철학부터 3구역의 특징, 하이라인 친구들 및디자이너들과의 협업 과정,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전임시장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있었다. _ 편집자 주 하이라인의 디자인 철학 Q. 이번에 개장한 3구역은 지난 1, 2구역과 비교할 때, 어떤 디자인 목표를 가지고 있나? A. 하이라인의 성공에 크게 기여한 요인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하이라인 자체의 본래적 성질에 대한 사려 깊은 존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동안 버려져 황폐화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은 하이라인을 흉측하고 어두운 곳이라 생각해, 어떻게든 철거하려 했다. 하지만 우리 생각엔, 구조물 자체를 깨끗이 단장하고 밝은 공간으로 바꾸어 새로운 식재와 보행로 등의 시설을 도입하기만 한다면, 하이라인의 특징이 정반대로 큰 매력이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러므로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 철학이란, 상황을 매우 세심하게 관찰하고, 하이라인 본래의 장소적 진정성을 회복하는 것, 그리고 이두 가지를 더욱 증폭해 드러내는 것이었다. 포장 계획은 그러한 방향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이고,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야생화와 다년생식물이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식재 계획 또한 그의 일환이다. 1구역은 미트패킹 지구Meatpacking District를 구불구불하게 흘러간다. 낡은 창고와 투박한 공장 건물들이 지배적인 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하이라인은 매우 거칠고 도시적이고 산업적인 특징을 보인다. 규모와 디테일, 그리고 하나의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집중적인 관찰의 결과가 현재 보는 1구역이다. 남쪽 끝단인 갠스부르트 스트리트Gansevoort Street의 진입부에 큰 규모의 숲을 두고, 일련의 연속적인 수목터널형 보행로가 이어지며, 강을 향한 일광 욕 데크가 나타나고, 10번가10th Avenue와 만나는 곳에는 작은 광장을 배치했다. 이러한 공간은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연속된 사건episode이며, 특정한 환경condition과, 특정한 블록block, 특정한 시점moment을 십분 활용한 결과물이다. 2구역은 1구역과 매우 다른 성격을 보이는데, 갑자기 폭이 좁아지면서 주택 위주의 건물들이 구조물에 가까이 접촉하며, 직선적인 형태를 보인다. 전형적인 첼시의 경관이라 할 수 있는데, 벽돌 벽과 로프트 건물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규모와 촉감은 1구역과는 판이하며, 각 공간은 좀 더 단순하며 부드럽다. 2구역은 잡목숲thicket으로부터 시작해서, 탁 트인 잔디밭으로 연결되는데, 여기는 높은 건물이 없어 언제나 햇빛이 밝게 비치는 곳이며, 곧 건물들이 높아지면서 숲 위를 지나는 공중 보행로catwalk가 나타난 후에는 초지로 이어진다. 비교적 단순한 공간이지만, 평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고, 주변 환경에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3구역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남북으로 달리던 하이라인은 90도로 꺾여 동서방향으로 놓여, 허드슨 리버를 향해 나아간다. 구조물은 30번가30th Street와 평행되어, 한쪽에는 거리가, 다른 한쪽에는 철도차량 부지Rail Yards 위에 미래 도시가 들어서게 된다. 이러한 진행 방향의 변경, 거리와 인접한 환경, 새로운 개발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3구역을 다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포장과 휴게 시설, 식재는 동일하다. 그러나 이용자가 달라진 공간적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되었다. 강에 근접할수록 광대하게 넓게 열린 공간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에, 디자인 또한 여기에 화답한다. Q. 지금에 와서 돌아볼 때, 공모전에서 제안한 안과 달라진 점을 들자면? A. 당선안에는 크게 두 가지 주제가 있었다. 첫째, 하이라인을 매우 통일되고unified 일관된consistent 설계 언어로 디자인 하는 것이다. 즉 포장, 야생식물 식재, 시설, 조명, 난간 등을 전 구간에서 동일하게 적용했다. 우리는 하이라인을 각 구역별로 나누어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진 곳으로 만드는 데 반대했다. 그런 점에서 하이라인 디자인은 애초 철로를 설계했던 엔지니어의 방식과 동일하다. 널plank을 까는 시스템을 일관되게 적용한 것도 그렇다. 각 블록별로 디자인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널빤지라는 언어를 전체에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 하나는, 하이라인을 따라 벌어지는 특별한 장소places와 특별한 상황incidents을고안한 것이다. 공모전에서는 공중 습지와 공중 무대등과 같은 드라마틱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아무 것도 실현되지 못했다. 짐작하겠지만, 예산 문제와 장기적인 관리 문제가 그 이유다. 실용성, 경제성 등의 기준에 의해 제외되었지만, 10번가 광장10th Avenue Square과 같이 구조물을 파고든 테라스와 거리를 내려다보는 큰 창이 있는 곳으로 변형되었으므로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중 습지는 일광욕 데크 주변으로 얕은 물이 흐르는 수 공간으로 수정되었다. 공모전에서 제시된 철학과 이상, 디자인의 언어는 대부분 큰 역할을 했다. 투시도vignette대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실용성을 가미해 조성했다. 공모전에서는 디자인 의도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방법을 개발하는 데 약 2년이라는 무척 긴 시간을 보냈다. 널 시스템을 개발하여 조립하고, 지하부 설계, 토양의 개발, 식재의 세부사항, 난간과 조명등을 기술적으로 고민하는 데 투자했다. Q. 콘크리트 널planking 시스템의 디자인에 영향을 준 것들은? A. 우리는 보행로path라는 개념을 재정의하고 싶었다. 철로와 보행로, 식재 구역과 보행로가 따로 구분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표면 시스템single surface system을 만들고자 했다. 이 표면은 때에 따라식물이 자라는 곳이 되기도 하고, 좀 더 경화되면 걸을 수도 있는 점진적graded이고 경계가 불분명한 상태를 추구했다. 그리고 그것은 하이라인 자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원래의 하이라인은 자갈 바닥ballast과 철로만으로 이루어졌지만, 점차 식물이 그곳에 자리를 틀기 시작했다. 자갈 위를 걸을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식물이 자라는 토대가 되는 하나의 표면이다. 때로는 좀 더 통행로에 가깝고, 때로는 좀 더 화단에 가까울 따름이다. 정원과 보행로가 나뉜 딱 부러진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하이라인에서 식물이 콘크리트 구조물의 틈 사이를 비집고 자라는 모습에 경탄했다. 널 시스템은 그러한 관찰을 추상적으로 해석해낸 결과다. 셋째, 널 시스템은 엔지니어의 사고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철도공학자는 널 방식을 개발함으로써, 철로라는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를 매우 체계적으로 해결했다. 효율적으로 건설이 가능하고, 교체나 수정, 추가가 용이하다. 쉽게 경로를 바꿀 수도 있어, 어떤 공간을 에둘러 갈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널 시스템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줄 수있다. 그 외관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공간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독자적인 역할을 한다. 도시와 하이라인 Q. 하이라인 주변의 건물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장 초기에 볼 수 있었던, 녹슨 건물의 입면이나, 낡은 벽돌 벽 등은 사라지고, 반짝이는 유리와 금속 소재의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본래 하이라인의 풍경과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던 주변 건축물 경관이 변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하이라인의 원천적 강렬함은 그것이 주변 환경에 지극히 무심하다는 것이다. 철로라는 구조물은 주위의 어떠한 요소에도 존중을 표시하지 않고, 무시할 뿐이다. 이는 엔지니어의 논리이며, 순수하게 그 자체로 자족적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이라인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 또한 철저하게 하이라인을 외면했다. 철로 쪽으로는 그저 빈 벽을 내밀었을 뿐이다. 이것은 콜라주collage와 같다. 하나의 시스템이 또 하나의 시스템을 찢고 들어와 이질적인 성질을 그대로 보존한다. 하이라인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우리는 이러한 장소의 특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다. 각 블록의 환경에 일일이 대응하려 하지 않았으며, 그저 하이라인 자체가 햇빛과 그늘, 습도와 건조함, 전망과 비스타 등에 반응하는 변화에 따라 각 공간을 계획했다. 결코, 하이라인위에 주변 도시 환경을 반영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하이라인의 오래된 난간을 철저히 고수하려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다. 철로에 부속된 난간을 자르거나 변형해서 인접 건물로의 접근로를 구축하는 것을 반대했다. 한두 군데,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화장실을 연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난간을 철거한 곳이 있긴 하지만, 우리의 기본적인 방침은 하이라인과 주변의 거리를 유지하고 격리시키는 것이다.

- [칼럼] 서울역 고가 공원, 그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며
-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다보면 놓치고 지나가는 풍경이 너무 많다. 늘 자동차로 지나던 거리를 산책할 때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풍경, 회색빛 건물 사이로 드러나는 푸른 산자락과 하늘, 그리고 옥상에서 바라본 도시의 색다른 얼굴. 늘 다니던 길과 반복되는 시선을 조금만 벗어나도 우리는 그간 전혀 보지 못했던 도시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만, 슬프게도 우리가 만든 획일화된 도시의 구조는 도시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표정과 상상력을 심각하게 차단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는 우리가 만든 도시 공간의 물리적 구조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인간은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는 토지와 자연, 그리고 공동체적 생활 방식에 크게 의존해오던 인간의 삶이 도시라는 새로운 틀을 통해 새롭게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 황토색 땅, 그리고 산과 하늘을 바라보던 우리의 삶은 자동차와 도로, 간판, 좁고 번잡한 보행로에 익숙해졌으며, 휴가철이라도 되면 도시는 ‘떠나야 할’ 숨막히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로 여겨지곤 한다. 이러한 도시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많은 도시계획가와 조경가의 오랜 화두였다. 도시를 종횡으로가르는 비인간적 스케일의 빌딩과 도로 등 르 코르뷔지에식 도시 건설에 반기를 들며 도시를 인간이 중심이 되는 ‘무대’로 만들자는 미국의 도시사상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 자동차 중심의 무차별적 도시 확산에 반대하며 고밀도 복합개발과 보행로 활성화 등을 주장하며 도시 공간의 새로운 재편을 주도하는 뉴어바니즘New Urbanism, 산업사회의 한계를 아우르는 그린 인프라스트럭처의 구축과 공원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Landscape Urbanism 등은 경제성과 효율성에 매몰되어가는 우리 삶의 터전에대한 진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도시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미국 등 도시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진 선진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실험 중에 있다. 지금도 많은 도시계획가나 건축가, 조경가가 일그러진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를 담을 수 있는 건강한 도시 공간의 재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미국의 하이라인High Line을 벤치마킹한 서울역 고가 공원을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발표에 학계는 물론 업계와 대중매체가 연일술렁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9월 뉴욕의 하이라인을 시찰한 뒤, 길이 938m의 서울역고가를 녹지 공원으로 재생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와 일반 시민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뉴욕의 하이라인은 지난 2006년부터 높이 9m, 길이 2.5km의 고가 폐선 철로 위에 조성된 선형 공원으로 해마다 5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세계적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93년 고가 폐선 철로를 공중 정원으로 조성한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를 모티브로 한 하이라인은 버려진 도시의 인프라스트럭처가 새롭게 활용될 수 있는 디자인의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서울시는 고가가 서울역과 연접해 있으며 4층 높이에서 한 눈에 서울도심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경관을 제공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건설 산업의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관련분야가 도시재생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서울역 고가 공원에 대한 비판도 없지는 않다. 교통 문제와 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주변 상인들의 반대 의견도 적극 제기되고 있다. 공사 기간만 8년이 넘게 걸린 하이라인과 달리 2년 여만에 국제 설계공모부터 준공까지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서울시의 무리한 일정도 결국 시장의 임기 내치적 쌓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들려온다. 무엇보다 흉물로 남은 산업사회의 부산물을 새로운 용도로 재활용하는 것, 혹은 철거를 통해 도시 공간의 새로운 구조 개혁을 주도하는 것이 서울 도시의 미래 비전과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프롬나드 플랑테와 하이라인이 반드시 서울역 고가의 운명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과거 자동차와 함께 도시를 점령했던 높고 육중한 구조물이 시민에게 새로운 형태의 발길과 눈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도시에 새로운 경험과 상상을 부여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먼 옛날 그 땅에 발을 딛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과의 융화속에서 저마다의 형태를 갖고, 또 그 형태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발걸음과 일상의 경험들을 좌우한다. 서울역 고가 공원의 의미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하이라인의 겉모습이 아니라, 고가를 철거하지 않았을 때보다더욱 ‘가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 그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치’는 지도자나 전문가의 철학이 아니라 도시 서울이 가진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이번 계획은 성급한 모방이나 몇몇 전문가에 대한 의존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과거 역사와의 소통을 통해 지금의 장소와 모습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역할과 의미를 이해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지역 주민과 상인들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아야할 것이다. 언젠가 서울역 앞 하이라인을 걸으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서울의 얼굴과 그곳에 담긴 이야기와 흔적, 그리고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진오는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월간 『환경과조경』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환경계획학 석사 학위를, 텍사스 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Minnesota)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부연구위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교수로 재직 중이다.

