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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안아주는 정원 오경아가 정원에서 찾은 느슨한 생활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9-06-12 15:01
  • 수정 2019-06-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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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지음 / 샘터 / 204쪽 / 1만3500원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자연은 우리 곳곳에 삶의 힌트를 숨겨놓았다. 지금 당신의 몸이, 마음이 아프다면 우리의 삶의 방향을 되돌아볼 때다.”


도시엔 온갖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회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견디기 위해 사람들은 도망칠 곳을 필요로 한다. 무심하게 상처 주는 사람과 좌절로부터 잠시나마 몸을 감추고 숨을 돌릴 장소를 찾게 된다. 15년 전 방송 작가 일을 하던 오경아에게 작은 텃밭은 그런 은신처가 되어주었다.


꽃과 나무와 초록을 만나고, 싱그러운 공기와 바람을 몸으로 느끼고, 정원이나 산길을 거닐기만 해도 다시 살아갈 힘이 채워진다. 정원의 매력에 푹 빠진 오경아는 가든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은 속초에서 정원생활자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안아주는 정원』은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속초 생활을 시작한 2014년부터 쓰기 시작한 글을 모은 책이다. 속초에서 정원을 가꾸며 식물로부터 얻은 위로와 치유의 순간들, 식물의 생존 전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우리 삶의 지혜와 태도, 그리고 가드닝의 다양한 정보까지 담아냈다.  


그녀는 긴 유학 생활 덕분에 한국에 오자마자 추운 겨울, 창고를 빌려 텐트를 치고 자는 생활 을 하면서도 마음 깊숙이는 늘 봄을 꿈꾸었다. 150년 된 한옥을 수리하고 축사만 덩그러니 놓여 있던 마당을 정원으로 바꾸고, 고향도 아닌 속초에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야 삶의 뿌리도 확실히 단단해짐을 느꼈다고. 


오경아가 꿈꾼 것은 정원 그 자체가 아니다. 정원을 가꾸며 스스로를 돌보았던 충만한 시간들, 식물의 삶의 태도를 관찰하고 이해함으로써 변화된 일상의 기쁨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 것이 그녀가 가든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이다.


“가끔 내게 가든 디자인 분야의 전망이 밝은지 묻는 분도 있다. 6년간 열심히 공부했고, 그걸 찾으려고 했지만 아직 모르겠고, 어쩌면 영원히 그 답을 못 찾을 것도 같다. 그러나 그 어떤 일보다 이 일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적어도 정원에서라면 나의 늙어감이 서럽거나, 무섭지 않을 것 같아서.”


그녀는 도시 생활을 접고 막상 시골 생활을 시작하자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술회한다. 속초까지 출퇴근하는 거리는 감수하더라도 한여름 휴가철에는 관광객들과 섞여 집과 일터를 오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신속함이 떨어지다 보니 일에도 지장을 주어 급하게 잡힌 일정은 펑크 나기 십상이었다. 매일 저녁 불을 때야 하는 아궁이는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굴뚝에 연기가 솟아오를 때면 마치 집이 숨 쉬는 것처럼 보이고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허리를 굽혔다 펴는 정원 일은 움직이지 않던 근육을 쓰게 만들었다. 붉은 설악의 가을이 거실까지 찾아올 때는 지나가는 가을이 아까웠고, 사계절의 날씨를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야 말로 몸이 건강해지는 것임을 알아갔다.


오경아는 식물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꽃이 핀 뒤 나비와 벌들이 날아와 어떻게 아름다운 공생을 하는지, 그 치열한 삶의 현장을 지켜봐야 진정한 정원 일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베란다에 작은 텃밭 만들기, 창가나 테이블 위에 작은 화분이라도 들여놓을 것. 일상에 초록을 들여놓는 일부터 하나씩 실천한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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