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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동 원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강진군·한국전통조경학회, ‘강진 백운동 원림 학술심포지엄’ 개최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8-11-26 21:13
  • 수정 2018-11-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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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강진 백운동 원림 학술심포지엄’ 참석자들이 함께 찍은 단체사진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강진 백운동 원림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강진군이 주최하고 한국전통조경학회가 주관한 ‘강진 백운동 원림 학술심포지엄’이 지난 23일 강진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백운동 원림, 전통조경문화의 산실’이라는 주제로, 전통조경 문화의 산실로서 백운동 원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발굴된 곡수로와 상하연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상곡수의 형태와 기능을 알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발표는 전통조경 학자인 심우경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명예교수의 ‘백운동 원림의 내력과 가치탐구’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김수진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외래교수의 ‘백운동 원림의 식재경관’ ▲이재연 강진군청 학예연구사의 ‘유상곡수의 발굴과 복원’ ▲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우석대학교 교수)의 ‘곡수로의 형태와 기능고찰’ 순으로 진행됐다.


발표에 이어 신상섭 우석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김농오 목포대학교 교수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 원장 ▲박율진 전북대학교 교수 ▲소현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최종희 배재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이승옥 강진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백운동 원림은 강진의 문화예술을 총집결한 장소다. 국가 명승으로 지정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백운동 원림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가꿔나가고자 한다. 오늘 심포지엄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군정에 반영해 백운동 원림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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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대에서 본 백운동 원림 전경


 

“백운동 원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치 충분”


백운동 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가 조영한 별서 원림으로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백운계곡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최초의 차 관련 서적인 ‘동다기’가 발견된 곳이다. 특히 수로를 이용해 인접한 계류를 내원의 상하연지에 끌어들이는 구조에 술잔을 띄우는 유상곡수 개념을 추가한 곡수로는 민가정원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다.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전통조경문화의 산실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에 강진군은 지난 9월 4일 문화재청에 국가지정 명승 승격을 신청했다.

 

기조발표를 맡은 심우경 교수는 “백운동 원림은 가장 뛰어난 한국전통정원문화의 보고이니 건물 위주가 아닌, 정원 고고학 차원에서 신중한 복원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가 지정 명승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운동 원림은 국립공원 월출산 줄기 옥관봉 남사면에 터를 잡아 지형지세를 크게 변형시키지 않았으며, 정신수양에 도움이 되고 유교적 덕목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배치했다. 유상곡수연을 비롯한 상류사회 사교의 장의 역할을 했는가 하면, 옥관봉에서 힘차게 내려오는 용맥이 멈추는 혈 자리에 터를 잡아 11대까지 후손들이 잘 관리하며 살아오고 있다. 또한 이곳은 주변에 야생하는 차나무로 백운옥관차라는 상품을 생산한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이자 우리나라 고유의 풍류를 실천할 수 있는 장을 갖추는 등 한국전통정원문화의 보고로서 가치가 있다.


심 교수는 이러한 점에서 백운동 원림이 명승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소중한 정원유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많은 탐방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이태리 노단건축식 정원, 프랑스 평면기하학식 정원, 영국 자연풍경식 정원, 중국 원림, 일본 조원 등과 함께 백운동 원림의 가치를 평가하는 ‘세계 명원 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이재연 학예연구사도 “백운동 원림은 다산 정약용, 전통조경, 차문화, 불교문화, 고려청자 등 강진의 모든 역사·문화자원 콘텐츠가 담겨 있는 곳이다. 남도의 상하연지형의 원림들과 함께 ‘남도전통원림’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심 교수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종희 교수는 “백운동 원림의 가치는 장소성에 있다”며 다른 정원과 다른 특출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전통정원은 의도와 시간성이 중요하다. 백운동 원림은 조성 의도가 명확하고, 지형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정선대에서 펼쳐지는 외경을 통해 작정자 이담로가 자연을 대하는 자세와 정원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는데, 이는 여타의 정원보다 특출한 부분이다. 이를 통해 백운동 원림이 사교의 장이 되고 남도정원문화의 구심체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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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경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명예교수


 

“정원 고고학적 관점에서 복원 이뤄져야”


김수진 교수에 따르면 백운동 식재경관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백매원, 영홍체 등의 위치는 시문 등의 기록뿐만 아니라 2006년 실제 정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비 사업이 이뤄지면서 과거 내원에 있던 수목들이 일부 제거되거나 경계로 옮겨진 상태다.


김 교수는 “백운동 원림의 식재 정비 및 복원에 활용 가능한 기초자료로서 식재현황을 조사했다. 진정성이나 완전성 측면에서 일부 훼손이 있었지만, 최소한 정비 전의 모습까지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추후 고고학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검증을 통해 복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복원과 관련해서는 건조물 중심의 연구를 벗어나 정원 고고학적 측면에서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진상철 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원 유적을 발굴할 때 고생물 분석이나 화분 분석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독일의 경우 조경 전공자가 정원 유적을 발굴·정비해 고생물 분석과 화분 분석을 하고 있다. 최소한 백운동 원림은 발굴할 일이 있을 경우 고생물 분석을 꼭 같이 수행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우경 교수도 “지금까지 건조물 위주로 유적지 발굴이 이뤄졌다. 유럽에서도 유적 발굴과 관련해서 정원 연구를 하지 않았던 부분을 반성하고 있다. 정원 고고학적 시각으로 화분 분석이나 탄소 측정을 통해 정확한 품종을 학술적으로 규명해서 원형을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희 교수는 “복원 시점이 중요하다. 유상곡수연은 지금 현 상태에서 개념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일제강점기 때 변형이 있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정원 고고학의 위상이나 가치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방지가 후세에 생긴 건지 과거부터 있었던 것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문화재 지정과 정원의 속성은 배치되는 지점이 있다. 정원을 복원할 경우 식생 구조적 측면에서 정해진 기준이 없고, 완전성과 진정성에 위배되는 부분도 있다. 시간성 측면에서 어떻게 정비방향을 잡아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정원 유적 주변의 역사·문화·환경도 중요하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6개월 안에 현상변경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해당사자들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으니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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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옥 강진군수, 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 김수진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외래교수, 이재연 강진군청 학예연구사

 

 

“남도르네상스의 중심 정원으로 브랜드화 필요”


김농오 교수는 “남종화 문화권의 본거지인 백운동 원림을 남도르네상스의 중심 정원으로 브랜드화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박람회장을 강진에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박람회장에 한국전통정원과 한옥형 미술관을 만들어 상설 관광자원화하는 것과 함께 ‘2022 제59회 세계조경가협회(IFLA) 총회’와 연계한 남도정원 국제화 전략을 제안했다.


박율진 교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방문객 편의와 지역주민 이용을 위한 아스팔트 포장 등을 삼가고, 무리한 원림 복원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며 “녹색 자원과 문화자원을 연계한 전설과 설화, 민담 등 옛 이야기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현수 교수는 “다른 곳과 다르게 백운동 원림은 점점 좋은 방향으로 가면서 나아지는 것 같다. 복원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관리와 방문자에게 어떻게 이용하게 할지가 중요하다. 질적 체험을 어떻게 높일지 제안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정원으로 접근하는 형태를 다르게 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식보다는 다른 접근을 통해 지속가능하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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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강진 백운동 원림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토론자들. 사진은 좌측부터 김농오 목포대학교 교수,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 원장, 박율진 전북대학교 교수, 신상섭 우석대학교 교수, 소현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최종희 배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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