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윤 ([email protected])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에 도입한다고 발표한 8개의 콘텐츠 안에 대한 찬반론이 뜨겁다. 조경계에서는 “왜 건물 위주의 콘텐츠를 공원에 집어넣느냐”는 반론과 “용산공원의 목표에 맞는 콘텐츠를 도입하라”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용산공원 부지 내에 있는 근대적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용산공원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West 8 소속 최혜영 팀장은 처음 이 논의가 시작된 것은 존치될 건물의 활용 방안 때문이었다며, 당연히 건물 위주의 콘텐츠 안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내비쳤다.
그에 따르면, 용산공원 안은 1000여 개의 건물이 있는 하나의 도시와도 같다. 그 중에는 상태가 좋은 일제시대 건물들도 많은데, 문화재청에서는 80여 개동을 존치해야 할 역사성이 있는 근대적 건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2011년 법정계획에서도 이 건물들의 재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우선 국가 부처를 대상으로 건물의 활용 방안을 제안받게 된 것이다. 이에 총 18개의 안이 들어왔으며, 이 중 8개의 안을 최종 선정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소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는 점도 밝혔다. 다만 국토부가 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맥락 없이 8개의 콘텐츠 안을 발표해 반발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29일 열린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정비구역 변경 공청회에서는 콘텐츠 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이에 콘텐츠 소위원회 위원장인 조세환 교수가 마치 공원이 건물로 가득 찬 것처럼 오해를 준 국토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80여 개동의 건물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공원 운영의 관점에서 보면80개 동을 모두 존치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이 많다. 각각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지만, 이를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미군 철수 후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만약 문화재로 지정되면 이를 다 철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번 발표에 신축과 증축 계획이 포함된 것은 문제이고, 분명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건축 위주의 콘텐츠 안이라는 점을 비판하기 보다는 이 근대적 건물들의 활용 방안과 운영 방안을 만드는 데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