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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서울정원박람회
    지난 9월 30일부터 7일간 북서울꿈의숲에서 2022 서울정원박람회(이하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2015년부터 개최된 서울정원박람회는 올해 7회를 맞았다. 과거 드림랜드가 자리했던 곳에 만들어진 북서울꿈의숲은 강북 지역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칠폭지, 월영지, 청운답원(잔디광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꿈의숲아트센터와 상상톡톡미술관이 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다. ‘꿈의 숲 그리고 예술의 정원’을 주제로 작가정원, 학생정원, 시민정원, 팝업가든, 시민정원사 원형화단, 푸른수목원 참여정원을 선보였다. 6월 10일부터 7월 7일까지 진행된 작가정원 공모에는 총 47팀이 참가했으며, 1차 심사를 통해 4개 작품이 선정됐다. 작가정원은 상상톡톡미술관 전면에 조성됐다. 9월 26일 현장에서 최종 심사가 이루어졌으며 9월 30일에 열린 개막식에서 순위가 발표됐다. 구영미·박지연의 ‘내 마음의 산책길’이 금상작으로 선정됐다. 내 마음의 산책길은 햇살과 바람, 식물이 만든 고유한 장면에 몰두해 자연과 밀도 있게 만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마음에 온전히 집중하게 하는 정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9년 애정을 갖고 만든 북서울꿈의숲 곳곳에 조성된 정원을 보니 처음 공원이 생겼을 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도심 속 녹지 공간을 늘리기 위해 도시계획 차원의 아이디어를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도심 속 녹색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서울로 바뀌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를 통해 조성된 작가정원, 학생정원, 시민정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존치된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사진 유청오 디자인 팽선민
    • / 2022년11월 / 415
  • [2022 서울정원박람회] 내 마음의 산책길 Curing Trail
    바쁜 현대 사회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 적다. ‘내 마음의 산책길’은 박노해의 시 ‘내 마음의 방’의 정서를 녹인 정원에서 자연의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식물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며 저마다의 마음속을 산책하기를 바랐다. 내 작은 방 머리 위로 빼곡히 나뭇가지가 드리운 숲길을 지나면 나뭇잎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뜻하지 않게 꽃의 무리를 마주하게 된다. 살결에 부딪치는 부드러운 그라스 사이를 지나 내 작은 방에 들어서면 컴컴하고 고요한 나만의 작은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 식물의 향기와 소리만이 있는 작은 방은 새로운 감각을 자극하며 내 안의 순수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방 안을 비추는 한줄기 햇살은 방문자가 빛을 따라 방 밖으로 나오게 유도한다. 바깥으로 한 걸음 내딛으면 풀과 꽃이 섞인 초지가 펼쳐지고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내 마음의 산책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방 밖 공간 내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중간목과 관목을 주로 식재해 정원 내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벽을 연출했다. 교목, 소교목, 관목, 초본을 활용해 층위를 만들고 캐노피로 인해 그늘이 드리우는 아늑하면서도 밝은 숲길을 조성했다. 이 숲길을 거닐며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숲길은 숲 속의 빈터로 이어진다. 그라스와 숙근초화류를 섞어 심어 자연스러운 연결을 꾀했다. 웅덩이(빗물 정원)는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이면서 경관이 바뀌는 공간이다. 가장 낮은 부분에는 습지 식물을 식재하고, 사면에는 건조에 잘 견디면서도 습한 환경에 적응 가능한 식물을 심었다. 식물이 지닌 색으로 계절마다 다른 색채의 물결이 일렁이도록 했다. 설계 구영미, 박지연 시공 탐라는 정원, 목공(김진홍 팀), 철공(박상문, 임구현) 구영미는 조경학을 전공하고 12년 정도 조경설계사무실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바우어(bower)라는 이름으로 작업하고, 서울숲 오소정원에서 도시정원사로 활동한다. 매일 아침 반려견 삼순이와 함께하는 산책길과 숲에서 영감을 얻는 정원 디자이너다. 박지연은 숙명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한샘 디자인실에서 십 년간 주거 공간 기획과 디자인을 했다. 이후 식물에 매료되어 조경과 정원을 공부하고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에 참여했다. 서울숲공원 녹지관리팀에서 3년간 근무하며 느린 산책의 정원, 튤립정원 등을 설계하고 조성했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구영미, 박지연 / 2022년11월 / 415
  • [2022 서울정원박람회] 꿈을 저울질하는 시소 Juggling Dreams on a Seesaw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정원에 담아보고자 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꿈을 보았을 땐 아득히 높게만 보이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미끄러질 듯한 두려움을 느끼는 모순된 감정을 기울어진 땅으로 비유했다.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기울어진 땅 위에서 흔들리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존재다. 꿈과 나 자신의 무게에 균형을 맞추며 나아가다 보면 그 끝에서 찬란한 과정들을 고스란히 담은, 빛나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시소 꿈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밤의 달을 정원에 담았다. 