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2월

255.jpg

해풍 피해에 의한 낙엽(하룻밤 사이에 이만큼 떨어졌다.)

 

1. 5월 태풍에 의한수목 피해

 

비정상적 수목 피해 원인은?

2011년 6월 초순 오키나와沖縄를 방문했을 때, 섬 도처에 해풍 피해를 입은 식물들을 보았다. 앞서 5월 28일 오키나와 본도 북부를 통과한 제2호 태풍SONGDA은 나하시那覇市 5월 관측 사상 가장 강한 최대순간풍속 55.3m의 강풍을 기록하며, 본도 전체를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했다.


필자는 태풍이 통과한 지 1주일 정도가 지나서 이곳을 찾았다. 수목 뿌리에는 낙엽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수관은 다 벗겨져 민둥 상태가 되어 있는 것도 많았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뉴스는 이런 내용을 다루며, 낙엽 뒷정리가 큰일이라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원래 오키나와의 식재 수목은 태풍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해 선정된 것이기 때문에, 해풍에 강한 수종이 대부분이다. 실제 8월과 9월 사이 태풍 시즌에 오키나와를 방문한 일도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 심한 피해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상아화Erythrina variegata, 열대아몬드Terminalia catappa 등 대표적인 식재 수목들은 일제히 발가숭이가 되어 있었다. 이른 봄의 난꽃을 떠올리는 가련한 핑크색 꽃을 가득 피우는 명주솜나무Ceiba speciosa도 모든 잎이 떨어져 있었다. 오키나와 자동차도로의 긴金武 IC 부근에는 선별된 명주솜나무가 열식됐지만, 이 수목들도 겨울철 낙엽수처럼 앙상했다. 그중 몇 그루는 주간부가 꺾이거나 뿌리 부분부터 쓰러져 있는 것도 있었다.


북부 본부 반도에 있는 국립오키나와기념공원에서도 공원 주위에 있는 남양삼나무Araucaria의 윗부분들이 날아가 버렸고, 식물원 내 거대한 바오밥나무Adansonia digitata L.도 세 그루가 넘어져 있었다. 바오밥나무 부근 콘크리트로 만든 각주를 등반하는 장대한 끈선인장Disocactus flagelliformis (L.) Barthlott은 매번 사진 찍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지만, 이것 역시 모두 떨어져 나갔다.


물리적 피해로서도 2호 태풍은 근래에 찾아볼 수 없었던 강력한 것임이 확실하다. 그렇더라도 복나무Garcinia subelliptica와 잔디류 이외의 거의 모든 식물들이 해풍에 피해를 받는다는 것은 다소 비정상적이다. 우선 5월 태풍이라는 계절적인 영향을 하나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8월과 9월의 잎은 성숙해져 있어서 염분에 대한 내구성 역시 높겠지만, 5월에는 그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태풍 통과 후 날씨의 영향이다. 5월29일부터 31일까지는 오키나와의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고, 일조 시간도 매우 길었다. 하지에 가까운 이 시기에는 날씨가 좋을 때는 일사량이 8월이나 9월보다도 많다. 이 영향으로 식물에 부착한 염분이 씻겨 내려가지 못하고, 농축됐을 가능성이 높다. 6월 1일과 2일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이미 시기가 지난 잎들은 회복 불능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식물들은 이미 다음 새싹을 내고 있었고, 섬 태생의 믿음직스러움을 느끼게 해 준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됐다. 덧붙이면 복나무가 거의 피해를 받지 않았던 것은 이 수종이 내염성에 특히 강하기 때문이며, 예전부터 해안가의 방풍 방조림으로서 활용되어 온 특성이 충분히 발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월간 에코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