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오산간 광역도로 건설사업 1공구 대안입찰 당선작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송도자원환경센터 내 솔·바람·공원
위치 :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 LNG가스공사 III지구내대지면적 : 280,959㎡조경면적 : 123,006㎡시행처 : 인천광역시시공사 : 대우건설(주), (주)삼성물산 건설부문, 한라산업개발(주), (주)대우자동차판매/건설, 풍창건설(주)조경설계 : 서인조경(주)조경식재 : (주)영동건설조경시설물 : 서인조경(주)사진 : 백정희 기자, ⓒ표시는 (주)대우건설
송도자원환경센터는 인천LNG 기지내 바다로 둘러싸여진 매립된 바다위 섬에 위치해 있다. 송도자원환경센터에는 소각처리시설과 음식물자원화시설을 유치하면서 더 이상 이러한 시설들이 혐오시설이 아님을, 우리의 생활터의 한 부분임을 의미하면서 센터내에 인근 주민들을 위한 솔·바람·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송도자원환경센터의 전체적인 공간계획은 소각처리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주민편익시설(공원·스포츠센타), 골프장으로 분리배치하였으며, 동선 역시 폐기물 운반차량과 편익시설 이용차량을 구분하였고 공간별 기능에 따라 주차장도 분리하였다.LNG기지 입구에서 약 9km 연장의 해중도로를 따라 들어오면 솔.바람.공원이 나타난다. 첫 관문에서 게이트형 큰 석재 조형가벽(Deep Deep Deep)을 만나게 되고 가벽을 통과하면 생활체육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배구장, 족구장, 농구장, 테니장, 축구장, X게임장 등 체육행사를 수용하는 중심마당을 위치시켜 친환경소재인 소성토와 천연잔디로 조성하였고, 축구장은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다.생활체육공간 옆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광장으로 조개껍질모양을 한 조형열주(stacking layers)가 둘러싸고 있어 장소성과 위요감을 형성해준다. 바다를 전체 이미지 컨셉으로 하고 있어 광장내 설치되어 있는 화단은 파도치는 모습을 조형화하였고 휴게 및 담소를 나눌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광장과 연결해서는 내해(Inner Sea)가 위치해 있다.바닷물을 인입하여 형성된 내해는 바닷물과 쓰레기소각로의 중수를 혼용하여 조성하고 갈대, 부들 등을 식재하였으며 내해의 모래사장을 따라서는 목재 보행데크를 설치하여 바닷가의 경관을 연출하였다.내해 보행데크에서 보이는 조형물도 시선을 끈다. 야자나무를 형상화한 높이 12m의 반짝거리는 스테인리스 야자잎은 은빛나무숲을 이루며 이 조형물들은 환영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광장의 옆에는 가족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천연잔디와 목재퍼골라로 이루어진 피크닉장, 건강을 위한 지압마당, 조합놀이대, 미로놀이대가 있으며 도섭지와 분수를 설치하여 유아에서부터 장년층까지 고려한 시설을 배치하였다.소각동과 가장 인접해 있는 눈초롱 환경마당은 중수를 활용하여 생태연못을 조성하였고 주변에 환경게시판을 설치하여 환경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곳은 환경체험학습장의 의미를 더해 어린이들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공간으로 구성하여 외부견학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한편, 센터 전면부 화단에는 어린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여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행태유발을 위한 close up 조형물을 설치하였는데, 특히 폐캔을 활용하여 자원순환(재활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센터의 의미를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단지 전체적인 식재패턴으로는 해안가임을 감안하여 해수유입을 고려하여 마운딩으로 처리하고, 유목(幼木)을 사용, 지역적 특성에 강한 수종으로 배치하였다. 전체적으로 배수불량지(준설토 매립지)임을 감안, 식물생육조건이 적합지 않은 관계로 유공관을 설치하여 맹암거시설을 해주었으며 외부로부터 양질의 조경토를 반입하여 식재기반을 조성하였다.특히나 입지적인 한계로 많은 양의 토양을 반입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공이 완료된 현재 그러한 어려웠던 점은 과거로 묻히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공원으로서 멋진 전경을 연출하고 있다.(글 : 박선영 대리·(주)대우건설)
-
면목역 만남의 광장
위치 : 서울시 중랑구 면목1동 120-1면적 : 2,664㎡(약 807평)발주처 : 중랑구청조경설계 : 유림조경기술사사무소(대표 김은성)조경시공 : (주)신림종합조경(대표 정상훈)공사기간 : 2005. 10. 5 ~ 2006. 6. 30사진 : 김태우 실장
용마산길과 겸재길이 교차하는 면목역사거리가 최근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본래 이곳은 노후된 불량 주택과 상가가 있었으며, 재래시장으로 통하는 길목으로 여기저기 보행하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뒤엉켜 복잡했던 곳이다. 중랑구청이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인근의 공원이 부족한 지역특성을 감안하여 공원화를 결정하면서 말끔한 광장으로 태어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휴식 및 문화공간이 되고 있다. 공간은 크게 벽천과 바닥분수 등의 수경시설과 조깅로를 포함하는 광장으로 구성되었다.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광장은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벽천이 시선을 압도한다. 이 벽천은 기존의 단순히 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감상하던 개념에서 벗어나 터널형으로 조성해 벽천 아래로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으로, 벽천안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감상하는 맛이 제법 신선하다. 또 터널 안쪽 벽면에는 인조석을 이용하여 광장 너머로 보이는 아차산의 문양을 새겨 놓았는데, 이는 겸재길의 문화적 상징구현을 위해 겸재의 “한양진경” 중 아차산 전경을 차용한 것이다.벽천 앞에는 2마리의 말 조형물이 놓여있는데 ‘면목’이라는 지명에서 유추된 말을 상징화해 지역성을 회복하고자 했으며, 전통적 말의 전형에서 탈피하여 현대적이며 문명화를 상징하는 스테인리스 워셔로 제작해 항상 밝고 빛나는 중랑구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수원 갤러리아백화점 옥상정원 ‘Park9’