- [에디토리얼] 서울판 하이라인, 서두르지 말자
- 10월호 마감이 한창이던 9월 중순, 미안하게도 편집부 식구들을 나 몰라라 한 채 포르투갈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포르투Porto라는 역사 도시에서 열린 유럽조경학교협의회ECLAS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 육지가 끝나고, 이곳에서 바다가 시작된다”는 말로 유명한 이 항구 도시는 15, 16세기 대항해시대의 화려한 전진 기지였다. 대항해시대가 저물고 유럽의 경제 중심지가 이동하며 포르투의 발전은 정체되기 시작했고, 근대기에는 개발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하면서 도시의 구조와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도시의 역사 지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최근에는 옛 모습을 간직한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월의 먼지가 켜켜이 쌓인 이 오래된 도시에서 일주일 가까이 머물며 ‘유산’이라는 것의 현재적 가치에 대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관광객의 셀카봉 배경으로 전락한 문화 유산과 그곳 시민의 곤궁한 삶이 지금까지도 오버랩된다. 포르투의 콘퍼런스 일정 중,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경 이론가 마크 트라이브Marc Treib와 긴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을 누렸다. 마침 9월 21일에 뉴욕 하이라인의 3구역이 공식 개장한 터라 산업 유산으로서 하이라인의 공공적 가치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는 하이라인의 대중적 성공은 도시적 콘텍스트와 역사적 스토리에 힘입은 바 크지만 하이라인의 “귀여운” 변신으로 인한 주변 부동산 가치의 상승이 하이라인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또한 『론리 플래닛』 같은 관광 책자를 장식하는 관광지가 된 하이라인의 명소적 가치가 “머니 스펀지”라고 비판받는 고비용의 문제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몸은 대서양의 일몰 앞에 있지만 마음은 파주 편집실에 있는 법. 그런 내용을 담아 『환경과조경』 11월호의 하이라인 특집원고 중 한 편을 써달라고 몇 차례 졸랐다. 그는 하이라인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듯 그것에 대한 평가에도 적어도 10년은 필요하다며 애타는 이 에디터의 청을 피해갔다. 비슷한 시간,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욕의 하이라인을 시찰하며 기자들을 모아놓고 서울역 고가를 서울판 하이라인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므로 “원형을 보전하면서 … 하이라인 파크를 뛰어넘는 녹색 공간으로 재생시켜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서울역 고가가 관광 명소가 되면 침체에 빠진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나온 서울시의 보도 자료는 서울역 고가는 “4층 높이에서 한 눈에 서울 도심이 조망 가능한 장소이자 KTX를 통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므로 “도심 속 쉼터이자 대표적 관광 명소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구상은 도시 공간에 대한 뉴스로는 유례없이 다양한 쟁점을 생산하며 대중 매체를 달구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서울역 고가는 산업 유산이므로 원형을 보전하고 하이라인을 모델로 한 녹색 공간으로 재생시켜 관광 명소가 되게 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단순 논리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역 고가가 과연 원형을 그대로 보전해야 하는 산업 유산인가. 교통 수요에 대한 임기응변식 대처의 산물인 이 고가도로를 유산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재생하는 것인가. 도시의 재생은 쇠퇴를 전제로 한다. 수명을 다하고 황폐화된 하이라인으로 인해 그 주변은 오랫동안 쇠퇴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어떻게 쇠퇴시켰는지 냉철한 점검이 있어야 재생의 향방이 잡힐 것이다. 의도적인 계획만으로는 관광 명소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많은 선례를 통해 경험해 왔다. 물론 현재의 구상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중국 관광객이 1km에 달하는 고가에 가득 찰 것이다. 청계천처럼 한번은 가봐야 할 촌로들의 방문지가 될 것이다. 한번쯤은 유모차를 끌고 걸어야 할 것 같은 부모로서의 의무감도 불러일으킬 것이다. 모처럼 도심을 어슬렁거리며 서울의 낯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는 교통 문제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경제를 고사시킬 것이라는 남대문 상인들의 반대도 무마될 것이다. 노숙자 대책, 추락 사고나 투신 자살 문제, 여름의 혹서나 겨울의 혹한 같은 어려움도 기술적으로 극복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왜 지금, 이렇게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10월 중에 국제설계공모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당선작을 선정하며 내년 8월까지 설계를 완성하여 2016년 내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은 누가 보더라도 속전속결식의 전형적인 시장표 전시 사업이다. 빛의 속도로 완성될 서울판 하이라인의 수혜자는 과연 누구일까. 우리는 ‘도시 정치’의 과정과 결과를 수차례 경험해왔다. 이번 일도 예정된 일정대로 직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진행 중인 아이디어 공모나 지난 10월 12일의 시민 개방 행사 ‘서울역 고가 첫 만남: 꽃길, 거닐다’처럼 시민을 앞세운 형식치레가 몇 번 더 추가되겠지만, 큰 틀에서는 그대로 강행할 것 같다. 하기로 했으니까. 『환경과조경』은 적어도 국제설계공모만은 따질 것 따져가며 천천히, 제대로 하자고 제안한다. 지명 공모가 아니라 공개 공모로 하자고 제안한다. 고가 구조를 그대로 보전하는 것 만을 설계 원칙으로 못 박지 말자고 제안한다. 그 자리의 지면에 선을 그어 기억할 수도 있고, 구조와 재료의 일부를 살려 전망대로 쓸 수도 있고, 완전히 철거하여 서울의 하늘을 다시 온전히 만나게 할 수도 있다. 다양한 해법에 문을 열어놓자. 서울도 이제 벤치마킹의 짝퉁 도시를 벗어날 때가 되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 지금, 여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만드는가”다. 이번 호는 특집뿐만 아니라 여러 지면이 하이라인 일색이다. 쉽게 짐작하시겠지만, 하이라인을 촘촘히 살펴서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가쁜 숨을 가다듬어 보자는 의도다. 독자 여러분뿐만 아니라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의 담당 공무원들이 제임스 코너James Corner와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의 인터뷰를, 윤희연 교수와 황주영 박사의 원고를 정독해주시길 기대한다.

- 천연섬유를 이용한 자연형 식생호안공법
- 식생호안공법 본공법은 친수성보다는 다양한 식생창출을 도모하는 자연성이 강한 공법이다. -ROLL의 기능 ?표면조도가 크므로 유속을 완화시키며 부유물을 침전시킴 ?식물이 성장하여 완전히 활착할 때까지 호안 보호 역할을 수행. ?일정기간(7~10년) 경과 후 분해되어 건강한 토양을 유지 ?수분 보습력이 뛰어나 토양건조를 방지 ?유연성이 좋아 자유자재의 형태유지 ?홍수시 식물의 뿌리가 뽑히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함 ?수질정화 능력이 좋다 -시공방법(순서) ①호안사면정리 ②JUTE MESH 설치 ③말뚝박기 ④COIR ROLL 설치 ⑤로프 고정 ⑥식재 ⑦보호책 설치 ⑧세굴방지 ⑨토양조건 ※ 키워드 : 식생호안공법, JUTE MESH, COIR ROLL ※ 페이지 : 156~159

- 우리집 나무는 어디에 가 있어도 다 알아봐요 ; 장미농원 백운수?종택 부자
- 장미농원의 주인인 백운수 사장(52세)과 그의 장남 백종택 씨(진주산업대학교 조경학과 3학년)는 백운수 사장의 부친인 백갑흠 씨(80세)가 일본에서 진주로 건너와 처음 장미재배를 시작했던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갑흠 옹이 처음으로 조경수 재배를 시작하면서 장미재배에 손을 대 지금까지 장미농원이란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장미농원의 2만5천여평 포지는 경남 사천과 진주 등 3곳에 흩어져 있으며 반송, 오엽송,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관목류로는 옥향, 영산홍, 사철나무, 눈향나무 등이 제법 넓게 포지에 분포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나 하양지방에서 장미재배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장미농원은 다른 농원에 비해 도로의 면적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도로가 모두 잔디로 뒤덮여 있어 실제로는 도로처럼 느껴지지 않으며 오히려 넓은 잔디도로 덕분에 인부들이 작업하기가 휠씬 수월하다고 입을 모은다. ※ 키워드 : 장미농원, 백운수, 백종택, 조경수재배, 장미재배 ※ 페이지 : 146~147

- 조경학도, 조경살리기 나섰다
- 1996년 12월 5일 오후 2시 여의도광장, 각 지방의 번호판을 부착한 버스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착한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일제히 질서정연하게 새마을 봉사대 앞으로 집결했다. 이날은 바로 ‘전국조경학과 학생연합회 “조경살리기” 비상대책본부’라 주최한 건설산업기본법 제정에 대한 반대 집회가 있는 날. 지난해 11월 23일 진주산업대학교에서 있은 전조련 지구장 비상소집회의에서 구성된 ‘전국조경학과 “조경살리기” 학생 비상대책본부’는 전조련 회장(장영환 동아대 3년)을 주축으로 각 학교 학내광고를 통한 광고투쟁, 서명운동의 결과물과 편지보내기 등으로 소위원회 의원들에 대한 입장을 표시함으로써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에 대한 반대 투쟁을 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 날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건설교통분과위원회의 심의를 앞둔 시점에서 조경학도를의 의견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것. ※ 키워드 : 전국조경학과 학생연합, 전조련, 조경살리기 비상대책본부, 건설산업기본법 ※ 페이지 : 104~105

- 푸른 서구 가꾸기 -광주광역시 서구-
- 광주광역시 서구(구청장 이정일)는 사업을 통해 쾌적한 생활환경조성에 앞장서고 있어 타 자치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업은 민관이 힘을 합쳐 기존 도심의 녹지공간 복원에 노력하고 앞으로 개발사업은 환경이 중시되는 쾌적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미래형 환경?생태 도심으로 가꿔 나가자는 사업입니다.” 이를 위해 서구청은 시민산책로를 개설하여 시민들의 심신을 달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도심속 담장헐기 운동, 손바닥정원 가꾸기, 벚꽃단지 조성 등의 사업을 통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키워드 : 푸른 서구 가꾸기, 이정일 구청장 ※ 페이지 : 148~151

- Biotop의 생태학적 이해와 조경학적 응용 Biotop 조성기술 및 시스템의 적용사례 -서귀포 천지연을 중심으로-
- 천지연계곡은 천연기념물 제27호인 무태장어, 천연기념물 제379호인 천지연난대림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163호 담팔수 자생지가 있기 때문에 복원의 기본 방향은 하천의 복원과 식생의 회복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첫째, 하천은 어류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한다는 것과 둘째, 식생은 주변에 자생하는 식생을 최대한 원형을 보존함으로써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는 것이다. 천지연계곡 일원의 Biotop 조성은 약 7백여m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정비되었는데, 앞에서 언급한 하천 범람을 방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옹벽 등을 철거하고, 하천변은 제주도에 자생하는 야생초와 제주자연암석으로 주변경관과 조화있게 전구간을 정비하였다. 그리고 어류의 생태서식환경조성을 위하여 제주 자연석을 활용한 어도 6개소와 인공보 3개소를 조성하였다. 한편 계곡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생활하수 및 폐수 방류시설 등을 재정비와 더불어 천지연 상류 약 200m지점에 위치한 선일포도당 공장을 이전함으로써 각종 오염원을 근원적으로 차단하였다. ※ 키워드 : 천지연계곡, biotop조성 사례※ 페이지 : 86~91

- Biotop의 생태학적 이해와 조경학적 응용 -유럽연합과 독일의 Biotop보전과 연계추진현황
- -유럽연합의 Biotop보전과 네트워크 추진현황1985년 당시 유럽연합은 광범위한 환경정보통합프로그램 작성을 시작했는데 그 프로그램 중 하나가 biotop대장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생물서식공간에 대한 규정(Fauna-Flora-Habitatrichtlinie/FFHRL)이 1992년 5월부터 발효되면서 그때까지의 종 보전중심에서 전체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 규정의 주요목적은 유럽연합의 관점에서 종다양성을 유지하고 재생시키는 것이며 ‘Natura2000’ 이라는 이름하에 유럽연합의 보전지역체계를 2004년까지 네트워크화하는 것이다. -독일의 Bioto보전과 네트워크연방국가인 독인은 Biotop보전을 상위법인 연방자연보전법 제 20조 C에 따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전해야 할 Biotop종류가 명명되어 있다. 각 주에서는 그 지역특성에 출현하는 Biotop종류를 첨가하여 법으로 보전하고 있다. Biotop네트워크화는 오래전부터 학계와 자연보전단체에서 강력히 요구해 왔으며 이제는 정치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여 네트워크화가 실효성있게 진행중이다. 유럽연합과의 관계에서 위에 서술한 Natura2000의 이름하에 네트워크화가 추진되는 이외에도 각 주정부마다 나름대로의 독립적인 Biotop보전과 네트워크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바덴뷔르텐주에서는 1992년부터 발효된 Biotop보전법을 제정하였고 네트워크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 키워드 : biotop대장, 생물서식공간, Natura2000, 연방자연보전법, biotop 네트워크※ 페이지 : 92~97

- 연못 ; 민가의 연못(경상북도)
- 경상북도 달성군 하빈면 묘동에 위치한 하엽정의 연못은 별당인 하엽정 전면에 네모난 방지가 조성되어 있고 연못 중앙에 둥근 섬이 있으며 연못 가득 연잎이 무성했다. 안동시 법흥동 안동댐 입구에 위치한 고성 이씨종택에는 사랑채 앞에 방지가 있고 연못 안에는 섬이 없으며 20년 전에 호안석축을 수리했다고 하는데 그 상태가 조잡했다. 성주권 월항면 대산동 한 개마을에 위치한 한주종택의 한주정사 우측으로 쌍지가 있는 조경공간이 있다. 이 쌍지는 상지와 하지로 되어 있는데 상지에 원형의 섬이 있다. 경북지방의 조선시대의 반가를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별당채나 사랑채 또는 정자가 조경공간의 중심이 되며 여기에는 대부분 네모난 방지가 조성되어 있고 그 연못 안에는 연못의 조사에 의해서도 조선시대의 연못의 원형은 방지원도로 대표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연못이 정원의 중심공간임을 알 수 있다. ※ 키워드 : 하엽정, 고성 이씨종택, 청암정, 유곡 권충재 가옥, 박형기 가옥, 한주종택 ※ 페이지 : 152~155

- 가족과 함께 즐기는 도심근교 레저공간 -임진강 폭포어장-
- “임진강폭포어장은 한주일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주말을 보내며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휴식공간입니다.” 지난 1988년 맑고 깨끗한 물이 있는 이곳(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 일명 샘내) 5만여평의 부지에 양어장을 개장한 뒤 1994년 체육공원을 조성하고 1995년 퍼팅전용골프장을 개장함으로써 명실공히 종합관광레저타운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 곳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대형 맘모스 인공폭포 2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어 청량한 물의 시각적인 효과가 대단하다. 서쪽에 위치한 퍼팅전용골프장은 켄터키블루글라스등의 천연잔디 위에 수로와 벙커 등으로 위험지구를 만들고 수목을 식재하고 난이도를 적절히 배합하여 여느 골프장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 키워드 : 임진강 폭포어장 ※ 페이지 : 137

- Biotop의 생태학적 이해와 조경학적 응용 -비오토프 조성의 필요성과 자연생태계의 복원
- 비오톱(비오토프 biotop)란 독일어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는데, 생물이 살고 있고 또한 살 수 있는 공간을 총칭해서 말한다. 흔히 biotop하면 연목과 같이 물이 있는 공간만을 연상하기 쉬운데 이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물이 없으면서도 생물들이 살고 있는 숲이나 도심내 작은 자투리 땅의 녹지도 biotop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biotop을 우리말로 “생물서식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영어로는 이를 바이오톱(biotope)이라고 하는데 이 biotope는 bio(생물)+topos(장소)의 결합어로서 생물이 살고 있는 장소를 지칭한다. 이러한 biotopdml 종류는 우리 주변에서 매우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다. 크기에 따라서 매우 작은 것에서부터 매우 큰 것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고, 그 형태에 따라서 점 모양인 것, 선 모양인 것, 면 모양인 것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주변환경의 종류에 따라서 산림지역, 담수(하천)지역, 해안지역, 초원지역, 농업지역, 도시지역, 공단지역 등의 biotop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생태적인 기능에 따라서 큰 핵(core), 작은 거점(point), 연결통로(corridor), 이동을 위한 디딤돌(stepping stone), 생태적인 섬(ecological island)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 키워드 : 비오톱, 비오토프, biotop, biotope, 생물서식공간, corridor, stepping stone, ecological island ※ 페이지 : 72~77

