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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LH가든쇼 ①- 대상] 이주은, “청초: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하는 정원”
  • 박광윤 (lapopo21@naver.com)
  • 입력 2020-10-19 20:00
  • 수정 2020-10-19 20:00

대상

청초: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하는 정원

이주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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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 유청오 작가 제공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한국정원은 왜 비슷한 모습의 정자와 방지, 한옥의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한국정원에 대한 회의감, 한국정서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이번 제2회 LH가든쇼의 대상을 집어삼켰다.

 

이주은 작가는 이번 가든쇼의 주제인 ‘경계’를 받아들고, 정원을 통해 ‘한국과 세계의 경계’를 좀더 느슨하게 풀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전략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한국 정서에 친숙해지면 한국과 세계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 그래서 “형태를 고집하는 정원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정원”을 선보이겠다는 생각에 정원을 조성할수록 욕심을 더욱 키우게 됐다.

 

“경계를 없애는 방법은 물리적으로 담이나 울타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잘 모르는 것에서 오는 심리적 불안을 없애는 것이다. 익숙해지고 친숙해짐으로써 경계는 사라진다. 이해하고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자세히 오래보아야 한다.”

 

대상작 ‘청초: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하는 정원’은 2개의 면이 담으로, 2개의 면이 현대식 정자로 둘러싸여 있는 직사각 형태의 정원이다. 가운데 마당에는 담벼락을 배경으로 한국의 산속 자연을 재연한 화단이 놓여 있고, 그 화단과 정자 사이에 하얀 사고석 포장이 놓인 보행동선이 둘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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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기존의 구태의연한 전통정원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금 과감한 해석과 접목을 시도했다.

 

우선, 정자는 기와도 없고 서까래도 없는 매우 간결한 형태의 툇마루로, 기존 한옥이 가진 나무의 느낌을 좀 더 극대화하는 구조물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목재 자체로도 옛스러움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적중했다. 하지만 정자를 풍경틀(프레임)로 삼아 경치를 즐기던 선조들의 정서는 고스란히 담았다. 밖에서 들여다 보는 정원은 정자의 프레임을 통해 새로운 경관을 선사한다.

 

정원 중앙에는 한국의 숲을 그대로 본 뜬 식재로 산속 분위기를 연출했다. 외부 경관을 끌어들여 즐기던 한국 전통정원의 차경 방식이 모티브이다. 복잡한 도시 사회에서 외부에 경치를 끌어들일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더욱 동기를 자극했다. 햇빛에서 잘 자라는 식물과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공존하는 우리 숲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가지가 너무 조밀하지 않은 교목을 심어 그늘도 생기면서 햇빛도 생길 수 있는 공간을 의도했다. 이를 통해 음지, 습윤지, 양지, 건조지 등 다양한 식재지를 조성하고, 그에 맞는 수종을 선정해 배식했다. 한국 자생수종의 비율을 높이고 계절별 개화수종을 고르게 분배한 것도 식재의 특징이다.

 

‘청초’에는 기존의 전통정자나 방지가 없지만, 바깥의 경치를 끌어들이고 정자의 틀에 경치를 담아내던 우리 선조의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있다. 이주은 작가가 보여준 놀라운 은유와 기술 덕분에 관람객들은 한국의 정서를 흠뻑 느낄 수 현대적인 전통정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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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정원의 새로운 시도, 형태보다 정서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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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은 작가 / 팀펄리가든 대표

 

 

- 이번 LH가든쇼에 참여한 계기는?

 

처음에는 독일에 가보고 싶은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대상 수상자는 독일연방정원박람회에 ‘Korea LH Garden’을 조성할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정원을 조성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 정원의 콘셉트는 한국과 세계의 경계를 풀어보자는 것인데, 왜 한국정원은 항상 정자에 방지에 한옥을 지어야 되는지 회의감이 있었다. 형태를 고집하는 정원이 아니라 한국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정원을 한번 만들어 보자라는 욕심이 생기더라. 이번 정원을 통해서 한국인들은 정원에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알려줌으로써 ‘한국정원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조금은 보여주고 싶었다.

 

   

- 새로운 한국정원, 어떤 접근이 있었는가?

 

기존 한국정원은 형태적인 것을 표현하는 데에 애를 쓰는 것 같았다. 그런 구태의연한 것 말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한국정원을 보여 주자고 생각했고, 그러면서도 선조들의 정원을 즐기는 방식은 지켜가고자 했다.

정자는 나무의 느낌을 좀 더 극대화하면서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가다보니 좀더 미니멀라이즈한 디자인이 됐다. 필요 없는 것들을 줄이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목재와 틀에만 집중하는 심플한 형태가 나왔다.

또한 선조의 방식대로 외부의 경치를 끌어들이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우리 산을 그대로 옮겨 온 거 같은 느낌을 연출하면서 다양한 생태 조건을 재현하기 위해 그늘에는 산수국, 노루오줌 등을 식재하고, 해가 많이 비치는 곳에는 수크렁이나 백담, 천리화, 층꽃나무를 심는 등 식재지의 특성에 맞춘 식재를 했다.

   

 

-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재밌었던 기억은?

 

그늘도 지면서 햇빛도 비추는 하부 공간을 만들기에 적합한 교목을 구하기 위해서 나무를 40주나 구매를 했다. 그 중에서 엄선한 나무를 정원에 적용했다. 이 정원에 심은 나무들을 보면 일반 공사에 쓰이는 나무와 달리 가지가 가지런하지 않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 있다. 이러한 가지 모양이 숲 속에 있는 느낌을 표현하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나무를 사러 갔을 때 너무 딱 맞는 나무를 고른 거 같아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있다.

 

   

- LH가든쇼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정원은 일반 공공공간보다는 더 많은 정성과 더 많은 관리가 필요한 공간이다. 그래서 조성부터 유지까지 일반 공원처럼 하지 말고 좀 더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용하는 분들도 일반 공원이 아니라 내 집 정원이라는 생각으로 좀 더 아끼면서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 정원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정원은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가든쇼의 경우 많은 제약이 없어서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보니 더욱 중독되는 것 같다. 정원박람회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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