위치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25-1면적 : 2,300㎡발주처 : (주)한화유통조경설계 및 시공 : 나성건설(주)(대표 원종암, 현장소장 정영성)공사기간 : 2006. 1. 19 ~ 6. 30사진 : 손석범 기자
수원 신도심에 위치한 갤러리아백화점이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오픈했다. 2개층을 증축하고 ‘Classic & Modern’을 컨셉으로 외관을 꾸미는 등 지역 최고의 명품백화점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점은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와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옥상을 개방하고 정원으로 꾸민 것이다. 이 옥상정원은 ‘푸른도시가꾸기’의 비전을 갖고 있는 수원시의 녹색플랜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공간에 녹음을 제공하고 있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크게 야외무대와 야외카페, 휴식공간으로 구분된 공간은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로 조성됐다. 9층 출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단풍나무와 때죽나무, 산사나무 등이 우거진 플랜트가 시선을 끄는데 토심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플랜트는 앉음벽의 역할을 겸하며, 화강석으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목재를 이용해 그늘 시렁으로 꾸민 게이트는 자연스럽게 야외무대로 동선을 유도하며 덩굴 식물들이 심어놓아 풍부한 녹음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바자회와 문화이벤트가 열릴 야외무대는 친환경적인 소재인 데크와 잔디로 처리하여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뚫린 개방감을 준다. 야외카페에는 얕은 연못을 조성하고 분수를 설치해 이용자들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전체적으로 브라운계열의 색채와 녹음이 갖는 녹색이 조화를 이루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이 정원의 특징이다.
-
세연정 지원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계림시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삼덕공원 당선작 유사논란 해부하기
지난 8월 발표된 삼덕공원 당선작과 주빌리가든 당선작의 유사성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거운 감자다. 조경설계를 비롯한 디자인 관련분야의 ‘모방’문제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서도 이미 부상한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제기는 분야내 찬반라인을 형성하며 조심스럽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대중예술의 경우 어느 한 부분만 비슷해도 표절이라는 의견(또는 댓글)이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순식간에 가십거리가 되었다가 해프닝으로 끝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분야의 경우 특히 창작을 요하며 전문가들의 관심이 주목되는 대전이나 공모전 등에서는 표절 논란이 제기되어 찬반의 공방 속에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술분야의 경우 '미술계 표절 논란의 중심에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이 있다?'고 할 정도로 표절 시비가 심심찮게 거론되었고, 인근분야인 건축분야에서도 오래전부터 모작과 표절시비 논란이 있어왔다. 물론, 창조와 모방 사이의 딜레마는 모든 분야에서 느끼는 고민이며, 특히나 그에 따라 야기되는 모방과 표절의 문제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부유하는 사례가 의외로 많은 걸 보면 민감한 주제일 뿐 아니라 열띤 찬반논란 속에서 어느 정도의 수위가 도덕성에 위배되지 않을 만큼의 모방인지 그 경계를 그어 평가기준을 두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사안임에 분명하다.인근분야의 실례로 아파트 건축물 설계도의 경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인 것은 분명하나 세세한 부분까지 거의 동일하지 않다면 ‘표절' 판정을 내릴 수 없다”는 법원 결정이 있었다. 결정문을 보면 "아파트 설계도가 저작물성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설계도에 나타난 표현의 세세한 부분까지 거의 동일하게 모방한 경우라야 할 것”이란 표현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세세한 부분까지…동일하게 모방한 경우’라는 표현으로, 기능적 저작물의 경우 ‘거의 동일’하지 않다면 표절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제도적 허용기준을 단편적으로나마 볼 수 있다.이에 대해 동감한다는 A조경설계사무소의 소장 역시 조경설계에 있어서도 “아파트의 테마공간이나 놀이터 등 기능적인 공간 내에서 동일한 자기복제나 지나친 모방이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에 문제제기를 하는 전문가는 없다. 