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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국제심포지엄 성료…“세계 놀이터의 다양성을 만나다” 놀이전문직업, 놀이정원, 혁신적 운동장 등 놀이터 혁신적 접근
  • 박광윤 (lapopo21@naver.com)
  • 입력 2019-11-10 21:14
  • 수정 2019-11-10 21:25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전세계 다양한 놀이터와 놀이터 정책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공동주최한 ‘2019 서울 어린이놀이터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8일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환영사와 이수경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장 축사에 이어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의 ‘놀이할 수 있는 도시에서 아동 놀이 기회의 확장과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 연설로 시작했다.

 

김명순 교수는 놀이에 대한 가치가 그동안 하향 평가돼 왔지만 놀이성이 높은 아이들은 위험감수 놀이를 더 즐기고 창의적이 된다고 말했다. “놀이성이란 내가 즐거움의 수준을 스스로 높이는 것, 지루한 것을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으로, 이는 우리 교육이 길러내려는 인간상과도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릴수록 더 많이 배워야 한다”며 그만 놀고 배우도록 강요하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의 놀 권리와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다섯 명의 국내외 연사들이 놀이터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발표했다.

 

먼저 캐나다 토론토시청 공원 및 삼림, 레크레이션부 프로젝트 매니저인 에릭 스태드닉(Eric STADNYK)이 ‘변화하는 도시, 토론토의 놀이터 설계’를 주제로 토론토의 유휴공간, 자투리공간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에릭 스태드닉은 “토론토는 북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라며, 고층화 및 인구집중 등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짐에 따라 놀이공간 확보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에서는 ‘놀이터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놀이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에 유휴부지나 자투리 공간 등 버려진 공간을 놀이터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이상적이진 않아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도 추진중이다.

 

캐나다의 놀이터는 과거에는 관리가 편한 시설물만 적용하다가 지난 10년간 놀이터에 대한 접근법이 창의적이고 진보적으로 바뀌면서 놀이터가 다양해졌고 프로그램이 풍부해졌다. 변화된 놀이터를 보면, 안전기준 범위에서 최대한 도전과 모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며, 디자인 관점에서 혁신적인 기구를 설치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놀이 요소를 반영하고, 대부분의 시설은 천연소재를 활용한다.

 

그는 토론토의 대부분의 놀이터는 이러한 특정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유지보수가 적은 구조에 집중한 놀이터이고, 모든 놀이터에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할 필요는 없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새로운 방법과 설계를 적용할 기회를 가지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게 됐고, 또한 이를 따라가려는 노력을 통해 진화하고 진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덴마트 건축가인 애나 하셀(Anna HASSEL)은 ‘학교 운동장 활성화하기(Activating School Yards)’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7개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애나 하셀은 ‘신체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운동장에 집중했다. 덴마크 어린이들은 클럽별 스포츠 활동 비율이 매우 높지만, 많은 아이들이 신체 활동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5명중 1명이 비만인 상황이다. 이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많은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아이디어가 프로젝트 선정기준이었다.

 

그는 7개의 사례를 통해, 신체 활동을 안하는 아이들로서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세 가지 그룹을 제시했다. ▲우선 ‘여자 아이들’이 활동이 적다. 이에 여아들을 위해 좀 더 작고 보호된 공간이면서도 도전적인 활동이 가능한 통합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신체활동에 관심이 적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 이들은 대부분 스포츠에서 이뤄지는 경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들을 위해 가까운 곳에서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하는 공간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언제든 신체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놓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든 아이들’이 잘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들도 사회적 교우는 원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원형그네와 같이 대화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도입한다.

 

애나 하셀은 이러한 운동장의 개선과 혁신을 통해 학생들이 하루에 20분 더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운동장 프로젝트를 통해 전체 지역사회에 어떠한 혜택을 제공하는지 좋은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조윤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은 “아동과 함께 한 지역사회 놀이 환경 조성 경험”을 주제로 그간 재단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져온 아동들을 위한 사례를 유형별로 소개했다. 재단은 그간 지역사회에 나오지 못하는 아동, 놀이에 취약한 농어촌 및 빈곤 가정 아동, 장애가 있는 아동, 다문화 아동들의 놀권리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를 위한 놀이터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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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상단 좌측부터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에릭 스태드닉 캐나다 토론토시청 공원 및 삼림 레크레이션부 프로젝트 매니저, 애나 하셀 덴마크 건축가, 조윤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 마틴 킹 셜드 영국 PlayWales 인력개발담당자, 준 차오 탄 싱가포르 국립공원국 디렉터