- Biotop의 생태학적 이해와 조경학적 응용 -하천생태계 복원 기술 및 외국사례
- 자연형 하천 공법은 1970년 남부 독일과 스위스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유럽 각국과 일본, 미국 등에도 보급되었다. 본고에서는 각국의 사례를 몇가지 살펴보기로 한다.-스위스, 독일자연형 하천 공법은 스위스와 독일에서 최초로 시작되었다. 1970년대초에 일기 시작한 환경보호 운동과 맞물려 하천 공사도 하천 생태계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움직임이 대두된 것이다. 이러한 공법을 자연에 가까운 형태의 공법이라는 의미에서 ‘근자연형하천공법(Naturnaher Wasserbau)’이라 불렀다. 이러한 근자연형 하천 공법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1987년 시행된 스위스 취리히의 하천 활성화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토목기술자, 생물학자, 경관설계자 등으로 15개 그룹을 조직하고 6백28개 하천 총 길이 563km를 개선하였다. -일본일본의 다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은 독일과 스위스의 ‘근자연형 하천 공법’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1980년대 중반에 시작되었다. 먼저 독일과 스위스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일본 특유의 모방과 창의성을 살려 “다자연형 하천공법”이라는 독자적인 기술로 발전시켰다. 일본의 다자연형 하천 정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1991년부터이며, 실제 시공사례는 1993년 현재 약 3천개소에 이르고 있다. ※ 키워드 : 생태복원, 하천생태계, 일본, 스위스, 독일※ 페이지 : 98~103

- <조경살리기>운동 추진본부의 힘겨운 투쟁
- 구랍 14일 건설산업기본법인 사실상 확정되면서 조경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왜냐하면 국회 건설교통위원회가 당초 정부안에서 누락됐던 건설산업기본법의 건설공사 정의에 조경의 중요성을 감안해 조경공사를 명시했기 때문이다. 1997년 새해를 열면서 그런대로 흡족한 결과를 얻은 것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보다는 학생, 교수 및 일부 업계 실무자의 헌신적인 노력에 따른 것이다. 그 행동의 하나로 보여준 것이 여의도 집회. 조경의 중요성, 독립성, 독자성을 알리고 건설산업기본법안에서 조경의 위상을 새롭게 다지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집회는 결국 조경의 독자성과 독립성을 알린 것에는 일단 성공, 우리 조경인은 큰 장애물을 하나 넘긴 셈이다. 다리 역할은 역시 현 조경학회 임원진을 중심으로 구성된 20여명의운동추진본부. 그동안 흩어진 힘을 응집하기 위해 운동추진본부가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 키워드: 조경살리기운동추진본부, 건설산업기본법, 전국조경학과 학생연합회, 전조련 ※ 페이지: 25

- 섬세한 사람들이 사는 축복받은 나라 ; 8일간의 호주여행
- -10월 9일 호주(Australia)! 간다 못간다 말도 많았던 곳을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필자는 내시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12시간의 긴 비행의 피곤함도 잊은채 약간은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잠조차 청하지 못하고 있었다. -10월 10일 드디어 호주의 Queenland주의 Brisbane에 잠시 멈춰 휴식을 취했다. 공항청사에서 본 호주의 하늘은 끝도 없이 맑은 코발트 빛이었고 지평선은 보이지도 않을 만큼 먼곳에 있었다. 답답했던 비행기 안에서의 피곤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다시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를 향해 출발하였다. 비행기의 조그마한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의 푸른 빛, 나무의 초록빛, 옹기종기 모인 지붕의 붉은 빛 등 3색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호주의 주택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 키워드 : 시드니, 캔버라, 본다이 해변, 하버브리지, 오페라하우스, 블루마운틴, 브리즈번 ※ 페이지 : 172~175

- 좌담 ; 공원녹지확충은 이상이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서울을 위해 보완한 실천적인 계획입니다. -조순 서울시장-
-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을 발표함으로서 서울시의 도시관리정책에 일대 전환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공원녹지시책에 중점을 두시게 된 배경과 녹색철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지난 수십년 동안 서울은 개발 일변도의 도시정책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녹지공간마저 잠식, 공원녹지의 보전과 확보에 미흡하게 대처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듯 지금까지 개발과 성장의 논리에서만 서울시의 도시계획이 이루어져 많은 문제가 파생해 이를 조금이나마 회복, 서울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환경친화적 도시의 중기 계획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때문에 소극적인 공해방지 차원을 넘어서 서울을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원녹지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앞으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서울을 푸르고 쾌적한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여의도 광장 공원화 사업의 추진계획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도시기능상 공원과 광장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하는 것으로 서울에서 하나뿐인 대규모 광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여의도 광장을 공원화 하고자 하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검은 아스팔트 광장보다는 숲과 물, 잔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으로서 보다 폭넓은 계층의 시민들이 휴식과 운동을 즐기고 사색할 수 있는 시민의 녹지공간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공원화 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광장의 기능도 충분히 수용하도록 할 것입니다. ※ 키워드: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 여의도광장 공원화, 조순※ 페이지 :58~61

- 산과 나무가 친구가 되주었던 우리들의 낙원 ; 서울 중구 신당동
- 대학졸업후 거의 찾아보지 못했던 내 고향. 지척에 두고도 무엇이 그리도 바빴는지. 녹화 등 하루하루 바쁜 일정속에서도 가끔씩 떠올리는 ‘고향’에 대한 기억은 황토빛 흙과 풋풋한 풀내음, 그리고 어머니의 이미지로 다가와 나를 우수에 빠져들게 하곤 한다. 떡볶이로 유명하다는 곳 서울 중구 신당동이 내 고향이다. 언제부터 떡볶이가 유명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살던 시절만 해도아직 6.25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때라 떡볶이는 비싸 구경하기조차 힘들었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은 내가 자랄때만 해도 ‘백학동’이라 불렀다. 전설에 학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정확한 유래는 알 길이 없다. 우리가 주로 놀던 곳은 동네근처 막봉산이었는데 ‘막봉산’은 산의 봉오리가 마구잡이로 새겼다고하여 다들 그렇게 불렀다. 그 산 전체가 우리의 놀이터였다. ※ 키워드 : 신당동, 조경환, 고향 ※ 페이지 : 188~189

- 『조경살리기 운동』에 거는 기대
- 우선 금번 ‘조경살리기 한마음운동본부’ 결성에 무한한 박수를 보냅니다. 그간 건설업법 면허체계 개편문제는 1986년 독립기념관 화재에서부터 전면에 떠오르기 시작하여 1989년 산림조합법 개정으로 인해 학계 및 현업에 종사하는 조경인과 학생들도 참여하여 우리의 업역을 지키고자 결집된 힘들이 일어나 조경인의 한목소리 외침이 정부에 전달되었고, 1993년에는 특수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간 상호합의를 도출해 내는 등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일과성으로 그친 느낌입니다. 1996년 9월 21일 전조련 한마당에서 학생들은 건설업법 개정이 조경계에 미칠 악영향과 현업계의 불협화음을 선배님들로부터 전해듣고 망연자실해 하는 얼굴들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우리는 아직 학생의 입자에서 분야가 처해있는 구체적 내용과 대안을 모색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선배님들께서 특수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간의 고질적 감정대립은 이제 불식시키고 서로를 끌어안고 냉철한 판단으로 임한다면 이 질곡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 키워드 : 건설업법 면허체계, 특수건설업체, 전문건설업체 ※ 페이지 : 56

- 도시속 자연미 구현하는 조경, 부처님 세상 만드는 일 -송월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 -환경문제에 대한 종교계의 역할은? 환경문제는 짓는 자와 받는 자가 동일한 공업(共業)이다. 내가 버리는 오염물질은 직접적으로 나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탐욕적인 경제활동이 지속되는 한 필연적으로 자연파괴와 인간소외, 전쟁과 폭력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종교가 역할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종교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이상적 세계를 목표로 한다. 탐욕과 경쟁의 가치가 아니라 상호존중과 상생을 이룩할 수 있는 정신과 실천의 길을 제시한다. 종교가 가지는 또 하나의 힘은 같은 가치를 따르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다. 비록 전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공동체는 종교가 앞장서는 환경운동의 근원적 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오늘날과 같은 자연파괴의 시대에 환경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바로 불제자로서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기본적 의무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모든 계율의 첫 번째인 불살생의 참된 의미이다. ※ 키워드 :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 ※ 페이지 : 142~143

- 건물의 내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조경 돋보여 -농심사옥 조경-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370-1번지 대지면적 : 31,752㎡(9,605평) 건축면적 : 3,328.47㎡(1,006.90평) 연면적 : 36,251.76㎡(10,966.16평) 조경면적 : 4,832.24㎡(1,461.75평) 건축설계 : (주)정일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 및 시공 : 중앙개발(주) 공사기간 : 1994. 9~1996.9 요즘 한창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보라매공원 후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보라매공원 정문과 함께 지역사회의 이정표 노릇을 톡톡히 해줄 건물이 들어섰다. 보라매공원의 녹지를 뒤로하고 덩그마니 서 있는 건물은 바로 다름 아닌 농심인텔리전트 빌딩. 먼저 도로와 바로 면해 있는 건물의 전정은 어느 특정 기업의 ‘앞마당’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개방되어 있다. 건축선에서 셋백시켜 지은 건물하며, 보도와의 경계도 담이 아닌 낮은 화분을 놓아두는 것으로 대신했다. 현대적이면서 조용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앞마당에 뛰노는 말세마리(오상일 작, 성신여대 강사). 암말, 수말, 새끼말인 이들 ‘말가족’은 여느 건물 앞에 세워져 있는 조형물답지 않게 보기 드문 구상작품이다. 주변환경을 고려해 세필의 말이 넓은 초원을 연상케 하는 잔디밭에 여유롭게 노닐게 함으로써 목가적 정취가 우러나게 하였다. 건물앞에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20그루의 낙랑장송도 지배적인 시각요소이다. 특히 수고가 20m이상이나 되는 소나무가 건물 유리벽면에 어리는 효과까지 설계가가꾀한 것이라면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봐도 좋다. 또한 현대적인 전정의 이미지와 딱딱한 건물의 레이아웃을 완화시켜주는 소나무 군식의 대비가 이채롭다. 건물뒤편 지하 1,2층에 자리한 선큰가든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정원으로, 직원식당과 바로 연결되어 사원들의 좋은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 키워드 : 농심사옥, 건물조경, 오피스조경, 낙랑장송, 말조형물, 선큰가든 ※ 페이지 : 62~66

- 제7회 환경문화상 수상작
- 문화체육부가 주최하는 제7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수상작이 선정, 발표되었다. 문체부는 1995년 9월 30일부터 1996년 9월 30일 사이에 완공된 건축, 조경, 실내장식, 환경조형 등 4개 부문의 작품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 접수된 총 36점에 대한 2차에 걸친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발표했다. 그 결과 종합대상에는 중앙개발 별관 사무동 및 기숙사사, 조경부문에서는 일산호수공원, 갑우정밀 사옥이, 건축부문에서는 제주관광민속관, 실내장식부문에서는 갤러리 현대가 당선되었고 환경조형부문에서는 ‘직녀가 꿈에서 본 그림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키워드 :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 페이지 : 176~181

- 서울시, 10개녹화 사업 원활히 진행
- 서울시가 공원녹지확충 5개년 계획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10개 추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지난해말로 설계공모 및 작품 심사를 거의 마친 상태로 빠르면 올 상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이 일반입찰을 통해 추진되며 친수공간, 고가도로 등은 학술용역을 통해 관련 연구소와 용역업체가 공동으로 작업하게 된다. -여의도 광장 공원(영등포구 여의도동 378천㎡)은 잔디밭, 숲, 행사광장, 주제공원 등이 들어서며 소요 경비는 약 991백만원. 이미 서울시는 환경공원자문위원회, 도시공원위원회 등 전문가 자문청취를 거쳐 시민제안공모와 설계도면 현상공모의 작품심사를 마치고 지난해 12월부터 설계에 착수, 올해 6월경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상공모 수상자에게는 설계권이 주어지며 2등과 3등에게는 각가 7백만원과 6백만원의 상금이 부여된다. 또 시민제안공모 최우수?우수제안자에게는 각각 1백만원과 30만원의 상금이 돌아간다. -광화문 시민 열린마당 조성(종로구 세종로 76-2, 구 경기도청사)도 마찬가지로 현상공모와 시민제안공모를 병행해 추진하게 되며 소요예산은 105백만원. 구랍 17일 서울시 현상설계 심사에서 경동기술공사(대표 강성욱)가 1등으로 당선됐으며 동심원(대표 안계동), 신화컨설팅(대표 유의열)이 각각 2,3등으로 최종 확정됐다. -수락산식물공원 -종묘앞 광장, 사당역, 용답동 등 3개소 친수공간 -국민대 앞 북부고속화도로 시공구간 고가도로 하부공간 휴식광장 -압구정 지하철역 주변 시유지 공원 -시립영등포병원 이적지 공원조성 -샛마을 근린공원 -용마산 마을공원 -서울도심 마을마당 10개소 ※ 키워드 :공원녹지확충 5개년 계획, 여의도광장, 광화문시민열린마당 ※ 페이지 : 140~141

- Biotop의 생태학적 이해와 조경학적 응용 -Biotop와 전국 그린네트워크 구축방안 모색
- ‘비오토프’란 개념은 1970년대 말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파괴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독일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개념으로써 1992년 6월 환경개발에 관한 리우선언이후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서구유럽과 가까운 일본에서도 자연의 보호화 재생을 위한 주요어(key word)로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생물종다양성 증진의 관점, 생태계의 시스템적 관리의 관점, 생물서식공간의 재생,창출의 관점에서 새로운 자연환경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범세계적인 자연환경정책은 ‘사람과 생물의 공존,공생’이라는 목표아래 기존의 보존,보호의 차원에서 복원,창조의 차원으로 까지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그린네트워크화 추진을 위해서는 비오토프의 현황조사 및 지도화는 그린네트워크 계획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내용이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서 회복해야 할 생물종(지표종)을 선정하고 생태적으로 중요한 생물서식공간 및 복원,창조해야할 지역을 파악해야 한다. ※ 키워드 : 비오토프, 생물다양성, 그린네트워크, 비오토프 복원 ※ 페이지 : 78~85