현실에 맞추어 진행되어야 하므로 지속적인 창작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논란 짚어보기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번 삼덕공원 당선작 논란에 있어 표절이라 생각한다는 전문가들은 “현상설계나 턴키의 경우 새로운 창작의 시도를 통해 분야의 경향을 이끌 수 있어야 하며, 따라서 설계안에 대해 설계자가 느껴야 하는 책임은 물론, 그 안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덧붙여 잦지 않은 조경부문의 현상설계인데다, 특히 지역주민들에게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공장 이전부지(기증에 의한 대상지)의 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평가할 때 설계의 표현 형식과 계획내용 전반에서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 유사한, 지나친 모방의 흔적이 보인다는 문제를 지적하며 형식과 내용면에서 요소요소를 짚어가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물론 정확성의 여부를 떠나 어떠한 잣대로든 기준을 두어 판단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여론을 이끌거나 확고하게 여론에 휩쓸리지 않는 두 부류(자신만의 잣대를 가진)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경우 양쪽 의견에 솔깃해 하면서도 여러 가지 의문을 해소할 길이 없다. 이에 본지에서는 삼덕공원 현상설계의 당선작으로 선정된 설계사인 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의 선우성 소장을 통해 설계자측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참고로, 도마에 오른 삼덕공원안과 주빌리가든 모두 현상설계를 통해 선정되었으며, 인근에는 수암천과 테임즈강이 흐르고 있는 지역적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삼덕공원의 현상공모 지침서를 보면, 1)기증된 공원부지의 역사성, 장소성을 인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계획에 반영하여야 하고, 2)주변지역 공원과 차별화된 공원이미지를 부각시키고 광장 등은 모든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쾌적한 자연친화적인 공원으로 다양한 형태의 이용가능성을 모색하며, 3)식재수목의 선정에 있어서는 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한 수종 및 계절별 꽃 또는 열매를 볼 수 있는 수종을 선정하여 식재계획을 하여야 하고, 4)시민의 휴식과 정보교류의 공간으로성의 기능을 고려하여 설계안을 제시, 5)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시야와 공간적인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계획하고 노약자나 장애인의 접근과 이용에 장애가 없도록 계획, 6)야간 활용도를 고려하여 계획안에 적합한 경관조명 계획을 수립, 7)건축물은 주변환경과 조화 및 최소화하여 계획, 8)수암천과 연계한 수변공간 및 공원내 수경시설을 도입하여 계획, 9)인근 주민들을 위한 어린이 놀이시설 및 운동공간을 계획해야함 등이 지침으로 제시되어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미국조경연수 현장르포(5)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모방과 표절 가르기
얼마전 MBC 100분 토론이 300회를 맞았다. 그 자리에서 사회자인 손석희 씨는 패널 섭외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며, 토론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단다. “토론에 나오는 사람과 토론에 나오지 않는 사람.” 재밌는 비유였다.최근 삼덕공원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표절논란이 제기되면서 월간 『환경과조경』 편집부는 조경 분야의 많은 교수와 설계가들의 입장을 듣느라 분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조경설계가는 크게 두가지 부류일거라고 생각했다. “남의 설계안을 모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암담해 보였다. 아마도 조경설계가는 “모방을 적게 하는 사람과 모방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야 보기 좋게 두 팀이 되지 않을까. 실험적인 설계로 이름이 난 설계사무소의 소장들도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그만큼 모방이 없는 작품을 찾아낸다는 것은 한국적 현실에서 매우 어려운 일인 듯하다. 혹 한국조경설계를 놓고 “고유의 창조성”을 이야기 하다간 조롱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
시뮬라크르의 시대에서 표절 말하기그러나 현대미학의 가장 큰 화두인 시뮬라크르의 틀은 “한국적 현실”이라는 단서마저 조롱한다. 단지 “한국”이 아닌 “태양 아래 독창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시뮬라크르란 쉽게 말해 “복제의 복제”를 말한다. 포스트모던의 예술론은 “예술 작품은 이미 과거에 존재했던 작품들을 다시 결합하고 배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러한 혼성모방을 현대 사회의 지배적인 경향으로 파악하였다. 그래서 복제의 복제물만이 들어찬 “시뮬라크르의 시대”에서 표절을 논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없어 보이며, “흔히 독창적이라고 하는 것들의 허구성을 마구 드러내어 창작을 둘러싼 모든 규제들을 철거하고, 창작의 자유를 완벽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적극적인 이론과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극단적이지만 이런 이론들을 도구로 삼아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분석하는 것은 이미 문화·사회 분석의 주류가 아닌가 싶다.
