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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10돌 맞이 조경박람회,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난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조경·정원 박람회’가 열렸다.환경과조경사도 부스를 마련해 박람회에 참여했다. 불과 얼마 전 같은 장소에서 다른 박람회를 취재했던 터라 어느 정도 사람들이 붐빌 것을 예상했으나, 이번 박람회는 입구부터 한산했다. 비단 평일 아침 시간대만 그랬던 건 아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주말임에도 사람들이 뜸했다. 그나마 22일에는 한국조경사회 자재분과위원회가 주관한 신기술 ·신자재 세미나가 진행된 덕에 비교적 많은 조경인들이 박람회를 방문했다. 사람이 적고 전시품목의 규모나 숫자가 확연하게 줄어서 전시장 내부가 한 눈에 들어왔다. 예전 박람회 때 한 조경인은 “시설물밖에 볼 게 없다”며 사실상 ‘조경’보다는 ‘조경산업’이란 말이 박람회 명칭으로 더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그때는 최소한 다양한 시설물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에서는 시설물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참가업체들은 운반이 용이한 시설물을 일부 가져다 놓는 수준이었다.박람회 정체성이 무엇인지 의문이 드는 부스도 많았다. 조경박람회는 2006년 ‘대한민국 환경조경 박람회LANDEX’란 이름으로 처음 열렸다. 이후 2008년부터 열린 ‘대한민국 조경 박람회’는 한국조경사회를 중심으로 전시·박람회 전문기업인 리드엑스포와 함께 조경업체들을 유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람들에게 선보여 왔다. 그런데 2014년부터 한국조경사회와 리드엑스포는 결별하고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벌써 세 번째 박람회를 치렀다. 그동안 조경업체들의 참여는 계속 줄어들었고 프로그램도 부실해졌다. 지난해 한겨레신문의 한 기자는 공식석상에서 “조경의 수준이 이거밖에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박람회장을 찾은 한 건축가는 박람회에 볼 것이 없다면서 “조경 수준 별로네” 하는 말을 남기고 박람회장을 떠났다. 조경 분야는 40여 년 만에 겨우 관련법 하나를 마련했다. 최근 업역 침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외적인 홍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일반인을 만나는 가장 큰 대외홍보 창구 중 하나인 조경박람회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조경가 입장에서 조경을 타이틀로 한 박람회 이미지가 추락하는 건 썩 달갑지 않은 일이다. 조경박람회 재정비 작업이 절실해 보인다. ‘대한민국 조경·정원 박람회’는 내년에 10돌을 맞이한다. 10년 주기로 열리는 독일의 IGA(국제정원박람회)는 세계 3대 정원박람회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의 역사가 오래된 독일의 IGA와 같은 박람회를 기대하긴 어려운 현실이지만,최소한 10돌에 걸맞은 모습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조경의 이미지 제고와 분야 발전이란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국조경사회를 비롯한 조경단체들이 힘을 모을 수는 없을까?