- Biotop의 생태학적 이해와 조경학적 응용 -국내 생물서식공간의 실태, 문제점 및 대책
- 비오톱(비오토프 biotop)이란 생물서식공간을 의미하며 이것을 대규모의 산림에서부터 도심에까지 네트워크화시키면 생물서식공간의 연결을 통한 생물의 서식가능성 및 이동성이 높아져 도심지에도 올빼미가 날아들어 오고 나비, 잠자리 등과 사람이 어우러지도록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생물서식공간의 문제는 우리의 뒤떨어진 자연자산의 관리수준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아직까지 특별한 관심과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특별한 고려를 하지 않았다. 이를 산림, 농지, 하천, 도시로 나누어 본다면, 먼저 산림의 경우 산의 능선을 절개하는 방식으로 도로를 건설했으며, 침엽수 위주의 조림정책 등으로 생물의 다양성, 특히 야생동물들이 크게 감소되고 있다. 농지의 경우 농업의 기계화, 농토의 직선화, 농약의 사용 등로 인하여 농지에서 사는 물고기, 곤충은 물론 잔여 농산물 등을 먹고 사는 쥐 등의 생물들도 서식지를 잃었다. 그리고 하천의 경우도 1980년대 중반에 실시된 한강정비사업을 계기로 하여 한강을 모델로 하는 개발사업이 추진되어 지금 많은 하천이 직선화, 시멘트 구조물화 되어 있다.생물 서식공간을 특히, 도시에서 확보하기 위하여는 도시계획, 건축, 도로의 관리 등에 있어 생물서식공간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가능한 경우 모든 사례에 있어 생물들이 사는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며, 생태계와 생물의 서식생태에 대한 지식의 확보가 필요하다. 근본적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제도의 도입으로 1996년 10월부터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에서는 생물서식공간의 조성 및 네트워크와 관련되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biotop의 개념을 ‘소생태계’로 정의하고 있다. ※ 키워드 : 비오톱, 비오토프, biotop, 소생물권, 서식처, 생물서식공간※ 페이지 : 68~71

- 디자인 경로 ; 606스튜디오
-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교 포모나 캠퍼스 조경학과의 606스튜디오는 1976년에 처음 조직된 이래 복합적 환경을 포함하는 9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관여해 왔으며, 대개는 공공기관과 함께 과업을 수행해 왔다. 오웬스 호수 프록젝트는 이 스튜디오가 해 온 프로젝트 중 매우 특이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접근은 물론 생태계 위주의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으며 대부분의 이 스튜디오 프로젝트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준수하고 있다. 이 스튜디오는 깊이 있는 연구와 창조적 사고를 요하는 환경적 사회적 의미를 갖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한다. 오웬스 호수로부터 먼지가 생겨나는 경로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물과 바람과 화학 물질의 흐름에 과련되는 경로는 다시금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인간과 상호작용의 역사에 대한 묘사는 물론 경관 맥락에서의 물리적 메카니즘의 모델링은 그러한 경관을 하나의 현재진형형 과정으로 볼 수 있게 해주며, 이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개발하거나 이슈의 해결책을 찾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키워드 : 캘리포니아 주립 공대 조경학과, 606 스튜디오, 오웬스 호수 프로젝트 ※ 페이지 : 166~171

- 안양시 신청사 및 의회청사 ; 열린정부의 공공청사 조경
- -기본계획 방문객이 시청사에 진입할 때 시청사의 개방감과 건물의 상징성을 느낄수 있도록 중앙광장의 좌우에 수평녹음대를 조성하고 충분한 녹음 및 풍요로움을 제공, 유도기능과 개방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로터리기능을 지니게 하여 방문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도록 하며, 보행동선과 차량동선을 분리하여 보행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보행자의 안정성을 고려하고, 보행공간을 따라 수형이 좋은 수목을 열식하여 가로경관의 쾌적성을 향상시키고, 또한 대단위 옥외공간을 조성하여 휴게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심미적 쾌와 안정감을 갖게 하여 청사이용에 불편함이 없고 신선함을 느낄수 있도록 했다. 부지의 외곽으로 녹지대를 조성하여 부지 내,외부에서의 시각적 이미지를 고려했다. ※ 키워드 : 청사 조경, 안양시청사 ※ 페이지 : 182~187

- 전원적 분위기 연출…아파트 거주민들 정서순화 기대 -부여조경, 서울시 조경상 시공부문 금상공로, 현대건설로부터 표창-
- 1996년 10월 서울시 조경상 시상식에서 시공부문 금상을 차지, 현대건설로부터 우수 협력업체로 인정받아 표창장을 수여한 부여조경의 이수근 사장은 요즘 신바람이 나있다. 부여조경이 식재시공, 이번에 상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신정동 현대아파크는 건물사이로 조성한 오솔길 산책로와 가족마당 등 아파트 외부공간의 질적수준 향상이란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 관리부장, 양천구청 도시정비국장 등 3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 지난 1994년 부인이 운영하고 있던 선친의 농장을 이어받아 조경업에 뛰어든 이씨는 그동안 대우증권(주) 사옥을 비롯, 롯데백화점 본점, 신정동 삼성아파트 등 다양한 현장의 조경공사를 맡아오며 탄탄한 실적을 쌓아가고 있는 의욕파. ※ 키워드 : 부여조경, 이수근 사장 ※ 페이지 : 138~139

- 일본의 현단위 경관형성계획
- 일본에는 경관형성을 직접 대상으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지만 경관형성과 관련된 대표적인 법률제도의 개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자연경관에 관련된 대표적인 예는 일본의 자연공원법에 기준하여 설치된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내에는 자연공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특별지역, 특별보호지역을 지정하고 구역내의 개발행위를 제한하며 일정 금지조항을 설정할 수 있다. 도시경관에 대한 대표적 예는 도시계획법에 기준한 미관지구와 풍치지구가 있다. 미관지구는 시가지 미관을 추진하기 위해 정한 지역지구의 하나이고 구역내 건축물의 외관에 관하여 필요한 제한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제한 내용은 지방공공단체의조례에 정한 바에 따르고 있다. 한편 풍치지구는 도시의 풍치를 유지하기 위해 정하는 지역지구이다. 도시내 역사적 경관에 관련한 제도로서는 전통적 건조물군보조지구가 있다. ※ 키워드 : 일본 경관관련 법, 미관지구, 풍치지구, 국립공원, 건조물군보존지구 ※ 페이지 : 160~165

- 파리세븐 -87년 IFLA 파리총회때 인연 맺어 10여년 친분유지-
- 1987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맺어진 우정이 서울로 이어져 올해 10년째 우애를 돈독히 다지고 있는 조경인들의 모임이 있다. 이들은 지난 1987년 제24회 파리세계조경가협회(IFLA) 총회에 한국대표단으로 파견되었던 20여명 중 지금까지도 지속적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는 13명. 부부회원까지 합치면 26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유별난 모임은 파리 IFLA총회 참가를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 참가당시 한국대표단 단장을 맡았던 오휘영 교수(한양대학교 환경과학대학원)를 고문으로 위촉, 총 13명의 회원으로 결성된 이들 모임의 이름은 파리세븐. 1987년 파리에서의 인연을 기념해 지었다고 한다. 그동안 매 IFLA 행사때마다 수차례 한국대표단이 파견되어 왔지만, 이례적으로 이들의 만남이 유독 10년을 지속하는 것은 1987년 행사 참가 당시 이들의 의욕적인 열정도 그렇지만 귀국할때의 아찔했던 항공사고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 ※ 키워드 : 조경인 모임, 파리세븐 ※ 페이지 : 144~145

- 퇴폐한 도시환경, 성숙기를 맞아야 할 우리 조경계
- 현재 한국의 도시환경의 현실을 다음과 같이 특징 지울 수 있다고 본다. 획일적인 사고와 무질서, 주거공간이 대기업의 상품화, 국토의 투기화, 휴양공간의 상품화, 극심한 환경오염에 의한 생태계 균형의 파괴 및 인접 생산녹지의 소실증대. 이 모든 특징들에는 다양한 원인과 처방을 들 수 있을 것이고 또 어느 문제들도 간단하게 해결될 것도 아닌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나 시민들이 해결의 의지를 보이면 안풀어 질 것이 없다. 어떠한 인간의 문제들도 그 해결을 위해서는 그 문제의 존재와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 단계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문제의 존재와 해결에 조경가는 아직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키워드: 고주석, 조경계, 도시환경의 현실 ※ 페이지: p29

- 현상공모한 미사리 조정호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 조정 카누경기장이 있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일대 40만평의 부지가 독특한 주제와 첨단위락시설이 갖추어진 주제공원으로 개발된다. 개발의 주최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천억원의 예상비용을 들여 1994년을 완공목표로 계획한 이 개발은 올림픽시설물에 대한 관리 및 이용방안이 제시되면서 대두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올림픽시설들은 모두 년간 유지비는 엄청나게 드는데도 실지 이용은 잘 안되고 있어 많은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체육진흥공단을 설립하고 체육진흥기금 마련을 공단의 주요 목표로 삼아 체육의 육성은 물론 문화지원까지도 생각하고 있으나 시설물의 유지관리비도 적자를 보고 있어 올림픽시설물에 대한 관리 및 이용방안이 절실한 상태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적극적 개발계획을 강구하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조정, 카누경기장을 대중을 위한 위락시설공간으로 적극 이용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고, 올림픽정신의 계승, 조정체육의 진흥, 건전한 시민문화의식 고취라는 3개 기본방향을 두고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 키워드: 현상공모, 미사리 조정호 개발사업, 삼선개발, 동현건설, 쌍용엔지니어링, 진원건축 ※ 페이지: p110~115

- 옛 뜰의 음양과 대칭
- 그 숱한 옛 뜰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조선시대의 뜰은 담양의 소쇄원과 보길도의 세연지이다. 우선 소쇄원을 살핀다. 소쇄원은 뫼를 바라보는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고 삼천평 남짓한 땅에 선비가 지은 동산이다. 그야말로 음양이 극치를 이루며 꾸며진 멋진 곳으로 그 뜰로 들어서는 어귀부터 인상이 깊다. 대숲속에 오솔길이 침침하니 음기를 띌 수밖에 없다. 푸르른 댓잎은 역시 음기를 나타내려고 한 것일까? 드높은 대숲속을 지나자니 그 너먼에 숨겨진 것이 궁금하다. 바람이라도 불면 부시대는 잎소리에 으스스해진다. 저녁이면 참새떼가 재잘대다 잠들 곳이기도 할 것이다. 그 위로 푸른하늘이 유난하다. 자연의 아름답기로 소문난 보길도는 아열대 식물이 많기로도 이름난 섬, 그러기에 360년전 이곳을 들린 고산에게는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을 것이다. 그는 이곳에 스무군데가 넘는 정자 등 유적지를 남기면서 섬 곳곳에 뜰을 꾸몄다. 그 가운데 한군데가 세연지이다. ※ 키워드: 옛뜰, 소쇄원, 세연지, 보길도, 음양론, 대칭구도 ※ 페이지: p94~97

- 충남대학교
- 부지의 고지대는 모암이 부식된 풍화토로 구성된 얇은 표토층을 형성하고 있고 저지대는 사질의 운반토 내지는 풍화토로 형성되어 있어서 식물의 생육에는 비교적 적합하다. 부지내의 자연식생으로는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부분적으로 참나무와 아카시아군이 분포되어 있으며, 인공조림으로서는 리기다소나무와 오리나무가 있어서 산림의 환경은 양호한 편이다. 밀집된 노송들은 자연경관을 한층 아름답게 부각시키고 있다. 본 부지는 북고남저형의 말굽모양을 이루고 있어 중앙부지내는 물론 남측의 원경까지 멀리 시야가 트여져 있다. 도서관 남측으로 전개되는 캠퍼스의 주진입축 일대는 좌우에 부드러운 능선이 수목에 덮여져 자연지형에 의한 아늑한 공간감을 주고 있고 자연적 능선 자체가 주된 스카이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그에 반하여 지반의 고도가 비교적 높은 인문관 및 이학관 지역은 사면이 개방되어 있어서 공간형성요소는 자연지형이 주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 키워드: 충남대학교, 캠퍼스 조경, 학교 조경, 인공조림 ※ 페이지: p34~39

- 좌담 ; 신구 종합조경이 공존하는 길
- 작년 말 조경업체가 갑자기 늘어나다 보니 우리분야는 새로운 질서를 위한 과도기적 부작용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혼란이 지속된다면 조경분야 전체 발전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와같은 부정적 분위기가 더 심화되기 전에 우리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협의하여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의도에서 이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특별히 종합업체의 사장님 몇 분을 우선 이 자리에 모시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종합업체가 나서서 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업계 전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서야 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오늘의 좌담은 처음부터 어떤 결론을 도출한다기 보다는 그러한 타결책 모색 분위기를 조성한다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기본방향의 설정과 그 추진방법을 등을 찾아내는 데 의견이 초점이 맞추어 말씀해 주시기 바라면서 먼저 최근의 우리 주변 사항부터 언급해보겠습니다. ※ 키워드 : 오휘영, 종합조경 공존, 조경업체, 본지 발행인, 박민식, 유상식, 조남익, 한현구, 고재호, 권오진, 허형식, 좌담 ※ 페이지: 88~92

- 조각공원 ; 조각공원 역할과 기능
- 가장 중요한 것은 조각공원은 운영하는 운영자측의 예술에 대한 인식수준 일 것이다. 유흥이나 관광수입을 위한 구색맞추기의 조각공원이나, 특정사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눈가림식의 조각공원이 아니라 예술의 대중의 위한 공유라는 절대적 사명감이어야 한다. 조각공원 공원의 일부일진데, 그 작품들이 순수하게 대중의 미적 향수권을 위한 사회에 대한 환원의 일환이라는 의식에 의해서 수입경비, 노력 등등의 모든 것들이 발전적인 재투자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정부의 시책이나 지원에 의해 전국의 적당한 여러곳을 조각공원으로 설립, 개방하고 우리의 정석적 순화를 위해서도 전문가에 의한 정책적인 시행이나 국가적인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키워드 : 조각공원의 역할, 조각공원의 효과 ※ 페이지 : 72~76

