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4) 옥상녹화설계를 위한 지식들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4월

 

kim21.jpg
독일 뮌헨의 지하주차장 옥상

 

팀장 정원 양, 춘곤증이 오나 보군요. 나른한 봄이 오니 교육받는 것이 지루할 겁니다. 잠시 춘곤증을 쫓기 위해 질문 하나 할게요. 요즘 개나리와 목련이 한창 인데 대표적인 봄꽃들의 개화 순서를 외우고 있나요? 


 

정원 그럼요. 그 정도는 기본입니다. 산수유-매화나무-목련-개나리-진달래-왕벚나무 이런 순서로 꽃을 피운다고 배웠습니다. 


 

팀장 맞아요. 봄꽃은 남쪽으로부터 올라오고 같은 지역이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개화시기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자동차도로 주변의 식물들은 일조량도 좋아 빨리 싹을 틔우고 꽃도 조금 일찍 피기도 한답니다. 식물들은 미기후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요. 화무십일홍이라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 해도 열흘 이상 아름다운 꽃은 없다는 말이니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겁니다. 정원 양도 때를 놓치지 않는 현명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자, 지난 시간에는 조경설계를 위한 기본 법규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을 텐데요? 


 

정원 물론입니다. 배울 때는 생각나지 않다 나중에 복습하다 보면 궁금한 점들이 생기더라고요. 지난번 법규 중에서 ‘조경기준’에 있던 ‘식재토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정말 그 정도의 토심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팀장 역시 전공을 이수한 정원 양이 적절한 질문을 하는군요. 사실 식재토심이라 함은 ‘생육최소토심’을 의미한다고 보면 됩니다. 토심이 더 깊으면 식물이 생존하는 데 훨씬 좋겠지만 옥상조경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토심을 확보하기가 어려우니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 것입니다. 최소토심만을 사용하고도 식물이 잘 생존한다면 좋겠죠. 대신 토심이 낮아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수분 부족 현상인데 이것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정원 제일 좋은 것은 관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겠지요. 


 

팀장 물론 그렇지만 그 외에도 다른 방법이 있답니다. 크게 보면 세 가지의 방법이 있는데 관리자가 수시로 관찰을 하며 직접 관수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규모의 정원이나 별도로 정원 관리자가 있는 경우에만 해당이 됩니다만, 대부분의 작은 옥상조경에는 별도의 관리자가 없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 다음은 정원 양의 말대로 관수시설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수돗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옥상의 수분 부족 현상을 수시로 관찰해 물을 주어야만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가장 적은 비용이 소요되고 친환경적인 방법은 빗물을 저장해 사용하는 시스템배수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약간의 비용이 추가되겠지만 인건비를 줄이고 수도세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다음 도면을 보세요. 빗물을 저장했다가 이것을 사용하는 시스템에 대한 도면이고 비가 올 때 약 15리터 이상의 빗물을 저장하고 이 빗물이 토양의 수분을 항상 적절하게 유지시켜 준답니다. 

 

 

  

정원 점점 물이 부족한 세상이 되는데 빗물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환경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되겠네요. 그리고 정원 관리자를 별도로 필요로 한다는 것도 인건비가 만만치 않겠어요. 


 

팀장 물론 옥상의 빗물을 지상에 저장장치를 만들어 저장했다가 모터를 이용해 재급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물저장 공간이 필요하고 재급수를 위한 설비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겠죠. 옥상조경을 한 이후에 유지관리를 생각하면 제일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결국 인건비입니다. 앞서 설명한 빗물저장시스템을 사용하고 유지관리가 쉬운 식물들을 사용해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정원 알겠습니다. 또 하나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지난번에 인공토의 하중과 토심에 대해 별도로 말씀해 주신다고 했는데 이것도 조금 전에 질문한 토심과 유지 관리와 연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팀장 질문이 나온 김에 확실하게 알고 넘어가도록 하죠. 우선 지난 시간에 배운 재료의 비중에 대해 기억하고 있나요? 


 

정원 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중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셔서 별도로 메모해 놓았습니다. 


 

팀장 우선 비중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펄라이트의 물질 특성이 공극이 많기 때문에 재료를 포설하면 부피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펄라이트를 마른 상태로 가져다가 물을 주어 다짐을 하면 약 30% 이상의 부피가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토심에 문제가 발생하겠죠. 여기 펄라이트를 좀 보세요. 어떤 생각이 드나요?

 

kim3.jpg

펄라이트의 종류(입자 크기)

 

정원 꼭 스티로폼 부스러기 같네요. 아주 가볍기도 하고요. 


 

팀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극 사이에 물 저장이 쉽고, 식물의 뿌리가 잘 내리게 되고, 가볍다는 장점이 생기는 반면 부피가 줄어드는 단점도 생기는 거죠.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정원 줄어드는 만큼의 재료가 더 필요하겠네요. 재료의 수량을 늘리면 됩니다. 


 

팀장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계에서 이 부분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서랍니다. 어느 곳에서도 명확하게 설명을 해 놓거나 표준화 시켜 놓은 것이 없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도면에 표기된 수량만큼만 인공토를 가져다 사용해 의도했던 토심에 모자라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당연히 토심이 부족하면 식물의 생장에 큰 문제가 발생하겠죠. 그것도 생육최저토심인데 그마저도 부족하니까요. 또 하나는 물저장배수판을 사용하는 경우도 흔치 않고 대부분 일반 배수판을 사용하다보니 물부족 현상으로 식물이 고사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정원 그렇군요. 애써 심은 식물이 고사하면 다시 식재하는데 처음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고사한 식물들을 제거하고 다시 자재를 옥상까지 올려서 심어야 하니까요. 


 

팀장 맞습니다. 그러니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거죠. 펄라이트의 경우 정확한 부피 계산을 하고 여기에 30% 정도의 할증을 주어야 합니다. 펄라이트를 예로 드는 것은 대부분의 설계와 시공에 이것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펄라이트의 경우 할증과 다짐 상태에서의 하중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른 인공토가 있다면 정확하게 물성을 파악해 이에 알맞게 설계를 하면 됩니다.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월간 에코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