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날들의 사건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과거의 연장선상에 현재가 존재하고 있고 또 현재의 상황이 앞으로 출현할 미래의 거울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과거의 사건들을 정리해 본다는 것은 바람직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 하겠다.
과거의 일은 역사속의 사건들을 의미한다. 우리는 역사속의 사건들을 기록과 구전을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적 사건들은 이른 바 정사(正史)와 야사(野史)로 구분된다.
역사학에서 볼 때, 정사(正史)는 정부 기관에 의해 공적으로 편찬(관찬官撰)된 기록이고, 야사(野史)는 그 이외의 모든 사적 형태로 편찬(사찬私撰)된 기록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사는 진실 되고 믿을 만한 기록이며, 야사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기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왕조시대의 경우를 보면 야사가 정사보다도 더 정확한 진실을 담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정사에 기록된 사건들에 대해 야사를 남긴 사람들의 역사적 관점이 오히려 객관적이고 보편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야사의 내용들은 정사의 기록에 비해 다소 자유로운 기술방식에 의해 쓰여 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특히 야사는 숨겨진 이야기 혹은 감춰진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역사이다.
조경분야는 조경이라는 용어로 태동이 된 후 이제 35년의 역사를 지니게 되었다. 한 세대를 지나고 있는 조경분야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이미 10년을 기준으로 한국조경학회에서는 조경분야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정리해 왔다. “조경시공”지가 계획하고 있는 조경야사는 앞으로 계속되어질 속편에 의해, 그간의 조경분야에 관련된 숨어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발굴되어 자세한 기록으로 남겨지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글은 태동기부터 1980년대까지 조경 학술분야와 관련하여 일어났던 주요하고 굵직한 사건들을 중요한 사안별로 한번 정리하는 것으로 구성하였다.
참고로 이글은 한국조경학회지 11권 2호에 실려 있는 우리나라 조경분야 10년 발전약사(문석기), 동지 20권 4호의 한국조경학회 20년사, 한국의 조경 1072-2002(한국조경학회 창립30주년 기념집) 등의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하였음을 밝혀둔다.
조경학 이전
우리나라에서 조경이라는 용어는 1960년대 후반 서울대학교 임학과의 과목으로 개설된 “조경학” 강좌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오늘날의 쓰여 지고 있는 용어로 조경이 처음 사용된 것은 70년대 초, 정확히는 1972년으로 보여 진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내에 조경디자인 전공과정이 1972년에 설치되었는데, 아마 이것이 조경이라는 용어가 오늘의 조경의 개념으로 확대되어가는 최초의 계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시기 이전에도 조경과 관련된 학문적 분야가 현재의 상황에 비교하면 매우 제한적이고 단순하지만 이미 대학에서 학과목으로 개설되어 진행되어 왔다.
이른 바 이 시기는 조경학 이전의 시기로서 조원(造園)이라는 용어로 정의되는 조원학의 시대라 부를 수 있을 듯하다. 조원이라는 용어는 오늘날에도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로서, 일정시대에 그 틀이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현대교육의 형성과정을 통해 볼 때 조원이라는 용어는 아마도 일정시대에 사용되었던 용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조원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예로 확인되는 것은 해방 후 대학에서의 조원학 강좌 개설을 통해서 이다. 대학에서의 조원학 강좌 개설은 1945~1946년경에 시작되었다. 이때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에 처음으로 조원학 강좌가 개설되었으며, 1947~1948년경에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임학과에 조원학 강좌가 개설되어 안재준과 이경환에 의해 강의가 진행되었다.
1958년 이후에는 조원설계 과목이 서울대학교 임학과에 개설되었으며, 1960년대에 들어서는 여러 대학의 임학과, 원예학과 등의 학과에서 조원학 강좌가 설강되어 강의가 진행되었다.
(본 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