- 조각공원 ; 오슬로의 비겔란드 조각공원
- 노르웨이의 위대한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드는 많은 조각품을 남겼다. 우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비겔란드 조각고원과 비겔란드 박물관에서 경관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의 대리석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다. 비겔란드 조각공원 80에이커의 대지에는 192점의 조각부품을 포함해서 총 650점의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비겔란드의 조각품은 모두 그 자신이 실물크기로 만든 것이다. 돌은 숙련자가 선택해서 주의깊게 다듬어야 하며 금속 세공인의 기교로 인해 더욱 멋진 디자인이 된다. 비겔란드의 예술은 인간을 주제로 한 것으로 삶의 모든 상황, 감정, 인간들이 알고 있는 상식들, 그리고 흥미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겔란드 조각공원은 1940~1950년대에 걸쳐 세워진 최초의 조각공원으로 이야기되어지며 어떤 사람들은 그 공원에 대해 흥미를 갖고 경이롭게 생각하지만, 어떤 이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 키워드 : 노르웨이 오슬로, 비겔란드 조각공원, 최초의 조각공원 ※ 페이지 : 68~71

- 안양 Country Club
- 안양컨트리 클럽이 여느 골프장과 다른 점은 잔디의 독특한 질과 주변경관의 정갈함과 코스의 철저한 관리에 있다고 한다. 안양컨트리 클럽 페어웨이에 깔려있는 잔디는 중지로서 다른 잔디보다 잎이 치밀하고 빳빳하여 공이 잔디위에 뜨기 때문에 골프장 잔디로는 안성맞춤이라고 하는데 직접 플레이를 해보지 않은 기자로서는 구분이 잘 안되었다. 코스별 식재된 수종도 다양하여 경관의 변화는 사계절 특색이 뚜렷하게 연출하고 있어 한홀 한홀을 지나가는 골퍼들에게 계절감각을 새삼 일깨워 주기도 한다고 이 곳 회원인 신모씨가 들려준다. 안양 C.C.는 유달리 소나무를 비롯하여 다른 여러 수종의 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故 이병철(前 삼성그룹)회장이 조경가 이상의 식견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유달리 나무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안양 C.C.에 식재된 수종을 살펴보면 벚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단풍, 느티나무, 적송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코스별로 다양한 경관을 보여준다. ※ 키워드: 안양 Country Club, 컨트리 클럽, 골프장 답사, 골프코스 ※ 페이지: p116~118

- 1990년도 조경기사 2급문제 출제경향
- e-매거진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조각공원 ; 조각공원 현실과 바램
- 여기서는 각각의 조각공원의 특성이나 작품에 대한 개설보다도 전체적으로 조각공원이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 모색과 함께 조각공원에 대한 바램을 나열해 보았다. 무엇보다 공원으로서의 입지적 여건과 조각이 놓여질 제반 환경여건의 적합성에 관한 문제가 언급되어야 할 것 같다. 하나의 문화적 공간으로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조각공원이든, 어떤 기념비적 형식을 띤 조각공원이든간에 조각이 안주하게 될 공간은 실내가 아니고 옥외이므로 자연적인 요소, 예컨대 지형의 높낮이, 주변의 배경, 장소의 식별성, 부지의 경사 등 공원 구성의 방향과 형태를 결정짓는 요소가 우선 맞아야 할 것이다. 조각공원이 우리에게 어떤역할과 기능을 담아주기를 기대한다면 기대하고 있는 만큼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 행정당국의 폭넓은 배려와 조각에 대한 조경가의 이해와 조경에 대한 조각가의 이해를 기초로 한 계획이 우선되고 또한 관리자의 운영의 폭을 넓혀나갈 때 조각공원은 우리들의 문화공간, 휴식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중심이자 만남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키워드 : 조각공원, 토탈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제주조각공원 신천지 미술관, 정관모 ※ 페이지 : 59~63

- 조각공원 ; 국내조각공원 현주소
- 20세기 후반 일군의 예술가들은 예술의 발표장을 화랑에서 미술관으로 미술관에서 야외로 확장하여 사적인 것에서 공공의 성격으로 바꾸어 예술품을 설치하여 예술이 대중과 밀접한 유기적 관계를 갖게 되었다. Public 공원에 국가의 발전이나 문명 문화에 공헌도가 큰 인물조상을 설치하던 경향에서 벗아나 순수 예술품을 설치하여 대중과 예술을 접근시키는 시도를 하게 되었고 이로써 많은 조각공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 예로써 스톰킹 아트센터, 본의 하꼬네에 있는 조고꾸노 모리 등을 들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조각공원이 많이 있다. 국내에도 여러 조각공원이 조성되었지만 그 취지 및 설치목적에 있어서 문화활동차원에 있어서 본격적인 조각공원은 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설립한 ‘88올림픽 조각공원’과 남제주군 ‘제주조각공원’, 그리고 개인에 의해 조성된 ‘제주조각공원 신천지 미술관’과 서울근교의 ‘토탈 미술관’ 그리고 목포시에서 조성한 ‘목포 조각 공원’이 있다. 이러한 여러 조각 공원중에서 규모나 시설면에서 큰 규모인 올림픽 조각공원, 남제주군 조각공원, 제주조각공원 신천지 미술관에 대하여 주로 언급하기로 한다. ※ 키워드 : 올림픽 조각공원, 남제주군 조각공원, 제주조각공원, 신천지 미술관 ※ 페이지 : 54~58

- 조각공원 ; 조각공원 위상정립과 스페셜 프로그램
- 부지와 조각은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없이는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는 것처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조각은 공원에서 장식적인 형태라기 보다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반대로 공원과 조각은 서로 보완해 주는 이중성이 있다.조각과 공원은 동시에 일치하는 상황이라기 보다는 조화로서 함께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우리가 미술관을 들어서면 대체로 손에는 카달로그를 들고 마지막 작품까지 집중해서 전시 코스를 따라 돌게 마련이다. 옥외의 조각 전시공간인 조각공원의 경우도 전시와 관람의 기능은 실내와 마찬가지로서 조각들을 보아 나가는 것이지, 여러 공원 요소의 일부로 조각이 배치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 키워드: 조각공원, 미술관, 옥외 전시공간※ 페이지 :46~53

- 목재 펜스
- 정원을 둘러싸는 것으로서 가장 만능적이고 값이 싸며 편리한 재로는 아마 목재일 것이다. 벽돌이나 돌 또는 콘크리트로 된 높은 담벽을 조성할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좋지 못한 경관을 차폐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원사라도 손쉽게 목재로 된 높고 튼튼한 담벽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흔한 형태의 펜스는 규격화된 크기의 널빤지와 가로막대를 사용하여 세워지는 것으로 이것은 전통적인 설계의 하나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외관을 새로운 형태와 조합한다든가 철도의 침목이나 낡은 대들보와 같은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면서 상투적은 수법을 따른다든가 하는 아직도 개선할 여지는 다분하다. 대체로 사적 공간을 최대로 제공하는 가장 견실한 펜스는 폐쇄된 울타리로서 널판장이 평평하게 같은 높이로 놓이거나 깃털을 포갠 것과 같은 형태로 놓여지고, 또는 널빤지를 양면으로 하여 세우는 것이다. ※ 키워드: 목재 펜스, 정원 재료, 울타리, 펜스 만들기 ※ 페이지: p119~123

- 환경론의 역사적 철학적 이해
- 환경결정론은 과학적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규명한 것으로서 “환경이 모든 인간의 행동을 규정한다”를 기본전제로 하며 생태학과 기타 사회과학 분야에서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편 자유의지론적 철학에서는 인간은 의식과 자유의지라는 개성과 독창성을 가지므로 자연과 구별되며, 따라서 어떤 과학적 체계의 보편적 법칙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근본적인 선택의 자유를 갖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결정론과 자유의지론적 철학적 사고와는 명백하게 다른 또 하나의 철학적 사고로서는 인간과 자연을 변증법적 관계로 보는 마르크스주의 자연관이 있다. 즉 여기서는 자연은 인간에 의해 영향을 받고, 다시 영향받은 자연은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과정에 그 논리가 있다. ※ 키워드 : 환경론, 철학적 이해, 환경결정론, 자유의지론, 철학적 사고 ※ 페이지 : p104~107

- 조경용 수목
- 버즘나무는 세게 4대 가로수의 하나로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가로수, 공원수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버즘나무는 지리적으로는 터키,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그리스 등 서방아시아와 유럽동남부가 원산이고 현재는 유럽,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전역에 식재되고 있다. 속명은 플라타너스로 그리스어 platys ‘넓은’에서 유래되었는 바, 이는 넓고 큰 잎을 뜻한다. 종명의 오리엔탈리스는 ‘동방’이라는 뜻으로 양버즘나무에 비해 동양산이란 뜻이다. 등나무는 길이 10m정도로 자라는 낙엽활엽성 덩굴식물로 수고 1~2m 내외의 직경이 30cm이상 자라며, 나무 또는 다른 물체를 감거나 기어 올라가는데 간지의 수피는 회색 또는 회흑색이며 서로 꼬여서 자란다. 잎은 호생하며 기수우상복엽이고, 소엽은 13~19매로 박질이고 난형 또는 난상장타원형으로 길이 5~10cm 폭 2~2.5cm이다.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광택이 있고 어릴때는 털이 있으나 나중에는 없어진다. ※ 키워드: 버즘나무, 등나무, 플라타너스, 조경수, Oriental Plane Tree, Wistaria ※ 페이지: p124~129

- 창덕궁의 비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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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에 나타난 한국전통
- 곡의 전래는 조선중기 용재 성현의 수필집인 용재사를 세우고 남호가에 담담정을 꾸며 천하의 좋은 그림과 글씨를 모았다고 했다. 이것으로 보아 성리학이 들어온 후 성리학적 사상시가나 자연묘사를 그린 구곡도가 전해졌음이 틀림없지만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조선왕조가 낳은 최고의 성리학자인 퇴계의 도산십이곡, 율곡의 석담정사, 고산구곡과 고산구곡도가 이루어진 후 곳곳에 구곡을 경영했으리라 생각된다. ※ 키워드: 곡, 풍수사상, 주자, 무이구곡, 산수, 전통경관, 도교 ※ 페이지: p98~103

- 국제방송센터 조경계획
- 88년 서울 올림픽 대회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대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올림픽의 취재와 세계의 방송 송신을 위한 IBC는 88년 9월 취재의 열기로 가득했고 올림픽 공원은 물론 국제방송센터에 조성된 조경 또한 세계 방송인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우리의 조경을 알릴 수 있었다. 방송센터의 조경은 1987년 4월 착공하여 1988년 9월 1일 올림픽게임을 위해 1차 Open했고 올림픽게임이 끝나고 미진했던 공사를 보완하여 1990년 5월 30일 4년간의 공사가 마무리되어 모든 부분에 대한 조경이 완공되었다. 완벽한 시공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전반적인 조경은 물의 이용과 식재패턴의 변화성, 시설물에 대한 특징은 물론 수석을 이용한 전시장 등 환경조형물의 배치와 바닥포장에 대한 건축물과의 조화 등을 새로운 조경의 각도에서 찾았다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 키워드 : 국제방송센터 조경계획, 동아종합환경(주), 대림조경 ※ 페이지: 170~175

- 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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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노르웨이 학술총회
- ‘90년 IFLA총회 개최국인 노르웨이에 대하여 알아본다. 노르웨이는 IFLA의 각 지구인 Central Region, Eastern Region, Western Region, 중 Central Region에 속하며 이 지역에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스롤바키아, 덴마크, 에스파냐, 독인, 핀란드, 프랑스, 그리스, 헝가리, 아일랜드, 이태리, 마로크, 네덜란드, 나이제리아, 노르웨이, 폴로겐, 포르투칼, 세네갈, 남아프리카, 스위스, 스웨덴, 터키, 영국 등의 나라가 속해있다. 북유럽의 5개나라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은 매년 다양한 특성을 가진 북유럽 회의를 갖는데 이 회의에서는 많은 정보와 서로의 학문, 사상을 교환하며, 전문업체들은 상호협력하여 꾸준히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92 IFLA 서울 총회 준비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단 모임이 지난 3월21일, 5월9일, 5월17일 3차례에 걸쳐 있었다. 이 준비단은 각단체를 대표하는 12명으로 구성되었다. 총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총 13명 참석, 11표를 얻은 오휘영교수가 선출되었다. ※ 키워드: 1990년 IFLA총회, 노르웨이, 1992년 IFLA 서울총회 조직 ※ 페이지: 108~109

- 효율적인 공원녹지 관리방안
- 공원녹지가 인간생활의 유일한 안식처이며, 동시에 인류문화자원의 영원한 상속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인류가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는 동안 스스로 이의 고마움을 느끼며 자각하게 된 이래로 유형, 무형의 크고 작은 형태로-상대적인 질적 수준의 정도차가 있기는 하지만-수많은 공원녹지가 개발되어졌다. 위락이 주 대상이 되는 이들 공원 녹지 그중에서도 특히 자연공원지역은 규모나 양의 대소를 떠나 자체내의 질적인 순수성을 상실하지 아니하도록 항상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집중관리해야 될 필요성이 있으며, 앞으로 본 단에서 다루게 될 이의 원론적 흐름은 이들 자연공원을 대상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 키워드: 공원녹지 관리, 자연공원, 공원녹지 관리정책 ※ 페이지: p148~155

- 실내조경 재료 및 시공
- 실내조경이라 하면 실내의 제한된 공간, 환경속에서 이루어지는 경관창조 행위라서 모든 인공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는 제한된 영역의 특수성을 갖는다. 한정된 공간에 식물을 도입하고, 물을 끌어들여 획일적인 건물내부를 생동감 넘치는 활동영역으로 인식하게 하려면 도입재료의 선택이 공간의 기능에 부합되도록 선택되어야 한다. 실내조경에 있어 주재료는 식물의 선택에서 시작되며 기타 형태완성을 위한 첨가물은 주변의 생활요기, 자연석, 고사목, 토속재료, 건축재료 등으로 공간의 성격에 맞게 적절한 선택을 하고 구성은 세밀하게 재료의 특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예를 들면 실내에 전통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면 한국의 전통수종, 물품 등이 어우러져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한국전통 수종을 실내에 도입하여 생육을 지속시키지 못하므로 실내에서 생육가능한 관엽식물을 중심으로 배식을 하고 이미지 부여는 토속적인 요기나 물품으로써 하여야 한다. ※ 키워드: 실내조경 재료, 실내조경 시공, 실내식물, 인공토양 ※ 페이지: p130~133

