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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 사회변화에 부응하는 조경
  • 양병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입력 2019-01-31 12:51
  • 수정 2019-01-31 13:26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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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 해인 새해를 맞아 우리 사회의 변화에 부응해서 조경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조경 분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첫째는 지구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점이다. 지구온난화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을 보면 1954년부터 1999년까지는 10년 단위로 평균 0.23℃가 상승했고, 1981년부터 2010년까지는 10년 단위로 0.41℃가 상승했으며,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은 0.5℃가 상승했다. 이는 근래에 올수록 우리나라의 온난화가 가속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둘째로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 당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17.3명으로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인구) 5.8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하는 실정이다. 현재 저출산이 지속될 경우 베이비붐세대의 고령인구 진입 및 기대수명 증가로 인하여 2030년에는 2.6명이 1명을, 2060년에는 1.2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화와 더불어 나타난 특색의 하나는 건강하고 경제적 여유를 가진 뉴실버세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건강과 웰빙의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와 맞물려 국민들의 관심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관심을 갖게 되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과 힐링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근래 우리 국민들의 걷기 열풍도 건강과 힐링에 대한 욕구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넷째로는 먹거리의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오염에 따른 먹거리의 오염이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먹거리의 불안은 수도물에 대한 불신이며, 외국에서는 가축 사육 과정에서의 항생제 사용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경 분야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변화 추세에 부응해서 적극적으로 변화해 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조경 분야의 변화 방향은 환경오염과 지구환경문제 완화에 기여하는 조경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특히 화석에너지 소비 증가는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이 중요한 문제이고,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효율을 위한 조경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옥상녹화와 벽면녹화가 건물의 에너지 절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지구온난화가 해수면 상승을 가져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인 데 이에 대응하는 방안의 하나로 해수면 상승 대응형 조경을 외국의 도시에서는 이미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해안지역을 해안습지로 복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해안습지 면적 약 243km²를 확대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근래 우리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미세먼지이다. 이제는 조경 분야에서 미세먼지 저감형 조경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나무 한 그루당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침엽수 한 그루당 1년에 44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며 활엽수 한 그루당 1년에 22g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경 분야가 그린인프라 도입 등 적극적 녹화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 크게 기여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을 것이다. 중국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펀지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빗물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저장해두었다가 활용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사업이다. 오는 2020년까지 전국 도시의 80%를 빗물의 70%를 재활용하는 스펀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인데다 홍수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물순환형 조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저영향개발(LID)이라는 명칭으로 물순환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조경 분야에서 보다는 토목분야가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조경 분야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은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한 조경이다. 특히 도시에서는 생물서식지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 생물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도시에서 벌과 나비, 제비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선진 외국도시에서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벌과 나비 등 화분매개자의 서식처를 복원하기 위해 화분매개자친화형 공원(pollinator friendly park)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철새들을 위한 조류공원을 대규모(567,051 m²)로 조성한 사례가 한강신도시사업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바 있다.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지구환경문제 때문에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어 그 피해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재난피해를 당한 도시들은 원상회복이 오래 걸리고 복구비용도 엄청나게 소요되기 때문에 이제는 도시를 회복탄력성이 높은 도시로 만들어 가자는 움직임이 도시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맞추어 조경 분야에서도 회복탄력성이 있는 조경(resilient landscape)이 대두되어 시공된 조경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Jinhua 시의 Yanweizhou 공원은 강의 중앙에 있는 섬에 위치한 공원인데 홍수 때에는 강의 수위가 올라와 공원의 일부가 물에 잠기게 된다. 설계자는 이를 감안해 홍수 때에도 공원이 기능을 할 수 있고 홍수 이후에도 공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공원 설계를 함으로써 회복탄력성이 있는 조경의 한 사례가 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2013년 기준 세계인구의 11% 정도인 8억 명이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이다. 이 중 6억 명은 자체소비를 위해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텃밭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가 증가하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도 도시농업을 위한 조경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호주 조경가협회에서는 도시농업의 새로운 흐름으로 ‘Foodscape’라는 패러다임을 조경설계가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공적영역에서는 ‘경작’이라는 행위에 더해 미적, 공간적 맥락이 디자인에 적용되어야 하며 조경설계가는 관상식물 뿐 아니라 야채와 과일 등 작물까지도 미학적 연구를 해서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경에서의 시민참여 필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원녹지예산 감축과 뉴실버세대의 증가, 그리고 시민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증가에 기인한다. 조경사업에서의 시민참여 사례로 미국 뉴욕시의 하이라인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한 것은 비영리단체인 ‘하이라인 친구들’이 10년간 모금을 통해 뉴욕의 고가철로를 공원화하는 운동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시의 센트럴파크(Central Park)도 ‘Central Park Conservancy’라는 비영리단체가 뉴욕시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공원연간예산의 75%를 모금해 충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서울숲을 조성할 때부터 ‘서울그린트러스트’라는 비영리단체가 설립되어 공원 조성 시 시민들의 모금과 나무심기를 통해 참여 했으며, 조성 후에는 공원관리에 참여해 이용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6년 11월부터는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서울시로부터 서울숲의 관리업무 전반을 위탁받아 서울숲을 관리하고 있다. 이제는 지방정부가 도시 공원녹지의 운영관리를 모두 책임지고 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정부가 시민과 함께 파트너십을 갖고 관리와 모금을 병행하는 시민참여형 공원녹지 관리 방식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새해에는 조경 분야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면밀하게 짚어보고, 이에 발맞추어 시대변화를 선도해 나감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조경이 더욱 발전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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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사진은 ‘한강신도시 조류공원’(사진 : 양병이), 우측 사진은 Foodscape 사례인 ‘미국 디트로이트 Lafayette Greens’(사진 출처 : 미국 ASLA 홈페이지)

 

 
양병이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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