플라톤은 우리의 현실을 “이데아(원형)의 복제”라고 하였고, 이 현실의 복제인 시뮬라크르를 매우 가치 없는 나쁜 복제라고 보았다. “모든 창조물은 현실의 모방이므로 예술도 가치가 없었던 것” 이다. 플라톤은 “복제의 복제”가 거듭되면서 원형과 멀어져가는 나쁜 복제가 성행할 것을 우려하며 시뮬라크르를 경계의 대상으로 낙인찍었다.그러나 최근 이야기 되는 시뮬라크르는 조금 다른 개념에 다른 대우를 받는 듯 하다. 들뢰즈가 생각하는 시뮬라크르는 단순한 복제의 복제물이 아니라,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갖춘 이전 단계의 복제물과는 전혀 다른 독립성을 가진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의 출현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며, 시뮬라크르의 시대에서는 원본과 복제물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 진다는 특징이 있다.
복제물간의 놀이복제물이 원작의 권위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 것은 벤야민도 마찬가지 였다. 벤야민은 “복제란 단순히 원작을 베끼는 데에 그치지 않으며, 사물의 권위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보았고, 또한 복제기술의 발달이 아우라, 즉 그 작품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상실하게 하며, 아우라가 파괴되는 것을 현대시대의 특징으로 보았다.푸코가 말한 유사와 상사 개념도 원본과 복제간의 위계를 따지는 것은 현대미학의 중요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다. 유사란 원본과 복제 사이의 관계이며, 상사란 복제와 복제 사이의 관계인데, 근대 미학이 원본과 복제간의 위계질서를 특징으로 하는 유사관계를 다룬다면, 현대미학의 관심사는 주로 상사관계에 관심을 가진 듯하다.
'유사'와 '상사', 둘 다 '비슷하다'는 뜻을 갖는 낱말이나, 실은 명확히 구별되는 두 개의 개념이다. 가령 마태복음의 첫 구절을 생각해 보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고...." 유다와 그 형제들은 후에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시조가 된다.아브라함→이삭 →야곱→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스불론, 잇사갈, 단, 갓, 아셀, 납달리, 요셉, 베냐민(12명의 아들)이삭은 아브라함을 닮고, 야곱은 이삭을 닮고, 열 두 아들은 분명히 제 아비 야곱을 닮았을 것이다. 이것이 유사(ressemblace)의 관계다. 반면 같은 아비를 둔 열 두 명의 형제들도 또한 서로 비슷하게 생겼을 게다. 이것이 바로 상사(similitude)의 관계다. 유사의 관계에는 원본(아비)과 복제(아들) 사이에 위계질서가 있다. 아들이 아무리 아비를 빼 닮아도 아비보다 더 아비처럼 생길 수는 없지 않은가. 반면 상사의 관계에는 그런 위계질서가 없다. 르우벤이 비록 장자라 하나, 그의 얼굴이 막내 베냐민의 생김새의 원본이 되는 것은 아니다.-진중권, 「유사와 상사 」중에서
포스트모던은 표절까지 정당화하나모방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창조를 위한 중요한 방식이었으며, 모방이 창작행위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관점은 오랜 역사를 가진 줄거리다. 다만 플라톤은 시뮬라크르를 경계 했지만, 들뢰즈는 시뮬라크르를 환영했다. 시뮬라크르에 화를 내는 진지한 사람이 대체로 플라톤적이라는 진중권의 문장이 재밌게 느껴진다.그럼 패스티쉬(혼성모방)가 넘쳐나는 포스트모던의 시대는 표절까지 정당화 해 줄까. 표절이 “남을 속이고 베끼는 것”이라는 정의를 가지는 한 이에 대해 좋은 평가를 달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대 철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상사”의 관계 또한 원본보다 더 훌륭한 복제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며, 기존의 고급과 저급, 원본과 복제 등의 권력관계를 해체하는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것이지, 원본에 대한 어설픈 베끼기나 속이고 베끼기까지 존경의 의미를 부여한다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또한 시뮬라르크는 현시대를 보는 통찰로서만 유의미하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이상은 아니라는 주장은 유쾌한 합의점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적당한 합의점인 듯 하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온형근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