- 아름다운 정원 ; 짜임새 있는 소규모 정원
- 위치_서울 강남구 역삼동 조경설계시공_ 모아조경 조경면적_ 218㎡ 정원의 형태가 폭이 좁고 길어서 자칫 단조로움에 빠질 우려가 있으나 소나무, 단풍나무, 감나무 등을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철쭉, 회양목 등을 물결모양으로 군식하여 앞집과의 차폐효과를 주면서 공간의 변화를 주도록 하였다. 폭이 좁은 정원에서 우뚝한 건물의 수직적 경직성을 완화시키고 건축물과 정원과의 연결매체로 대형 모과나무를 식재하여 내부에서 조망하였을 때 화사함을 주고 정원의 깊이를 더하여 주어 이 정원의 시각상 포인트가 되고 있다. 유실수 정원을 선호하는 건축주의 취향에 따라 모과나무를 비롯하여 대추나무, 감나무, 자두나무가 골고루 식재되어 계절감을 뚜렷이 하고 있다. ※ 키워드: 모아조경, 정원, 차폐효과, 유실수, 역삼동, 정원 소유주 ※ 페이지: 30~33

- 조각공원 ; 세계의 조각공원
- 선진 외국에서는 정부와 민간단체가 주도하여 이 이상적인 환경공간 조성계획이 꾸준히 시행되어져 왔다. 그 결과로서 꾸며진 여러 조각공원의 예를 들면 우선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미국 뉴욕의 ‘스톰 킹 아트센터’,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미술관’, 네덜란드의 ‘크롤러 뮬러’, 스웨덴의 ‘밀레스 고르덴’, 노르웨이의 ‘비겔란 조각공원’, 이스라엘의 ‘빌리로스 조각공원’, 남프랑스 생 폴드 방스의 ‘마그재단 미술관’, 일본의 ‘하꼬네 조꼬구노 조각공원’ 등을 열거하게 된다. 이들 조각공원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완성한 조각작품의 전시장들이다. 조각공원에 놓여져 있는 조각작품은 그 주위의 자연환경에 밀착되어 인위적인 구조물이기는 하나 사람들에게 휴식의 자유를 제공하며 쾌적한 마음과 정신적, 심미적 안정감을 주고 있다. ‘예술의 생활화’에 조각공원은 공헌하고 있다. 공원이나 어린이 놀이터, 광장이나 차도가 몰리는 교차로에도 조각은 있어야 한다. 모든 열려진 공간에 조각은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것은 숨쉬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 ※ 키워드 : 조각공원, 스톰 킹 아트센터, 루이지애나 미술관, 크롤러 뮬러밀레스, 고르덴 비겔란 조각공원, 빌리로스 조각공원, 하꼬네 조꼬구노 조각공원 ※ 페이지 : 64~67

- 조경수의 효율적 보호관리
- 나무의 생장과 발근은 뿌리의 생리작용과 관계가 있으며 뿌리는 토양조건에 의하여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가 있다. 특히 조경수목은 뿌리기능이 쇠약하므로 토양과의 관계를 잘 조절하여야 한다. 나무가 생장하기 위해서는 토양에 뿌리를 뻗어야 하는데 토양속의 뿌리는 흡수작용, 호흡작용, 지지작용의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흡수작용과 호흡작용은 식물생장에 절대적인 것이며, 지지작용은 대형목을 지지함으로써 도복을 방지한다. 뿌리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하여는 뿌리의 생장과 발근이 대단히 중요하다. 뿔리의 생장과 발근은 토양의 구성, 토양의 공극, 토성, 공기, 토양수,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 키워드: 조경수 관리, 나무의 생장, 토양, 무기양료 ※ 페이지: p162~167

- 영산강 유역 농촌경관의 이용과 보전
- 경관은 그 속성상 변화가 당연한 것이지만 문제는 자연생태적인 과정에 의해서 생내적 극상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간섭에 의한 변화일 경우이다. 때때로 영산강은 100mm/h 이상의 비가 올 경우 쉽게 수목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자연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명과 재산의 피해도 크게 입는 지역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개발로 인한 공해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공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대비하고 계획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본인이 연구한 바로는 크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예방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고 본다. 오랜 역사를 두고 생태적 변화를 하며 한국의 전형적 농촌경관으로 이어져 내려온 영산강 일대가 이제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또 다른 경관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경제적, 기술적, 정책적 배려로 영산강 일대 농촌경관이 아름답고 살기좋은 문화경관으로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이 지역 주민만의 염원은 아닐 것이다. ※ 키워드: 영산강 유역, 농촌경관, 문화경관, cultural landscape ※ 페이지: p144~147

- 서울의 도시환경과 문화요소
- 도시는 정원적인 배경과 도시다운 분위기를 갖춘 쾌적성이 매력이라 할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문화적 문제를 고려해야만하고 환경 정비의 계획이 경제적인 문제에만 치중되어서는 안된다. 오늘날 도시생활은 생산, 노동 위주에서 여가위주의 패턴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도시)의 경우에 있어서는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산업을 위해, 경제적 이윤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기에 서울(도시)은 시민소외의 주된 장소의 하나이다. 거대한 건축물들만이 밀집, 자동차들의 소음, 도시구조의 복잡함은 시민들로 하여금 마음속에서부터 이 서울의 생활환경을 거부하게 만든다. 도시와 가로의 모습이 점차로 추악해지는 현상은 도시개발이 진정한 인간정신에 입각하지 않고, 자연적인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루어진 결과이다. 또 서울(도시)은 인간정신을 표현하기는커녕 문화의 세계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 키워드:서울, 도시환경, 문화요소, 가로, 가로장치물, 외부공간, 건축물, 경관 ※ 페이지: 54~61

- 정사조경에 비친 한국인의 자연관
- 어떤 민족이나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은 이상향을 동경하고 추구해 왔다. 그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며 이를 구축하는 방법도 다채롭다. 그것을 크게 구분하면, 그 하나는 민족의식에 흐르는 낙원주의사상을 말 할 수 있을 것이며, 또 한가지는 은둔을 통한 현실사회로 부터의 피신적인 사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형상은 신화로써, 또는 전설이나 설화로써 표현되기도 하며, 또는 조각물이나 건조물로, 또 토기나 도자기 그리고 그 외에 여러 공예미술에서의 장식요소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리고 문예작품 속에서도 많은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여러 형식속에서 우리 민족은 연연이 이어온 의식구조 속에 막연하게나마 낙원을 지향하는 사상이 뿌리박혀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한국 선비들의 정사조영에 따른 자연관과 낙원사상을 살펴보면서, 한국 조원이 지닌 가장 두드러진 특성이 자연의 순리를 근본으로 삼아 지세를 함부로 변형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키워드:낙원사상, 정사, 절, 성리학, 자연관, 주자, 무이정사, 주자학, 주세붕, 백운동서원, 서원, 사액서원, 화음동지 ※ 페이지: 48~53

- 우리들의 평범한 경관 ; 제주도편
- 이미지 페이지입니다. e-매거진 참조바랍니다. ※ 페이지 : 50~53

- 관광지 조경실태와 현황 ; 86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향한 수도권 국민관광개발의 방향
- 수도권 국민관광개발 방향에 대해 간단히 서술하여 보자. 첫째, 국민관광 수요 충족공간으로서 미사당정리, 서천리, 굴암리, 난지도, 한강고수분지 등의 과감한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관광수도권의 정확한 권역 설정이다. 셋째, 현재 국립공원, 도립공원, 지정관광지, 유원지 등으로 그 특색을 찾아볼 수 없는 관광지의 지정으로 개발, 보호에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원화된 관광지 지정기능을 일원화 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관광지 개발은 국민야외휴식처로서 내륙 휴양지, 국민관광촌, 청소년 수련지, 국민교화촌, 자연경승지 등으로 분류하여 관광지 개발의 특성화를 기하도록 하여야겠다. 다섯째, 수도권 주민의 관광성향을 파악하여 정책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매년 수도권 주민 국민관광 성향조사를 당국에서 실시하든 학계에 의뢰하여 하든 이를 실시하여야 한다. 여섯째, 수도권 주민의 건전한 국민관광 육성을 위한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계몽활동이 필요하다. 일곱째, 인삼식품 등 한국형 고유상품을 개발 외국에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덟째, ’88올림픽은 1만 5천명의 선수단과 3천2백여명의 대회임원, 또 8천여명의 보도진과 1천5백여 청소년단, 그리고 예상 관광객 2십9만6천명 등이 15일여의 대회를 전후하여 약 3십2만4천여명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된다. ※ 키워드 : 수도권 관광개발, 한국형 관광상품, 국민관광촌 ※ 페이지 : 36~37

- 중동조경 ; 중동조경의 진출과 그 전망
- 인터뷰-고성하, 김영구, 김동준, 박세순 중동조경이 우리와 전반적으로 크게 다른 특징은 자연인문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 전통과 경제사정에 맞춰 고려되는 조경계획도 차이가 있다. 종교적 차이에서 오는 구조물 계획도 다르다. 우리가 나무를 다룬다면 그들은 시설물 전반을 다룬다는 점, 조경예산도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것을 포함한 규모적인 면이 다르다. 중동의 조경은 국내의 경우처럼 조경공사비용이 감소되는 경우가 드물고 프로젝트가 발주될 때 조경부문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 국내의 조경실정과는 퍽 대조적이다. 중동지역에서 조경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뜨거운 태양으로부터의 격리이다. 따라서 대로보다는 의도적인 미로를 만들어 방풍, 그늘제공의 효과를 본다. 수종은 주변건물과 대조를 이룰 수 있는 상록활엽수, 방향을 좋아하는 국민성을 고려한 방향식물을 많이 이용한다. 현재 중동에서의 기초건설은 거의 끝나가는 단계이므로 반면, 사회간접자본이 많이 투자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조경분야의 진출이 퍽 다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 키워드 _ 중동조경, 이슬람문화, 중동에서의 기초건설 ※ 페이지 _ 92~96

- 사진으로 본 경관 ; 우리들의 평범한 경관
- 이미지 페이지입니다. e-매거진 참조바랍니다. ※ 페이지 _ 76~77

- 사회 각 분야에서 본 조경 ; 도시설계, 건축, 원예, 소설, 조각 ; 조경과 도시설계 : 터전을 가꾸는 두 일손
- 복잡다단한 우리의 생활환경은 그 바탕이 되는 자연의 자생적인 변화 뿐 아니라, 인간들에 의한 인공적 변화 때문에 계속 변화하기 마련이다. 환경의 구성과 변화의 양상이 복잡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두 흡족하게 여기는 생활환경을 얻기 위해서는 환경을 내버려 두기보다는 제대로 손을 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이러한 행위를 환경설계라 할 수 있다. 조경과 도시설계도 이에 속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환경설계는 어울려야 하는데도 떨어져 있는 것끼리는 맺어주고, 떨어져야 하는데도 얽혀 있는 것끼리는 풀어주는 일이다. 우선 조경을 살펴보면, 조경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생태적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큰 차원에서는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을 조화있는 관계로 이루게 하는 것이다. 도시설계는 조경에 의해 이루어지는 탄탄한 생태적 기반 위에서 일을 하게 되고, 그래서 큰 차원에서 자연환경과 인공환경과 조화있는 관계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터전을 더 잘 가꾸기 위해서 조경과 도시설계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 두 손이 서로 도우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 ※ 키워드 _ 조경과 도시설계, 환경설계, 도시설계, 인공환경 ※ 페이지 _ 58~63

- 조경분야로서의 사회적 인식
- 공업화와 근대화의 강력한 추진으로 지형이 크게 바뀌고, 또 자연경관에 인위적 훼손을 가져오기도 했으나, 그런 반면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이 추진되기도 했다. 또 국민들의 생활환경개선을 위해 여러곳에 녹지공간과 도시공원이 신설, 조경의 역할이 필연적인 요구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경은 아직도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경가란 조경의 광범한 범위를 알아야 하는데도 이때까지는 한 분야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했다. 건축이 전공인 경우에는 건축 시설물에 집착한 것처럼 조경가들이 대체로 식재위주의 녹지 조성계획과 유원지계획, 도시의 오픈스페이스 등에 한정하고 있기에 일반 역시 조경에 대한 인식이 나무나 심는 것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에서 조경을 고작 나무심기로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건축,토목 등 여러분야가 힘을 합해 도시계획을 할 때에도 조경가가 처음부터 개입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1981년 도시계획법이 개정됨으로써 1980년대에는 조경이 도시계획, 건축과 같이 제도화될 단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연동화 및 인간순리에 기본을 두는 조경은 따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개념에서 바라봐야 하며, 전체적인 레이 아웃 즉, 인간적인 것이 조화됨을 근본으로 하며, 그 위에 모든 시설이 구성되어야 하는 영역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 키워드 _ 조경의 사회적 인식, 조경의 범위, 조경전문가, 종합예술 ※ 페이지 _ 44~47

- 한국인의 얼이 담긴 장소에 관한 고찰 ; 마당론
- 마당은 우리 민족 고유한 생활공간이다. 집 안팎으로 단단하고 평평하게 다져진 땅, 마당은 언제나 우리들을 너그럽고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편안한 우리의 장소였다. 마당은 우리가 한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노동을 해야 하는 일터이며 고달픈 하루가 끝날 무렵 겹겹이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쉼터이고 온 마을이 하나가 되어 신명을 펼치는 축제의 놀이터입니다. 곧 마당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생활터전이었다. 분명히 마당은 우리의 역사 속에 존재해 왔고, 우리의 생활 속에 담겨 있으며, 마당은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의 산물로서 우리의 과거 속에 의미가 부여되어 왔다. 이러한 마당이 우리의 주변환경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의식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이 깊은 마당은 없어진 것이다. 전통의 산물인 마당은 전통이 살아 있는 한 존재 할 수 있었지만 전통이 없어져 존재이유를 상실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자연환경과 전통적인 환경의 파괴, 비정한 도시환경에 대한 우리의 자성은 참답게 우리를 담을 수 있는 환경을 시급히 요청하고 있다. ※ 키워드 _ 마당, 한국인의 장소, 전통적인 환경, 전통의 장소 ※ 페이지 _ 102~107

