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성진 ([email protected])
정원에 대한 일반적 개념은 주택에 딸려 있는 마당과 텃밭을 공통적으로 의미한다. 하지만, 정원이란 의식주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사람의 감정과 정서를 개발시키고 꽃과 나무, 과일과 채소 등 볼거리, 먹을거리를 재배함으로써 공동체의 복지와 건강은 물론 다양한 농업기술과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와 희망으로 봐야 할 것이라 했다(류근석, 2006/加藤 郁理 등, 2011). 이렇듯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주택정원은 기존의 공간적 의미인 전체 대지에 주택을 짓고 난 나머지 땅인 비건폐지非建蔽地만이 아닌, 주택이 놓여진 장소와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상호 관련된 곳(『환경과조경』, 1994)으로서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성을 갖는 공간으로 해석된다. 즉 주택에 있어서의 정원은 휴식, 여가 활동과 같은 생활에 밀착된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川根あずさ 등, 2000)임과 동시에 주택 소유주의 취향, 이상향 등과 같은 심리 표출의 공간 그리고 주거 환경의 질적 향상을 제공하는 공간(内田 均 등, 2002)이다. 이러한 주택정원의 수요와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정원 조성에 대한 정보나 지식 전달은 부족한 현실이다. 본 연구는 현재 조성되어 있는 주택정원의 공간 요소와 식재 유형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여 주택정원의 계획 및 설계, 관련연구에 있어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과제명은 ‘한국의 생활형 실용 정원 조성 기술 개발’이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다.
연구 배경과 목적
정원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를 시작으로 그리스·로마 시대의 신과 왕의 정원에서 서민정원으로 발달해 왔다. 그리고 해안이나 구릉지에 위치한 자급자족형, 전원형, 도시형 별장villa등 유형과 특징에 따라 텃밭 가꾸기, 취미, 관상용 등의 목적에 맞는 정원이 등장하였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동명왕 때부터 정원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국과 일본이 자연을 모방하고 인공적으로 재현했던 것에 비해, 풍부한 자연환경을 충분히 이용해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형태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정원 산업은 식물부터 정원용 액세서리까지의 관련 산업을 포함하며 정원에 들어가는 초본,목본식물 및 토양 등의 시장이 전체 매출액의 56.1%를 차지한다. 세계 정원 가꾸기 산업(매출)이 2011년 기준 1,865억 달러(208.6조원)에 달하고, 2016년 2,193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Datamonitor, 2012)이다. 산업 시장 점유율을 보면 북아메리카(30.6%), 서유럽(27.4%), 아시아(22.7%), 동유럽(7.1%), 남아메리카(4.3%) 순으로, 정원용식물 재배 관련 기술이 경제 성장 이후 삶의 질을 추구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서유럽의 시장 점유율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순인데, 그중 독일의 시장 점유율이 서유럽의 26%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는 중국과 일본으로 양분화 된다. 중국은 196억 달러로 세계 2위 수준의 규모로서 연간 성장률 11.4%를 유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일본은 123억 달러 규모인데, 집이 크지않아 현관이나 발코니를 이용한 정원 가꾸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거리 휴식과 주택 내 정원을 이용한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 및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원 수요의 증가도 예상된다. 농촌진흥청에서도 관련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커뮤니티 가든 운영 단체도 증가하고 있다(지난 5년간 90% 이상 증가 추세). 특히 정원 관리 전문가, 설계 전문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텃밭, 개인 휴식 공간, 지역민 공통의 공간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어 산업적으로도 정체되어 있는 화훼, 화목류 시장을 활성화하고 원예용 자재생산·유통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원 관련 산업의 지속적인 확산이 기대되어 한국의 생활형 실용 정원 조성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정원 관련 연구는 주로 문헌 자료를 통한 당시 식생 모습 및 특징을 파악하고 의미론적 해석을 연구하거나 현재의 경관 및 공간 구성, 식생 현황을 조사하는 것에 그치고 있어, 정원을 조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법이나 모델에 대한 연구는 부재하다. 시대적 요구에 맞는 한국형 정원 모델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염성진은 한경대학교에서 조경공학을 공부하였고 이후 일본 치바대학교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치바대학교에서 포스트 닥터를 수행하며 ‘녹의 기본 계획’, ‘1000년 마을 프로젝트’ 등의 연구 용역을 수행하였다. 귀국 후 조경설계 비욘드에서 설계 및 계획 관련 실무를 쌓았고 한경대학교에서 후학들에게 강의하였다. 현재는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소장으로 재직하며 생태복원 계획 및 연구를 하면서 강의를 병행하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