  • [기자수첩] 민간위탁, 책임위탁
    지난 5월 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서울숲 민간위탁 동의안’이 가결됐다.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시에서 하는 모든 사업은 민간의 참여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함께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시는 특히 서울숲 관리를 민간위탁으로 맡기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 그런데 왜 민간에 맡겨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이해되는 부분은 ‘예산 절감’이란 항목뿐이다. 민간이 공원을 관리하는 해외 사례로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하이라인파크가 잘알려져 있다. 센트럴파크는 1970년대 뉴욕시가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공원예산을 삭감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슬럼화가 진행됐다. 이후 뉴욕시는 시민단체인 센트럴파크 관리위원회와 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시는 시민단체에 예산을 지원하고, 전기, 도로,안전, 치안 등 시설 관리는 시에서 담당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안정적인 기부 문화와 자원봉사 시스템이 활성화 돼 있다.하이라인파크는 민간에서 먼저 나서 공원 조성을 추진하게 됐고,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기부를 받고 물품 판매와 콘텐츠 운영으로 이익을 창출해 수익금의 일부를 공원을 관리하는 데 쓰고 있다. 하이라인은 관리의 많은 부분을‘하이라인 친구들’이 맡고 있지만 구조나 안전, 시설 관리는 뉴욕시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려는 위탁사무 내용을 보면 ▲시설의 안전관리 ▲시설물 유지보수 및 정비 ▲동물·식물·동물사·녹지 및 공원생태계 관리 ▲공원 청소, 쓰레기 처리 및 환경정비 ▲시설이용 승낙 및 이용료 징수 ▲재산관리 및 도시공원대장 작성·관리 ▲곤충식물원·나비정원 운영 ▲서울숲위원회 운영 ▲이용자모니터링 및 공원이용 통계·평가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의 전권이 민간에 맡겨진다. 공원의 운영 관리는 크게 시설 및 수목을 유지하는 것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공원 운영을 민관이 함께하는 것이라면 그 사이에서 어떤 장점을 취할 수 있느냐가 고민이 돼야 한다. 민간의 역할과 공무원의 역할이 있다. 서울시는 경의선숲길과 서울역고가에 대한 민간 운영을 준비 중이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설 전반의 관리 책임까지 시민이 맡는다면, 시는 예산만 지원하는 기관이 되려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는 기관으로서의 책임까지 민간위탁하려고 하는가?
  • [기자수첩] 용산공원, 역사적 건물을 어찌하오리까
    지난달 말,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에 도입한다고 발표한8개의 콘텐츠 안에 대한 찬반론이 뜨겁다.조경계에서는“왜 건물 위주의 콘텐츠를 공원에 집어넣느냐”는 반론과“용산공원의 목표에 맞는 콘텐츠를 도입하라”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용산공원 부지 내에 있는 근대적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현재 용산공원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West 8소속 최혜영 팀장은 처음 이 논의가 시작된 것은 존치될 건물의 활용 방안 때문이었다며,당연히 건물 위주의 콘텐츠 안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내비쳤다. 그에 따르면,용산공원 안은1000여 개의 건물이 있는 하나의 도시와도 같다.그 중에는 상태가 좋은 일제시대 건물들도 많은데,문화재청에서는80여 개동을 존치해야 할 역사성이 있는 근대적 건물로 파악하고 있다.실제2011년 법정계획에서도 이 건물들의 재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우선 국가 부처를 대상으로 건물의 활용 방안을 제안받게 된 것이다.이에 총18개의 안이 들어왔으며,이 중8개의 안을 최종 선정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소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는 점도 밝혔다.다만 국토부가 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맥락 없이8개의 콘텐츠 안을 발표해 반발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4월29일 열린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정비구역 변경 공청회에서는 콘텐츠 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이에 콘텐츠 소위원회 위원장인 조세환 교수가 마치 공원이 건물로 가득 찬 것처럼 오해를 준 국토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80여 개동의 건물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공원 운영의 관점에서 보면80개 동을 모두 존치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이 많다.각각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지만,이를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미군 철수 후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만약 문화재로 지정되면 이를 다 철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번 발표에 신축과 증축 계획이 포함된 것은 문제이고,분명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단순히 건축 위주의 콘텐츠 안이라는 점을 비판하기 보다는 이 근대적 건물들의 활용 방안과 운영 방안을 만드는 데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기자수첩] 만들어진 게 기적인 놀이터
