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윤 ([email protected])
1999년부터 100만평문화공원 조성 운동이 진행됐으니 “부산에 대형공원을 만들자”는 구호가 시작된지 벌써 17년이 지났다. 부산 100만평문화공원은 기자가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부터 들어왔던 조경분야의 오래된 숙제 중 하나였다. 그땐 알았을까? 공원하나 조성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든 일일 줄이야. 그땐 몰랐다. 내가 기자가 될 줄이야. 감히 누군가의 미래를 예측하기도 힘든 만큼의 오랜 시간이 흐른것이다.
대한민국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동안,부산엔 대형공원 하나가 들어서질 못했다. 하야리아 캠프 철수 부지에 부산시민공원이 조성되긴 했지만 100만평문화공원 조성 운동은 꿋꿋이 외면받았다.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100만평문화공원조성시민협의회는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우뚝 섰고, 땅의 일부를 사서 시에 기부하기도 하고2012년엔 100만 명 서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많은 부산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형공원 조성에 대한 공감을 이뤘지만 공원은 조성되지 못했다. 부산시는 돈이 없다고 했고, 의지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드디어 부산시도 둔치도에 공원을 짓겠단다. 지난 6월 3일 부산시청에서는 ‘2016 국가도시공원법 통과 부산 선포식 및 기념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국장은 둔치도에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록 부산시가 아니라 국가의 돈으로 공원을 짓겠다는 선언이지만, 각종 주변 개발 계획과 정치적 압력에 흔들려 왔던 둔치도가 곧 공원시설로 확정될 것이라는 뜻 이어서 조경인으로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부산에 공원 하나 짓겠다는 선언일 뿐이다. 그것도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국가에 매달려 보겠다는 선언일 뿐인데 이렇게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그간의 시간과 노력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가도시공원법은 아직 하위법령이 없고,둔치도도 공원시설이 아니어서 국가도시공원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 시가 도시공원 결정을 한다고 해도, 국가가 도시공원으로 조성해 줄지는 미지수다.또한 광주, 대전 등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지자체가 몇 군데 있어서 순번도 정해야 한다. 그 순번에서 1번이 바로 칠전팔기의 스토리를 지닌 부산이 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