- 환경적 커뮤니케이숀
- 도시벽화 또는 수퍼 그래픽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복합적이지만 대개 두 가지의 관점에서 볼 수가 있다. 그것이 뛰쳐나와야만 했던 미술의 내부적인 사연과 미술이 뛰어든 거리, 즉 도시와 환경의 외부적인 조건의 문제로 보는 두 가지의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는 주로 전자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을 도시벽화의 특징을 조명함으로써, 그것의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고 미술의 다양성과 가능성의 폭을 좀 더 넓혀 보고자 한다. 거리의 미술을 미술관 미술과 뚜렷하게 구분짓는 것은 바로 전자가 붙박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미술에서 벽화 양식을 의미한다. 또한 반대로 후자는 쉽게 이동 시킬 수가 있는 이젤화의 특징을 갖는다. 사소하면서도 당연해 보이는 이러한 구분은 사실은 미술의 역사 안에서 커다란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젤화가 사사로운 개인의 독점물로 화하여 으슥한 저택에 모셔지는데 반해 거리의 미술은 붙박이 미술로서 항상 군중적으로 대중들 앞에 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리의 미술은 도시의 매연과 소음 속에서 그려진 채로 존재할 뿐이다. 그것은 거리의 모든 사람과 그의 것을 공평하게 나누어 가진다. 수퍼 그래픽은 익명성을 요구한다. 그것은 구태여 사인에 의해 누가 그렸는가를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민화들이 갖는 익명성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또 거리의 미술은 현장미술이기도 한다. 순수미술이 사회적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대신 거리의 미술은 그의 현장성으로 사회적 의미를 강화한다. 그것이 도시환경을 위한 것이건 지역사회를 상대로 한 것이건 간에 거리의 미술은 콤뮤니케이숀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그것은 어떤 미학적 비어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거리의 벽은 무질서한 낙서로부터, 무게있는 중세의 종교화의 복제에, 또한 이름있는 작자의 추상화에서부터, 간판쟁이 그림에 이르기 까지, 각양각색의 그림을 모두 수용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도시벽화는 그 수용과 전달에 있어 적어도 미술관 미술보다는 더욱 적극적이고 민주적 표현방식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키워드 _ 도시벽화, 거리의 미술, 붙박이 미술, 수퍼 그래픽, 코뮤니케이숀※ 페이지 _ 82~87

- 조경이라는 것
- 하나의 전문분야인 조경이 10여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시점에서 조경의 개념을 되짚어 보고자 하려한다. 조경은 자연을 기초로 우리의 환경을 아름답게 만들고, 또 쾌적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계획적으로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정원사, 공원설계가, 건축가, 원예전문가, 혹은 도시계획가로서 조경관련분야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그러면서 점점 조경이 전문분야로서 사회적 관심사가 된 것은 1900년 초기부터 이다. 그후 유명 조경가들이 조경의 본질에 대해 수많은 언급을 해왔는데, 공통적인 의견은 "인간의 쾌적한 환경을 창출하는 일로서 주로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삼고 공간을 계획 설계하면서 여러 사람을 위해 공공적인 서비스를 행하는 전문분야"라는 견해가 많았다. 따라서 조경을 알기 위해서는 경관에 대한 이해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경관을 다룸에 있어서도 기술로서의 의미를 갖게 되고, 이를 다루는 입장도 개인적인 창의성보다는 객관적인 엄밀성과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태도로서 관심을 두게 되었다. 조경과 관련되는 분야는 많다고 할 수 있는데 건축가, 도시계획가, 수목전문가, 해류전문가, 정치가 등의 타협과 논의는 분석적인 조경으로의 행보에 일조하게 된다. 이처럼 조경이 다루는 대상이 이렇게 실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는 현대사회가 다종다양한 공간을 필연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조경은 가장 먼저 자연을 고려한다. 자연의 질서와 변하는 과정을 먼저 염두에 두고 거기에 우리의 사회가 변하는 과정을 적절히 읽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방면의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 및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조경가는 조경을 전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조경의 원리를 응용하면서 산다. 그렇기에 활동자체로서 흥미로운 것이며 그러한 즐거움이 여러 사람에 의해서 나누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 키워드 _ 조경의 개념, 경관, 조경가, 조경의 원리, Land Design, Landscape Architecture, Landscape Design※ 페이지 _ 33~37

- 창간에 즈음하여.
- 조경계를 총 망라한「조경」지가 창간을 보게 됨으로써 조경분야의 또 하나의 큰 전진을 약속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키워드 _ 조경지, IFLA, 창간, 한국조경 ※ 페이지 _ 8~9

- 정원기행 ; 성북동 B화백 정원
- 설계 _ 변종하 김원시공 _ 김춘옥대지면적 _ 817㎡성북동 B화백 정원은 자연석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우리의 고유한 분위기를 나타나게 해주고 있는 정원이다. 서울서 보기드문 입지조건을 이용, 뒷산의 좋은 배경을 무리없이 정원 내부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우선 조경의 공간을 잘 살려서 건물이 들어선 까닭이며 뒤쪽 큰 산과 적절한 구도를 이루고 있다. 정원에 심어진 나무들은 모두 한국에서 자생하는 수목인 소나무, 철쭉, 감나무, 매화 등을 사용하여 한국적 정취를 물씬 풍긴다. ※ 키워드 _ 자연석, 대들보, 성북동 정원※ 페이지 _ 20~21

- 전통적인 환경과 오늘
- 예전, 산천경치따위는 도시인에게 그리 관심 있는 사항은 아니었다. 산천경치 속에서 사는 것보다도 도리어 네모반듯한 상자 속에 갇혀 사는 쪽이 훨씬 더 즐겁고 보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인구가 증가되고 도시의 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도시인들은 서서히 산천경관을 동경하게 되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혹은 문명적으로 환경을 꾸미면 꾸밀수록 그것은 도리어 인간이 살기에 불편한 공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반도시(反都市)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말하자면 본재의 자연을 회복하자는 뜻이리라. 「택리지」에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산천이 탁하고 나쁘면 뛰어난 인물이 적고 심지도 깨끗하여지지 못하는 것이다. 산천과 인간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보고 있다. 이런 눈으로 보지 않으며, 왜 산천과 뛰어난 인물이 관련되는지를 알 수가 없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땅이나, 무더운 남쪽땅이나 사막 혹은 산이 없는 평야에서도 훌륭한 인물이나 문화가 존재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위대한 인물이 태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런 환경을 옛 사람들은 영산이라고 했다. 명당이나 유택이라는 말은 모두 영산과 같은 뜻이 된다. 따라서 이상적인 명당 유택은 소위 오방(五方_좌청룡, 우백호, 북악산, 남안산) 조건에 의해 선택되어진다. 이런 조건에서야 훌륭한 인물이 나고, 불로장생하며, 만가지병과 근심이 없어진다고 했다. 영산이야 말로 강하고 영원한 것이 머무는 신성한 장소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아래에서 위로 치솟는 나무는 양이요,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은 음이라 하였다. 흔히 영산주변에 폭포나 냇물이 흐르고 또 이름 모를 갖가지 날짐승과 초목이 자라고 있음도 그런 까닭이다. 그런 영산이라 하더라도 십장생에 해당하는 서미가 있지 않으면 영산이 될 자격이 없다. 시냇가에 사는 것이 강가에 사는 것보다 못하고 강가에 사는 것이 바닷가에 사는 것보다 못하다고「택리지」에서는 말한다. 이말은 물가가 인간이 주거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환경이 된다는 것은 공통이 되며, 다만 그것이 어느 한쪽의 목적으로만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파괴, 손실되어가는 자연 생태계를 제어하고 쾌적한 경관을 조성, 보다 나은 인간 생활환경을 가꾸고 이끌어 나갈 막중한 의무가 현대조경가에게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조경이란 잡지까지 창간, 광법한 조경분야의 사회적 역할을 많은 사람들게 알릴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 키워드 _ 전통, 환경, 자연, 산천경치, 택리지, 풍수지리사 ※ 페이지 _ 11~13

- 중동조경 ; 중동지역의 식물별 특성
- e-매거진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사회 각 분야에서 본 조경 ; 도시설계, 건축, 원예, 소설, 조각 ; 원예와 조경의 협력
- 우리나라에 조경이란 말이 생겨난 것도 오래된 일이 아니며, 일본은 아직까지 조원이란 말을 그대로 쓰고 있다. 조원이라는 것은 정원을 만들어 가꾼다는 뜻으로, 원예를 모체로 한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조경 본래의 의미는 인간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토지와 자연을 아름답게 효율적으로 개발,조성시키는 것으로서 환경, 미술, 건축, 조원 등을 이용하는 종합예술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간혹 조경에 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마치 토목공사나 식목공사가 조경의 다 인듯 아는 경우가 있지만 조경의 기능이 갖고 있는 일들은 무척 많다. 산업화의 발전으로 인한 파괴된 자연을 회복시켜야 하며, 또 자연생태계를 보호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인간에게 많은 공기를 제공하고 쾌적함과 아름다움을 주어야 한다. 사실상 조경산업이 땅을 파고 잔디를 입히고 나무를 심는 것으로도 나타나지만 원래 조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햐여서는 사전에 많은 조사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체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도시계획이나 관광단지계획 등에 있어서 경관과 생태계를 중시하는 조경가의 의견을 꼭 반영시켜야 할 것이다. ※ 키워드 _ 화훼와 조경, 원예와 조경, 조원, 원예, 조원 ※ 페이지 _ 66~67

- 사회 각 분야에서 본 조경 ; 도시설계, 건축, 원예, 소설, 조각 ; 옥외 환경조각의 기능과 역할
- 오늘날과 같은 급속적인 기계문명의 시대에서 건축, 도시설계, 조경 그리고 예술과 기타요소 등의 독특한 구조형식은 전보다도 더욱 인간적인 손길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타 예술장르에 종사하는 전문인들도 고속화되는 도시의 재개발 혹은 환경정리 작업에 올바른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현대인, 이들은 도시의 일상적인 권태나 번잡, 소음과 공해 그리고 우거진 콘크리트 숲속에서 엄습해 오는 자신의 미세한 존재의식에 불안해하며 점차 획일적인 회색인간화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것들로부터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책임이 예술가들로부터 감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환경조각이 도시환경의 한 부분이나마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할 수 있겠다. 만약 쇼핑센터나 공원, 분수대, 공공시설물, 학교 등에 예술적인 구조물이나 조각품들이 놓여지고, 그것들을 가까이 접근,감상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만져보거나 혹은 그것들에 기어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이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일이겠는가? 광장이나 공원 등에 설치된 미술품들, 이것들은 시민, 학생, 어린이들 모두에게 풍부한 상상력, 창의력 등 미래의 관심과 탐구를 위한 진지한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환경조각의 목적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 키워드 _ 환경조각, 환경정리 작업, 쾌적한 환경, 도시환경, 조각품 ※ 페이지 _ 70~71

- 좌담 ; 대학의 조경교육, 그밖의 문제점…
- 참석자 _ 권상준, 김승환, 김유일, 심우경, 조정송, 황기원 각 대학의 조경교육과 문제점 그리고 그 밖에 조경분야에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한다.첫 번째로 각 대학별 조경학과의 변천사항이나 교육상의 특징을 보자면, 우선 청주대학교 조경학과는 이공대학에 소속된 점과 공학적, 생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은 특수대학으로서 고급기술화를 위해 2부제도가 설치되어있고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며 전공제도를 실시하는 점 등이다. 서울농대 조경학과는 디자인 관련한 미술쪽 기초가 많다. 전남대 조경학과는 임학과내에 신설되었으며 식재중심 교과목이 많다. 성대의 경우 전문성 있는 교육은 대학원에서, 학과에서는 보편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신구전문대는 타 전문대에 비해 디자인에 역점을 두고 있다. 두 번째, 졸업생의 진로는 시공회사가 대부분이며 그 밖에 설계사무실이나 농원 등으로 진출한다. 혹은 해외진출이나 학계, 해외유학 등이 있으며 공무원도 있다. 셋째, 교육상의 애로사항이나 개선점이 있다면 제도적인 문제점으로는 실험적인 대학의 경우 커리큘럼자체가 짜임새가 부족한 면이 있다. 전필이 24학점인 학교의 경우 실무에 임하는 데에 실제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게다가 수업연한이 짧아 깊이있는 교육이 힘들며, 임학, 농학 등 계열상 맞지 않는 분야에 포함되어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나 방안이 있다면 전문성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면 교육기간을 늘리는 방안 혹은 스튜디오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방안이 있겠다. 또한 계열을 바꾸는 방법도 있다. 제도적 측면외의 문제점을 들자면 학생들을 Generalist 혹은 Specialist로 키울 것인지에 대한 교육적 딜레마가 있다. 또 하나, 학생들의 자질에 관한 문제나 조경학과의 인식부족으로 인한 학과적응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있기 때문에 예술대학처럼의 능력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본다. '조경'지의 창간과 더불어 조경의 인식이 확산되어야 겠다. 네 번째, 우리 조경분야가 사회에 대해 취해야 할 자세로는 사회가 인정할 수 있도록 현 위치를 정립시키고 부속적인 역할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조경과 접근시켜 새롭게 부각시킬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일상생활에서 접근될 수 있는 길이나 주거지에 관한 개발 그리고 재개발 지역 등에 수퍼 그래픽의 이용 등을 들 수 있겠다. ※ 키워드 _ 조경학과 교육, 대학별 조경학과의 특징, 조경학과※ 페이지 _ 38~43

- 나무 그리고 인간
- 여기 70세 가까운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나무를 키워오고 있는 의지의 할아버지(김명원, 69세)가 있다. 김명원씨가 태어난 고향은 함경북도 북청, 그는 그에서 농업학교를 마쳤고, 그후 모교 임업시험장에서 근무하게된 공기로 나무와의 긴밀한 인연을 맺어왔다. 생이 끝날 때까지 나무와 더불어 살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자연을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키워드 _ 김명원, 나무 ※ 페이지 _15~17

- 정원기행 ; 성북동 B씨 정원
- 설계 및 시공 _ 서인조경대지면적 _ 1,110㎡전정과 후정으로 구획된 이 정원은, 조경시설물을 적절히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펼쳐지는 전정은 동산과 잔디 위주로 건물의 강한면을 보완하도록 동산을 조성하여 주요 부부에 식재를 하고 자연석을 배치하고 있다. 후정은 전정과는 달리 아기자기한 분위기. 가족끼리의 여가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고, 테라스, 바비큐, 목교 등의 시설물이 적절히 배치되었다. ※ 키워드 _ 전정, 후정, 인공 조성된 동산, 자연석, 성북동 정원※ 페이지 _ 22~23

- 창간에 즈음하여
- 현재, 세계는 어려운 정책적 상황일 뿐만 아니라 생태적인 문제점들을 마주치고 있다. 우리는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해야한다. 한국의 IFLA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며, 동료로서, 협력자로서 함께 잘 해내리라 믿는다. ※ 키워드 _ 조경지, IFLA, 창간, 한국조경 ※ 페이지 _ 8~9

