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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외고 트위트 가든
관계의 재구성, 그리고 모두의 정원
이화학원, 첫 만남
창립 128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이화학원 캠퍼스는 정동 일대의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른 녹음이 우거져 있다. 오래된 수목들이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고, 이곳을 찾아드는 다양한 산새들은 재잘재잘 거리며 교정을 날아다닌다.
이화학원은 1886년 선교사인 스크랜턴(William Benton Scranton, 1832~1909년) 여사가 창설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 기관으로, 고종 황제가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임을 입증하듯, 캠퍼스 곳곳에는 세월의 두께를 간직하고 있는 석등, 벅수, 물확 등이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위치가 산발적이었고, 시설들과 어우러지는 연출이 좀 아쉬웠다.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진 부분은 지형이었다. 스크랜턴관 앞 오픈스페이스는 비교적 넓은 공간임에도 세 개의 단으로 나뉘어 분절되어 있었고, 시야도 답답했다. 가장 높은 단은 경사면에 여러 수목들이 밀집되어 있고, 중간 단은 넓은 잔디밭으로 되어 있었으나 주변을 장미로 둘러싸 그 안으로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장 낮은 단은 노후화된 콘크리트 휴게 시설 몇 세트가 놓여 있는 열악한 휴게 공간이었다.
이러한 대상지의 문제점과 잠재력을 파악한 후,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들의 생기발랄한 활동들을 담아 내고, 자부심을 느끼는 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기본 구상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학교 측의 첫 번째 요구는 집중 강우 시 스크랜턴관 안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땅의 레벨이 미세하게 건물 방향으로 낮아지는 형세였고, 배수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호우 시 빗물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지상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잔디밭 하부의 토양은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식물 생육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땅을 전반적으로 다듬기로 하였다. 표면 배수가 건물 쪽이 아닌 운동장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면서, 단차를 줄여 기능적으로 사용가능한 터를 만들기 위해 레벨을 조정했다. 또한 배수 시스템을 파악하고 기존 우수관을 활용하되 우수와 오수는 분리되도록 계획함으로써 악취를 제거하고, 잔디밭 하부에는 맹암거를, 건물 전면부와 경사지 하단부에는 트렌치 등을 추가 설치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상지의 물리적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글 김이식
사진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토목 설계 유진ENG
시공 대현조경
발주 학교법인 이화학원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순화동 1-1
면적 9,200m2
완공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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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힐 가든
이음의 풍경을 거닐다
갈대 언덕, 힐 가든The Hill Garden
노원구는 과거 노들평야를 중심으로 농업이 이루어지던 지역으로, 역마들이 뛰놀던 갈대 평원이었다. 1980년대 이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도시 기반시설이 갖추어지기 시작했고, 점차 주거단지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의 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가파른 인구 증가에 비해, 지역의 문화시설은 이에 미치지 못해 문화적 혜택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지역 활성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동시에 서울시립미술관의 수장고가 부족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술관 신축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동북부 지역의 부족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의 부지를 새로운 미술관 건립 대상지로 선정했고, 시립미술관
강북 분관에 대한 설계공모를 진행,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당선안은 기존의 근린공원 내에 자그마한 동산을 계획하고, 공원에서 시작된 녹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자연친화적인 공간 계획을 담고 있다. 미술관은 언덕 위에 고즈넉이 앉은 하얀 미술 상자의 형태로, 다양한 동선을 유입해 미술관과 공원이 만날 수 있게 했다. 미술관을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 그리고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문화 소통의 ‘이음공간’이 되도록 한 것이다. 지하층은 교육시설과 다목적시설을 배치하여 지역 주민의 소통과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다. 1층은 도서 및 정보 검색실을 비롯하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시실로 계획했다. 주변 경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옥상부 공간은 야외 조각공원으로 꾸며 미술관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전시공간으로 계획했다.
미술관 외부 공간 설계에 임하며, 이화원은 기존 등 나무근린공원과 미술관의 관계 설정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갈대 언덕을 뜻하는 노원蘆原이라는 지명의 의미를 살려 다양한 형태의 언덕에서 예술과 자연이 조우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지역의 문화적 명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조경 설계가 필요했다. 규모는 작지만 그곳을 거닐면 특별한 정원을 만날 수 있길 바랐다. 외부 공간 설계의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White in Green: 공원 속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특성을 살려 녹색의 언덕 속에서 하얀 미술관이 부각될 수 있는 공간 연출을 의도했다. 방향과 언덕의 형태를 고려하여 상록 위주의 단아한 식재,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식재 계획을 도입했다. Art & Event: 미술관과 공원의 이용 행태를 고려하여, 전시 및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외부 공간을 계획했다. 제안하는 구조물도 하나의 조형 작품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독특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했다.
