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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술용역업법, 결국 칸막이 법안 되나 조경은 ‘열고’ 산림은 ‘닫고’… “도시숲법 허용 말아야” 여론도
  • 박광윤 (lapopo21@naver.com)
  • 입력 2018-08-09 19:00
  • 수정 2018-08-09 21:00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수목원, 정원, 도시림, 생활림 등을 설계·감리하는 업무가 산림기술용역업에 포함됐다. 산림청은 ‘녹지조경업’을 신설해 조경분야로 진출하는 길을 열었지만, 조경분야의 산림분야 진입에는 큰 칸막이를 쳤다는 지적이다.
 
산림청은 산림기술용역업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산림기술 진흥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산림기술진흥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9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어 지난 8일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산림기술진흥법 개정안은 ‘산림기술용역업’ 신설을 통해 산림분야가 조경설계업까지 업역을 확대하려 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산림기술용역업’에는 산림분야 기술사와 산림전문분야 엔지니어링사업자가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조경분야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조경분야는 “조경설계사무소에 비해 설계 수준이 낮은 산림기술용역업체들이 도시녹지 등의 조경설계를 맡게 되면 도시 공간의 질이 낮아지고 조경의 전문성을 점차 잃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과 “설계 기술의 수준 차이가 심해 산림이 조경설계를 대체할 수는 없으며, 조경분야의 진입은 제도적 보완으로 가능하므로 상생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번 하위법령에 따르면, 산림기술용역업은 크게 종합과 전문으로 나뉘고, 전문은 다시 ▲산림경영 ▲산림생태·공학 ▲산림휴양 ▲녹지조경 등 4개의 업종으로 구분된다.
 
이 중 녹지조경의 업무범위에는 ‘수목원, 정원의 조성·관리 등에 관한 업무’와 ‘도시림, 생활림, 가로수의 조성·관리 등에 관한 업무’가 규정됐으며, 녹지조경업에는 조경기술자만으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에 조경설계사무소에서 수행하던 업무이긴 하지만 제도적으로 조경분야에 산림용역업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녹지조경업’ 신설과 관련해 매우 전향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셈을 잘 해보면, 조경기술자들은 산림분야로 진입할 수 없도록 업종별 칸막이가 높은 데다가, 녹지조경업에서도 고유의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녹지조경업’의 등록 요건을 보면, 산림경영기술자나 산림공학기술자, 녹지조경기술자 등 모두에게 자격을 동등하게 인정하고 있어서 조경기술자의 전문성은 인정받지 못하는 반면, ‘산림경영업’은 산림경영기술자만 가능하고, ‘산림생태·공학업’은 산림공학기술자만 가능하고, ‘산림휴양업’은 산림경영기술자와 산림공학기술자를 필수로 초급기술자 요건만 녹지조경기술자를 인정하고 있다.
 
업종별 업무를 보면 조경기술자들의 업무 범위가 능력에 비해 제한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산림휴양업의 경우 ‘휴양림, 산림욕장, 치유의 숲, 숲길, 숲속야영장, 산림레포츠시설, 유아숲체험원, 산림교육센터의 조성·관리 등에 관한 업무’, ‘수목장림의 조성·관리 등에 관한 업무’, ‘산촌생태마을의 조성·관리 등에 관한 업무’가 규정돼 있는데, 조경분야가 수행할 수 있는 일들인데도 진입 장벽이 놓였다.
 
특히 최근 자연휴양림을 도시공원법 상 도시공원시설에 포함시키려는 산림청의 움직임과 맞물려 보면,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조경설계업에서 도시공원을 온전히 다루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것도 간과하기 힘들게 됐다.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양 분야간 상호 기술 자격 인정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통큰 상생”을 주장하는 조경분야에 비해 산림청은 뒤로는 장벽을 만들며 “말로만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조경인은 “설계 평가 등 높은 전문성 때문에 합격률이 낮은 조경기사와 쉬운 출제로 합격이 수월한 산림기사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것은 오히려 조경분야가 반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산림청은 상생하자고 말만하고 상호 자격 인정에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칸막이 투성이가 된 이번 하위법령안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또 다른 조경인은 "건설업은 업종 장벽을 점차 폐지해 가고 있는 추세다. 산림청도 과감하게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녹지조경업만이 아니라 산림휴양, 산림경영, 산림생태·공학 분야까지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한 쌍방이 아닌 ‘도시숲법’ 등 산림분야의 도시 진출만 일방적으로 허용하면 휴게 및 생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도시공원·녹지 공간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하위법령은 지난해 산림청과 조경분야와의 공청회를 통해 통과된 '산림기술진흥법'의 산물인만큼 단순히 산림업역 확대와 보호를 위한 칸막이 법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조경분야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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