정원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대형 시소를 주요 동선으로 설정해 꿈을 향해 흔들리며 걸어가는 길을 형상화했다. 베어링을 중심으로 양쪽에 압축 스프링을 설치한 대형 시소에서 잔잔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다. 방문객들은 시소를 타듯 흔들거리는 길을 걸으며 역동과 균형의 이중적인 감정 속에서 정원을 감상하게 된다. *환경과조경415호(2022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최윤정, 김동민 시공 드오르, 이안종합조경, 파파스랜드스켚, 아름다운길 최윤정은 2013년 안스디자인 조경기술사사무소를 시작으로 엔지니어링, 정원 설계 등을 하며 8년의 경력을 쌓았다. 2020 코리아가든쇼에서 ‘리틀포레스트’라는 작품을 통해 정원 디자이너로 데뷔했다. 현재 드오르에서 감성적인 색을 가진 정원을 보여주고자 힘쓰고 있다. 김동민은 2013년 조경설계 비욘드에서 근무를 시작해 경호엔지니어링에서 조경 계획 및 설계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부에서 건축·조경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 최윤정, 김동민 / 2022년11월 / 415
  • [2022 서울정원박람회] 직관적 발아 Intuitive Scenery
    정원을 설계·시공·관리하면서 마주했던 가장 경이로운 순간은 바로 추운 겨울을 지나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식물들이 발아하는 순간이었다. 그 약동하는 생명력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정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 자체로 완연한 예술이다. 정원에서 느낀 이 감정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최근 정원과 조경은 아파트의 품격을 높이는 공간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정원의 본질은 생애 주기를 반복하는 생명에 있고, 자그마한 풀에도 생명이 약동한다. 사그라들고 다시 발아하는 식물의 생애를 직관적으로 접하고 정원과 사람이 교감하는 모습을 그려보고자 했다. 정원 계절마다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요소는 풀이다. 풀은 황량한 땅에서 고개를 들고 굉장한 속도로 자라나며 다시 황량한 땅으로 돌아간다. 이런 특징을 활용해 발아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고사리 밭이 펼쳐지게 했다. 수평적으로 펼쳐지는 정원은 다방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정원은 다각도에서 보는 맛이 덜하지만, 어느 방향에서든 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정원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환경과조경415호(2022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장찬희 시공 가드너씨, 조경시공서화, 아름다운길, 와이엠일렉트로닉스 장찬희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오픈니스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설계와 현장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있다. 2021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작가정원과 2022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에 참여했다.
    • 장찬희 / 2022년11월 / 415
  • [2022 서울정원박람회] 하얀바람 White Breeze
    북서울꿈의숲에는 과거 ‘드림랜드’가 있었다. 드림랜드는 너른 평지에 조성된 다른 놀이공원과 달리 벽오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계곡에 내려앉은 자연 속 놀이동산이었다. 하얀 빛의 궁전과 높은 하늘 위에 자유로운 곡선을 그린 롤러코스터의 풍경은 지금도 주민들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밝고 따듯하지만 옅어져 가는 드림랜드의 향수를 공원 위에 다시 불러와 과거를 회상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하는 정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하얀바람’은 공원의 장소적 의미를 고찰하고 순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하나의 공간이자 예술 조각으로, 공원의 다양한 예술 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향유하는 정취의 장을 만든다. 하얀바람의 안팎 벽오산에 둘러싸인 놀이공원의 형태적 특징에서 착안해 정원의 프레임을 세우고, 상상톡톡미술관의 건축적 언어, 인접한 시설의 형태와 연계했다. 청운답원(인근 잔디광장)의 지형과 유기적으로 호응하는 조형 마운드는 공원으로부터 정원의 영역성을 형성하는 동시에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식물의 배경이 된다. 밝고 거친 질감의 벽과 길은 자연과 대비를 이루어 다양한 풍경과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밝고 가벼운 느낌의 조형 루버는 경계가 되어 공원과 정원을 연결한다. *환경과조경415호(2022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김지학, 설윤환 시공 JK+, 다인조경스케치, 쌔즈믄, 전국자연석, 와이엠일렉트로닉스 후원 조경설계 서안, 오픈니스 스튜디오, HEA, 자연감각 김지학은 2017년 자연감각에 입사해 실무를 익혔고, 중국 베이징의 리드스케이프(Leedscape)에서 다수의 설계공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현재는 오픈니스 스튜디오에서 정원 디자인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2019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작가정원, 2021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작가정원에 참여했다. 설윤환은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설계 서안에서 정영선 대표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이진형 소장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의미 있고 소중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
    • 김지학, 설윤환 / 2022년11월 / 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