    조영남 대작 사건으로 미술계가 시끄럽다. 조영남은 대작에 참여한 송모 씨를 조수라며, 조수를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미술계의 관행이라 주장했다.미술계는 대작이 관행이라 주장한 조영남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그는 스스로를 “화투를 소재로 하는 팝 아티스트”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대작이 미술계 관행이란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은 실제 그렇게 행해지고 아니고를 떠나서, 단순히 머릿속에 그린 것을 말로 전달해 다른 사람이 표현하는 것을 작가로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디자인은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조형 작품을 기능적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디자인의 범위는 무척이나 다양해 의상, 제품, 건축, 조경 등 각 주제별로 분야가 구분되고 그 영역의 디자인을 깊이 있게 배운다. 특히 공간을 다루는 디자인은 공학적, 생태적 이론과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에 충실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작업으로 전문성을 요한다.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 지난 5월 순천에 제1호 기적의 놀이터가 만들어 졌다. 제안부터 TF팀 구성,위치 선정, 설계, 시공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놀이터를 만든 TF팀은 총괄디자이너와 7개 운영팀으로 구성됐다. 운영팀은 시민참여, 운영, 안전,아동참여, 조경, 토목, 건축 담당으로 구분된다. 순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민과 아이들이 모은 의견을 총괄디자이너가 종이에 개략적으로 그려 말로 설명하면 이를 업체에서 공사가 가능한 실시설계도면으로 그려 공사를 진행했다. 사업의 과정을 총괄하고 개념을 설명한 사람을 총괄디자이너라고 순천시 관계자는 소개했다. 공사 관계자들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 아동문학가 한 사람만이 놀이터를 디자인한 총괄디자이너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의 출렁다리, 터널, 슬라이드는 설계됐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다. 특히 슬라이드는 각도가 맞지 않아 타고 내려오면 출구 2미터 전쯤 정지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 수로의 형태는 생태형도 인공형도 아니라 어정쩡하다. 수로 하단부에서 지면으로 올라오는 높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하반신 정도다. 매끈하고 둥근 돌멩이가 사선으로 수로 가장자리 안쪽에 쌓여 있고, 경계는 석재가 돌출된 형태다.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 놀다 보면 다칠 수 있는 것이지, 다치기 위해 노는 것은 아니다. 재료와 마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걸 공학적이고 기능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입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건 클라이언트의 역할이다.생각을 구현할 기술이 없는 사람을 우리는 디자이너라고 부르지 않는다.설계비도 6개월간 2000만 원에 불과해 만들어진 게 기적이라는 평가다.
  • [기자수첩] 제1호 국가도시공원, 부산이면 좋겠네
    1999년부터100만평문화공원 조성 운동이 진행됐으니“부산에 대형공원을 만들자”는 구호가 시작된지 벌써17년이 지났다.부산100만평문화공원은 기자가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부터 들어왔던 조경분야의 오래된 숙제 중 하나였다.그땐 알았을까?공원하나 조성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든 일일 줄이야.그땐 몰랐다.내가 기자가 될 줄이야.감히 누군가의미래를 예측하기도 힘든 만큼의 오랜 시간이 흐른것이다. 대한민국이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4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동안,부산엔 대형공원 하나가 들어서질 못했다.하야리아 캠프 철수 부지에 부산시민공원이 조성되긴 했지만100만평문화공원 조성 운동은 꿋꿋이 외면받았다.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100만평문화공원조성시민협의회는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우뚝 섰고,땅의 일부를 사서 시에 기부하기도 하고2012년엔100만 명 서명을 달성하기도 했다.많은 부산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형공원 조성에 대한 공감을 이뤘지만 공원은 조성되지 못했다.부산시는 돈이 없다고 했고,의지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드디어 부산시도 둔치도에 공원을 짓겠단다.지난6월3일 부산시청에서는‘2016국가도시공원법 통과 부산 선포식 및 기념심포지엄’이 열렸다.이 자리에서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국장은 둔치도에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비록 부산시가 아니라 국가의 돈으로 공원을 짓겠다는 선언이지만,각종 주변 개발 계획과 정치적 압력에 흔들려 왔던 둔치도가 곧 공원시설로 확정될 것이라는 뜻 이어서 조경인으로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부산에 공원 하나 짓겠다는 선언일 뿐이다.그것도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국가에 매달려 보겠다는 선언일 뿐인데 이렇게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그간의 시간과 노력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국가도시공원법은 아직 하위법령이 없고,둔치도도 공원시설이 아니어서 국가도시공원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시가 도시공원 결정을 한다고 해도,국가가 도시공원으로 조성해 줄지는 미지수다.또한 광주,대전 등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지자체가 몇 군데 있어서 순번도 정해야 한다.그 순번에서1번이 바로 칠전팔기의 스토리를 지닌 부산이 되길 응원한다.
