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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보존, 정원에 사회문제를 담다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를 만나다
  • 에코스케이프 2016년 10월
김지환 스튜디오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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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작가는 “서울이니까요”를 반복했다. 박람회를 참가한 이유도, 주제를 선정한 이유도, 이번 박람회 참가에 높은 가치를 두는 이유도, 모두 “서울이기 때문”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가 이번 박람회에서 조성하는 정원은 다소 거칠다. 그도 그럴 것이 숲이 바리깡질 되는 모습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다. 최근 평창 가리왕산에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스키점프대를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500년이나 된 원시림들이 무참히 베어져 나갔다. 이를 안타깝게 본 작가는 언젠가 이 문제를 정원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운이 좋게도 서울정원박람회라는 실천의 장을 얻게 됐다.

 

이렇게 정원에 사회적 주제를 담는 것이야 말로 가든 디자이너에겐 가장 강력한 사회참여가 될 것이다.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사회고발 작품이 선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황지해 작가가 ‘위안부’를 주제로 정원을 조성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김지환 작가는 벌목 현장의 암울한 풍경을 최대한 그대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보다 직접적이다. 울창한 산림과 벌목된 산림의 대조, 기계장비가 지나간 자리와 잘려나간 나무의 그루터기들, 인간의 욕망을 대신하는 스키점프대 등이 작가의 비판적 안목에 포착돼 정원 안에 강렬하게 나타난다. 

 

왜 굳이 사회고발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실제 공모 제안서에서도 정원의 주제와 서울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그가 생각하는 서울은 서울시민의 서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서울이다. 서울은 사회 공론의 장으로서도 그만큼 상징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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