- 사회 각 분야에서 본 조경 ; 도시설계, 건축, 원예, 소설, 조각 ; 건축과 조경의 해후
- 조경에 대한 사회적 요청이 갑자기 부각된 것은 금세기에 들어서면서 기존의 물질,산업사회에 대한 회의와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과학과 기술은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했지만 결국 인간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인간과 자연사이의 균형 잡힌 관계의 재정립이 큰 주제로 등장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전통적으로 건축이 담당해 왔던 부분들이 점점 확대되고 전문적으로 분화되면서 조경, 실내설계 등의 새로운 분야를 태동시켰다. 이들이 점점 전문화되면서 도시와 건축 사이에서 매개역할과 상호보완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땅에서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몇가지 문제들을 들추어내어 봄직도 하다. 우선 인간환경의 재정립이라는 관점에서 조경의 문제중 가장 심각한 생태학적인 문제로의 접근과 해결방안의 모색, 추진 등이 그것이며, 운동, 집회, 캠페인 등은 단순 그것의 필요성과 의의만 외치지 말고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들을 짚어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들이 개발해야 될, 우리에게 아름다운 조경술의 창출, 우리의 환경은 우리의 어휘로 만들어야 되겠으며 의미없는 법규로 만들어진 오픈스페이스가 주차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 키워드 _ 조경의 태동, 도시와 건축의 매개, 조경술 ※ 페이지 _ 64~65

- 사진으로 본 경관 ; 자연속에 나타나는 경관
- 이미지 페이지입니다. e-매거진 참조바랍니다. ※ 페이지 _ 78~81

- 도시환경의 발전을 위한 수퍼 그래픽
- 초현대형 수십층 건물 바로 옆에 옹고집처럼 납작한 옛건물이 웅크리고 붙어있는 광경, 도시계획상 넓혀진 도로변에 할 수 없이 드러나고만 낡은 시멘트 벽, 고층 건물이나 고가도로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누더기 지붕들, 안에서는 가장 세련된 유행상품들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상가건물의 외벽 모습은 마치 폐허와도 같은 느낌이다. 시각공해라는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이런 환경은 마땅히 고쳐져야 한다.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유럽 여러나라의 도시에서 현대적인 변화가 새로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순수회화, 도시조경, 광고, 그래픽디자인, 건축, 도시계획 등 많은 분야에 넓게 그 영역을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수퍼 그래픽, 벽화, 거리의 미술 또는 빅아트 등등의 이름으로 예술디자인 전문지 또는 기타 일반 잡지 등을 통해 간헐적이나마 우리에게 소개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수퍼 그래픽을 계획하게 된 동기나 표현형식의 폭이 극히 소규모의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대중을 의식하고 특정한 메시지 전달이나 계몽의 역할을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무척 광범위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거의가 주변 환경속에서 시각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환경을 보다 아름답게 활기있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환경디자인이란 이름으로 도시계획, 조경, 건축 등 종합예술이 한마음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수퍼 그래픽의 그 전망은 밝을 것이며 더욱이 경관을 창조해 낼 조경가로서는 화가디자이너와 건물주 사이 그리고 사업주와 관과의 사이에서 그 역할이 매우 클 것이며 수완 있는 중매자의 역할도 겸해 주어야 될 줄로 한다. ※ 키워드 _ 수퍼 그래픽, 환경디자인, 거리의 미술 ※ 페이지 _ 88~91

- 중동조경 ; 중동지역의 조경
- 중동지역 조경시공에 있어 몇가지 중요한 점들을 생각해 보면 시공시기는 국내에서도 계절적 제약을 크게 받고 있지만 중동지역 역시 적절한 시공계절이 있다. 대개 11월부터 3월까지를 적기로 잡고 있는데, 이 기간이 1년 중 기후가 가장 적합한 때이다. 하루 중에도 식재작업은 햇볕이 뜨거운 한낮은 피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있다. 공사하는 동안 먼지바람의 해를 입는 경우가 흔히 있으므로 이점에 유의해야한다. 장비운용시 발생되는 분진은 물을 자주 살포하거나 W.P.R(White Petroleum Resin)을 살포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 시공을 함에 있어 인력보다는 장비에 의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건축이나 토목 등에 활용되는 중장비는 다양하나 조경 전문용 장비는 절대 부족한 형편이다. 또한 국내에서 기계화된 조경시공경험이 부족하여 장비활용이 미숙한 것도 현지에서 문제점으로 되고 있다. 각 공사현장은 식물재료를 보관하거나 회생시킬 수 있도록 하는 임시식물 생육장을 개설할 필요가 있으며 노동력 동원도 중요한 문제점이다. 현지의 노임이 저렴하지만 의사소통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중동지역 조경상 가장 중요한 점은 조경전문가들의 수급문제이다. 점차 늘어날 수요에 대비하여 자질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다방면으로 강구되어야 하겠다. ※ 키워드 _ 중동지역 조경시공, 중동조경시공, 중동지역 조경 ※ 페이지 _ 97~101

- 조경, 실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 조경가 작품중심으로
- (1) 한강시민 체육공원이 공원의 특징은 한강변의 유휴공지인 고수부지를 체육공원으로 잘 활용한 것이다. 기대효과는 유휴공지를 활용하여 하천 경관을 미화하는것 이외에 청소년의 여가선용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시민체위향상을 위한 체육시설 확보를 들 수 있다. 주요시설은 운동시설과 공원시설 그리고 관리시설을 갖는다.(2)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조경설계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조경은 랜드마크 식재에 중점을 두게 된다. 수원인터체인지의 특색은, 인터체인지의 각 부분을 해당기능에 게 식재하여 주위 경관과 식생에 조화되고 단순,명쾌한 느낌이 들도록 조경계획한 점이다. (3) 동작동 국립묘지 주차공원 조경계획본 주차공원의 계획내용은 동작국립묘지 주차장 설치로서 주차대수-승용차 500여대, 버스200여대를 수요하기 위한 것과 근린공원을 갖추는 것이다. 주차공간은 진입공간과 직접적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곳에 위치시키며, 물리적 구성상의 특징은 승용차 주차장을 두곳으로 나누어 설치한 것이다. 한곳은 주차장 나머지 공간은 운동공간으로 이용한다.(4) 한국외환은행 조경설계조경용 소재로 물리적인 시각조성을 가능하게 하였고, 하단에 녹지대를 만들어 건물의 안정성을 높여주었다. 수종은 그늘에 적응성이 강한수종, 군식가능한 수종, 계절적 감각을 살릴 수 있고 방향성이 있는 수종을 선택했다.(5) 충북시범공원묘지 기본계획도본 계획구역은 청주시 청원군을 중심으로 충북의 묘지수요의 증가를 감안하여 이러한 수요에 융통성있게 응할 수 있게 하고, 봄,가을의 가족 피크닉을 겸해 교육,교화도 꾀해 한정된 국토의 토지이용 능력을 배가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 본 공원묘지는 묘역, 관리센터, 휴게공간센터, 시설물 배치로서 배치 패턴을 크게 나눌 수 있다.(6) 대전국립묘지 기본설계대전국립묘지는 국립묘지의 공원화의 효율성과 경건하고 엄숙한 감을 주는 국립묘지로서의 조성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장기적 안목으로 계획하였다. 묘지 내에서 가장 주요한 기능을 갖는 참배지의 입구 주변에는 광장을 두어 다목적 공간으로 이용하게 하였다.(7) 월출산 도립공원 개발계획개발방향은 기존자원의 잠재력 재평가, 관광객의 형태와 욕구파악, 이용도 추계와 합리적인 토지이용계획을 통하여 설정하였다. 실제 개발에 있어서는 잡다한 시설도입으로 인한 환경훼손을 최대한 줄이고 기능과 성격이 뚜렷한 집단 시설지구로 계획하였다. (8) 서울대학교 종합캠퍼스 조경계획본 캠퍼스 조경계획에서는 지형, 동선로, 표면처리, 식재, 옥외장치물과 같은 환경요소들이 전체적으로 연관성있게 기능적 심미적으로 잘 처리되는데 주력함으로써 옥외공간과 통로에서 다양한 생활활동이 전개되도록 하였다. ※ 키워드 _ 한강시민 체육공원,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조경, 동작동 국립묘지 주차공원, 한국외환은행 조경, 충북시범공원묘지 기본계획, 대전국립묘지 설계, 월출산 도립공원 개발계획※ 페이지 _ 48~56

- 인간-자연, 교섭과 융화의 장소 ; 정자
- 정자는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곳이다. 자연과 더불어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고자 옛선 인들은 많은 정자를 만들어 왔다. 따라서 정자는 어느 곳에 설치되는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했다. 그러므로 정자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이상적인 정자터와 진정한 정자 주인과의 만남이야 말로 하늘과 땅이 베푼 특별한 인연이라고 옛 사람들은 여겼다. 그리고 옛 문인들의 작품활동 대다수가 이 정자에서 이루어졌고, 그래서 정자속에는 항시 시인과 묵객들의 아름다운 글이 넘쳤기도 하다. 정자는 단순한 휴식처가 아니라 공적으로는 마을의, 고을의 랜트마크이자 옥외 사랑방 역할도 겸하고 있다. ※ 키워드 _ 정자, 고을의 랜트마크, 휴식처 ※ 페이지 _ 108~112

- 조경용 식물의 개발과 이용
- -소교목 마가목 - 장미과 : 내한성 낙엽활엽 소교목으로 생장은 빠르고 대기오염과 견밀토양에 잘 견디며 가로수용으로 좋다. 팥배나무 - 장미과 : 내한성 낙엽활엽 소교목으로 식재적기는 3~4월이다. 산사나무 - 장미과 내한성 낙엽 소교목으로 양지바른 곳에 심는 것이 좋다. -관목 조팝나무 - 장미과 : 내한성 낙엽관목으로 공원경계부나 건물주변의 곳에 화목용으로 심는다. 공조팝나무 - 장미과 : 내한성 낙엽관목으로 잎과 꽃이 관상가치를 가지며 생울타리 또는 차폐용으로 알맞다. 붉은 병꽃나무 - 인동과 : 내한성 낙엽관목으로 양지 바른곳, 약간 습윤한 곳, 중성토양이 적당하다. -초본 원추리 - 백합과 : 내한성 다년초로 그늘진 곳에 심으며 토질이 좋고 배수양호한 곳이 좋다. 참나리 - 백합과 : 내한성 다년초로 배수가 양호하고 약간 산성의 토양에 심는다. 지면패랭이꽃 - 꽃고비과 : 미국 동부원산으로 다년초이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양호한 모래땅에 심는다. ※ 키워드 _ 마가목, 팥배나무, 산사나무, 조팝나무, 공조팝나무, 붉은 병꽃나무, 원추리, 참나리, 지면패랭이꽃 ※ 페이지 _ 113~116

- 사회 각 분야에서 본 조경 ; 도시설계, 건축, 원예, 소설, 조각 ; 명작속에 나타나는 경관
- 대자연 하면, 무조건 수려한 풍광이나 경치를 빗대어 생각해야 직성이 풀리는 현대인들의 습성이다. 말하자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란 이미 추상적 사고 안에서만 가치를 매길수 있는 고전적 정태일 뿐이며 현대문명에 걸맞게 조화되어 휴식과 감경에 공한할 수 있는 자연이라야 활성의 자연이 되리라는, 이쯤 어설픈 지식에서이리라. 그렇다고 이 어설픈 지식이 애시당초 글러먹은 졸식이란 말은 아니다. 달리 해석해 보면 이 어설픈 지식이야 말로 자연을 인식하는 그중 진보적인 태도일 수도 있겠기에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인류의 생존을 있게 했으나 인위의 지혜가 만든 조경은 인류의 생활에 공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은 문명 이전의 삶 그 자체일 뿐이되 생활은 문명 이후의 다양한 삶을 주도하는 효과적인 생태가 아니겠는가.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태도를 놓고 역설한 디즈레일리와 괴테의 금언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디즈레일리의 말은 다분히 있는 그대로의 대자연을 찬양하자는 것이며 괴테의 말은 대자연은 끊임없는 변혁을 시도하거늘 어찌 인간에 의해 변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을 표현한다. 이런 디즈레일리와 괴테의 자연이 한국적 인위와 알맞게 섞인 선경도 아니요 비경의 경관도 아닌 그런 조경의 미덕을 보며 살고 싶다. ※ 키워드 _ 디즈레일리, 괴테, 대자연의 풍광, 인위적 경관

- 보여주고 싶은 경관 ; 보길도 ;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찾아서
- 고의 시가생활과 은둔생활의 중심지이자 조선사대의 중요한 정원 유적지인 \"부용동 정원\"이 자리 잡은 곳. 고산 윤선도가 보길도를 발견한 것은 병자호란이 일어난 1636년, 그가 51세 되던 해이다. 그는 이 섬의 최고봉인 격자봉을 중심으로 섬내부의 평지와 산의 경계가 마치 부용꽃 같다 하여 부용동이라 불렀다. 부용동은 고산이 기거하는 낙서제를 중심으로 하는 위락공간이었다. 고산은 별서정원을 가꾸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다가 이곳에서 일생을 마친다. 세연지는 부용동 하구에 있는 약 5천㎡ 정동의 방대한 연못. 이 연못을 중심으로 고산의 정취어린 정원이 펼쳐진다. 이 공간은 고산의 가장 낭만적인 일과가 전개되던 곳, 그래서인지 보길도 내의 정원 유적중에서 경관 처리가 가장 화려하고 계곡의 물을 잘 이용하고 있다. 고산의 거처, 낙서제, 그 주위는 수림이 우거져 있으나 앞은 훤히 트여서 부용일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낙서제는 그가 늘 기거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였던 고산의 생활중심지이다. 낙서제가 들어선 곳의 배면은 바로 격자봉의 내룡이 입수가 되는 곳 즉, 용머리가 혈에 들어간 형국을 이루었던 곳이어서 건물은 북향을 이루는데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다. 고산이 82세 되던 해에 동계 윗쪽에 세웠다는 곡수대. 현재 밭으로 변해있지만 당시 경관이 아름다워 고산이 휴식을 즐기던 곳이며 경원에 유배되었을 때에도 곡수대에 대해 노래한 것이 있다.낙서제로부터 정북쪽에 있으며 직선으로 1㎞거리에 있는 동천석실은 고산의 인공구조물 유적으로는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석실 아래쪽 연지에 물이 넘쳐 10m 계곡 밑으로 떨어질 때면, 남쪽에 있는 태양빛을 받은 물줄기는 마치 구름을 뚫고 하늘에 오르는 용의 모습같이 보였다고 전하고, 동천석실은 승룡대라 불리기도 한다. ※ 키워드 _ 고산 윤선도, 보길도, 정원 유적지, 부용동, 별서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