  •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20 에도 시대 중기의 정원(2)
    센간엔 센간엔仙巖園은 사쓰마薩摩번의 2대 번주 시마즈가島津家 19대 손인 미쓰히사光久가 만지万治 원년(1658)에 조영한 별저이다. 이 별저는 번에 소속된 기봉행磯奉行(이소부교) 같은 관리役職들이 집중적으로 관리를 했으며, 역대 번주들에 의해서 개수와 정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나름대로의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시마즈가 21대 요시다카吉貴는 겐로쿠元祿 15년(1702)에 다실数寄屋(스키야)을 건립했고 가고시마성鹿兒島城으로부터 연결되는 도로를 정비했다. 겐분元文 원년(1736)에 류큐琉球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죽순대를 들여와 정비를 진행한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한편 쇼와昭和 34년(1959)에 정원의 동부에서 발견된 ‘곡수曲水의 정庭’은 요시다카가 열었던 곡수연曲水宴을 위해 조성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도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당시에 유행했던 곡수연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구가 되고 있다. 또한 27대 나리오키斉興는 카에이嘉永 원년(1848)에 부지를 확장해 정원의 범위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만들어 후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센간엔은 킨코완錦江灣(금강만)에 면해 있어 기어전磯御殿이라는 별칭을 가진다. 정원의 중심이 되는 못은 이 킨코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축산은 킨코완 건너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사쿠라지마桜島의 활화산을 묘사한 것으로, 이러한 구상은 다른 정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웅장한 작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배후의 산에는 세로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암벽에 ‘천심암千尋巌(센진간)이라는 대문자大文字를 각자했는데, 이것은 나리오키가 분카文化 11년(1814)에 만든 것으로, 3문자의 전장은 무려 11m에 이른다. 이러한 규모의 각자는 일본 정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하나의 이색적인 경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미쓰히사 시대에 류큐국왕으로부터 봉납받은 중국풍의 정자 망악루望岳樓(보가쿠로)는 번주가 류큐국의 사자를 응접하는 장소로 사용했는데, 이것은 다이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흔적의 일단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여러 가지 경관을 보면 센간엔은 다분히 중국과 류큐국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이한 것으로 남쪽 가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학등롱鶴燈籠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안세이安政 4년(1857), 28대 나리아키라斉彬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가스를 사용해 불을 켠 등롱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의 본저本邸는 메이지明治 시대에 개수된 것이고, 센간엔의 동방 약 500m에는 텐포天保 연간(1830~1844) 초두에 시마즈가의 이관으로 조영됐으나, 얼마 사용되지 않았던 작은 집 ‘화창어가옥花倉御仮屋’이라는 작은 집이 있는데, 이 건물까지 포함해 일곽을 국가지정명승으로 지정하고 있다(小野健吉, 2004).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5) 식물로 공간 디자인하기
    공간으로서의 정원 이해하기 정원을 디자인하는 일은 건물을 짓는 건축과 많은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건축이 나누고 틔움으로써 내부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특별한 역할을 부여하듯이 정원 역시도 정해진 대지의 공간을 나누고, 틔우고, 가리고, 여는 과정을 통해 디자인을 하고 그 공간에대한 주제를 부여하게 된다. 이러한 공간의 연출을 건축은 건축적 재료인 콘크리트, 벽돌, 돌을 통해 이뤄내지만 정원에서는 식물을 통해 이 모든 것이 창조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건축에서의 담 혹은 벽은 정원이라면 촘촘하게 키를 높여 키우는 산울타리라는 식물로 대신할 수 있다. 또 바닥은 건축 재료를 대신해 잔디나 혹은 표면을 덮어주는 식물 등으로 처리가 가능하고, 천장은 키가 큰 식물을 심어 우거진 형태를 이용하거나혹은 하늘 자체가 천장이 될 수도 있다. 창문의 경우도 정원에서라면 촘촘하게 심은 식물의 빈 공간을 통해 연출이 가능하다. 더불어 집안에 놓이는 가구, 액자, 장식물 등은 정원에서는 화려한 잎과 꽃을 자랑하는 식물로 대신하거나 특정 조각물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결론적으로 정원을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건물 내부에 거실, 부엌, 방 등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원이라는 외부 공간에 다양한 공간과 복도 등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재료를 건축 재료가 아니라 식물이라는 살아있는 재료를 쓴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공간과 인간의 감수성의 연관 관계 이해하기 정원에 공간을 만드는 것은 그 목적이 사람이 쉴 수있는 쉼터와 정원 자체를 즐기고자 하는 관상에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을 만들 때 우리는 어떤 디자인적 원리에 따라 구성을 하게 될까? 