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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커지는 민간공원 개발, 손 놓은 정부와 국회 ‘책임론’ 대두 사업성 두고 기업과 시민 온도차… 시민사회 “국가가 나서라” 요구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8-08-26 19:10
  • 수정 2018-08-26 19:10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2020년 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전국 지자체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추진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민간공원 개발에 대한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공원 일몰제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공원 면적의 70% 이상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경우 나머지 30% 혹은 지하에 비공원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제도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효제도(일몰제)에 따라 2020년 7월 1일 도시계획시설의 지위를 상실하는 토지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1.38배인 703㎢에 달한다. 이 중 공원용지는 약 397㎢로, 총 실효 면적의 56%를 차지한다.


공원용지는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공원 용도로 이용해 온 지역이 많고, 도시 지역 내 녹지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 공원일몰제 대비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반쪽짜리도 되지 못하는 말장난에 불과한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정부는 공원일몰제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채 이자 지원, 임차공원 도입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또한 시민·기업에게 기부 받는 신탁제도를 활용한다거나 광역도시공원 도입을 통해 광역시가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비용 마련을 위한 대책의 전부다. 


실행과 관련해서도 환경부, 산림청의 기존 녹지 관련 사업 및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겠다는 구상 수준에 불과하고, 실효대상에서 국·공유지를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국비 지원을 비롯한 정부의 역할은 빠져 있어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에 따르면 정부에서조차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당장 2년 안에 일부의 공원이라도 지켜내려면 적은 예산으로 공원을 유지할 수 있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에 더욱 열을 올리고 기업에게 손을 내밀 수 없는 상황이다.


지자체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기업에게 사업 혜택을 주면서 자체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도 공원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통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활동 중인 환경·시민단체 내부에서도 일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전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이 대표적이다.


대전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맞춰 대전 서구 갈마동 일원 115만6686㎡ 부지 중 85%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공동주택 등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월평공원은 갑천과 유등천 사이 도솔산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도솔산의 육상생태계와 갑천의 수상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한국특산종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곳에 3000세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민간특례사업이 추진되고, 도안갑천지구 친수구역 개발사업까지 동시 추진되면서 환경 및 공공성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이 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은 “도시의 공공성과 환경을 훼손하고 지역주민 삶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사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월평근린공원에 이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매봉근린공원도 찬반논란이 뜨겁다.


최근 진주시가 추진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조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진주시는 가좌공원(82만3220㎡), 장재공원(22만4270㎡)을 민간업자가 부지의 30%를 아파트로 개발하고 나머지 70%를 공원으로 조성, 기부 채납하는 방식인 민간공원특례제도로 제3자공모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민간업자는 30%의 개발로 고수익을 내려할 것이고,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평지나 경사가 완만한 지역을 아파트로 개발하고 경사도가 높고 험한 지역에 공원을 개발한다는 것이 본질이다. 이는 도시공원 일몰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도시공원 민간개발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시민단체 사이에서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사업성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사업의 수익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민간에서도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0일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도시공원의 보존이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했으나, 일부에서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기존 사업 관련 법령, 제도 등을 분석한 결과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는 조항들이 일부 포함돼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김 연구위원은 부지 내 군사시설, 공공시설 등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에 대해서는 ▲기부채납 비율을 완화하고 ▲비공원시설의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연접한 토지에 미개발 국공유지가 존재하는 경우 토지의 비정형성을 해소하고 개발 가치를 높이는 토지교환제도 신설 ▲비공원시설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기반시설에 대한 부담을 면제 혹은 완화 등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공원 용도 보존과 개발 양 측면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관련 제도의 과감한 완화를 통해 2년여 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에 대처해야 현 수준의 도시공원 유지 및 도시 지역 개발 압력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대상지 중 사업성 있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아 기업들에서 관심을 많이 기울이지 않고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이 보장돼야 할 텐데, 환경단체 등에서 사업성이 너무 높다고 비판하고 특혜 논란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굳이 위험성을 안고 사업에 참여해야 할지 의문이란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김수봉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 교수는 “공원 담당 부서인 국토부가 발을 빼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재정을 지자체에게만 맡겨버리면 감당할 능력이 없으니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국토부에 펀드 조성 등 공원 매입 예산 마련 방안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또한 김 교수는 “개발사는 노른자 땅에 아파트를 세우고, 나머지 공원을 아파트의 정원처럼 만드는 안을 제시하니 지역의 환경단체들과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며 “국토부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지자체는 환경단체와 함께 객관적인 선에서 공원을 만들기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개발사와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전부 잃는 것보다 희생을 하더라도 일부 공원이라도 지키는 게 낫다. 조경 전문가가 나서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100만평문화공원조성 범시민협의회 공동운영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공원 일몰제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것과 국토부에 공원 관련 과를 신설할 것을 더불어민주당 캠프에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국가공원 뿐만 아니라 전체 공원녹지를 국가의 책무로 삼겠다 했는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며 도시공원 일몰제 문제에 미온적인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다. 도시공원은 국민 삶의 질과 복지의 문제다. 정부와 국회가 함께 힘을 모아 공원녹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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