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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박정희 현판·금송, ‘진정성 훼손’인가 ‘하나의 역사’인가? 이순신 가문 15대 종부 “박정희 현판·금송 제거하지 않으면 난중일기 전시 중단할 것”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8-01-03 17:25
  • 수정 2018-01-0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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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사당 전경(사진=현충사관리사무소 제공)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현충사 현판과 금송 제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충사에 걸린 박정희 현판과 금송이 문화재의 진정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하나의 역사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려 대립 중이다.

 

지난해 914일 이순신 가문 15대 종부 최순선 씨는 문화재청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현충사 현판을 내리고 숙종 사액 현판으로 다시 되돌려놓을 것과 박 전 대통령이 헌수한 일본나무 금송을 제거해줄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썼다. 아울러 최 씨는 이를 지키지 않을 시 난중일기전시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는 지난해 11월 회의를 거쳐 현충사 금송을 사당 밖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충사관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금송이 일본나무여서가 아니라 경관, 관리, 조성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사안이다.

 

현충사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당과 사무실 권역에 나무를 심은 지 50여 년이 지나면서 나무가 너무 커져 건물이 왜소화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전체 수목에 대한 종합적인 정비계획을 세웠다. 그 중 금송이 포함된 것이다. 1960년대 조성 취지에 맞게 사무실 주변 식재계획을 포함한 종합적인 정비계획을 올해 안에 세울 예정이다어두운 과거도 하나의 역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 해명자료를 통해 현판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판 교체 논란과 관련해서 언급되고 있는 구 현충사는 일제 강점기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13대 종손이 가산을 쇠진, 채무에 허덕일 때 1931년 언론보도로 모금된 국민성금 중에서 채무를 변제하고 남은 금액으로 193265일 중건된 건물이다.

 

문화재청은 과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1868) 때 이순신 사당이 헐리면서 후손이 오랫동안 따로 보관해왔던 숙종사액 현판도 구 현충사에 다시 걸 수 있었던 나름의 역사적 의미가 있다신 현충사에 걸려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은 기존의 숙종사액 현판을 교체한 것이 아니라 신 현충사 건립 때인 1967년 같이 새로 만든 것이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구 현충사에서 숙종 사액현판을 떼어 내 현재의 현충사에 걸려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현판과 교체를 원하는 종부의 요구 등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해 1124일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회의에서는 숙종 사액현판이 1932년 국민성금으로 구 현충사가 중건될 때 걸린 것으로 그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고, 구 현충사 건물과 숙종 사액현판은 일체성을 가지고 있어 공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덕수이씨 충무공파 후손들 간에도 서로 다른 의견이 개진됐다.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종부 및 종회측의 의견을 다시 충분히 수렴하고 1~2월 중 관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다시 거쳐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문화재청의 답변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대 속에 변화해 온 현충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문회의에서 나온 의견도 타당한 점이 있지만, 현충사라는 건축 문화재의 본질과 진정성이 무엇인지 생각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충사는 조선을 침략한 일본을 무찌른 임진왜란의 영웅 충무공을 모신 사당으로, 충남 아산에 숙종 때인 1706년에 세워졌고 이듬해 숙종이 현충사현판을 내린 곳이다. 전란을 거치며 1932년 지어진 구 현충사와 1967년 지어진 현충사 모두 새로 지어진 건물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두 건물 모두 원래의 모습은 아니지만 신 현충사의 건축물에 왜색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다면 현충사의 진정성에 적합하도록 그 부분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1932년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구 현충사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1967년 박정희 대통령 때 건립한 신 현충사가 충무공의 정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까? 현재의 건물 배치상 구 현충사가 현충사라는 공간의 성격을 대변하기 어렵다면 숙종 때 내려진 현판을 전면에 걸어 현충사의 진정성을 부각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논쟁의 본질은 현재 공간배치상 신 현충사가 현충사를 대표하고 있는데, 신 현충사의 현판을 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일 논란이 있는 인물이므로 현충사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재청은 현충사가 기리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숙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금송을 일본나무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것은 반대라며 공간이 가진 진정성과 역사성 등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이식할 수는 있겠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은 일본나무란 이유를 들어 제거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아픈 기억도 역사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안내와 교육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문화재청은 난중일기 원본을 수장고에 보관하고 이순신 장군 탄신기념일 등 특별전시 외에는 그동안 원본이 아닌 영인본을 전시해왔으며, 현재 전시중인 유물도 원본이 아닌 영인본이이라고 해명했다. 내년 전시도 영인본을 활용할 것이라서 관람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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