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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그늘정원 조성 기법(7) 양치식물정원 조성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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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과 바람꽃류(Anemone). 
아네모네는 양치식물이 잎을 펼치기 전인 이른 봄에 나와 숲 바닥을 장식한다.

 

 

재 디자인과 조성

그늘지고 공중습도가 높은 곳이라면 양치식물정원을 추천한다. 이러한 환경은 양치식물이 자생하는 숲과 유사한 조건으로 식재토양만 잘 맞춰주면 아름답고 훌륭한 양치식물정원을 조성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식물을 심기 어려운 곳으로 여기는 중정이나 건축물의 북면은 양치식물을 만나 새로운 매력을 뿜어내는 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다. 물론 양치식물을 비롯한 숲 속 식물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큰 나무를 모아 심어 적극적으로 그늘정원을 만들기도 한다. 양치식물은 생각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며 잘만 이용하면 그 어떤 식물보다도 가치 있고 매력적인 정원의 요소가 될 것이다.


양치식물정원을 조성할 때 주의할 점은 양치식물을 재배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우선 동절기에 부는 건조한 북서풍을 막아주는 장치가 필요하며 적당한 그늘과 공중습도가 유지돼야 한다. 공간적 여유가 있다면연못이나 계류를 함께 조성해 공중습도를 높이고 경관과 도입가능한 식물종의 다양성을 꾀할 수도 있다.


중정과 같은 협소한 곳은 미스트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큰 가든sunken garden은 주변보다 지형을 낮게 조성하므로 바람이 차단되고 습도가 높아져 양치식물을 식재하기에 적합하며 아늑한 분위기와 더불어 전시공간을 눈높이로 올려주어 또 다른 공간감을 제공해 준다. 단 대부분의 식물이 그러하듯 양치식물도 하루 종일 햇빛을 거의 볼 수 없는 깊은 음지deep shade에서는 생육이 가능한 종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유의한다.


위치를 선정하고 그늘과 습도를 만들어 주고 나면 토양을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양치식물은 다른 숲속 식물과 마찬가지로 보습력이 뛰어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좋아한다. 적당한 유기물도 필요하다. 사질양토에 부엽토를 혼합해 쓰는 것이 좋지만 사질양토를 구하기 어려우면 시중에 판매하는 원예용 용토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마사토와 피트모스를 1:1로 혼합해 쓰는 것도 방법이다. 양치식물은 일부 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성토양을 선호한다. 소나무 등의 침엽수의 잎이나 바크, 우드칩 혹은 볏짚이나 억새등의 그라스grass의 줄기 등을 구해 지속적으로 멀칭해 주면 토양 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석회질의 토양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다.


국내에 자생하는 양치식물은 약 350여 종, 거기에 최근 외국에서 수입돼 재배되는 종까지 합하면 500여 종이 넘는 양치식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양치식물에 대한 전문가가 부족하고 정원가 들조차도 양치식물을 식별Identification하고 재배하는 요령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관중, 청나래고사리, 나도히초미 등의 일부 종을 제외하면 재배·유통되는 종류가 극히 드물어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정원의 현실은 계속해서 양치식물과 같은 그늘식물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원이나 공원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식재돼 있고 나무는 계속해서 커지고 울창해져 그늘을 확장시켜 나간다. 그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정원에서 양치식물은 필수적인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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