Path with Flow: 공원과 주변 가로가 자연스럽게 연계된 보행 환경을 조성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지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외부에서 미술관 내부로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한 동선 체계를 수립했다. 또한 이 동선이 다시 공원으로 흘러들도록 계획했다.
글 김이식
사진 박영채. 이화원, 이형주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건축 설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한화건설
발주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위치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동 508
대지면적 6,195㎡
조경면적 2,911㎡
완공 2013년
김이식은 경관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길 희망한다. 어린 시절 접한두 편의 동화, 『어느 멋진 날』과 『나무를 심는 사람』에서 직업의 길을미리 본 듯하다. 조경가로서의 긴 여정에서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섰으며, 앞으로 만날 대지의 풍경과 사람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부터가슴 벅차하고 있다. 1973년생이며,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설계를 공부하고, 환경계획연구소 및 서인조경에서의 실무를 거쳐, 2008년 조경설계 이화원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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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스터 로르쉬
Cloister Lorsc
고대로부터 내려온 책들은 오늘날 대부분 소실된 상태다. 우리가 성서 속에 등장하는 낙원이나 헤로도토스의 역사 기술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주로 중세 수도원의 필사실에서 필사본transcript을 제작한 덕분이다. 인류의 문화적 기록을 새롭게 재편집한 이러한 중요한장소들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라인Rhine 강 인근 로르쉬Lorsch에 위치한 베네딕트회 수도원Benedictine Abbey이 있다. 1557년에 이미 수도회로서의 자격을 획득하고, 1991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는 대상지는 고문서와 동일한 운명을 경험하게 된다. 즉 원래의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방문객들은 9세기에 세워진 현관 홀과 교회의 유적만을 발견하게 되는데, 대개 8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는 기간동안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대상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음에도 불구하고,막상 수도원 전체의 구조가 어떠했는지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대상지에 대한 핵심적 디자인 아이디어는 대상지가 하나의 경관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변모시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수도원 건물의 흔적이 전체적으로 또렷이 부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Architect HG Merz Architects
Client State Heritage Agency of Hesse
Location Lorsch, Germany
Area 52,000m2
Planning 2010~2013
Completion 2014
Commission Type Competition 1st Prize
Photographs Hanns Joosten
- TOPOTEK 1 / TOPOTEK 1 / 2014년02월 /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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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스부르크 캐슬 가든
Wolfsburg Castle Gardens
2004 볼프스부르크 원예박람회The Wolfsburg State Horticultural Show 2004는 볼프스부르크 성의 풍경화식 정원landscape garden을 복원하는 프로젝트이자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시킬 기회였다. 유적의 역사적 보존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현대적인 요소들과 함께 조화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방책이 강구되었다. 영국의 풍경화식 정원의 개념을 유지하기 위해 슐로스파크Schlosspark (성의 공원)에 방치되어 있던 요소들을 제거하고, 알러Aller 강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순환형 보행로를 조성했다. 이 길을 따라 일련의 조망과 체험이 이어진다. 습지 구역에는 나무 데크 길을 설치하여 보행 동선을 세심하게 개선했고, 일반인들도 누구나 말방목지horse paddock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슐로스파크의 미장센Mise-en-Scène은 영화에서처럼 움직임의 시퀀스라는 개념에 따라 구상되었다. 관람자가 스스로 이동해가면서 경관에 역동성을 추가하는 것이다. 새로운 공간과 다양한 전경을 접목시켜 놓음으로써 볼프스부르크 캐슬 가든의 미장센은 더 풍부해진다.
Client City of Wolfsburg, Germany represented byMarketing
and Service Company Allerpark LLC
LocationWolfsburg, Germany
Area 230,000m2
Planning 2002
Completion 2003~2004
Commission Type Competition 3rd Prize
Photographs Hanns Joosten
- TOPOTEK 1 / TOPOTEK 1 / 2014년02월 / 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