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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천천히 재생: 공간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도시 재생 이야기 정석 교수 신작, 더불어 지속가능하기 위한 도시 인문학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9-09-04 15:07
  • 수정 2019-09-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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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 지음 / 메디치미디어 펴냄 / 272쪽 / 1만5000원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도시재생이 뜨고 있다. 도시재생과 관련된 법(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관한특별법)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라는 이름하에 매년 10조 원 씩 5년간 총 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할 만큼 도시재생은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재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에서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인가?”를 묻고, 『도시의 발견』에서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물었던 도시학자 정석 교수가 이번에는 ‘재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도시의 본질을 탐구한다.


신간 『천천히 재생: 공간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도시 재생 이야기』는 개발의 흔적에 허덕이는 도시를 치유하고, 소멸 위기의 마을을 살리는 다양한 비법을 담았다. 저자는 개발의 시대에서 재생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를 둘러싼 도시 공간에 대해 성찰하고, “도시는 무엇이고,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원적인 질문을 건넨다. 개발 사업에 투여하던 돈을 재생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도시재생이라 부르는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는 도시를 재생하는 방법을 논하기에 앞서 되살려야 할 우리 도시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저자는 도시를 사물화하는 관성에 맞서서 재생 시대에 필요한 관점으로 도시를 생명체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생명으로서 도시는 마을과 지역, 그리고 더 큰 국토로 확장되고 연결되며, 그러한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아픈 몸을 되살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에만 집중된 인구, 텅텅 빈 지방의 원도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의 문제를 따로따로 풀 것이 아니라 도시 재생을 ‘삶터 되살림’이라는 보편적인 문제의식 안에서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또한 저자는 서문에서 ‘삶터 되살림 5원칙’을 제안한다. 그에 따르면 재생의 목표는 삶의 되살림이며, 우선순위는 소멸 위기의 지방과 시골과 원도심을 살리는 데 있다. 그리고 기존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내부를 채우는 방식으로 재생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고,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와 협력, 상생의 접근법을 취하며, 개발 시대의 ‘한꺼번에 빨리빨리’에서 벗어나 ‘천천히 차근차근’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3장과 4장은 이러한 삶터 되살리기에 나선 일본과 한국의 다양한 사례를 담았다. 4장에서는 작은 소도시와 시골마을에서 사람을 초대하기 위해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지방 재생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4년 단 하나에 불과했던 청년 창업 사례를 4년 만에 100여개로 늘려 죽어가던 원도심을 되살린 청년복덕방, 농사짓는 법을 넘어 마을공동체를 일구면서 ‘농촌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홍성 홍동마을의 풀무학교, 완주군 삼례읍에서 ‘지속가능한 덕질’을 모토로 지역 청년들을 규합하고 있는 하워드인플래닛, 그밖에도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만난 ‘지방에서 천천히 재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에서 삶터로, 생각의 무게중심을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삶터 되살림’은 큰 규모의 신개발, 재개발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수도권의 무심하게 남아도는 잉여를 지방에서 절실하게 채워지길 바라는 결핍과 연결시키는 일이다. 재생의 대상은 우리 삶터 전역으로 확장되고, 재생의 목적은 공간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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