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주 (jeremy28@naver.com)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최근 자율 자동차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면서 과학자들은 잎꾼개미 고속도로에 정체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원리를 파악하고 있다. 도로를 오가는 개미가 많아지면 이동속도가 빨라지고 분산된 차선 없이 단일 도로를 활용하는 데도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점에 주목한다. 잎을 둥지로 나를 때는 주로 왼쪽을 이용하며, 교통량에 따라 행렬 폭이 빠르게 조절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지구 최초의 농사꾼으로 불리는 잎꾼개미가 잎을 구하러 다니는 행동반경은 100~200m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개미고속도로로 불리는 잘 정비된 전용도로를 이용한다. 사람으로 치면 약 35km에 달하는 길을 수차례 오가며 하루에 잎 34kg 정도를 지하 정원으로 나른다.
『생태학으로 세상 읽기』 저자는 이러한 개미의 생활사에서 교통 정체 해법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생태학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우리 사회 구성원이 나아갈 길을 찾고자 한다.
‘생태(生態)’라는 한자말을 우리말로 풀면 ‘삶꼴’이다. 따라서 생태학이란 숨 쉬는 모든 것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을 가리킨다. 자연 현상이나 생물의 특성을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삶과 자연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더욱 지속 가능한 삶길을 찾는 것도 생태학의 한 분야다.
지금 우리는 과거 눈부신 경제 발전의 그림자로 여러 가지 심각한 환경·사회 문제를 겪고 있다. 그렇기에 자연의 일부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존재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꿀벌’에게서 집단 지성을 배우고, ‘바이러스’를 들여다보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왜 중요한지를 곱씹고, ‘뫼비우스 띠’ 원리를 따지며 겉과 속이 같은 삶을 생각한다. 이 책은 자연·사회 요소나 현상에서 81가지 주제를 추려 생태학 관점으로 때로는 명쾌하게, 때로는 따듯하게 해설한다.