예를 들면 우리는 어떤 건물에 들어섰을 때 과도함에 위압감을 느끼기도 하고, 지나친 폐쇄성으로 인해 답답함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어떤 건물은 시원함과 혹은 반대로 아늑하고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이 근본적인 공간에 대한 감수성은 어디에서 발생할까? 혹시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특별한 공간 구성의 원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지속돼 왔고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이른바 공간의 구성과 인간이 느끼는 감수성에 대한 연관성의 연구라고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잘 알려진 것으로는 특별한 공간의 형태가 우리를 시각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게 하고 이것이 안정감과 역동성을 만들어낸다는 이론이다(Maurice de Sausmarex, Basic Design: The Dynamics of visual form, 1964). 이 이론을 따르자면 직사각형보다는 원형이, 원형보다는 대각선이 많이 사용되는 별모양 혹은 깔때기 등의 형태가 사람의 시선을 좀 더 빠르게 흐르도록 만든다. 이것은 직선보다는 대각선의 사용이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고 일깨우는 효과를 낸다는 것과도 일치하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좀 더 근본적으로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장소의 형태, 위치, 배열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도 있다(Jay Appleton, The Experience of landscape, 1975). 원시 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조상은 원래 모두가 사냥꾼이었다. 이들은 여러 곳을 떠돌며사냥을 했고, 먹을거리가 확보되면 다른 야생동물로부터 이것을 지키기 위해 은둔지를 지었다. 이때 은둔지는 단순히 막힌 공간이 아니라 먼 거리를 관망할 수 있는, 이른바 전망이 되는 지점이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방어가 유리하면서도 전망이 확보돼 있는 공간을 찾거나 만들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공간의 크기는 너무 작아서도, 너무 커서도 안 되는 일정한 비율이 존재한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침투형 빗물받이의 구조와 기능 대상지 여건과 목적에 최적화가 필요한 빗물관리 시설 사례
    서울 세종로 일대에 가면 기존 빗물받이 옆에 빗물침투시설(그림1)을 설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서울시 전역에는 이러한 시설이 약 1000여 개소에 이른다. 이 지역은 과거 광화문 홍수가 발생했던 곳이다. 이에 일정 강우강도 이상일 경우 첨두유출량의 일부를 침투시켜서 하수도의 부하량도 줄이고 물순환도 개선하기 위해 빗물침투시설을 설치했다. 이 침투시설은 일정 강우강도 이하에서는 기존 빗물받이로 배출되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빗물이 빗물받이 옆에 설치된 침투받이로 유도돼 지하로 스며들 수 있도록 고안된 오프라인 방식이다. 이러한 강우-유출 특성을 갖는 시설의 장점은 오염 물질이 많은 초기 우수는 기존 합류관거로 배제시키고,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에 발생한 빗물은 지하로 침투시킨다. 이로 인해서 시설의 막힘 현상을 줄이고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 물순환 시설 효과 분석 모니터링 학술 용역의 틀 속에서 여러 모니터링 시설 중 하나로 이 시설의 효과분석이 진행됐다. 강우시 나타나는 수문현상을 알아보고자 시설 내부에 유량계와 수위계를 설치했다(그림5).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 권경호[email protected] /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도시물순환연구센터 센터장
  • [생태문화·생태복원] 도시재생과 생태복원(2) 프롬나드 플랑테와 라 빌레트 공원
    프롬나드 플랑테 프롬나드 플랑테Promnade Plantee는 폐선 철도를 재활용해 공원과 상가로 사용하는 사례로서 쿨리 베르테Coulee Verte(녹색 오솔길)로 명명하고 있다. 파리 12구역에 위치한 버려진 고가철도 위에 지어진 길이 4.7km(2.9 마일)에 이르는 선형 공원으로서 1993년 완공됐다. 미국 뉴욕 맨하튼 지역의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 등 유사한 폐선 복원 사업의 모델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1859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파리 동부 12구역을 관통하면서 바스티유 역에서 뱅센을 거쳐 베르뇌유레탕을 연결하던 옛 뱅센 철도는 1969년 12월 14일 RERReseau Express Regional(지역고속전철망)에 통합됐으며 파리와 뱅센 사이의 구간은 완전히 폐선됐다가 1980년대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영화 ‘Before Sunrise’의 10년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Before Sunset(2004)’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10년 만에 해후를 하고 서로의 기억을 더듬어 사랑을 재확인하며 걸었던, 영화 속 배경이 된 이 곳은 조경가 자크 베르젤리Jacques Vergely, 건축가 필립 마티유Philippe Mathieux 등이 참여했다. 