 

 

이어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는 놀이전문 직업을 소개한 발표가 관심을 모았다. ‘플레이웨일즈(PlayWales)’ 인력개발담당자인 마틴 킹 셜드(Martin KING- SHEARD)는 “플레이워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웨일즈 사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웨일즈는 300만이 사는 영국의 작은 지역정부이며, 플레이웨일즈는 아동 놀이를 위한 국가자선단체로 아동과 청소년들의 놀이 필요성을 확대시키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국가놀이정책을 입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특히 플레이워크를 전문 직업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마틴 킹 셜드는 플레이워크의 역사와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현재는 영국의 긴축재정으로 플레이워크 재원의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플레이워크에 대한 자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6가지 레벨로 나누어 추진중인 인증 제도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플레이워커를 만들기 위해서는 윤리적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사례가 좋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우선 놀이정책이 필요하고 학교, 보육원, 지방정부, 중앙정부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연사로는 준 차오 탄(Jun Chao TAN) 싱가포르 국립공원국 디렉터가 “아이들과 자연의 만남, 그리고 통합적 가치”를 주제로 싱가포르 놀이터의 발전 과정과 최근 조성하고 있는 자연놀이정원에 대해 발표했다.

 

준 차오 탄은 “싱가폴은 면적이 작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원 및 놀이공간 조성이 매우 공간 집약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싱가폴의 놀이터는 1980~1990년대에는 놀이기구를 많이 설치했고, 2000년대에는 놀이공간에서의 자연환경에 관심을 가졌으며, 2010년대에는 자연이 있는 친자연적 디자인을 시도했다. 특히 ‘친생물경향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각됐음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자연을 보고 싶어 하는 이러한 경향을 어떻게 놀이터에 적용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이 결과로 나온 것인 ‘자연놀이정원’이다. 하지만 자연놀이정원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설득이 필요했다.

 

준 차오 탄은 “어른이 되면 놀이를 잊어버린다. 자연에서 노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을 해버린다”며 이것을 설득하기 위해 그들에게 하루 동안 건축가가 되도록 해 디자인을 맡기고 서로 비평을 시켜보니, 자연놀이가 좋고 리스크가 어느 정도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수용됐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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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토론은 진승범 이우환경디자인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에릭 스태드닉은 “토론토의 인구 증가 외에 아동 인권 확대에 대한 다른 요인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인구 증가나 건물의 고층화로 놀이 공간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맞지만, 또 다른 이유로 놀이 공간에 대한 가치가 바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이로 인한 접근법이 달라졌고 기존 공원을 확장하는 데에 이런 새로운 가치들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나 하셀은 “운동장의 시설과 디자인이 매우 다양하던데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학교운동장인지 체육시설인지에 따라 다르다. 학교운동장은 체육시설이면서 놀이터이고 교육활동도 해야 한다. 특별한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마틴 킹 셜드는 “플레이워커가 아직 한국엔 없다. 웨일즈 플레이워커의 보수는 얼마나 되고 누가 지급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수입이 높진 않다. 플레이 워커는 영국 최저임금 이상을 받으면 잘 받는 것이다”라고 말해 장내 웃음을 유도했다. “보수는 지방정부나 민영보육시설 등에서 지급을 하는데 예산 절감 우선 순위가 된다. 전문성이 높아지면 임금도 늘 것이다. 플레이워커는 정말 좋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지도하는 놀이방식에 대해 플레이워크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 사이에 플레이워커가 있다. 플레이워커는 주도하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때론 그것들이 좋을 때도 안좋을 때도 있다. 플레이워커는 하나의 거대한 회색지대이고 가르치는 것과 방임 사이 중간지대이다”라고 말했다.

 

준 차오 탄은 “자연놀이정원에서 정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위험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 같다”는 질문에 “싱가폴의 공원은 이미 경관이 우수하다. 작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원에는 반드시 밝은 꽃들이 심겨져 있고 여기서 결혼식 등 행사를 하는 것도 익숙하다. 숲놀이터를 바로 사용하기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높아서 놀이정원을 사용하게 됐는데, 안전하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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