벽돌 구조와 철골 등 기존의 철도 구조물은 최대한 보존하고 녹지를 조성해 지역 주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했다. 길이 4.5km에 높이 10m에 이르는 공중 정원이 조성되고 구조물 아래에는 예술고가도로Viaduct Des Arts라고 불리는 수공예 공작소와 상가들이 자리잡았다. 벽돌로 대표되는 19세기 양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상가를 조성할 때는 같은 재료를 사용하고 고가철도 형태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기 위해 출입문과 창문을 파사드 안쪽으로 배치하는 등 전체적으로 과거 산업철도의 기억을 재현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 이러한 유형의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는 것은 단지 과거 유산의 이용이 아닌 과거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현대의 첨단기술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생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풍부해지도록 하는 것이며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라 빌레트 공원 라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은 파리 북동쪽 19구에 위치하며, 소시장 겸 도살장 지역을 공원을 포함한 첨단과학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다. 그랑프로제Grand Project 프로젝트의 하나로서 휴식과 여가 등 공원의 전통적인 기능에 음악, 과학 등 체험교육 기능을 아우르는 21세기형 공원 개념으로 확대됐다. 라 빌레트 계획은 우리에게는 소위 해체주의 양식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는데, 낙후된 파리의 외곽 지역을 과학, 음악, 체육, 문화, 생태 등이 어우러진 21세기 현대식 도시공원을 아우르는 ‘도시 속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역은 1858년 나폴레옹 3세 시기 오스만에 의해 조성되기 시작한 소시장이 있던 지역으로서 운하를 운송수단으로 하고 있다. 1974년 소시장이 해체되고 1982년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국제 공모전이 개최됐다. 41개국805개 그룹이 참여한 가운데 퐁피두센터 설계로 유명한 리처드 로저스 등이 심사한 결과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의 작품이 당선됐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설계,시공,관리,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환경생태,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 [도시생태복원] 도시생태축 복원(3) 도시생태축 복원 활성화 과제
    도시 지역의 생태축 복원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도시생태축에 대한 개관과 간략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도시생태축 조성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생태축의 복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과제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지난 글들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성화된 도시에서의 생태네트워크는 물리적 연결성보다는 기능적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래서 징검다리형 코리더를 갖추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도시 및 지역 차원에서 생태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고 난 후에 도심의 자투리땅이나 훼손 지역들을 복원하면서 징검다리를 하나씩 만들어 가면 좋을 것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살펴보면, 도시의 생태축을 구축하기 위한 큰 그림을 먼저 그려야 한다. 물론 녹지나 하천, 습지 등의 연결성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그림, 즉 실현성이 높은 생태축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를 실현시키는 방법은 <표1>에서 종합해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도시 환경 전반에 대한 생태환경, 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가치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①가치가 있는 서식처는 보전의 접근 방법을 쓰고 ②훼손된 서식처는 생태적 기능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복원해야 한다. ③또한 기능이 저하된 서식처는 향상 기법을 적용하고 ④필요한 적지적소에 새로운 서식처를 만들어 가면 좋을 것이다. ⑤물론 도로 등으로 단절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동통로를 조성하는 것도 의미 있는 것이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였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한경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 있다.
    • 조동길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